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지대성의 위기
지대성은 벌벌떠는 늙은 시종과 달리 침착하게 그들을 쳐다보았다.
철퇴를 들고 호랑이 가죽 옷을 입은 사내가 휘파람을 불었다.
"휘익, 휘익, 휘이---익"
휘파람 소리를 듣고 앞에서 만났던 누더기 옷을 입은 거지와 절름발이 거지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아우들! 고생 많았네. 이제 이놈들을 완전히 먼지까지 털어보세."
지대성이 도적떼들에게 말하였다.
"이보게들, 내 시종은 풀어주게."
도적들은 어이가 없다는듯이 서로 쳐다보더니 웃기 시작하였다.
"크하하핫, 이놈이 실성을 했나? 아니면 너무 곱게 자라서 상황파악이 안되서 그러는거니?"
도적떼들은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지대성과 늙은 시종을 놀려댔다.
"아! 내가 결국 오늘 여기에서 죽는구나. 병으로 죽을 줄 알았더니 도적의 칼 아래 죽음을 맞이 하게 되었구나. 나야 항상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살아왔지만 시종이 나와 함께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미안하구나."
철퇴를 든 도적이 지대성이 한탄하는 소리를 듣고는 지대성의 멱살을 잡고 말하였다.
"이제 너를 화끈하게 쳐 죽이기 전에 마지막 소원 하나는 들어주마. 네 소원이 저 늙은이의 구차한 목숨을 살려 달라는 것이지."
철퇴를 든 사내가 두목인듯 일행을 둘러보며 말하였다.
"저 비루먹은 말 같은 늙은이는 살려주자. 맛도 없게 생겼으니 이 허옇고 붉은 얼굴의 소공자를 탕으로 만들어 먹자. 크하하핫"
이들이 주고 받는 말을 듣고 늙은 시종은 아연실색하였다. 이 도적들이 사람을 요리해서 먹는다는 걸 알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허겁지겁 도망을 치기 시작하였으나 도적떼들을 그를 저지하지 않았다.
한참을 달려가다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알고 늙은 시종은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도련님!
아이고 이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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