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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ition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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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나
작품등록일 :
2020.01.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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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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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30,231

작성
20.02.02 13:58
조회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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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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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시작하는 말 : 길과 의지,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DUMMY

“당신이 가야 할 길이 당신의 눈앞에 있거든 망설이지 말라. 당신이 가야 할 길이 분명하면 기꺼이 확고한 의지로 그 길을 가라.” - M. 아우렐리우스


의지(意志)가 세상을 바꾼다.


그랬다. 지금껏 세상을 바꾼 것은 바로 인간의 의지였다. 역경을 딛고 목적을 이루고자 했던 인간의 의지였다.


그것이 한 사람의 것인지, 많은 사람의 의지인지는 관계가 없었다. 분명한 사실은 의지가 세상을 바꾼다는 명제 뿐.


의지는 모일수록 더 크게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의지를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인간은 의지를 집결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발견했다. 아니, 발견 했다기 보다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바로 ‘길’이었다.


길이 있음에 의지가 흘렀고, 흐르는 의지는 한 곳으로 뭉칠 수 있었다. 길이 없으면 아무리 강한 의지라도 흩어질 수밖에 없었다. 힘이 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고래(古來)부터 길과 의지는 구분할 수 없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길은 의지를 관철시키는 수단이고 그 통로였으며, 의지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일어나 걸어갈 의지는 바로 길을 걷겠다는 의지였다.


그렇게 길과 그 위에 흐르는 의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념이 생겨났다. 국가와 기업이었다. 길을 통해 많은 의지가 모이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생겨난 새로운 형태였다. 한 곳을 향해 흐르는 많은 사람의 의지는 엄청난 힘으로 작용하였다. 때로는 이러한 의지끼리 부딪히는 경우도 발생했다. “전쟁”이었다.


그렇기에 국가와 기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의지를 요구했다.

그렇기에 국가와 기업의 지도자들은 항상 그들의 국민과 직원들에게 외쳤다.


“의지를 모아라!”


길과 의지는 혈관과 피였다. 둘 중 하나만 없어도 큰 문제가 발생했다. 의지가 있더라도 모일 수 없었고, 길이 있더라도 의지가 없는 국가와 기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모든 조직의 흥망성쇠는 길과 의지를 다루는 데에 달려 있었다.


그렇기에 길을 국가에서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였다. 국가의 존속을 위해서는 길을 관리하고 보호할 필요가 생겨났다. 기업은 돈을 내고 국가가 길을 관리하는 것을 도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권력자들을 중심으로 퍼져가기 시작했다. 바로 길 위로 차량과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의 의지”가 흐른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관념적인 당연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서 의지란 “실체화 될 수 있는 어떤 힘”을 의미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힘을 뜻했다.


당연했기에 몰랐던 사실이었다. 의지가 모여 인간의 한계를 초월했던 것은 역사가 증명해왔던 터였다. 수많은 영웅들과 위대한 국가가 그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했기에 등한시하고 있었다.


국가는 “의지를 잘 흐르게 하여 모을 수 있다면” 이 힘을 극대화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동시에 타국의 길을 파괴하면, 그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거짓말 같던 사실 앞에서 국가는 길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실체로써의 길을 관리했던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의지”가 흐르는 길을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국가는 지금도 “의지가 흐르는” 길을 만들고, 보호하고, 관리하고 있다. 당연하지만 거짓말 같고, 거짓말 같지만 진실인 세 가지 명제 앞에서.


“의지는 모일수록 강력한 힘을 만든다.”

“길은 의지가 모이는 통로이다.”

“그렇기에 길은 보호해야 한다. 반드시.”


* * * *


인간이 길 위를 걷기 시작한 이래로, 길과 함께한 존재들이 있었다.


그들은 선택받은 인간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통해 보통의 인간이 가질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길 위에 흐르는 의지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힘을 가졌기에 역사 앞으로 나올 수 없었다.


그들은 항상 어둠 속에 숨어 있었다. 그저 길과 그 위를 흐르는 의지를 바라만 보았다. 선택받은 이유를 평생 고찰하면서, 그림자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이들에게 환상과 경이를 담아 그들을 이렇게 칭했다. “마법사” “전사.” 그리고 이들을 통칭하여 “볼리셔니스트Volitionist”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길과 그 위를 흐르는 의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조금씩 권력자들에게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인간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능력도 알려졌다. 처음에는 권력욕에 빠진 일부 볼리셔니스트들의 일탈로 시작하였지만, 권력자들은 곧 그들을 집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제 볼리셔니스트의 존재는 큰 비밀이 아니었다. 보통 사람들은 알지 못하더라도, 권력을 가진 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 되었다.


현대에 와서 복잡해진 시대는 볼리셔니스트들의 활동에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환상으로 살고 싶었던 그들은 국가나 기업에 의해 강제로 환상 속에서 끄집어내졌다.


특히 국가 권력은 그들을 활용하고 싶어 했다. 국가는 길을 관리하는 주체로써, 길과 의지의 흐름을 볼 수 있었던 그들을 “의지가 흐르는 길”을 보호하는 데에 이용하였다. 동시에 남의 “길”을 끊는 데에도 동원하였다. 수단으로 전락한 그들은 좌절하고 있었다.


살아남은 볼리셔니스트들은 더더욱 깊은 곳으로 숨어 들어갔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만들고 존재를 숨기기 위해 노력했다.


* * * *


시간은 흘러 1988년.


대한민국은 하계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축제를 맞이하고 있었다. 평화와 번영의 상징인 올림픽은 국가의 의지를 하나로 모을 가장 좋은 기회였다. 비단 국내의 의지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염원을 담은 의지 역시 하나로 모일 시간이 드디어 왔다.


세계의 의지를 모으고자 시작했던 올림픽. 하지만 지난 두 번의 올림픽은 냉전으로 인해 반쪽짜리로 끝난, 실패한 올림픽이었다.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나뉜 세계는 서로를 벽에 두고 반목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냉전의 심장인 서울에서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었다. 공산진영도, 자유진영 모두가 전쟁에서 일어난 이 국가를 보고 싶어 했다. 또한 양 진영 모두 스스로 세운 벽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올림픽을 계기로 무언가를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샘솟고 있었다.


서울 올림픽에서 새로운 평화와 변영의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을 그냥 볼 수 없는 세력들도 존재했다. 길 위에 꽃이 아닌 재를 뿌리려는 세력은 분명히 존재했다. 의지가 하나로 모이는 것을 볼 수 없는 자들이었다.


대한민국 국가안전기획부의 9국은 “의지가 흐르는 길”을 지키고자 만들어진 조직이었다. 적들이 길을 노리는 상황에서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최근 전력을 추스른 9국 앞으로 여러 위협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명백히 올림픽을 앞두고 이루어지는 공격이었다.


이제 이를 막기 위한, 안기부의 마법사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플나.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현대물을 써보려고 했는데...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오게 된 듯 합니다. 현대에 활동하는 마법사랑 전사 이야기를 쓰려 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ㅎㅎ


더구나 본편 전 ‘사건 A’ 에 지나지 않던 이야기가 구상 중에 커지게 되서 역전이 되고 말았네요. 


시대도 시대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풀어야 될 듯 해서 걱정이 많긴 합니다만,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From Plsama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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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1 연함™
    작성일
    20.02.29 22:49
    No. 1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다만 측정기로 뭘 기록하는지 궁금하네요. 초반에 살짝 복선을 주면 도움이 될거같긴한데ㅎ 작가님 의도가 있으실테니 믿고 가봅니당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플나
    작성일
    20.03.01 09:39
    No. 2

    네 말씀처럼 관련 내용은 계속해서 나올 예정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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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화 : 봉산리 전투(Operation Venus) (3-1) 20.02.16 110 1 17쪽
15 2화 : 봉산리 전투(Operation Venus) (2-3) 20.02.15 112 1 11쪽
14 2화 : 봉산리 전투(Operation Venus) (2-2) 20.02.15 119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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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화 : 봉산리 전투(Operation Venus) (1-4) 20.02.09 149 3 10쪽
10 2화 : 봉산리 전투(Operation Venus) (1-3) 20.02.08 156 3 13쪽
9 2화 : 봉산리 전투(Operation Venus) (1-2) 20.02.05 179 3 13쪽
8 2화 : 봉산리 전투(Operation Venus) (1-1) 20.02.03 261 2 11쪽
» 시작하는 말 : 길과 의지,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2 20.02.02 283 5 7쪽
6 1화 : 첫 조우(First Contact) (4-2) 20.01.26 343 6 14쪽
5 1화 : 첫 조우(First Contact) (4-1) 20.01.25 366 7 8쪽
4 1화 : 첫 조우(First Contact) (3) +2 20.01.22 549 6 15쪽
3 1화 : 첫 조우(First Contact) (2) 20.01.21 713 9 24쪽
2 1화 : 첫 조우(First Contact) (1) 20.01.21 1,151 12 11쪽
1 프롤로그 : 마법사들 20.01.21 2,477 14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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