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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rnal Gran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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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만화책
작품등록일 :
2021.04.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9.04 05:18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003
추천수 :
0
글자수 :
229,545

작성
22.08.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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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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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제4-5장

안녕하세요, 두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유효타를 만들어 낼 수 없었다. 자유자재로 공간 이동이 가능하기에 피할 의지만 있다면 한 대도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공격을 감행했다. 혹시 마력이 고갈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한 무트는 상대의 어리석음에 쾌재를 불렀다. 무트의 마력은, 아마 그와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고갈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무트는 마법뿐만 아니라 마력까지 그에게 양도받아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전생에 마법사였던 만큼 마력량이 상당했다. 힘이 완전히 돌아온 것이 아니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양은 놀랄만한 수준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계속해서 무식하게 공격만 한다면, 마력보다 그의 체력 쪽이 먼저 고갈될 것이다. 무트에게 이 싸움은 그저 눈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쫓아서 맞기 전에 피하기만 하면 이기는 지루한 싸움이었다.

‘이봐,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없냐? 뭐랄까 나 지금 무기도 없잖아. 네 마법으로 물건을 끌어다 온다든가 하지는 못하는 거야?’

생각만으로도 그에게 전해진다는 걸 깨달은 무트는 그에게 이야기할 때는 말로 하지 않기로 했다. 굳이 적에게 자신의 정보를 알려 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싸움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움직이는 소리만이 시끄럽게 들리는, 무언의 싸움이 되었다.

“······”

“······”

‘이봐, 또 사라졌나?’

‘아니, 사라지지 않았다. 혹시 자네의 말대로 가능한가 실험해 보았다만, 역시 안 되는 것 같다. 힘이 분할되면서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 것 같아. 자네의 마법이 시전자 이외에는 대상으로 삼지 못하는 건 대충 그런 이유 때문이다. 원래라면 자네의 말처럼 외계에 영향을 행사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 마법과 시간 마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해. 뭐, 자세한 이야기는 됐고. 그런 것보다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능력에 제한이 걸린 것은 자네만이 아닐 거야.’

‘그렇다는 건, 결국 저 녀석도 자기 자신 외에는 사용하지 못한다는 거야? 아니지, 방금 공기를 멈추지 않았었나?’

‘저 아이는 자네와 다르다. 어떠한 경위인지는 모르겠다만 서로 능력이 발현된 부분이 달라. 자네는 자신에게만 사용 가능했다만, 저 아이의 경우는 어떨지 나도 몰라. 확실한 건 분명 능력에 제약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쪽도 힘이 분할되었으니 당연히 그럴 거야.’

‘그렇다면, 역시 처음 예상했던 대로 사람에게 사용할 수 없는 것인가······.’

아직 긴가민가했었는데, 그의 말로 확실해졌다. 저 능력에는 분명 허점이 있다. 자신의 능력이 불완전한 것처럼 저쪽도 약점이 있다.

사실 무트는 도저히 그를 상대로 잘 싸우고 있다고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상대는 마법을 쓰지도 않는데 자신은 도망가기 급급하다. 만약 상대가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서로의 차이는 더욱 크게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때야말로 기회다. 저 마법의 빈틈, 그것만 알아낸다면 어떻게든 그 부분을 공략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 상황으로 보았을 때 그것만이 유일한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무트는 상대가 마법을 사용하기를, 마지막 기회가 도래하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그의 끝없는 공격이 멈추었다. 그도 자신의 공격이 무용이라는 걸 자각한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는 마법을 사용할 차례다. 무트는 그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했다. 마지막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약점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했다. 그의 마법은 시간 정지다. 지금까지의 예측대로라면 그것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에도, 이번마저도 자신에게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때 달려들자고 무트는 결심했다.

“······”

무엇인가 변동한다. 이번에도 즉각적으로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알기 어려워진 것 같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자신에게는 변화가 없었다. 승리를 확신한 무트는 곧바로 그의 뒤로 이동했다. 무엇을 준비 중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기다려 줄 여유는 없었다.

“이걸로, 끝······”

마지막 일격을 내지르려는 순간, 갑자기 엄청난 진동이 일어나 무트는 그대로 균형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 진동을 느끼자마자 순간적으로 공격을 중단한 뒤 자세를 낮추어 균형을 유지한 덕분에 가까스로 넘어지는 것만은 면할 수 있었다. 무트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금방 알 수 없었다. 이것은 마치 큰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이런 타이밍에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그의 마법의 영향인가? 시간 마법만을 경계한 탓에 그가 다른 마법을 사용하지는 못할 거라고 섣불리 결론지어 버린 것일까? 그러나 무트는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는 자신이 본 광경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일이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이건, 말도 안······”

혹시 다른 마법이었을까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지진을 일으키는 마법이라면 분명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고 나니 그는 그 생각은 틀렸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진 따위가 아니다. 도저히 그런 자연 현상으로는 설명 불가능하다. 자세를 낮춘 상태로 상대를 확인해야 했기에 무트는 그를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집안 전체를 조망하는 시야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보았다. 지붕이, 집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꺄아악!”

날카롭게 들려오는 비명 때문에 무트의 의식은 다시금 현실로 돌아왔다. 집이 무너져 내린다는 도무지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 잔인하게 그에게 들이밀린다. 그런 현실 속에서 무트는 앤과 알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싸움에 집중하느라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자신이 도망치지 않고 싸우던 이유는 알파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알파는 아직 기절한 채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앤도 무너지는 집안에서 알파를 차마 버리고 도망갈 수는 없었는지 이도 저도 못 하고 있다. 무너지는 지붕의 잔해는 가차 없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린다. 무트의 상대가 마법을 최대한으로 아끼고 사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에게도 위험 부담이 돌아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마법을 사용하자마자 곧바로 집 밖으로 피신했다. 그는 떨어지는 잔해에 깔리지 않을 수 있었지만, 집안에 남아있던 무트와 그녀들은 그러지 못했다.

도망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아직도 마력은 충분히 남아있다. 지금부터라도 전이 마법을 사용하면 자신 혼자는 밖으로 도망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 마법의 최대의 단점, 자신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대로 혼자 집을 빠져나간다면, 그녀들은 잔해에 깔려 죽게 된다. 알파를 구하기 위해 사지로 뛰어든 그는 그런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오래 생각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절망적으로 나빠지기만 할 뿐이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앤의 머리 위로 거대한 잔해가 떨어져 내렸다.

“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앤은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잔해를 피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죽음의 공포에 직면해야 했다.

“젠장, 어서 도망가!” 판단을 내리기보다도 먼저 몸이 움직였다. 무트는 앤의 앞으로 순식간에 이동하여 그녀의 몸을 거칠게 밀었다. 덕분에 앤은 떨어지는 잔해를 피할 수 있었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트에게로 돌아갔다.

“으윽!”

맨몸으로 낙하하는 잔해를 받아낸 무트는 상당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어떻게든 의식을 유지하며 앤에게 말했다.

“빨리 도망가! 저 녀석이 노리는 건 나와 알파다. 죽일 생각은 없을 거야. 하지만 너는 그렇지 않잖아. 오래 버티지는 못한다. 너만이라도 도망가라고!”

“아, 아······”

앤은 망연히 서서 온몸을 달달 떨고 있었다. 그때와 똑같다. 이래서야 그때와 달라질 것이 없다. 그날의 기억이, 그날의 공포가 온몸을 잠식해 간다. 도망치는 것조차 할 수 없다. 그날도, 겨우 라인의 손에 이끌려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라인이 죽어버린 지금은 그런 도움조차 바랄 수 없다. 애초에 그때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지금 살아있는 것조차 기적이 아닐까? 라인에게도 도움을 받고, 무트에게도 도움을 받아 살아남았다. 자신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무기력한 존재라는 것을 통감한다. 너무나도 비참한 현실에 무릎꿇어버린 앤에게 이미 삶에의 희망은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무트는 그녀만은 어떻게든 살려 보내고 싶었다. 자신이 목숨 바쳐가면서 지켜내었는데, 여기서 멈추어 서서 어쩌자는 건가. 동반 자살하려고 그녀를 구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숭고한 희생을 욕보이는 그녀의 행동에 무트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야! 거기 가만히 서 있어서 어쩌자는 거야! 너만 좋으면 되냐? 너만 힘드냐고! 알파도 힘들어서 기절해 있고, 나도 고생해서 싸워주고 있는데 너만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냐? 양심의 가책도 없어? 살아. 살라고! 너마저 죽어버리면, 알파는 어떡하냐? 라인이 죽어버린 세상에서 너마저 사라진다면 깨어난 알파는, 도대체 누가 위로해 주냔 말이야! 살아. 너를 위해서가 아니다. 아무것도 못 하는 자신이 원망스럽고 죽어버리고 싶어도, 살란 말이야. 알파를 위해서라도 살아남아서, 일어나 기댈 곳 없는 알파를 위로해 주라고. 내가 왜 너를 살렸는지 확실하게 알아차려. 나는 너를 위해서 이런 행동을 취한 게 아니야. 나는 알파를 위해서 너를 살려준 거라고!”

그는 앤을 향하여 분노의 말을 쏟아내었다. 마지막에는 거의 반쯤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말을 했다. 무의식적으로 그저 생각나는 말을 모조리 내뱉었다. 그의 말은 전혀 위로가 아니었다. 오히려 앤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그것이 좋게 작용했다. 무기력한 자신에게 실망하여 죽을 각오까지 다짐했던 앤이었지만, 방금의 무트의 말을 듣고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알파를 위해서라는 그 한 마디가, 그녀의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자신은 살아남아야 한다. 그녀의 어머니로서, 자신은 끝까지 살아남아 알파를 위로해 주어야 한다. 이번에는 자신이, 타인의 도움이 될 차례다ー


앤은 삶의 의지로부터 비롯된 힘을 원동력으로 삼아 밖으로 뛰쳐나갔다. 정문은 안 된다. 이미 왕과 그의 병사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미 무너져 내린 집에는 정문이 아니더라도 나가는 구멍은 많이 있었다. 지금은 무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알파는 왕이 필요로 하는 존재다. 최소한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일단 살아남아서 다음 수를 모색해야 한다. 어떻게든 그녀를 되찾는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있는 힘껏 도망쳐야 했다. 살아남아야 했다.

“젠장, 드디어 갔군······.”

앤이 성공적으로 도주한 것을 확인한 무트는 한숨을 내쉬며 알파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 걸터앉았다. 그가 내뱉는 한숨은 안도의 한숨이면서 동시에 절망적인 상황을 한탄하는 한숨이기도 했다. 일단 앤을 구했으니 절반은 성공이다. 하지만 아직 절반이 남아있다. 이제는 알파를 구해내어야 한다. 앤에게 마구잡이로 내뱉은 말을 현실로 만들려면 알파를 어떻게든 구해야 한다. 알파를 죽이지 않을 거라는 둥 말하기는 했지만, 확신 없이 그냥 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앤이라도 구해내기 위해 한 말이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도무지 알파를 살릴 마음이 있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왕에게 살릴 마음이 없다면, 자신의 손으로 구해내어야 한다. 하지만 무트는 이제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조차 남지 않았다. 앤을 떠밀고 대신 맞았던 충격이 치명적이었다. 거기에 마지막 남은 기력을 다해서 그녀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던 탓에, 이제는 정말이지 기진맥진했다. 자신의 이 마법도, 타인을 이동시키는 것만은 할 수 없다. 자신의 몸만이라면 언제든지, 지금이라도 빠져나갈 수 있었지만, 알파와 함께 나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관둔다. 알파를 이 무너져가는 세계에 내던져 버리고 혼자서만 달아날 생각은 그에게 없었다. 죽어도 함께 죽는다, 그런 생각으로 무트는 그녀의 곁을 지키기로 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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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완결 공지 22.09.04 15 0 -
37 제6-2장. 에필로그 22.09.04 16 0 33쪽
36 제6-1장 22.09.03 7 0 12쪽
35 제6장. 닫는 이야기 22.09.02 10 0 14쪽
34 제5-5장 22.08.31 8 0 15쪽
33 제5-4장 22.08.29 10 0 13쪽
32 제5-3장 22.08.28 8 0 12쪽
31 제5-2장 22.08.27 10 0 12쪽
30 제5-1장 22.08.26 9 0 14쪽
29 제5장. 끝맺는 이야기 22.08.24 8 0 15쪽
28 제4-8장 22.08.22 10 0 12쪽
27 제4-7장 22.08.21 9 0 12쪽
26 제4-6장 22.08.20 9 0 15쪽
» 제4-5장 22.08.19 9 0 13쪽
24 제4-4장 22.08.17 11 0 15쪽
23 제4-3장 22.08.15 12 0 14쪽
22 제4-2장 22.08.14 13 0 11쪽
21 제4-1장 22.08.13 12 0 11쪽
20 제4장. 그의 이야기 22.08.12 14 0 12쪽
19 제3-5장 22.08.10 13 0 12쪽
18 제3-4장 22.08.08 15 0 13쪽
17 제3-3장 22.08.07 14 0 12쪽
16 제3-2장 22.08.06 17 0 13쪽
15 제3-1장 22.08.05 14 0 12쪽
14 제3장. 마법사 이야기 22.08.03 18 0 12쪽
13 제2-5장 22.08.01 20 0 12쪽
12 Monologue 22.07.31 19 0 13쪽
11 제2-4장 22.07.30 21 0 16쪽
10 제2-3장 22.07.29 22 0 13쪽
9 제2-2장 22.07.27 2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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