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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넋두리] 오른쪽 엄지손톱

세발 자전거를 타는 시절에 발생했다.

엄지손가락의 눈이 다치는 일.


벼를 수확하는 추수, 그리고 쌀알이 털리고 남은 볏짚. 

볏짚은 소 여물로 사용되는 시기였다.


쌓여있는 볏짚은 여러모로 놀이에 도움이 되었다.

볏짚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볏짚 안에 숨기도 하고 등등


여물을 만들때 작두로 볏짚을 절단해서 사용했었는데, 그 날은 작두가 논에 같이 있었다.

소가 좋아하니까 소 먹이로 주기 위해서 친구와 함께 작두로 볏짚을 자르던 중 발생했다.


친구 역시 어렸기에, 힘이 덜 들어가 엄지손가락이 절단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엄지손가락의 눈이 다칠 정도로 작두의 칼날이 박혔다. 

엄지손가락에는 피가 제법 많이 흐르고 있었고, 울면서 세발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갔던 장면이 떠오른다. 

딱 여기까지.

그 뒤로 어떻게 치료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피로 인해 붉게 물든 세발자전거의 손잡이를 잡고 끌고 가는 어린 나의 모습.


여전히 나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은 다른 손가락 대비 모양세가 이상하다.

그리고 어머니는 나의 손가락을 볼 때 마다 마음 아파하신다.

바로 치료했더라면 괜찮았을텐데 그렇지 못 해서 모양이 이쁘지 않다고 미안해하신다.


살아오면서 딱히 불편하지 않았다.

학생일 때 못 생긴 엄지손톱을 이쁘게하기 위해 야스리? 줄로 열심히 갈았던 기억이 난다.

나의 손톱을 관심있어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손톱을 보고 신경쓰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가? 

어쩌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 타인의 시선을 불편하게 느꼈을지도...


나이가 드니 

가족 외 타인의 시선을 받은 적도 없으며 이제는 의식하지도 않는다. 

다만 나의 어머니, 그리고 나의 배우자, 그리고 나의 자녀들만이 나의 엄지손톱을 몇번 신경쓰는듯했다. 


겉보기가 그렇지 씌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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