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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신스 님의 서재입니다.

대지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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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신스
작품등록일 :
2016.04.13 08:12
최근연재일 :
2016.04.20 00:56
연재수 :
4 회
조회수 :
319
추천수 :
0
글자수 :
20,603

작성
16.04.13 08:34
조회
169
추천
0
글자
6쪽

대지의 아내 <들어가기전>

DUMMY

‘힘들었지? 자크님은 왜 그렇게도 널 닦달하시는지 모르겠다니까.’


귓가에 레이 목소리가 맴돌았다. 금방이라도 밖으로 나와 인사를 해줄 것 같은 레이의 목소리가. 하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


“레이? 그게 누군데?”

“레이나 어디 아프니? 우리 마을에 네 또래 남자애는 세츠 밖에 없잖니.”


돌아오는 소리는 이런 말 뿐이었다. 어제만 해도 같이 웃고 떠들었던 사람들이었는데, 마치 나만 알고 있는 사람처럼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 레이가 없었다.

처음에는 다들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오늘 레이와 내가 태어난 날이라서. 다들 깜짝 파티를 해주는 줄로만 알았다. 레이는 어디 숨어있고 다들 레이를 모르는 척 하는 거라고. 그러게 믿고 싶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 심지어 자크님에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소리는 ‘레이가 누구야?’란 소리였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존재. 그러나 내게는 아주 또렷하게 기억나는 사람.


그를 찾아 나서기로 결정하고, 부모님과 자크님에게 인사를 드렸다. 혹시라도 걱정하실까, 수련이라고 둘러댔었다. 마법 수련을 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라고 하면 걱정하지 않으실거란걸 알았기에. 그러나 그게 잘못된 선택이었다. 자고 일어났을 땐 내게 '마나'가 없었다. 무슨 수로 그렇게 된거지는 알 수 없었지만 흔적으로 봐선 자크님이 분명했다. 알 수는 없었지만 희미하게 남겨져있는 스승님의 냄새. 그래도 나는 나서야 했다. 위험을 알고 있었지만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매서운 바람은 칼날이 되어 살가죽을 찢을 듯 한 기세로 당당히 불어오고 있었다. 바람과 함께 내려오는 하얀 입자는 아까부터 얼굴을 건드렸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강한 집념이 있었다. 레이를 찾아야 했다.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걸 사람들에게 증명하기 위해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살아야 한다.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만약 눈앞에 신이 있었다면, 단번에 칼을 들이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시련을 주려면 한 가지만 줄 것이지 연이어 주는 것은 뭐하자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생에 무슨 잘못을 그리했다고, 이토록 잔인하게 구는 거야!`라고 소리쳐 봤자 돌아오는 건 없었다. 필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죽으면 안돼. 여기서 죽는다면 그들이 원하는데로 해줄 뿐이야. 레이나, 넌 여기서 죽을 인물이 아니야.’


자신을 암시하듯 중얼거리며 매서운 바람과 맞섰다. 이길 자신은 없었지만, 적어도 쓰러지지만 않는다면 승산은 있었다. 애초에 이 행동들은 내가 자초해서 일어난 일이라 신을 탓하면서도 욕을 하지는 않았다. 묘하게 맞지 않았지만, 그게 뭐 어때서라며 투덜거렸다. 얼마나 걸었을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걸어가던 중, 작은 동굴이 눈에 들어왔다. ‘신이 도왔어, 도왔다고! ‘ 라고 외치며 비집고 속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따뜻하네, 다행이다”


바람은 피할 수만 있어도 감지덕지할 상황이었는데, 동굴 속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그동안의 노곤한 일정 때문에 피곤해진 몸이 따뜻해지자 어서 달콤한 잠에 빠지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이 어디고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쉽게 잠들 수는 없었다. 살기 위해 매서운 추위와 싸웠는데 자다가 허무하게 죽고 싶진 않았다.


작은 입구와는 달리 동굴 안은 수십 명이 들어와 앉아도 될 정도로 넓었다. 입구와는 다른 길이 있었지만 체력의 한계가 느껴져 별수 없이 한 쪽 벽으로 가서 주저앉았다. 그때까지도 거추장스러웠던 치맛자락을 이불 삼아 동굴 속, 온기를 옴 몸으로 느꼈다.


“레이, 살아있지? 넌 강하니까 분명 살아있을 거야”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라 믿고 싶었다. 분명히 그는 살아있을 거다. 다른 사람은 기억하지 못해도 내가 기억하는 이상 나는 레이를 찾아야만 했다. 몇 번이나 레이를 불렀다. 밖에는 추웠고 대피할 곳이라곤 이곳밖에 없다면 레이가 이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참을 그렇게 부르다보니 어느 순간 마음임 편안해졌다. 어떤 위험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누를 정도로의 편안함에 감기는 눈꺼풀을 막지 못했다.


“으으, 뭐야.”


누군가 손가락으로 볼을 툭툭 치는 걸 느끼고 짜증을 부렸다. 으레 들려야 하는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자 급하게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나를 건드린 건 분명히 사람의 손길이었다. 그렇다면 주위에 사람이 있어야 했지만, 사람의 형체는 눈 씻고도 찾을 수 없었다. 불안하다. 이게 지금 내 심정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단어일 것이다.


“누구냐!”


잔뜩 긴장한 것과는 달리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혹시 ‘입구를 통해 들어온 바람을 착각했나?’란 의문이 들 정도로 고요했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바보” “누구냐” 뒤쪽에서 들리는 음성에 반사적으로 칼을 쥐고 앞으로 밀었다. 기사가 봤다면 무식하게 칼을 휘두른다고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난 기사도 아니니까 상관없었다. 애초에 칼을 잡을 일도 없었던 내가 잡고 있는 것도 용했으니까.


“살아있으라고 소리 지르더니 네가 날 죽일 셈이냐?”

“레이? 하아, 레이인 거니?”

“그래, 레이야. 레이메프 이네 폰트리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당연히 죽었을 거로 생각했던 사람이 내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살아 있을 리 없는데, 환상이 아닐까란 생각은 했지만 환하게 웃고 있는 그 앞에서 이런 생각은 무너졌다.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겨 이때까지 참아온 눈물을 쏟아냈다. “대지의 아내로 온 것을 환영한다. 레이나?” 당연히 들었어야 할 그의 목소리마저도 듣지 못한 채, 그저 눈물을 삼켰다.


작가의말





잘부탁드립니다. 




http://youtu.be/CCL36qnSyb0

BGM을 올리려고 노력을 했는데;; 안되네요 

어색한거라 듣지 않으셔도 되...됩니다 ㅠㅠ

하하.. 어색하게나마 소설 주제곡이라고 만들었던 곡이었어요 ㅎㅎ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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