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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럿거라! 안평대군 행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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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명천
작품등록일 :
2024.07.18 13:16
최근연재일 :
2024.09.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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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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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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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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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다시 조선에서. 4

DUMMY

입궐하여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내의원이었다.


내의원을 둘러보며 변한산이 약을 다리는 것을 보고 가까이 다가갔다.


“전하께서는 병환이 어떠신가?”


“곪은 종기는 침으로 다스리고 있고, 시호청간탕으로 매일 6번을 처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한가. 병환이 깊어지셨는가?”


“열감이 있고 두통을 호소하시고, 기운을 회복하시지 못하고 계십니다.”


“방법이 없는가?”


“······.”


변한산은 대답하지 못했다.


정수사 동굴이 완성될 때까지 버티시지 못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다음을 대비해야 했다.


나는 내의원을 살펴보며 수양과 대화를 했던 의녀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안평대군. 이곳에 계시었습니까?”


환관 이귀는 내가 입궁했다는 사실을 듣고 나를 급히 찾으러 온 것으로 보였다.


“무슨 일인가?”


“전하께서 안평대군이 입궁하셨다는 말을 듣고 찾아오라 하셨습니다.”


“알겠네. 앞장서게.”


이귀는 빠른 걸음으로 나를 안내했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


“수양대군께서 아침 일찍 다녀가셨습니다. 며칠 동안 도승지 강맹경, 공조판서 정인지를 자주 만나고 대화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알겠네. 어의 전순의가 죽던 날 수양과 대화를 나눈 의녀가 있네. 내가 내의원에서 찾아봤지만 보이질 않았어. 그 의녀를 찾아보게.”


“알겠습니다.”


도승지 강맹경, 공조판서 정인지는 계유사화 이후로 공신에 이름을 올린 자들이었다.


강녕전에 도착하자 전균이 고하였다.


“전하. 안평대군 드시옵니다.”


“들라.”


강녕전으로 들어가자, 세자는 보이지 않았고, 형님전하께서는 엎드린 상태에서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기운이 없어 보이고, 등에 난 등창의 피고름이 맺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는 예를 표하고, 자리에 앉았다.


“안평아우. 어서 오게.”


“밤새 강녕하셨습니까? 전하.”


“과인의 환후가 낫는 병이 아닌 것 같다. 기력이 소진되고 두통이 참을 수 없을 때가 있는데 점점 고통이 심해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가 있어 아우를 부르려고 하였다. 자네가 입궁했다는 말을 듣고 이리 불렀다. 고명을 하고자 하니 너의 의견을 듣고 싶구나.”


“전하. 건강을 먼저 생각하시옵소서.”


“아우도 수양과 같은 말을 하는가? 보기 싫은 놈이 매일 찾아와 과인이 언제 죽을지 살피러 오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구나. 수양의 역모를 떠올리며 욕을 할뻔하였다.


“수양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언제든지 처리할 수 있습니다.”


전하형님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오랫동안 생각을 하고는 내게 말했다.


“··안평아우에게 마지막으로 묻겠다. 왕위에 오를 생각이 없느냐?”


“전하. 저는 왕의 재목이 되질 못합니다. 오직 세자를 깊이 섬기며, 조선의 부국강병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자네의 뜻을 알겠네. 고명대신으로 영의정 황보인, 우의정 김종서, 좌찬성 정분, 우찬성 이양, 이조판서 이사철, 호조판서 윤형, 예조판서 이승손, 병조판서 민신, 도승지 강맹경, 집현전 부제학 신석조를 들라 하겠네. 또한 이 모든 것을 세자가 지켜보도록 하겠네.”


“전하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아우 안평은 상선에게 전하라.”


나는 밖으로 나와 전균에게 지시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고명을 말할 때 안평은 아무 말도 하지 말거라. 어명이다.”


“알겠습니다. 전하.”


“과인이 사후에 국장도감(國葬都監),산릉도감(山陵都監),빈전도감(殯殿都監) 책임자로 황보인이 선임하려고 하네. 괜찮겠는가?”


“국장도감과 빈전도감은 황보인인 적당하나 산릉도감으로는 김종서를 선임하소서.”


“···알겠네.”


나는 대한민국에서 수양의 무덤을 확인하고 이현로가 해준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부토자지지체(夫土者氣之體) 유토사유기(有土斯有氣)라 하였습니다. 흙은 생기의 몸이기에 흙이 있는 곳에 생기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수양의 무덤에는 병풍석이 없습니다. 청룡과 백호가 혈장을 감싸주고 생기를 응축시켜 주는 혈장오악(穴場五嶽)과 삼성(三星)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있을 때 현릉과 광릉을 같은날 다녀왔고, 이현로는 수양의 무덤인 광릉이 명당이라고 말을해왔다.


형님전하께서 승하하시면 나는 수양의 무덤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전하. 세자 저하 드시옵니다.”


세자가 안으로 들어오셨고, 형님전하께서는 세자를 가까이 불렀다.


“세자는 안평숙부를 의지하고, 섬기거라. 모르는 것이 있다면 안평에게 묻거라.”


“아바마마 뜻대로 하겠사옵니다.”


“좋다.”


형님전하는 세자를 보며 흐뭇한 웃음을 보였다.


“상선과 지밀상궁은 들어와 강사포(絳紗袍)를 입히라.”


형님전하께서는 등창에 피와 고름이 나오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지밀상궁의 도움으로 강사포를 형식대로 입고 자리에 앉았다.


“지금부터 상선과 상궁들은 일정한 거리까지 물러나라. 절대로 가까이 있지 말라.”


“알겠습니다. 전하.”


“과인이 부른 대신 중에 영의정, 우의정을 먼저 들이고 나머지 대신들은 명이 있을 때까지 대기한다.”


잠시 후에 영의정 황보인과 우의정 김종서가 먼저 들어와서 예를 표하고 자리에 앉았다.


형님전하의 고명이 있었다.


“과인은 종묘사직을 위해 왕위를 안평에게 계승하려 했네.”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어찌··.”


“지금부터 자네들은 입을 열지 말라. 지금 이곳에 대화가 밖으로 새어 나가서는 안 되니라.”


황보인과 김종서는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내 아우 안평을 거절하였다.”


김종서가 고개 숙인 상태에서 곁눈질로 나를 쳐다봤다.


“영의정 황보인, 우의정 김종서는 듣거라.”


“하교하시옵소서.”


“두 정승은 나라의 중요할 일을 처리할 때 안평에게 의견을 구하라. 또한 안평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의 뜻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라.”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


“좋다. 이 대화는 우리만 알고 있는 것이며 절대 외부에 새어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게.”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자네들이 잘해 줄 것이라 과인은 믿네. 이제 대신들 모두 들이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와 대신들에게 말했다.


“전하께서 대신들에게 고명을 남기려 하십니다. 예와 의를 갖추고 들어오십시오. 또한 상선은 가까이 기다리라.”


대신들이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고, 형님전하의 고명이 이어졌다.


“세자를 자네들에게 부탁하고자 불렀다. 과인이 떠난 후 세자를 보필하고 조선을 안정시킬 자들은 그대들이다. 또한 종친의 정치참여를 금하며, 치수시설을 확보하라.”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대신들은 부복하며 형님전하께 아뢰었지만, 전하의 말이 계속되었다.


“과인 사후에 국장도감, 빈전도감을 영의정 황보인으로 하며, 산릉도감 책임자로 우의정 김종서를 선임하겠다. 마지막으로 종묘사직을 생각하며 조선의 발전에 힘쓰라.”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조정 신료들과 안평은 물러가라. 힘이 드는구나. 상선은 와서 옷을 벗기라.”


전균과 상궁이 들어와 윗옷을 벗기자, 대신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갔다.


밖으로 나오자 뛰어오는 이가 눈에 들어왔다.


“안평아우 이게 무슨 일인가?”


“전하께서 고명을 세우셨습니다.”


“어찌 전하께서 자네를 부르고 이 사람은 부르시지 않으신 것이냐?”


“전하의 건강이 염려되어 입궁했다가 고명을 발표하실 때 우연히 자리를 함께하였습니다.”


“어떤 말씀을 하셨나?”


“세자저하를 잘 보필하며 종친의 정치참여를 금시 시키셨습니다.”


“··어찌 그런 결정을 하실 수가 있느냐? 나에게 하신 말씀은 없으셨나?”


어리신 세자의 대리청정 부탁을 기대했던 것인지 꿈도 야무졌다.


나는 수양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내 행동을 지켜본 수양은 도승지 강맹경을 쳐다봤고, 눈을 돌리는 모습에 환관 전균에게 말했다.


“고하시게. 전하를 뵈어야겠네.”


“전하께서 그 누구도 들이지 말라 하셨습니다.”


“말이 되지 않는다. 어찌 나에게 이럴 수 있단 말이냐.”


혼잣말하던 수양은 큰소리를 냈다.


“전하. 아우 수양이 왔습니다. 뵙고 전할 말이 있습니다.”


강녕전에는 어떤 대답이 없었다.


“전하. 뵙고자 하니 허락하여··.”


문이 열리고 형님전하께서 모습을 보이셨다.


“수양. 네놈의 행동에 지금까지 참아왔는데 네놈은 도를 넘어섰다. 한 번만 더 나를 부른다면 네놈의 대군 칭호를 박탈하고 죽이겠다. 자중하며 살거라.”


“전하. 어찌 신에게··.”


형님전하는 고개 숙인 수양을 내려다보고는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안으로 들어가셨다.


수양을 위해 경고하고 계셨다. 헛짓하지 말고 목숨을 보전하라는 당부였고, 걱정이었다. 형제의 우애에서 나온 꾸짖음이었다.


하지만 수양은 받아들일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것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조카의 왕위를 빼앗고, 나를 죽이거나 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정 대신들과 나는 정신이 빠져서 움직이지 못하는 수양을 한 번씩 쳐다보고는 창녕전을 나왔다.



****



집현전으로 이동했다.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었다.


집현전 안으로 들어가자 많은 이가 모여 있었다.


가장먼저 집현전 부제학 신석조가 자리에 일어나 나를 보며 인사를 했다.


“안평대군 오셨습니까?”


집현전 학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즘 자네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수양대군과 함께 역대의 전쟁과 선대의 평을 집성한 역대병요(歷代兵要)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러한가.”


나는 책상 위에 펼쳐져 있는 역대병요의 책자를 눈으로 살피며 수고한다는 말을 전했다.


“내가 아주 유용한 것을 배워 자네들에게 알려주려고 왔는데 들어보겠는가? 이것은 지금 명나라에도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네.”


“그것이 무엇입니까?”


“숫자라는 기호일세. 내가 배웠는데 쉽게 쓰고 기록하기 편해서 아주 유용하네.”


나는 붓을 들어 종이 위로 숫자를 1부터 10까지 숫자를 썼다.


숫자 1을 가리키며 일, 하나라고 말해 주었고, 나머지 숫자를 알려주었다.


“편리해 보이기는 하나. 현재 사용하는 것으로 크게 불편함이 없습니다.”


이들은 이 숫자의 편리함을 알지 못했다.


“이 숫자는 큰 수를 쓸 때 효과가 나타나네”


나는 붓을 들고 이들에게 보여줬다.


-二十三萬四千六百八十七


-234687


나는 숫자를 쓴 것을 보여주며 이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큰 수를 숫자로 표현하면 이렇게 간단하게 표현할 수가 있겠습니다.”


“기록을 남길 때 상당히 유용해 보입니다.”


“맞네. 훨씬 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 사람들에게 알려 사용해 보게.”


“알겠습니다. 안평대군.”


집현전 학자들이 퇴청할 때까지 앉아 있다가 함께 나가려고 했는데 이귀가 찾아왔다.


“전하께서 위독하시다고 모든 종친을 불러들이고, 대신들이 대기하라는 명이 있었습니다. 어서 가보시지요.”


나는 강녕전으로 향했고, 어의 변한산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


“어떠신가?”


“의식이 없으시고, 고열로 인해 몸이 많이 상했습니다.”


강녕전 외정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종친과 대신들이 몰려들었다.


그중에 양녕 백부가 모습을 보였다.


수양을 지지하며 역모를 부추긴 인물로 68세까지 살다가 평안하게 돌아가셨다. 아바마마와 형님전하는 그의 행동을 참으셨지만 나는 그러지 않을 생각이었다.


“수양과 안평이 종묘사직을 위해서 힘을 써야 할 때일세. 절대로 의정부 대신들에게 세자께서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할 걸세.”


“여부가 있겠습니까? 전하께서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보필하겠습니다.”


수양의 말에 양녕백부는 흡족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임영대군, 금성대군. 영응대군이 모습을 보였고, 전하께서 3일 동안 의식 없이 계시다가 미시(未時)에 강녕전에서 큰소리가 났다.


“전하. 아니 되옵니다.”


“아바마마.”


어의 변한산의 목소리가 들렸고, 세자의 부르짖는 소리가 들렸다.


“어찌 청심환을 들이지 않는 것이냐?”


문무백관들이 모여 있는 외정에서 수양이 큰 소리로 외쳤다.


사람들의 시선이 수양에게 모여들었고, 눈물을 흘리지 않지만 인상을 쓰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민국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봤던 나에게는 어설픈 행동이었고, 가식적이었다.


수양의 모습을 보며 눈살이 찌푸려졌고, 한마디했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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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단종 즉위. 1 +5 24.07.25 2,482 62 12쪽
» 다시 조선에서. 4 +6 24.07.24 2,402 66 12쪽
3 다시 조선에서. 3 +6 24.07.22 2,642 6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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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시 조선에서. +11 24.07.18 3,515 8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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