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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한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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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한담
작품등록일 :
2019.12.21 14:20
최근연재일 :
2020.01.03 17:0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814
추천수 :
9
글자수 :
59,369

작성
20.01.03 17:02
조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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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4쪽

10회 어쩐지 쉽다했더니

DUMMY

- 네? 아니..아니 그게 아니고

제 동생 도경이가..티켓을 가지고 오는 걸로....


갑작스런 조대표의 질문에 도수는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 아 됐고 , 난 상관없어. 넌 아주 운이 좋은 놈 같애.


조대표의 손이 도수의 허벅지를 슬쩍 쥐었다 놓는다.

- 자자...이제부터는 말이야 행사 준비 잘해서 일본놈들 코를 납작하게 해주자고...!!


이때부터 꽤 술을 많이 마신 듯 했다.

도수 역시 맺혔던 긴장이 풀린데다 조대표가 면전에 대고 칭찬을 하니

기분이 업 될 수밖에..


조대표는 술에 취하자 묻지도 않은 자신의 집안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얼마나 그동안 아버지 바람기로 마음고생이 힘들었는지, 영국 유학 중에 자살시도를

왜 두 번이나 했는지를 조근조근 털어놓기 시작했다.

재벌2세로 살면서 정신적인 압박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는 얘기를 할때는 살짝 눈가에 눈물이 비치기도 했다.

재벌이라고 다 행복한 건 아니구나 싶다.

돈은 행복을 도와주긴 하지만 절대로 백퍼센트 필요충분 조건은 아닌가부다.


- 도수..그래 그냥 둘이 있을 땐 그냥 도수라고 할게..괜찮치? 내가 아마 나이가 좀 더 많을 껄? 하하 근데 이름이 도수가 뭐냐 도수가...


조여정은 너무 어두운 얘기만 해서 미안했는지 도수의 이름을 갖고 놀렸다.


- 그건 아버님이 지어주신 이름인데 좀 까닭이 있습니다. 저의 아버님이..


아차 싶어 입을 다물었다. 하마터면 제이씨 그룹과 아버지와의 인연을 얘기 할 뻔 했다.


‘아니야 아직은 아니야..좀 더 내가 커서 이들이 나를 얕잡아 볼 수 없을 때

그때..말해야 해’


- 뭐 이름은 그렇다치고 말이야..도수는 사랑이란거 해 봤어?

난 말이야 유학가서 정말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거든.

죽고 못 사는 사이말이야.


‘아..찌라시에 나온 그 흑인 얘긴가?’


술에 취해 비몽사몽 있다가 그간 세간에 풍문으로만 돌았던 조여정의 비밀 연애 얘기가 나오자 도수는 술이 확 깨면서 다음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조대표는 다시금 입에 사케 한잔을 털어 놓더니 말을 이었다.


- 흑인이었어. 아트디자인을 하는 정말 멋진 남자였어.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최고의 천재였지..그런데 그 새끼가 내 모든 행복을 깨뜨려버렸어.

- 그 새끼라 함은?

- 누군 누구야 조창기..참 그 새끼도 이름이 창기가 뭐냐? 하하 농담이야 농담. 아무렴 창기보다는 도수가 훨씬 낫지!. 아무튼 그 새끼가 언론에 쫙 퍼트렸지..집안은 발칵 뒤집어 졌고..난 자살을 기도했고 그리고 결국 그 남자는 죽었어. 교통사고로..음주사고였어.

하지만 난 그 사실도 믿어지지 않아. 그 사람 평소에는 술 입도 안댔거든.

- 아....찌라시 소문은 완전히 엉터리였군요.


조여정은 도수를 흘낏 보더니,

- 뭐..나 흑인남자 매니아라는거? 그래 보여?


조대표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도수의 팔짱을 끼었다.

그리곤 가만히 자신의 머리를 도수의 어깨에 올린다.

조대표 만의 향기가 다시 꼭꼭 숨어있던 본능의 바닥을 건드린다.

도수는 숨을 크게 쉬어 조금이라도 더 그녀의 체취를 느끼고 싶었다.


- 나 흑인하고 막 자고 그런 여자 아니야..난 그저 사랑이 너무 하고 싶었을 뿐이야.


도수는 웬지 이 여자를 끝까지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보호본능을 유발하는 여자가 바로 조여정이었다.

지난번 장혁 부사장 사건 때 막무가내 그를 납치하여 회사가 망하는 것을 막았던 것도 조대표에 대한 막연한 동정이나 연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들으면 웃겠지만 말이다.

재벌2세 상속녀를 일개 샐러리맨이 동정한다고...


그러다가 조여정을 자신이 무슨 사랑의 감정으로 대하는게 아닌가 싶어 고개를 절로 흔들었다.


- 으음...몇시야?


잠시 눈을 감고 깜빡 졸고있던 조대표가 깨어 묻는다.

어깨를 빌려주고 그녀의 향기를 즐기고 있었는데 이제 도수의 꿈결 같은 시간도 마무리 할 때다.

얌전히 조대표를 콜택시로 보내드리고 도수는 숙소인 사원 아파트로 발길을 옮겼다.

긴 하루도 그렇게 마감되었다.


*****************************************************


역시 곽셰프의 명성은 허명이 아니었다.

그의 음식비결은 한식과 일식을 절묘하게 믹싱한 휴전음식이었다.

이를테면 덴뿌라와 김치찌개를 섞어 제3의 맛을 만들어낸다든지 비빔밥에 회를 넣어 기존의 회덮밥하곤 또 다른 차원의 맛을 보여준다든지 하는거였다.

어떤 회를 썼느냐에 따라 회덮밥의 맛이 달라졌고 소스도 천편일률적인 고추장에서 다양한 소스를 사용하여 사람들을 입 맛을 매료시켰다.


이런 식으로 오사카 체인 레스토랑의 시범요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맛을 보게 하니 금방 언론과 함께 입소문이 퍼졌다.

식당 미식평가의 최고 권위지인 미슐랭 잡지에서도 소개되어 곽셰프는 일본에서 순식간에 최고의 요리사로 등극하였다.


- 지난번엔 여러모로 미안했어요.


뭐가 그렇게 미안했는지 곽셰프는 김도수팀장을 만나자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뭘 꾸몄는지 다 알고 있지만 이제와서 티를 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도수도 기꺼이 그와 악수를 나눴다.

모든게 술술 풀려가고 있었다.

아직은 조창기부회장 측에서 별다른 리액션이 없었다.

아마도 뭔가를 또 들이대기 위해서 모사를 꾸미고 있을 것이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조여정대표는 여전히 오사카에서 씨제이 케이푸드 체인 레스토랑 확장을 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오늘도 하루 매출 확인에 정신이 없을 무렵 누군가의 목소리가 조용하던 사무실의 침묵을 깼다.


- 어이 오랜만이야?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였다.

‘어라? 이게 누군가? 유상무 아닌가? 그가 여기엔 어쩐 일로?’


- 김도수 잘 있었어? 일본 물이 좋은가부네. 얼굴에 살이 토실토실 올랐어요.


능글맞은 그의 표정은 예전에 모셨던 그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유상무는 얼굴을 도수에 가까이 대더니 예의 그 입냄새 나는 입으로 속삭였다.


- 너 이새끼 조여정의 빤스 속에 쑥 들어가서 호의호식 하고 있다며?

이제부턴 내 말 잘 들어야 할거야. 흐흐


‘이거 무슨 개소린가.’


일순 표정이 구겨졌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이제 도수도 사내 정치와 조직문화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이미 그는 조여정 라인으로 분류되었다.

물론 자신의 의도하곤 상관없이 말이다.


- 유상무님? 어쩐 일로 여긴?

- 뭐야 그 썩은 표정은? 반갑다는거야 아니면 내가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온 거야?


‘하아, 새끼 귀신이네 귀신이야. 여튼 나도 아직 멀었다니까..인생은 포커페이스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있다는데...’


-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그때 조대표가 대표실을 나서면서 유상무를 봤다.

- 두 분 벌써 아는 사이에요?

- 그럼요 대표님. 제가 서울에서 델꼬있었던 친굽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뻔뻔하게 밝은 표정으로 돌변한다.


- 잘 됐군요. 내일 정식으로 인사시켜드릴려고 했는데. 내일 부로 본부장으로 왔어요.

김범일 본부장님은 가정에 일이 생겨 한국으로 귀국했구요..

- 아..네..


갑자기 입안이 씁쓸해진다.


하필 대타가 유상무란 말인가? 어쩐지 요즘 걱정없이 잘 나간다 싶었다. 도수의 인생이 이렇게 평탄하면 섭하지.


- 자 그럼 내일 정식으로 출근토록 하고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유상무가 멀어지자 조대표가 도수의 소매를 잡고 대표실로 들어갔다.


- 이상하지 않아? 나도 방금 회장님의 지시로 저 인간을 받긴 했는데 말이야...

믿을 수가 없어서말이야. 어떤 사람이야?

- 그냥 갭니다.

- 응?

- 도그 아시죠..멍멍이


조여정의 큰 눈이 더욱 커졌다.

그제서야 무슨 말인지 알아채고 미소짓는다.

조대표의 미소는 매번 느끼는거지만 백만불 짜리다.

사람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드는..


- 혹시?


조대표의 의문과 김도수의 생각은 불행히도 똑같았다.

아마도 조창기부회장이 보낸 끄나풀일거라는 추측이 그것이다.

지난번 셰프사건으로 한번 망신을 톡톡히 당한 이후 조부회장 쪽은 속이 타 들어갔다.

오사카 지사의 성공적인 일본 런칭에 이어 케이푸드 레스토랑 매출도 급속도로 신장되어서 향후 그룹내 조직개편에서 조창기부회장은 한직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의견이 증권가에 돌고 있다.

대신 혜성처럼 떠오른 인물이 바로 조여정이다.

여성으로 경영일선에서 얼마나 실력발휘가 될것인지, 그리고 흑인남자와의 어쩌고 하는 스캔들을 잠재우고 명예회복을 할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지켜보았다.

일단은 합격점이라는게 이 바닥 중론이다.

조부회장 입장에선 조여정의 약점을 어떡하든 찾아내야했다.

내년 주총이 석달 앞으로 다가왔다.


- 음...저 인간이 그렇단말이죠.


조여정도 어느정도 낌새를 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긴다.

도수 역시 앞으로는 더욱 조심해야 겠구나 싶다.

저 인간이 어떤 트집과 흉계를 꾸밀지 모르니 말이다.


***************************************************************


-언제부터 이랬나요?


의사가 도수의 시력검사 결과를 보고 걱정스런 말투로 묻는다.


한국에 잠시 들려 안과에 갔다. 계속해서 시력이 떨어졌다.

벌써 노안일리는 없는데 책을 보다가도 흐릿해지고 보고서를 읽을라치면 돋보기를 써야할 정도로 눈이 안 좋아졌다.


- 조금씩 나빠지기 시작한건 석 달전 쯤인 것 같습니다.

- 그래요? 게임 많이 하시나요? 아님 강한 빛을 쪼이거나..

- 아니요 전 게임은 잘 안하는데...강한 빛이라면?

- 눈의 수정체가 아주 강한 빛이나 열로 쪼글어졌어요.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데..


아...아차 싶었다. 황금폰...

그래 황금폰 화면을 볼 때 마다 태양 빛 같은 강한 광선이 눈을 찌르는 듯 뿜어져나왔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한번 화면을 보고나면 몇 시간씩 눈에 빛의 잔상이 남을 정도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 이렇게 눈을 혹사하면 실명의 위험도 있어요.

- 실명이요?

-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무슨 일을 하시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강한 빛을 눈에 쬐거나 하는 것만 주의하시면 괜찮을겁니다.

- 만약 앞으로도 강한 빛 같은거에 노출 된다면..?

- 사실 그저 강한 빛으로 이렇게 눈이 망가지진 않거든요. 아마 감마선 비슷한 아주 유해한 빛에 환자분이 많이 노출되신 것 같아요. 그런게 있었어요?

- 아..조금..


황금폰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빛이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 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런 식이면, 다시 말씀드리지만 실명 되실 수도 있어요..

혹시 직업이 뭔가요?


병원을 나서면서 도수는 여러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냥 무심코 봐 왔던 황금폰의 레이져 광선이 이렇게 눈에 치명적인 해를 가하다니..

아..역시 얻은게 있으면 잃는게 있다는게 맞는 말이다 싶다.

눈 하나 만큼은 좋았는데..매번 건강검진 때도 시력표시판 맨 아래 까지 보여서 사람들을 놀래키기도 했는데..

지금 다시 검사를 해 보니 0.8까지 떨어졌다.

의사 말에 따르면 감마선 노출 한번에 0.1 포인트가 떨어진다고 하니..

그간 열어본 횟수에 비하면 많이 나뻐지지 않은걸 위안으로 삼아야하나?


그래서 얻은 결론은 웬만해선 황금폰을 열어보지 말자 였다..

정말 필요할 때 아니라면 말이다.


일본 오사카 사무실로 원대복귀하자 놀랄만한 사람이 또 한 명 와 있었다.

- 오랜만이에요..도수 선배! 아니 이제 팀장님이시죠?

- 이게 누구야? 명세빈씨!


회사 후배인 명세빈. 양화대교 참사에서 나를 구해준 그녀..

그리고 맨 처음 보고 뻑간 그녀.


- 저 오늘부로 이곳으로 발령받았어요. 계속 김팀장님하고 엮이네요. 좋은건가 나쁜건가?호호

- 당연히 좋은 일이지. 세빈씨 덕분에 난 목숨까지 건진거..기억안나요?

- 맞아요..양화대교 때...그땐 몰랐는데 정말 아찔했네요. 어쩐지 김팀장님하고는 행운이 따를 것 같은데요?


뭔가 도수를 대하는 세빈의 태도가 달라졌다.


‘오호 요년봐라..역시 욕망과 권력을 쫓는 여자답군. 내가 대리에 팀장이 되니 태도가 조금 바뀌어졌네? 그렇다면..’


- 언제 조용히 식사나 할까? 내가 도톤보리에 조용한 스시집 아는데..

- 아 좋아요..


둘이 간만에 잘 나가고 있는 대화를 끊는 사람은 역시나 유상무다.

- 두 사람 한국에서도 친하게 지내더니 여기서도 벌썬가?

뭐 좋은 일이지...명세빈씨는 앞으로 조대표님의 비서로 일하게 될거야.


‘웬 비서? 세빈이의 주 종목은 영업관리인데..비서실 근무라고? 무슨 꿍꿍이지?

두 사람 이거 앞으로 잘 지켜봐야겠는데?...’


오늘은 오사카식음료협회 회장인 아키꼬 상과 만나기로 한 날이다.

어느 때 보다 화창한 오사카의 하늘이다.

뿌연 서울의 공기를 생각하니 도수의 마음이 답답해진다.

아키꼬 상은 회사 영업에 중요한 인물이라 바짝 신경을 썼다.

선물 꾸러미도 잔뜩 준비하고 비서실에서 정성껏 준비한 백합꽃다발도 챙겨들었다. 조대표도 직접 도수에게 전화를 걸어 만전을 기하라 지시했다.


그런데 그런 사단이 날 줄이야!


10화 끝.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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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회 어쩐지 쉽다했더니 20.01.03 32 1 14쪽
9 9회 김도수의 승리. 20.01.03 30 1 12쪽
8 8회 반전의 반전 19.12.31 55 2 12쪽
7 7회 권력투쟁 돌입! 19.12.31 62 1 14쪽
6 6회 오사카의 별빛 19.12.25 88 1 13쪽
5 5회 회장딸 조여정 19.12.24 88 1 14쪽
4 4회 이제는 대박이다 19.12.23 99 0 14쪽
3 3회 양화대교의 붕괴 19.12.21 100 1 12쪽
2 2회 의문의 엘프녀 19.12.21 93 1 13쪽
1 1회 황금폰의 비밀 19.12.21 16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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