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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의 신념으로, 극단의 감정으로, 승리의 운명으로.

잡템으로 강해지는 남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거믄밤
작품등록일 :
2018.11.29 11:48
최근연재일 :
2019.01.04 18:1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219,847
추천수 :
4,235
글자수 :
156,647

작성
18.12.22 18:15
조회
3,552
추천
68
글자
10쪽

던전 개방합시다

DUMMY

*


잡템 마스터로서 합성과 강화를 하면서 알게 된 점이 몇가지 있었다.

우선 합성을 하게 되면 장비의 능력치가 오른다. 흡수를 했을 때 내 신체의 능력치가 오르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강화의 영역까지 고려하면 합성을 하면 강화의 ‘진화 루트’가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마검의 진화 루트가 강한 마검 같은 것밖에 없었는데 사냥개 고블린의 머리를 합성하자 진화 루트로 ‘미친 사냥개 마검’이 등장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나는 이번에는 마검이 아닌 내가 오랫동안 애용하던 장비 아이템 ‘사슬 헌터 복장’을 강화할 생각이었다.

우선 내 몸 속에 흡수되어 있는 것들을 찬찬히 살폈다.


“일단······ 삼 일 후부터 수상 도시에서 어인왕을 잡기 위해 일을 해야 하니까······ 이걸 합성하는 편이 좋겠네.”


철푸덕.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어인족 몬스터의 시체들을 내 몸 속에서 빼냈다. 생선 썩은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내가 코를 부여 잡으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슨 같은 생선인데 랍스타랑 너희는 왜이리 차이나냐.”


굳이 따지자면 생선은 아니었지만 그렇다해도 어인족 시체에서 나는 냄새는 고약하기로는 최강이었다. 냄새로 사람 죽일 기세였다.

나는 더 이상 그 냄새를 맡고 싶지 않기도 했고 서둘러 사슬 헌터 복장의 진화 루트를 늘리고 싶은 마음에 합성을 시전했다.


[정말로 합성하시겠습니까?]


“예. 예. 예. 예!”


굳이 합성하겠냐고 묻는 시스템창이 얄미워서 예를 네 번이나 말했다. 시스템 창은 잠시 머뭇거리는 듯했다.

왠지 나를 놀리는 것 같단 말이야······.

내가 조금 화가 날 뻔했을 때.


[합성 성공.]

[사슬 헌터 복장의 물 속에서의 민첩성이 5퍼센트 오릅니다.]


“오호.”


아직 진화도 하지 않았는데 특이한 옵션이 붙었다.

물속에서 민첩성이 5퍼센트가 오른다라. 물속이라면 아마 내가 생각하기로 수상 도시나 수상 마을 같은 물 속에 존재하는 지역도 포함 될 거다.


“그러면······ 진화 루트를 확인해볼까.”


[진화 루트를 확인합니다.]

[사슬 헌터 복장의 진화 루트가 세 가지가 감지 되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잡템 분석기를 자동으로 사용합니다.]

[진화 루트를 모두 분석했습니다.]

[이제 표시합니다.]


[강력한 사슬 헌터 복장]

[이전 진화 루트의 능력치에서 중첩되어 공격력이 5퍼센트 추가로 오릅니다.]

[방어력이 5퍼센트 감소합니다.]


“패스.”


방어력이 내려가는 것은 사양이다. 언제나처럼 나는 안전하게 몸이 단단해서 죽을 위험이 없는 것을 좋아했다. 현실은 게임처럼 죽었다고 해서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다음 루트를 확인했다.


[방어의 사슬 헌터 복장]

[이전 진화 루트의 능력치에서 중첩되어 방어력이 5퍼센트 추가로 오릅니다.]

[민첩성이 5퍼센트 감소합니다.]


“애매해, 모호하다고.”


방어의 사슬 헌터 복장.

방어력이 5퍼센트 오르고 민첩성이 5퍼센트 감소하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미묘한 옵션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많은 사기 아이템들로 치장하고 있는 지라 이 정도로는 간의 기별도 가지 않았다.

그보다······ 어인족과 관련된 진화 루트는 추가로 열리지 않은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어인족 시체를 더 꺼내야 하나 고민했지만······.


[철비늘의 헌터 복장]


“떴다.”


드디어 뜬 것 같았다.

내가 원하던 것이.


*


철비늘의 헌터 복장.

이름만 들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옵션이 붙어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메시지 창에 적힌 옵션을 읽기 시작했고.


“완전 좋은데?”


감탄사까지는 아니지만 만족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더 이상의 큰 고민없이 바로 진화 루트로 철비늘의 헌터 복장을 선택했다.


[진화 루트를 확정하시겠습니까?]


“예!”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완전히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수상 도시에서는 발군의 능력을 발휘할 것이었으니까.

어쩌면 어인왕을 잡을 때 더욱 쉽게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깡! 깡!

망치가 허공에 등장해 장비를 두들기고 있었다. 깡깡거리는 소음을 들으면서 중얼거렸다.


“밑집에서 내려오는 거 아니겠지?”


그야 다행히도 장비가 공중에 둥둥 떠있는 채로 망치가 그걸 두들기는 모양새였지만······ 소리가 제법 시끄러웠다. 방 전체가 진동하는 느낌이었다. 지진이 난 것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웅웅 흔들렸다.

깡······ 깡······.

소리가 점차 사그라 들었다. 땅으로 펄럭이며 철비늘의 헌터 복장이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나는 그것을 들어 올려 이리 저리 돌리며 모양새를 확인했다.

철비늘이라······ 확실히 철비늘이라고 부를 만했다.

사슬을 둘둘 두르던 복장은 비늘처럼 날카로운 철 조각들이 둘러 싸인 것으로 바뀌었다.

철조각은 푸른색과 붉은색이 조금 섞여 있어서 헌터다운 복장이라는 모양새가 물씬 풍겼다.

나는 옵션을 다시 확인했다.

이전과는 달리 새로 붙은 옵션만 따로.


[물의 도시 혹은 물 속에서 민첩성이 50퍼센트 오릅니다. 공격력은 10퍼센트 오릅니다. 방어력은 5퍼센트 오릅니다.]

[물 속성 기운을 무기에 두를 수 있습니다. 1분에 한 번만 가능. 30초간 유지됨.]


“물 속성 기운이라······.”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 미친 사냥개 마검에 물 속성의 기운을 입혀 불 속성 몬스터를 편하게 잡을 수 있게 해주는 모양이었다. 있어도 그리 쓸 일은 없을 지도 몰랐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보다 물 속에서 능력치가 대량 오르는 것은 대만족이었다. 적어도 어인왕을 잡을 때 꼴사납게 죽을 일은 없게 되었으니까.


왠지 모를 피곤감이 몸을 지배했다. 나는 침대에 어기적어기적 기어가 철푸덕 누웠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그러고보니 이전에도 한창 강화와 합성을 했을 때 피곤함을 느끼고 잠에 들었는데 지금도 같았다.

어쩌면 잡템 마스터의 능력을 쓰는 것은 정도에 따라서 체력을 깎아 먹는 일일지도 모른다.

서서히 수마가 나를 잡아 먹기 시작했고······.

그대로 6시간 동안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


삼 일 후 아침.

나는 동네 놀이터 그네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그저 놀기 위해 놀이터에서 백수처럼 이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을 위해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뿐이었다.

일이 무엇이냐면 던전의 씨앗을 열어 함께 던전에 들어갈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탐험 팀은 그때 마주쳤던 반삭 아저씨일 테고 사냥 팀이 누군지는 아직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하지만 갱생한 고진호가 데려온 사람들이니 제법 잘 싸울 거다. 그건 걱정하지 않는다.

나도 고진호를 믿을 수 있을 만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있는 모양이다.

곧이어 고진호와 반삭머리 탐험팀장이 껄껄 웃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며 놀이터로 왔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스크림 막대를 쓰레기통에 집어 던져 버리고는 말했다.


“오셨군요.”

“그래요, 왔습니다. 허허, 현솔씨도 잘 지내셨나요?”

“나름대로 잘 지냈습니다.”


그보다······ 이름이 뭐지.

정말 당황스럽다.

벌써 두 번째 보고 있고 이제는 전우라고 보아도 될 정도인데 이름조차 모른다라······.

그래서 어떻게 불러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데 타이밍 좋게도 고진호가 나에게 말했다.


“다른 탐험 팀원 3명이 곧 올 겁니다. 형님은 굉장히 편하게 입고 계시네요.”

“아, 나는 사냥 할 때 장비 갖춰 입으려고. 인벤토리에 넣어뒀어.”

“하긴, 저희는 들어갔다가 바로 나가니까요.”


던전의 씨앗 특성상 처음 들어갈 때의 인원들 외에는 재진입, 혹은 신규진입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꼼수로 사냥팀과 탐험팀이 동시에 들어가고 사냥팀은 나가서 탐험팀이 탐험을 끝낼 때까지 기다리고 사냥을 개시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사냥팀을 계속 기다리고 있는 것인데······.

탐험 팀장이 활짝 웃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보다 내 딸내미가 드디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아, 그때 그 딸이요?”

“네. 네. 아직 기둥 같은 것을 잡고 일어나지만······ 대견스럽습니다.”


딸내미의 사진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쁘장하고 아버지 쪽을 닮지 않아서인지 부드럽게 생겼다.


“귀엽네요.”

“그렇죠? 정말 이 녀석 보는 낛으로 삽니다.”

“아, 좋으시겠습니다.”

“허허.”


그건 그렇고······ 진짜 이름이 뭐지?

내가 고진호에게 눈치를 줬지만 고진호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눈치를 채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시선을 따라가보니 딸내미 사진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의외로 아이를 좋아하는 성격인가 보다. 그건 몰랐는데.

그보다, 아 진짜. 이름이 뭐냐고?

진짜 미안해서 지금 물어보기도 좀 그렇고······ 고진호가 눈치껏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때였다.


“안녕하세요! 진호야! 현솔씨!”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여자 둘이 있었다.

저 둘이 사냥팀인가? 시력이 그리 좋지 않은 탓인지 멀리 있어서 형체만 보였다. 목소리 거참 우렁차구만. 그보다 많이 들어본 목소리인데······ 설마?

내 설마가 맞았다.

그 둘은 내가 아주 잘 아는 사람이었으니까.

한 명은 두 번이나 던전에서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사람이었고 한 명은 한 번 던전에 같이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렇다.

붉은새 클랜의 클랜장 강세연과 짐꾼 신새봄이었다.

나는 고진호를 슬쩍 보았다.


“이제 친해졌어요.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아, 그건 그런데······.”


뭔가 꺼림직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붉은새 클랜 강세연은 나에게 계속 클랜에 들어오라고 꼬시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어쩌면 고진호와 친해진 것도 고진호가 잘 대해서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른다.

고진호와 친해지면 나랑도 접점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 탓이겠지.

나는 그런 생각을 일단 접어 두고 남은 탐험 팀원 세 명이 온 것을 확인하고 모두에게 말했다.


“그러면 서론은 집어치우고 일단 던전의 씨앗부터 씁시다. 사람 다 모였으니까.”


다 생략하고 던전 개방이다.


*


작가의말

* 마침내 시험 날이네요.

* 과연 저는 예약 연재를 한 뒤 이 연재분이 올라온 날, 울고 있을 지 웃고 있을 지... 두렵습니다.

* 선호작, 추천, 댓글은 미천한 글쟁이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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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거절! +9 18.12.17 4,619 113 10쪽
18 초콜릿과 밥의 조화는 의외로 좋다 +4 18.12.16 4,933 1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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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내 손은 절대 미끄러지지 않아 +4 18.12.13 6,099 133 9쪽
14 쉴 새 없이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10 18.12.12 6,619 139 9쪽
13 땅사냥개 고블린 +6 18.12.11 6,625 136 8쪽
12 옛날부터 짐승 잡을 때는 +14 18.12.10 7,441 13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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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블린을 잡자! +5 18.12.01 12,356 222 8쪽
2 던전으로 갔는 데 내가 너무 셈 +10 18.11.30 14,163 227 12쪽
1 날로 먹는 남자 +16 18.11.29 18,700 25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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