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말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제가 얼마나 부족한 작가인지 절감했습니다. 새로 수정한 글이 얼마나 독자 여러분의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으나, 앞으로도 제 글이 모자라거나 개연성이 떨어질 시에는 가감 없이 질타의 말씀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이쯤에서 제가 생각하는 동준이에 대해서 여러분께 알려 드리려 합니다.
이는 제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며, 그저 제가 글을 통해 동준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앞으로 그려 나갈 것인지 알려 드릴 뿐임을 말씀드립니다.
동준이는 전생에서 지식도 얕고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공사판을 전전하다가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며 화물 기사를 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분들이 반드시 감정적인 성향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으나, 저는 전생의 그를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성향이라 설정했습니다.
그랬기에 비교적 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이 없는 젊은 나이에 결혼을 했으며, 아들이 병에 걸려 죽고 나서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런 전생의 기억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독자 여러분께서 공감하지 못하시는 유아기 시절의 엉뚱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트로트를 좋아한다거나, 영어를 싫어한다거나 하는 것들이 그런 장치였습니다.
아마도 동준이가 보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성격이었다면, 독자 여러분들이 지적해 주신 것처럼 그와 같은 에피소드는 얼토당토 않는 장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동준의 유치하게 보이는 행동이나 말투에 대해서도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인간은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성격이나 행동 등이 다르게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생의 동준이는 모든 것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라났고, 성인이 되어서도 풍족한 삶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반면, 새로운 삶에서 그는 상반된 환경에 자라나고 또 이전에는 배우지 못한 것들을 학습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싫기만 했던 영어에 익숙해지면서 차츰 배워 간다거나, 그토록 싫었던 클래식 음악을 자주 접하며 반대로 클래식을 좋아하게 되는 등의 변화가 그런 환경적인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환경적인 변화가 주인공의 성격이나 행동이 유치한 것과 무슨 상관이냐고 보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모두 동준이를 아기 취급하고(실제로 아기니;;), 극진히 살피고 보살피는 환경에서 동준이가 어른스러운 태도를 고수할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또 그것 나름대로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라 생각해서, 차라리 전체적으로 동준이가 현재 나이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 그런 식으로 구성을 하게 됐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1권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서 아직 주인공이 유치원생인 느린 호흡의 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준이가 성장하는 것처럼 저도 이 글을 통해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이나마 사랑해 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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