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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운 님의 서재입니다.

한국악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오상운
작품등록일 :
2022.08.15 16:02
최근연재일 :
2022.08.19 16:48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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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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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마닐라 마카티

대한민국은 이제 부동의 선진강국이다. 한류가 월클 수준으로 세상을 아우르는 지금이다. 그런데, 이웃나라 복은 정말 지지리도 없다. 중국이나 일본이나 한결같은 짓이고, 그기다 북한은 더하다. 핵무기를 무슨 양아치 깡통마냥 휘두른다. 우리 머리에 항시 이고 있는 듯한 이 찝찝함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상쾌함을 책을 통해서라도 한번 보자! 핵무기 불능화! 꿈이라도 꿔보자!




DUMMY

차선에 아랑곳없이 들소 떼처럼 몰려다니던 마닐라 시내의 차들도 늦은 밤이 되자, 거리는 점점 한산해져가고 있었다.


메리안은 노인이 모는 트라이쇼를 골라 탔다. 앙상한 노인은 힘겹게 트라이쇼의 페달을 밟았다. 젊은이들에게 밀려 종일 제대로 못 번듯했다.


파시그강 북쪽 빈민촌 톤도에 메리안의 집이 있었다. 시장거리 키아포로 접어들어 트라이쇼에서 내렸다.


양철지붕의 집을 지나 옆집으로 갔다. 옆집 할머니에게 맡겨 둔 어린 딸 아일린은 잠이 들어 있었다. 메리안이 아일린을 안아 들었다.


「귀여운 내 새끼.」


잠결에 칭얼대는 딸의 양 볼에는 생채기와 눈물 자욱이 말라붙어 있었다. 입술은 부르터져 있었다. 동네 애들과 다툼이라도 벌였나. 옷은 남루하고 맨발이었다. 어미는 가슴이 아팠다.


메리안은 일주일째 겐조를 기다렸다. 그는 오늘도 호텔 세탁실로 연락을 주지 않았다. 카지노에 빠져 있는 게 분명하였다.


호텔 하우스키퍼를 하면서 객실에 묵고 있던 겐조를 알게 되었다. 호텔에서 알면 해고 감이었지만 겐조가 줄기차게 집적거리며 나중 대사관에 가서 위장 혼인신고를 하고 일본으로 데려가겠다고 해서 객실에서 몸을 섞었다.


객실 청소가 빨리 끝나는 날, 겐조는 귀신같이 메리안을 불러 보챘다. DND 쪽지가 객실 도어에 많이 걸리면 청소가 쉽다는 것을 알아 챈 겐조였다.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메리안은 아직도 겐조를 만나는 게 죄책감이 들었다. 급료가 안정된 호텔 세탁실에 자리가 나자, 그리로 옮겨갔다. 그 뒤로 둘이 만나기가 쉽지 않아졌다.


아일린을 안고 집으로 돌아 온 메리안은 아이를 눕혔다. 그리고 다락으로 올라갔다. 나무로 투박하게 만든 궤짝을 열었다. 겐조가 맡긴 작은 철제가방을 꺼냈다.


이리저리 번호판을 맞추어 봐도 열리지 않았다. 가방을 흔들어 보았다.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더 세게 흔들었다. 손에서 가방이 미끄러지며 계단에 부딪히며 아래 바닥으로 떨어졌다. 충격으로 가방이 열렸다.


가방 안에 가죽 주머니가 있었다. 주머니 안을 보니 목걸이가 있었다. 목걸이에는 납작하고 직사각형의 펜던트가 달려 있었다. 그다지 비싸 보이지 않았다.


가방에 대단한 물건이 있는 양 호들갑을 떨던 겐조가 메리안은 우스워졌다. 보석도 아닌 고작 목걸이뿐인데 호텔에 두면 위험하다고 한 겐조가 제 정신인가 했다. 메리안은 자존심이 상했다.


<이건 나를 무시하는 거지 뭐야. 아냐 나를 속인거야. 이 따위가 뭐가 중요하다는 거야>


내일은 겐조가 묵고있는 호텔 객실로 찾아갈 작정이었다. 겐조가 일본에 데려가주겠다고 하고 난 뒤 계속 미적거리고 있자, 독촉해보고 아니면 아예 포기를 할 각오를 하였다.


다음날, 메리안은 호텔로 갔다. 직원 옷으로 갈아입고 하우스키퍼 대기실로 갔다. 담당자에게 대신 겐조 방을 청소해주겠다고 했다. 메리안의 사정을 아는 필리피나는 웃으면서 마스타키를 건네주었다.


겐조가 머무는 층으로 올라가 트롤리를 밀고 겐조의 객실로 갔다. 마스타키로 살그머니 방문을 열었다.


객실 안이 난장판이었다. 침대 매트가 뒤집혀 있고 칼로 매트 바닥을 찢어 놓았다. 놀란 표정이 된 메리안이


<무슨 일이야?>


라고 생각할 때, 욕실에서 기척이 들렸다. 메리안이 겐조를 부르며 욕실로 다가갔다.


「미스터 겐!」


잠잠해진 욕실에서 갑자기 갈색 염색머리 남자가 뛰쳐나왔다. 작은 몸매의 사내는 손에 든 예리한 칼로 메리안을 겨냥했다.


기겁을 한 메리안은 입만 벌렸다. 사내가 긴장했던 얼굴에서 가는 눈초리로 메리안을 아래위로 재빨리 살펴보더니 표정이 풀어졌다. 무시하듯,


「난다? 세이소우.」


뭐야? 청소부라고 짧고 강한 악센트로 뱉듯 말했다. 사내는 메리안을 뒤로하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빠져나갔다.


메리안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무슨 일이 방금 자신에게 닥쳐왔다 사라진 것인지 실감나지 않았다. 엉망진창이 된 객실에서 빨리 나가고 싶어졌다.


겐조를 믿고 일본으로 가려던 것이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자, 그만 맥이 풀렸다. 들고 온 겐조의 철제가방을 내려놓고 도망치듯 메리안은 객실을 빠져나갔다.


마닐라 마카티 빌리온 호텔.


호텔지하 카지노 빅 룸은 언제나처럼 술렁거렸다. 연이어 울리는 슬롯머신 전자음, 번쩍이는 불빛과 떨어지는 코인소리, 보타이 조끼를 입은 딜러들의 낮은 외침, 게임테이블을 둘러싼 천태만상의 갬블러들, 희비가 엇갈리는 여인들의 교성.


한쪽의 바카라 테이블에는 빈자리 없이 동아시아인들로 차 있었다. 겐조 앞에 놓인 칩은 몇 개 없었다. 겐조가 칩을 잃어갈 무렵,


호텔 로비에 후지타가 나타났다. 현장작업조로부터 객실에서 아무 성과가 없었다는 연락을 듣자, 직접 호텔로 온 것이었다.

가볍게 매수한 호텔 직원으로부터 사사키의 행방을 안 후지타는 곧장 카지노로 내려갔다. 혼잡한 빅룸에서 후지타는 능숙하게 바카라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사키를 찾아냈다.


어릴 때 사사키와는 얼굴이 수척하니 좀 변해 있었다. 여권사진이 없었다면 몰라 볼 뻔 했다. 후지타는 사사키 뒤로 가 섰다. 사사키가 중도에 기지개를 켜자, 후지타가 사사키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사사키!」


겐조는 몸을 돌려 잠깐 쳐다보더니 이내 누구? 하는 표정이었다가 테이블 위로 카드가 펴지자 눈을 돌렸다.


성급히 건드렸다는 생각에 후지타는 테이블 옆에 서서 기다리기로 했다. 예전의 이종동생으로만 가볍게 본 게 아닌가하며.


게임을 하다가 가끔 옆 눈으로 후지타를 살펴보던 겐조도 나중에는 노름 생각 뿐이었다.


칩이 거덜 난 겐조가 바지주머니를 뒤지다 빈손을 꺼냈다. 서 있던 후지타가 말없이 지폐 한 장을 겐조 앞 테이블에 놓았다.

천페소였다. 후지타가 더 해보라는 몸짓을 했다.


「어! 난 또.」


돈과 바꾼 칩은 다섯 판 만에 모래에 물 스며들듯이 딜러 앞으로 사라졌다.


겐조가 일어섰다.


「사사키, 여기서 만나다니······. 반갑다. 정말 너도 많이 변했구나. 저리로 가자.」


겐조의 어깨에 손을 올린 후지타가 빅룸 옆의 오픈 바를 가리키며 말했다.


입구에 있는 자리에 앉으며 후지타가 접은 채 들고 있던 신문을 탁자에 놓았다. 겐조의 눈이 커지며 시선이 신문 한군데로 꽂혔다.


그걸 보는 후지타 입술 한쪽이 살짝 말려 올라갔다.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꾼처럼 후지타의 시각이 긴장모드로 돌입했다.


겐조가 신문을 당겨 펼치며 말했다.


「떠난 지 얼마라고. 나도 벌써 일본 소식이 궁금해지네.」


말은 느슨했지만 겐조의 눈은 신문 하단의 인터뷰 기사에 꽂혔다. 후지타의 미끼를 문 것이다.


여행사의 사은행사로 미오미의 서울행과 머무는 호텔에서의 인터뷰 기사였다. 미오미의 칼라사진이 알아보기 쉽게 큼지막하니 실려 있었다.

물론 후지타가 조작한 것이었지만 내용은 사실이었다.


위장술로 신문을 만들어 사사키 겐조에게 내민 이유는 옛날부터 겐조가 미오미를 스토킹을 하고 감금까지 하며 깊이 빠져 있었던 것을 알고 하는 짓이었다.


미오미가 겐조로부터 탈출을 하여 경찰서로 갔을 때, 사건을 맡은 후지타는 이종동생 사사키 겐조 편을 들어 사건을 가볍게 처리했었다.


그 때 피해자 조사 때 온 미오미를 보았다. 후지타의 질문에 얼이 빠져 있는 미오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물만 흘렸다.


신문을 들고서 미오미의 사진에 눈이 박혀버린 겐조를 보면서, 언제 대를 낚아챌까하면서 후지타가 말했다.


「여긴 언제 왔니?」


「응? 조끔.」


「밥은 했니? 시내로 나갈까.」


이종형이지만 그리 친하지 않았던 후지타였다. 겐조는 속으로


<왜 이리 살갑게 구는 거야.>


했다. 느낌이 좋질 않았다. 신문을 소중하게 접어서 집어 들며 겐조가 말했다.


「아니, 밥은 저녁에, 지금 그치면 끝빨 죽는다고.」


「그럼 잠깐, 이야기나 좀 하지.」


「여기서 기다려. 객실에 갔다가.」


「······.」


「기다려. 빨리 올께.」


「아니다. 겐조 네 방으로 가자.」


「그럴래.」


이상스레 후지타가 자꾸 따라붙자, 겐조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래, 경찰이었어. 죽은 세지마 영감 때문에 날 찾아 온 거라면 난 아니야. 그 목걸이는 내가 영감에게 심부름해 준 대가로 받은 거야.>


겐조의 생각 중 뒤의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스스로를 속이는 게 아니라 자기 편 한대로 믿어 버리는 사이코패스였기에 그런 망상에 빠진 것이다.


평생 독신이었던 세지마는 자신의 조카인 스기무라를 양아들삼아 자주 곁에 불렀다. 나중에 자신이 죽고 나면 집과 소장품을 어떻게 처리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스기무라와 사사키 겐조는 감방동기였다. 스기무라로부터 세지마 히찌로가 가진 물건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들은 적 있는 겐조였다.


「아. 제기랄. 방 키를 차에 두고 왔군. 어떡하지? 후지타, 여기서 기다려. 지하주차장에 갔다 올 테니.」


「같이 갈까.」


「뭐 하러 내려가. 바로 올께.」


후지타는 조금 느슨해지기로 했다.


「그래. 갔다 와라.」


「응, 방 키 찾아 바로 올께. 조금만 있어. 같이 저녁 먹자.」


거짓말이 기본인 겐조가 지하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호텔 객실에 들어서자 베드가 뒤집힌 채 칼로 찢겨져 있고 난장판이었다.


메리안에게 맡겨놓았던 철제가방은 탁자 위에 고이 올려져있었다. 가방이 반쯤 열린 채였다. 재빨리 가방을 열었다. 맡긴 그대로였다.


<아니, 메리안이 왜?>


순한 여자였다. 약속을 미루었다고 이렇게 심한 행동을 하나 하면서 겐조는 옷가지 등을 마구잡이로 여행용 가방에다 쑤셔 넣었다.


겐조는 객실을 나와 프론트로 갔다. 금고에 맡겨 둔 돈을 찾아 돌아서며 혼자말로 느물거렸다.


「구더기가 똥을 믿다니.」


호텔을 잽싸게 빠져나온 겐조는 그 길로 마닐라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후지타는 겐조를 놓쳐 버린 뒤, 대상을 놓쳤다고 내조실로 보고하지 않았다. 겐조가 어느 곳을 향할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돌아선 후지타가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상자에게 미끼작전을 해두었다는 보고를 하였다. 서울행을 승인하는 지시가 뒤따랐다.


여행사로부터 겐조가 서울로 갔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지타가 느긋이 항공편을 예약하고 서울에 있는 모리구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망각 바이러스는 세계적 뇌신경과학자 한경우박사가 일본에서 오랜 연구로 독자적으로 성공한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였다. 이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서 뇌 신경세포인 뉴런과 시냅스에 침입하여 특정기억인자를 선택하고 그 연결고리를 구조적으로 변형시킨다. 바이러스는 몸에 남은 채, 새롭게 저장되는 특정기억인자를 계속 공격하는데 특정기억과 관련 없는 다른 신경세포와 시냅스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구조다. ...................................................................................................................................................................처음 박사의 연구 목적은 타인을 폭행하려는 신체기능 중, 폭력에 관한 학습의 기억을 사라지게 하여 감정은 있으나 실제로 폭력적인 행동은 못하게 하려는 개념이었다. 이 연구를 고도의 수준으로 응용 발전시키면, .....................................................................................................................................................................핵과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발사를 최종 결정하여 지시하는 자와 명령 수행자들과 발사관련 기술자와 기폭장치 운전요원들의 특정기능 학습에 관한 기억을 필요에 따라 원격으로 원천적으로 지워버릴 수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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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린의 끝판, 지옥인간의.... 22.08.16 99 1 8쪽
5 미오미, 유린 22.08.16 140 1 10쪽
4 북미수교 임박 22.08.16 72 1 5쪽
3 한국의 식민지가 될 일본 22.08.15 95 1 6쪽
2 내각정보실 제로부대 22.08.15 115 1 7쪽
1 여인의 향기 22.08.15 181 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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