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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조회수 :
692,140
추천수 :
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19.12.26 23:06
조회
1,107
추천
16
글자
11쪽

레이나 방한 (3)

DUMMY

이상혁은 달라붙은 레이나를 두 손으로 떼어내며 말했다.


"야, 너는 존재 자체가 민폐고 방해라고."


"아냐, 내가 있어서 도움되는 일도 있을거야."


그리고 레이나 역시 상혁의 비수같은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답했다.


이러한 대화를 보고있는 주변인들의 평은 한결같았다.


"... 어떤 면에서는 둘 다 대단하다.."


"그러게. 서로가 서로의 말을 듣고는 있는데 둘 다 상대의 말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자신이 하고싶은 말만 하고있어. 그렇다고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야. 그저 들어주기만 할 뿐."


"항상 드라마에서만 보며 품고있던 내 환상이 모두 깨져버리고 있어. 레이나가 저렇게나 똘끼 충만한 여자였다니.."


"... 영화에서는 배역을 연기할 뿐이니까, 그게 실제 모습과 다른게 잘못은 아니지.."


이상혁은 결국 최후통첩을 했다.


"너, 여기는 내 생활영역이니까 하나라도 방해되면 바로 쫓아낸다?"


레이나는 이상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응!"


"분위기 파악 못하고 끼어들지 마. 아니 내가 허락하기 전에는 대화에 끼어들지 마."


"알았어."


이상혁은 결국 레이나가 옆에 남아있는 것을 허락했고, 레이나는 기뻐하며 상혁의 옆에 붙었다.


상혁은 그런 그녀를 보며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근데 너, 처음부터 내가 목적이었지? 아영이가 보고싶다는 건 핑계고."


"당연하지!"


이상혁은 당당하게 말하는 레이나의 모습에 골치가 아프다는 듯 이마에 손을 짚으며 물었다.


"근데 현상사님이 강해서 좋다며 왜 나한테 붙어?"


"정범이 나에게 곁을 허락하지 않으니까.. 한국 속담에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있다며? 그거야."


"하.."


졸지에 닭이 되어버린 이상혁은 포기했다는 듯 더 대꾸하지 않았다.




**




SH전자 건물에 들어서자 자리에 앉아서 근무중이던 직원들이 상혁의 뒤에 따라붙은 레이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저 사람 혹시 레이나 아냐?"


"그러게. 인천공항에서 사라졌다고 하더니 왜 여기있대?"


"화아~. 온 몸에서 후광이 비친다."


이상혁이 앞장서서 걷고 있기에 함부로 다가오지 않고 있지만, 사람들이 나누는 귓속말까지 선명하게 들리는 상혁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이런 눈초리가 부담스러울 뿐이었다.


더구나 레이나는 그 와중에도 사람들을 향해 방긋방긋 웃어주고, 심지어 손까지 흔들어주는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적당히 좀 하라고..!!'


상혁은 속으로 비명을 질러보았지만, 레이나는 상혁의 속마음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다. 애초에 상혁의 일에 방해되지 않게 하겠다는 말은 공염불에 불과했었던 것이다.


결국 레이나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을 얻은 한 남자직원이 용기를 내어 레이나에게 다가갔다.


"저, 저기.."


레이나는 남자직원의 우물쭈물하는 모습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이곳에 모인 모든 남자직원들의 눈에는 열망이 서려있었다. 용기를 낸 남직원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물론 여직원들도 레이나에게 관심이 많았고 말이다.


레이나는 용기를 낸 남직원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그러시죠?"


"호, 혹시.. 레이나 챈들러 양 맞나요?"


"네, 맞아요."


남직원은 레이나의 말에 얼굴까지 빨개진 채 큰 소리로 말했다.


"패, 팬입니다!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정말로 예쁘시네요! 천사같습니다!"


그러자 레이나는 남직원에게 환하게 웃어주며 화답했다.


"어머나~ 감사합니다~. 한국 팬들은 다들 친절하시네요~"


하지만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상혁의 속이 편할리가 없었다.


'흥. 겉만 멀끔하지 속은 상또라이라구. 그나저나 귀찮은 일 만들지 않기로 해놓고는 회사에 오자마자 시끄러워졌잖아..'


속으로 투덜거린 상혁은 해당 남직원을 막아서며 말했다.


"그만 하세요. 손님으로 오셨는데 실례입니다."


하지만 남직원 일동이 이번에는 상혁에게 적대감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눈에 힘을 주며 레이나와의 대화를 방해하지 말라는 뜻을 강력하게 보여주었다.


"허..."


평소같으면 상혁의 말을 하늘처럼 여겼을 이들의 반응에 기가 찬 상혁은 어이없어하며 레이나를 돌아보았고, 레이나는 살풋 웃으며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아어..'


상혁은 레이나의 얄미운 모습에 한숨을 푹 쉬고는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말했다.


"확실히 말해두지만 손님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서 행동하세요."


"네! 걱정마십쇼!"


직원들은 상혁의 말에 힘차게 대답하고는 레이나의 주변으로 우루루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혁은 레이나를 그 자리에 둔 채 윤소희의 사무실로 들어가버렸다.


레이나는 자신만 남겨두고 떠나가는 상혁의 뒷모습을 쳐다보기도 잠시, 곧바로 팬을 대하는 스타의 모범적인 자세를 보이며 이런저런 대화 상대를 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상혁과의 관계를 묻는 누군가의 질문에, 일부러 과장된 스토리를 풀기 시작했다.


'흥. 나를 두고 간 벌이라고 생각해, 상혁.'




**




- [속보] 사라진 레이나, SH전자의 사장과 무슨 관계가?


- [속보] 레이나 납치사건에서 SH전자 이상혁 사장이 그녀의 구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 [속보] SH전자 이상혁 사장이 레이나에게 구애를 한 적이 있다?


- [속보] SH전자 사장과 레이나 챈들러가 과거 연인관계?


레이나가 실제 에피소드에 조미료를 좀 과하게 쳐서 만든 이야기가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이 소식을 접한 언론사들이 곧바로 기사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과거의 열애를 인정했다는 식의 제목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아직 모르는 이상혁은 윤소희와 업무 처리 삼매경에 빠져있는 상태였다.


"해외 판매량은 지난 달보다 10퍼센트 늘었지만, 판매량 증가율 자체는 감소추세야."


윤소희의 말에 이상혁이 특별한 표정변화 없이 화답했다.


"현재 상태로는 판매량 증가의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로군."


"응. 무언가 특별한 계기가 있기 전 까지는 그렇게 될거야."


"뭐, 20퍼센트만 해도 엄청난 것 아냐? 전 세계의 사람들 다섯 명 중 한 명이 우리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잖아."


"그렇지. 이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제품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피치의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같은 엄청난 충격이 일어나지 않는한 말이야. 우리도 충분히 센세이셔널한 제품을 만들어낸 것 맞아."


"흐음.."


이 때, 사장실의 문이 소리없이 열리며 레이나가 안으로 들어왔다.


"아.."


레이나를 처음 본 윤소희는 순수한 감탄사를 내뱉었고, 레이나는 윤소희의 존재를 발견하고는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하지만 레이나의 이런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만큼 속이 편한 상혁이 아니었다.


"하던대로 해. 내 친구 앞에서까지 얌전한 척 내숭떨지 말고. 내숭은 밖에서 충분히 보여주었을 것 아냐?"


레이나는 상혁의 핀잔에 눈이 가늘어지더니 윤소희의 눈치를 살짝 보고는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네 덕분에 충분히 내숭떨다 왔다. 어떻게 그렇게 나만 버리고 갈 수가 있냐?"


"흥, 귀찮은 일 안 만들기로 하고선, 바로 시끌시끌하게 만들었잖아."


"그게 나 때문이라는 거야? 나를 본 사람들의 시선에 화답을 해주지 않을 수는 없는데 어떻게 해? 그런 상황은 상혁 네가 끊어줘야지."


"하.. 내가 네 매니저냐?"


"그럼 그걸 내가 하냐? 내 이미지를 생각해야지!"


"어이구, 그래. 이미지 관리 많이 하세요."


"당연하지. 이미지로 먹고사는 배우가 관리를 안 할 수가 있나."


"에혀.."


그리고 둘의 공방을 보고있던 윤소희는 샐쭉 웃으며 말했다.


"어머나~ 레이나씨 성격도 보통이 아니시네~. 확실히 배우들은 스크린하고 다르구나~"


그러자 레이나는 윤소희에게 미소를 보여주며 답했다.


"당연하지~. 그쪽도 상혁 친구니까 나하고도 친구야. 편하게 말해~"


"어머, 그래도 될까?"


"물론~"


이상혁은 여자 둘이 죽이 맞아서 깔깔거리는 모습에 또다시 골치가 아파왔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여자들 등쌀에 고생해야 하지..'


급격하게 피곤해짐을 느낀 상혁은 서둘러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가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둘 다 그만하고, 얼른 일 마치고 집에 가자."


레이나는 상혁의 말에 뒤로 한 발 물러나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나는 여기에서 얌전히 구경하고 기다릴 테니까 마저 일 해."


그리고 이상혁과 윤소희는 업무를 재개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분도 지나지 않아 레이나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심심해.."


이상혁은 그런 레이나를 흘낏 쳐다보고는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그리고 레이나는 이상혁의 행동을 보고 이번에는 조금 더 크게 말했다.


"아~ 심심하다아~"


하지만 이번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 상혁이었다.


레이나는 자신의 말에 반응하지 않는 상혁에게 약이 올라, 그 옆으로 가 자신의 입을 그의 귀에 가까이 대고 속삭이듯이 말했다.


"심.심.해.~"


그러자 이상혁은 레이나의 행동에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야, 뭐하는 거야?"


그러나 레이나는 상혁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어머, 흥분했어? 내 숨결이 그렇게 느낌있었나?"


이상혁은 레이나의 행동에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내가 말을 말자."


그리고 옆에서 보고있던 윤소희가 키득거리며 한 마디 했다.


"너도 역시 남자였구나. 굉장히 민감하네?"


그러자 이상혁은 얼굴이 벌개진 채 말했다.


"당연한 거 아냐?"


"오호라~ 청춘이구나~"


이상혁은 여자들의 놀림에 더이상 입을 열지 않고 대응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여자들은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더 놀리려 했다.


- 똑똑똑...


하지만 이들의 장난은 문득 들려온 노크소리에 멈추어야 했다.


"네, 들어오세요."


윤소희의 허락에 들어온 비서가 조심스러운 말투로 밖의 상황을 전했다.


"저.. 지금 방송국과 신문사 등에서 레이나양에 대한 취재를 하기위해 찾아왔습니다."


"에에??"


"조금 아까 레이나양이 직원들과 시간을 가진 덕분에, 그 내용과 사진등이 SNS로 퍼진 모양입니다."


"..."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상혁과 달리 레이나는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당연한 일 아니야?"


"으읏.."


이상혁은 답답한 신음소리를 내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 띠리리리리~


하지만 세상은 이상혁을 쉬게 둘 생각이 없었다.


작가의말

늦었지만 다시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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