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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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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디
작품등록일 :
2018.05.10 10:53
최근연재일 :
2018.05.17 03:48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031
추천수 :
29
글자수 :
182,311

작성
18.05.17 02:51
조회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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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라스트 맨 스탠딩

DUMMY

속이 뒤틀리는 것도 못 참겠는데 이제는 시야까지 흐려진다. 배달의 민족인 우리나라사람들에게 30분이라는 것은 암묵적인 룰 아닌가. 아, 아직 30분 안 지났구나.


아, 지금부터는 또 줄리가 되는 건가. 버튼을 눌러 다시 게임을 시작하니 줄리의 가슴....... 모습이 보인다.......


***


나는 교회 앞에 트럭을 세우고 교회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M4에 총구를 전방과 좌우를 차례대로 겨누고서야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종탑 방향을 가늠하여 빠르게 움직였다. 또 다시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교회 단상에 이르자 오른쪽으로 두 개의 문이 보였다. 처음으로 연 문 안에는 낡은 책상과 성경책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다른 한쪽 문을 열자 나선형의 계단이 위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최대한 빨리 계단을 올라 종탑 꼭대기에 다다랐다. 그리고 한사람이 겨우 서있을 만한 바닥에 올라서 밖으로 총을 내밀었다.


덩치의 울음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너무 조용해서 목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만 반복적으로 들려왔다. 어둠에 가려 시야가 넓지는 않았지만 트럭을 세워둔 곳 주위까지는 충분히 보였다. 덩치가 이곳까지도 뛰어 오를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덩치의 머리를 정확히 노릴 수 있을까 싶었다.


그때 그르렁 거리고 쉬익- 거리는 소리가 반복되면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이 어둠에서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스코프에 눈을 박고 이리저리 전방을 확인했다. 입에서 짧은 비명소리를 내뱉을 뻔 했지만 입술을 깨물며 속으로 삼켰다. 덩치가 트럭앞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양손이 심하게 떨리며 온몸이 땀으로 젖기 시작했다.


‘침착하자. 침착해. 아까는 안 떨었잖아. 젠장.’


덩치의 모습은 어두워서 달빛에 비친 몸의 실루엣 정도만이 보였다. 달이 구름에 가려진다면 더 이상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방아쇠에 손가락을 풀고 최대한 얇게 숨을 골랐다. 숨을 몇 번 고르고 나니 손 떨림이 멈춰 방아쇠에 다시 손가락을 걸었다. 그리고 다시 스코프에 눈을 박았다.


‘머리다. 머리. 녀석은 기관총 총알이 팔에 박히면서도 머리만은 필사적으로 감싸 쥐고 있었다. 머리다. 한발로 끝내주마.’


스코프의 십자선을 덩치의 머리로 향하려 할 때 다른 것이 눈에 들어왔다. 덩치가 양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그것들을 트럭 앞에 하나씩 던지다 시피 하고서는 쉬익-거리며 숨을 내쉬더니 아까와처럼 크게 포효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나는 스코프에서 눈을 때고 사방을 확인했다.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 올라 나를 공격하는 것이 아닌 가 경계했다.


심장이 펄떡대며 다리에 힘이 풀렸다. 너무 무서워서 눈물까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입술만은 꽉 깨문 채 최대한 소리만은 안내려고 노력했다. 나는 더 이상 못 버티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벽에 이마를 대고는 쏟아지는 눈물을 멈추려 노력했다. 어디선가 총소리가 나기 시작했지만 일어설 힘이 없었다.


***

초밥이 눈앞에 아른 거렸다. 배를 움켜쥐고 신음 소리를 내 뱉었다. 줄리와 제이크가 덩치에게 당하기전에 내가 먼저 죽을 수도........


나는 입술을 깨물고 눈에 힘을 주었다. 살아남으리....... 끝까지 살아남아 그 도둑놈의 멱살을 쥐고 흔들.......리라. 다시 패드를 움켜쥐었다.


***


나는 에릭을 향해 뛰어갔다. 잔뜩 경계하고 있는 에릭의 멱살을 잡고 뒷문 쪽으로 끌어냈다. 에릭은 이미 눈치 챈 듯 했다. 에릭은 내 두 팔을 잡고 울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놔! 제이크. 아니야. 이거 놔! 아니야. 아니야!”

“에릭! 진정해. 조금만 시간을 줘. 에릭. 나한테 조금만 시간을 줘!”

“아니라고! 제이크! 이거 놔!”


에릭은 그대로 무릎 꿇더니 꺼억 거리면서 울기 시작했다. 나는 팔에 힘을 풀었다. 그리고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에릭이 엉금엉금 기어가면서 미첼을 불렀다. 나는 에릭을 붙잡지 않았다. 그저 나를 비추고 있는 달빛으로 눈을 옮겼다. 어디선가 덩치가 나타나서 나를 갈갈이 찢어 줬으면 하고 바랬다.


나는 다시 총을 집어 들었다. 잠깐이나마 잊고 있었다. 다시 돌아가 집안을 돌아보기로 했다.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이제는 상관없다. 엉뚱하고 지랄 맞기는 하지만 이 몸뚱이는 결국에 내가 원하는 곳으로 움직였고 원하는 일들을 했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 결과가 최악이지만.


2층에 있는 방들과 지하실 까지 전부 돌아봤지만 보이질 않았다. 주방에서 들려오는 에릭의 울음소리만 집안에 울리고 있었다. 에릭에게 다가갔다. 에릭은 아무 반응도 없이 미첼의 얼굴만 쓰다듬고 있었다.


갑자기 내 몸이 획 돌아가더니 뻥 뚫려 버린 현관문이 있던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총을 들더니 어디론가 향했다. 교회 쪽 방향이었다.


교회 쪽 방향에서 크게 포효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덩치 녀석이 왜 교회 쪽 방향에 있는 건지 이해가 안됐다. 교회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 안가 양쪽 골목으로 멍청이 한 둘이 나오기 시작했다. 무시하고 내달렸지만 그 수가 조금씩 모이더니 무리가 되어서 쫓아오고 있었다.


‘바빠 죽겠고만. 빌어먹을 멍청이들!’


나는 단발로 맞춘 M4를 겨누고 뒷걸음질 치면서 멍청이들의 머리를 쏘았다. 멈추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앞으로 달리지도 못하고 뒷걸음 쳐대며 총을 쏘니 빗나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 몸이 또 멋대로 움직이더니 연발로 바꾸고 갈겨대기 시작했다.


‘총알 다 떨어져서 덩치는커녕 멍청이들한테 물어 뜯겨 죽겠고만.’


나는 이 총 소리를 듣고 덩치가 앞에 나타난다면 차라리 좋겠다 싶었다. 같이 얼싸안고 죽어버리게. 어차피 한 번 죽었던 기억이 있는 몸. 내 바람대로 덩치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멍청이들은 제법 많이 처리했다. 마지막 남은 멍청이는 발로 정강이를 걷어차고 쓰러뜨린 다음 머리를 밟아 버렸다.


다시 교회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덩치의 울음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았다.


나는 트럭 앞에 그대로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 에릭이 그랬던 것처럼 눈물을 쏟아냈다. 누군가에게 또는 멍청이들이나 덩치에게 들리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내 앞에 쓰러져 잠들어버린 두 아이들을 향했다. 눈물이 시야를 가려 아이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바닥에 내팽개친 총을 다시 들어 내 입안으로 넣고 싶었다.


뿌연 시야로 누군가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나를 안아주었다. 줄리도 이제는 못 참겠는지 큰소리로 울음을 터트렸다.


“미안해요. 쏠 수 있었는데 쏠 수가 없었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미안해요.”


나도 줄리를 꼭 안아주고 울먹이며 대답해줬다. 미안해하지 말라고. 이게 다 내 탓이라고. 내 주위 사람들은 모두가 다 죽었다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사라졌다고.


‘그 날’ 이전에도. ‘그 날’ 에도. ‘그 날’ 이후에도.


***


나는 화가 끓어 올라오는 것을 눌러보려 애썼다. 속으로 꾹꾹 참아보려 하니 눈물까지 날 것만 같았다. 휴대폰을 눌러 몇 번이나 다시 전화해볼까 했지만 참기로 했다. 분노하고 또 분노했다.


세상에. 모듬 초밥에 새우초밥이 없는 게 말이 되는가? 이것은 초밥집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고 소비자 보호원에 고발할 사항이다. 새우초밥이야 말로 초밥에 꽃이고 끝이며 마지막에 즐기는 한입 아닌가.


그리고 초밥들에 올려 진 것들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작았다. 이 가격에 이정도면 사기 아닌가? 경찰에 신고해야하나? 누구누구의 결혼식이나 돌잔치 뷔페에서 먹을법한 초밥보다도 못한 것을 주다니. 황당함을 넘어 울분이 터졌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내 눈앞에 있던 초밥들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장어초밥이 생각보다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은 게 불 맛도 약간 나니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되었다.


***


에릭은 트럭 짐칸에 올라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해가 뜨고 날이 밝아져 올 때까지 울지도 않고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었다. 에릭 앞으로는 두 아들과 미첼이 담요를 덮은 채 잠들어 있었다. 나와 줄리도 에릭의 뒷모습을 보면서 현관 앞 계단에 앉아 있었다. 우리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에릭이 나직하게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일어나서 트럭으로 다가갔다. 에릭이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미첼 말을 들었어야 하는데.”


나는 손을 뻗어 에릭의 어깨를 만져 주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기필코 덩치를 처리하기로. 될 수 있는 한 혼자 힘으로.


뒷마당에 가족들의 묘를 만드는데 기필코 혼자 힘으로 하겠다는 에릭을 말리지 못했다. 미첼의 흔적이 남아있는 주방과 거실을 멀리하고 나와 줄리는 2층 아이들 방에 앉아 얘기를 나누었다.


“안 돼. 나 혼자 할 거야. 계획도 다 생각 놨고 너와 에릭을 더 이상 위험하게 만들지 않을 거야.”

“아니요. 절대 그렇게는 안 돼요. 저도 당신을 위험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에릭도 마찬가지고요.”

“줄리. 그만해. 여기서 에릭 옆에 있어줘. 부탁이야. 에릭 혼자 두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제발 부탁이야 줄리.”

“일단 샵으로 가요. 가능하면 에릭도 같이요. 지금은 건샵 지하실이 가장 안전한 곳이에요.”


갑자기 에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놀랍게도 평소와 다름없는 단단하고 차분한 목소리다.


“둘이 건샵에 가있어. 그 덩치는 내가 없앤다. 나 따라올 생각하지 마. 너희들 까지 쏴버릴지도 모르니깐.”


나는 에릭 앞으로 걸어가 소리쳤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 에릭. 당장 서있기도 힘들잖아.”

“아니. 지금 너랑 달리기 시합 붙어도 이길 자신 있어.”

“에릭!”


에릭이 손으로 뒷마당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눈을 부릅뜨고 당장이라도 나를 공격할 것처럼.


“제이크. 말리지마. 나 다 잃었어. 이번에는 진짜로 다 잃었어. 말리지마. 아무리 너일지라도 다리 한쪽을 쏴버려서라도 나는 그놈에게 갈 거야.”

“에릭!”


나는 에릭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에릭은 뒤로 나자빠졌고 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욕을 내뱉었다.


에릭이 곧장 일어서 나에게 달려들려 했다. 하지만 에릭은 나에게 달려드는 것을 멈추더니 무릎을 꿇고 고개를 바닥에 떨구었다. 그리고 다시 울기 시작했다. 줄리가 에릭을 안아 주고 같이 울어 주었다. 나도 벽을 향한 채 소리 없이 울었다.


“알았으니까. 일단, 모두 다 같이 건샵으로 가요. 가서 얘기해요.”


줄리가 에릭을 부축하다시피 끌어안고는 1층으로 내려갔다. 나도 그 자리에 한참을 서있다 계단을 내려갔다. 곧바로 트럭으로 가려했지만 몸뚱이가 멋대로 집안과 지하실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을 챙겼다.


트럭이 건샵에 다다랐을 때 주위로 그 수가 부쩍 늘어난 멍청이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제기랄. 줄리, 에릭 좀 부탁해. 저것들 치우는 동안.”


트럭에서 내리려던 찰나 줄리가 갑자기 내손을 붙잡았다.


“조심해요. 제이크.”

“엄호해줄 수 있다면....... 해줘. 부탁해 줄리.”


나는 손도끼와 권총으로 멍청이들을 처리해 나갔다. 어디선가 불쑥 공격해 들어오는 멍청이에 흠칫 놀랐지만 곧바로 내 눈앞에서 머리통이 터져 버렸다. 뒤를 보니 운전석 문을 방패삼아 총구만 내 놓은 채 이쪽을 조준하고 있는 줄리가 보였다. 그녀가 걱정 말라는 듯 엄지를 들어 보이고 앞으로 계속 전진하라고 손짓했다.


줄리가 앞이 너덜너덜해진 트럭을 골목 입구 쪽에 주차시키고는 닫혀있는 철문을 열쇠로 열었다. 나는 탈진 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에릭을 등에 업은 채 그녀의 뒤를 따랐다. 나와 줄리는 에릭을 지하실로 끙끙대며 옮겼다. 혹시나 놓쳐버려 계단에서 떨어질까 조심조심 하면서.


에릭을 줄리의 침대가 있던 자리에 눕히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안 좋은 꿈을 꾸는지 계속 중얼거리며 식은땀을 흘렸다. 나 또한 피곤이 몰려왔다. 창고로 향해 무언가를 꺼내 먹을 힘조차 없었다.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갈증이 심했고 잠이 쏟아졌다.


나도 에릭 옆에 누워버렸다.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시원한 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내 눈앞에 갑자기 줄리의 가슴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줄리가 나를 내려다보고 내 어깨를 흔들고 있었다. 흔들리는 내 어깨와 같이 그녀의 가슴도........


줄리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라는 표시를 하더니 위쪽을 가리켰다. 나는 에릭을 한 번 확인한 후 줄리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줄리를 안아주고 그녀에게 키스를 해줄 뻔했다.


맥주였다. 겉으로 보기에도 차가운 맥주가 두 병이나 있었다. 그리고 빌어먹을 끊은 지 오래 되었지만 단 한 번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담배가 있었다. 빨간색 종이곽이 어서 오게 친구여 하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 이미 입에 한 개비 물고 있던 줄리가 얘기를 시작했다.


“사실 파티하려고 숨겨놨었어요. 할아버지 말대로 멍청이 삼총사를 무사히 잘 만나고 나서 말이에요. 특히 할아버지가 콕 찍은 당신을 만나면 파티를 하려 했죠. 당신들을 만난 이후에는 작전이 성공한다거나 마을이 안전해지면 파티를 하려고 했어요.”

“담배까지 있다니....... 없는 게 무엇인지 물어 보는 게 빠를 수도 있겠군. 사실 진즉에 혹시 맥주 있냐고 물어보려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마 텍사스, 아니 지금 세상에서 세계제일의 갑부인 사람을 꼽으라면 내가 10위안에 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군. 물론 지금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았으며 당신 할아버지와 같은 괴짜가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아, 미안해. 자꾸 할아버지 얘기 꺼내서.”

“아니에요. 괜찮아요. 할아버지 꾀짜 맞아요. 하하하”

“크게 웃는 것은 처음 보는 군.”


나는 단숨에 맥주를 비웠다. 맥주는 여전히 그대로이다. 미쳐버린 세상에 이거 하나만큼은 정말 맘에 든다. 물론, 줄리도 알고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먼저 물어보지는 않았다. 우리는 연신 줄담배를 피워대며 서로 맥주병을 부딪쳤다. 내 곁에 파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후가 끝나고 어둠이 깔릴 무렵이었다. 나는 줄지도 않는 맥주를 잠시 내려놓고 줄리에게 말을 꺼냈다.


“줄리. 내일 오전부터 말이야......”


깨져버린 창밖으로 연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맥주를 마시던 줄리가 내 말을 가로막았다.


“무조건 같이 해요. 다른 설명 필요 없어요. 그냥 이것을 해줬으면 싶은 것을 얘기해요. 물론, 저한테 바라는 것은 한가지겠지만. 자꾸 저 빼놓을 거면 다시는 맥주 안줄 거예요.”

“알았어. 알았다고. 그래도 작전 설명은 해야겠지?”


줄리가 맥주병을 입에 댄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차분히 기억을 더듬어 봤다. 에릭의 말대로 덩치는 반드시 없애야 한다. 우리들의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크리스와 미첼 그리고 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용서 할 수가 없다.


더 이상 에릭의 리더쉽에만 기대는 것도 무리다. 에릭은 당장 일어설 힘조차 없어 보였다. 내일 당장 몇 가지를 확인하고 몇 가지의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한다.


그렇게도 징글맞았던 멍청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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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과부하 18.05.17 60 1 13쪽
25 밤의 주인 18.05.17 55 1 16쪽
24 축제의 시작 18.05.17 55 1 15쪽
23 손가락질 18.05.17 51 1 16쪽
22 그라운드의 주인 18.05.17 49 1 16쪽
21 유격수 18.05.17 39 1 16쪽
20 홈그라운드 18.05.17 49 1 15쪽
» 라스트 맨 스탠딩 18.05.17 60 1 16쪽
18 최악의 작전 18.05.16 63 1 17쪽
17 작전 개시 18.05.16 61 1 17쪽
16 원샷 원킬 18.05.15 69 0 17쪽
15 위험한 여자 18.05.15 46 0 17쪽
14 가설 18.05.14 95 1 16쪽
13 새로운 현상 18.05.14 80 1 15쪽
12 생존자들 18.05.14 61 1 16쪽
11 여신의 고백 18.05.13 58 1 16쪽
10 오 나의 여신님 18.05.13 53 1 15쪽
9 악몽 18.05.12 109 1 15쪽
8 남자의 총 18.05.12 157 1 16쪽
7 총을 들다 18.05.11 73 1 19쪽
6 삼총사 18.05.11 59 1 16쪽
5 레인저스 18.05.10 95 1 15쪽
4 제로 프로젝트 18.05.10 99 1 16쪽
3 뜻밖의 동료 18.05.10 109 2 15쪽
2 뜻밖의 기록들 18.05.10 142 2 15쪽
1 프롤로그 18.05.10 162 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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