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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창해 님의 서재입니다.

만능 스포츠 재벌이 심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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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창해
작품등록일 :
2022.05.11 18:53
최근연재일 :
2022.05.20 19:27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97
추천수 :
56
글자수 :
109,886

작성
22.05.15 11:00
조회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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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격투기 입문1

DUMMY

“기, 김동일?”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소리를 질렀다.

정찬마저도 눈이 휘둥그레 변했다.

전혀 상의하지 않은 내용.


'어쩌려고 저러지?'


악연이지만 정찬을 지금 이 자리에 있게끔

인연을 만들어 준 김동일.


그는 챔피언에 오른 후 지금까지

여러 기행으로 구설수에 오르곤 했다.


그러다 지난번 한아름 일행에게

행패를 부리고 정찬에게 망신을 당한 후

평판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동영상을 한 번 보실까요.

5분 전에 끝난 김동일의 기자회견 장면입니다.”


이미지는 화면을 반으로 나누더니

그 반쪽에다 동영상을 띄웠다.


//

“팬 여러분께 실망스런 모습

보여드린 거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앞으로 정말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겠습니다.”


“TBS 이준동 기잡니다. 질문 하나 드릴게요.

지난번 이태원 술집에서 일반인

이정찬씨에게 한방에 제압당하셨잖아요,

그 때문에 이제 기량이 다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많이 제기되고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하하, 그것 참! 그건 말이죠.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날 제가 워낙 술에 취해서 그런 거지,

일반인이 아무리 운동을 잘해도

저 같은 선수에게는...하하.”


“만약 이정찬씨와 공개적으로

경기가 성사된다면 하실 의향이 있습니까?”


“제가 규정은 잘 모르지만

UFC 챔피언이 일반인과 경기를 하는

어른과 아이가 싸우는 건데 그건 좀

생각해봐야 할 거 같네요.”


“회피하시는 겁니까?”


“아이 씨.. 아 좀 그만하세요.

오라 그러세요. 언제든

저는 싸울 준비 돼 있어요.

제대로 경기하면 그 친구

한 방에 보낼 수 있어요.

아, 이거 카메라 끄라 그래, 씨발!

짜증 나게 저딴 걸 질문하고 지랄이야.”


//


인터뷰 내용에 집중하면서도

회의실 참석자들은 의문이 생겼다.


불과 5분 전에 끝난 인터뷰 내용을

어떻게 저렇게 정교하게 편집해서

회의 진행 중에 여기 화면에

띄울 수 있단 말인가?


장대표가 정적을 깼다.


“허 참! 이미지씨, 여러 가지로..,

하여튼, 여러 가지로 오늘 놀랍네요.

그럼 정찬이와 김동일의 경기를

주선해보자는 이야기죠?”


“그렇습니다. 허락해주시면

제가 TM명의로 경기 제안공문을 보낼게요.”


너무도 치밀하고 잘 짜여진

이미지의 브리핑에 모두들 할 말이 없었다.


다른 이들은 그렇다 치고,

정작 주인공인 정찬 역시 어이가 없었다.

모든 게 자신과 아무런 상의도 없던 내용이었다.


#

1시간 뒤.


“모든 면에서, 모든 면에서 대단한 친구네.

매니저만 하기엔 너무 아까워. 정말 아까워.

정찬아 널 정말 잘 아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떤 사이야?”


장대표가 특정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저건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회의가 끝나고 이미지가

줌 화면에서 나가자마자

한껏 상기된 장대표가 물었다.


회의실에 있던 다른 이들이 모두

장대표와 정찬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다.

모두 애타게 궁금했을 것이다.


내가 사람 관계가 다양하지 못한

보육원 출신이란 걸

다 아는 마당에 뭐라고 해야 할까.


사실, 몇 가지 둘러댈 말을 만들어놨지만,

눈치가 비상한 이 사람들에게

거짓이란 게 금방 들통날 것 같았다.


“저기, 천천히 말씀드릴게요.

이미지씨가 당분간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서요..”


“그래 알겠어!

어쨌든 이미지씨 아이디어 놀라운데,

두 사람이 이철민 부장과

잘 의논해서 추진해 봐!”


#

대중들의 충동질과

그놈의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이정찬 측의 시합제안을 받아들인 김동일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빡! 퍽퍽, 퍼퍼퍽!, 빠박!


“죽어, 죽여 버릴 거야, 이 개새끼...”


“이제 그만 하고 내려와서 이야기 좀 해!

그렇게 성질낸다고 해소될 게 아니잖아.

이번에도 망신 안 당하려면 준비 잘 해야지!”


욕설을 내뱉으며 미친 듯이

샌드백을 두들기고 양발로 가격하던

탄탄한 근육의 청년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중년 남자를 죽일 듯이 쏘아본다.


“아 그 좀 말 좀 조심하쇼. 망신이라뇨?

관장님도 걔가 내 상대가 될 걸로

생각하는 겁니까?”


그러더니 상대에게 들리길 원하는 혼잣말을 한다.


“씨발, 소속사 옮기든지 해야지 말이야.”


중년남자, 스틸하우스 체육관의 육철수 관장이다.

김동일을 UFC챔피언으로 키운 명장.


육철수는 입술을 깨물었다.

너무 훌쩍 커 버려 통제할 수 없는

난봉꾼이 돼버린 제자.


‘내 탓이다. 인성도 함께 길러줬어야 했는데.’


육철수는 김동일의 쏘아보는 눈길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제자가 아직도

내려가야 할 바닥이 한참 남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전술회의는 해야지.

경기가 일주일 남았잖아!”


“허, 전술회의요? 그딴 놈 상대하는 데 전술....,

기가 막혀서 절 뭘로 보시고....”


“오빠! 그만하고 빨리 회의실로 와!

관장님 말씀 들어!

그 사람 절대 만만치 않은 사람이야.”


“아, 정말! 넌 또 왜 왔어,

진짜..짜증 만땅이네!”


링 옆에서 팔짱을 낀 채

김동일을 노려보고 있는 여성.


도회적 인상의 뛰어난 미모를 지녔다.

헐렁한 추리닝을 입었지만

잘 다듬어진 날렵한 몸매를 감추진 못했다.


김동일은 입술을 씰룩거리며

건들건들 마지못해 따라가는 몸짓으로

휴게실로 향했다.


“다들 이거 봤지?”


육철수가 모니터에 뭔가를 띄웠다.

그 순간, 김동일이 인상을 확 구겼다.


“아, 그거 틀지 말라니까. 진짜!”


“오빠! 가만 있어!”


멧돼지처럼 통제 안 되는 인간이었지만,

김동일은 희한하게

여동생 김은애에게는 꼼짝을 못했다.


어릴 때부터 워낙 모든 면에서

다부지고 똑 부러져서

말싸움으로 여동생을 이기려했다가는

뼈도 못 추린다는 걸 체득한 탓이다.


“이거 어렵게 구한 다른 영상이야.

다른 데서 이정찬이 싸웠던 걸 찍은 건데,

이정찬의 스피드와 힘을 느껴보라는 거야.”


동영상은 길지 않았다.

불과 2분10초 가량.

네 명의 불량배와

이정찬으로 보이는 남성이 다투는 장면.


동작이 별로 없었다.

눈에 띄는 이정찬의 동작은 딱 네 번.


첫 번째는 누군가의 손목을 잡자

상대가 무릎을 꿇으며 고통스러워하는 장면.


그 다음은 의자로 내리찍는 다른 녀석을

번개같이 밀어차자 상대가 5m가량

용수철처럼 튕겨나가는 화면.


나머지는 찔러오는 단검을

맨손으로 부러뜨리고

단검 쥔 놈을 농구공 다루듯

천장으로 던져올리는 장면.


“어때?”


“.................”


육관장의 말에 아무도 답이 없었다.

잠시 후.


“사실 이 정도는 우리 동일이 형도 충분히...”


“넌, 아가리 닥치고 가만 있어!”


김동일의 스파링 파트너이자

똘마니 역할을 하는 강길수가

동일의 체면을 세우려고 한 말에

육관장이 제동을 걸었다.


“스피드와 힘, 모두 오빠보다는 월등하네요.”


“야, 김은애, 이 기집애가 뭘 안다고 나서?

이따위 허접한 동영상 보고 뭘 알 수 있다고.

다시 이야기하지만 그 때 내가 술에 떡이

되지만 않았어도 이런 애는 한방이야.”


눈을 부라리며 김동일이 역정을 냈지만,

그의 눈에 묻어난 당혹감을 감출 수는 없었다.


“객기 그만 부려!”


김은애가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아 씨발, 진짜 존심 상해 죽겠네.

다 됐고, 한번 보자고.

이번에 이 김동일이 죽지 않았다는 걸,

만천하에 알려줄 테니.”


딱히 전략이랄 것도 없었다.

상대를 알 수 있는 거라곤 두 개의 동영상.


지금 보고 있는 동영상과

다른 하나는 김동일이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장면.


어떤 기술을 쓰는 지 알 수도 없고

격투기선수로 알려진 이력도 전혀 없었다.

단지 적은 정보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그의 경이로운 힘과 스피드였다.


그리고 그 상대는 자만심과 겉멋에 취한

위태로운 챔피언이었다.


#

거리두기가 일시 완화되면서

월드컵 경기장에 설치된 SBC 방송국의

연말 가요대제전 공연장이 꽉 찼다.


정찬이 세트장 공사를 하다

건축자재에 매몰됐던 사고를 당했던 곳,

공교롭게도 한아름의 데뷔 무대였다.


“아유 떨린다. 오늘 아름씨가 여기 나온다 이거지?”


지난번 식사자리에 자신을 빠뜨렸다며

성화를 부리던 윤택의 입막음에

이만큼 더 좋은 게 없었다.


이철민이 방송국에 손을 써준 덕분에

두 사람은 무대 바로 앞 VIP석에 착석했다.


“자, 자~, 잘 아시죠?

아무 가수나 나오면 무조건 와~,

각각 팬클럽은 준비한 도구와

플래카드 펼치고...”


조연출이 분위기 띄우려고

무대 앞을 종횡무진하며

관객들에게 지침을 내리고 있었다.


“2023년 DBS 가요대제전!

드디어 막을 엽니다!”


캄캄하던 무대가 무지개빛으로 빛나며

유명 사회자인 류재식이 뛰어나왔다.


음악과 함성에 무대가 흔들리고

관객들의 열기로 등 뒤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와아아, 우우~ 방-탄-전-사! 와아아!


소녀군단, 빅부스터, 방탄전사 같은

세계적 아이돌 그룹들이 줄줄이 무대를 누볐고,

공연장은 말 그대로 열광의 도가니가 돼갔다.


단, 두 사람은 예외였다.


“근데 언제 나오는 거야.”


윤택이가 아는 사람,

드림걸스가 안 나온다고 투덜거린다.

경찰서에서 잠깐 인사한 것 같고

아주 친한 연예인으로 여기고 있다.


사실 정찬도 한아름이 언제 나오나

초조하게 기다렸다.


평생에 처음 보는 화려한 무대지만,

온갖 유명 가수들보다는 한아름 데뷔무대를

보는 게 두 사람의 목표였다.


“혹시 안 나오는 거 아냐"

신인그룹이라 밀린 거 아냐?”


공연의 4분의 3이 끝나고

윤택의 투덜거림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사회자가 말했다.


“자, 최고의 스타들 공연 잘 보셨죠.

대박이 예고되는 신인그룹 순서입니다.

한아름, 정소이, 도혜리 세 명의 천사로 구성된

TM의 최신병기 드림걸스!”


갑자기 어두워진 무대와 적막.

무지개빛 조명이 서서히 퍼져나가더니

경쾌한 전주가 흘러나왔다.


조금씩 드러나는 실루엣.

얼핏 보기에 모두 170에 8등신이 될 듯한

늘씬한 체형의 가수 세 명이

성큼성큼 걸어 나온다.


곧이어 공개홀 저 끝까지 압도하는

깨끗하면서도 맑은 한아름의 음성.


첫 곡은 밝고 경쾌한 성향의 곡과

사랑스럽고 화려한 율동이

온 관객을 사로잡았다.

두 번째 곡은 박진감 넘치는 리듬에

격한 동작이 포함된 댄스곡.


남성 그룹들도 소화화기 힘들 동작을

거리낌 없이 해내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모두 일어섰다.


우와아아~, 와아아!


“도대체 쟤들 뭐야? 대박이다 대박!”


“아우 쩐다, 나 팬클럽 바꿀래.

드림걸스 드림걸스.......”


반응은 폭발적.

앞서 유명 그룹들보다

더 많은 환호와 터져 나왔다.


“네네! 아유, 대단합니다. 당황스럽네요.

신인그룹에게 이렇게 많은 환호가 터진 건,

저도 사회자 생활 20년 만에 처음이.....”


관객들의 환호에 사회자의 목소리가

묻혀 들어가기 시작했다.


드림~걸스! 드림~걸스!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춰

드림걸스를 연호했다.

드림걸스의 리더 한아름이

앞으로 나오며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는 한아름이 뭔가를 찾는 듯했다.

VIP석의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오 마이 갓! 봤냐.

우리한데, 한아름이 눈인사를 했어.

와~ 나 기절한다, 기절한다.”


윤택이 호들갑을 떨며 난리를 쳤다.


정찬도 호흡을 가다듬었다.

정말이다. 한아름과 눈이 마주쳤을 때

정찬은 정말 기절할 뻔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혼자 왜 이 지랄이지?

그냥 아는 사람 찾다가 웃어 준건데.’


연인 사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이 설레고 복잡할까.


입장할 때와 달리

어둠이 짙어진 초겨울 공기가

월드컵 경기장의 열기를 식혔다.

윤택은 여전히 호들갑을 떨고 있다.


“와 굉장했어. 세 명 다 발군이었지만,

역시 아름씨가 돋보이더라.

우릴 알아봤어. 와~ 정말 소름이다.”


그 때 ‘딩동’하며 메시지음이 울렸다.

정찬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오빠, 와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다음 주 경기 꼭 볼게요.

한아름 올림.’


“뭔 데?”


윤택이 고개를 내밀자

정찬이 서둘러 휴대폰을 감추려 했지만,

윤택이 끝까지 정찬의 소매를 잡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오 마이 갓. 니들 둘이 이런 관계였어?

오 마이 갓. 우와 한아름이 메시지를 보냈다.”


정찬은 당황했다.

같은 소속사 멤버가 됐지만,

사실 TM에 들어온 이후 서로 바쁜 관계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경황이 없는 무대에서

정찬을 찾았고 메시지까지 보냈다.

자꾸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건 그렇고...,

내 경기에는 안 왔으면 좋겠는데.., 어쩌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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