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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헤비급 파이터 명현만, 조두순에 분노한 이유

맥스FC 소속 헤비급 파이터 명현만(33·명현만멀티짐)처럼 이미지가 극과 극으로 갈린 선수도 흔치 않다. 한때 그는 국내 헤비급의 자존심으로 평가받았다. 종합, 입식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는 가운데 외국 파이터들과의 승부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기량보다는 다른 부분(?)으로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고 이미지 자체가 통째로 바뀌어버리는 불운에 울어야 했다.

최근 명현만을 가리키는 수식어 혹은 별명으로는 '명승사자', '프린세스메이커', '알찬선수', '호두까기 인형' 등이 있다. 명현만 입장에서 봤을 때 하나 같이 반갑지 않다. 예기치 않았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만들어진 말들이기 때문이다. 내심 잊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캐릭터가 그쪽으로 고정되어가고 있다. 격투기에 별반 관심 없는 이들도 해당 캐릭터로 명현만을 알게 됐을 정도다.

빼어난 테크니션답게 명현만은 킥을 잘 쓴다. 특히 상대의 허벅지 안쪽 혹은 복부를 노리고 차는 인사이드 로우킥, 니킥 등을 즐겨 구사하는데, 그 과정에서 종종 문제가 터졌다. 본의 아니게 '로블로'(낭심 가격)가 발생하게 됐고 여러 차례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해당 플레이의 아이콘 같이 되고 말았다.
 

명현만.jpg
 범죄자 조두순의 출소에 대해 강한 반발을 드러내고있는 명현만
ⓒ 맥스FC 제공


 
억울하지만 감수해야 될 이미지
 
아무리 치고받고 경기를 치르는 사이지만 파이터끼리도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로블로'다. 실수로라도 로블로가 발생할 경우 관중석에서는 아픔에 동감하는 탄식과 화가 난 듯한 야유가 쏟아지기 일쑤다. 그만큼 예민하고 조심해야 될 상황임은 분명하다.

물론 명현만 입장에서도 억울할 수 있다. 일부러 그런 행위를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내철(33·팀파시), 나카무라 유타(36·일본), 아오르꺼러(23·중국), 크리스 바넷(32·미국) 등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희생양이 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연도 자주 반복되면 충분히 오해를 뒤집어쓸 수 있다.

아오르꺼러 같은 경우 시합 중 발생한 로블로로 인해 2차례 병원 진료를 받은 후에야 귀국할 수 있었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경기를 벌이던 중 로블로에 의한 고통으로 몸부림을 치던 아오르꺼러의 모습은 지켜보던 팬과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로블로가 발생할 경우 당하게 된 쪽의 피해가 워낙 큰 지라 고의가 아니라 하더라도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힘들다. 팬들의 비난이 자주 나오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물론 상황이 그렇다 보면 명현만으로서도 난감하기 그지없다. 그는 공격적인 파이팅 스타일을 즐겨 쓰는데 로블로를 자꾸 의식할 경우 움직임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억울하겠지만 감수해야 될 이미지인 것이다.

'아이언 젠틀맨'으로 불리던 로드 FC 시절의 명현만은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케이지 무대에서 입성하기 무섭게 특유의 화력을 앞세워 쿠스노키 자이로(44·일본), 리앙 링위(25·중국) 등을 연파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190cm·120kg의 동양인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날렵한 몸놀림을 보여주는 것을 비롯 정통입식타격가 출신답게 기본기가 탄탄하고 몸놀림이 좋은 지라 "아시아권서 보기 힘든 재목이다"라는 칭찬도 쏟아졌다.

최무배(47·최무배짐)가 노쇠한 가운데 김재훈(29·팀 코리아MMA), 심건오(29·김대환MMA) 등이 차세대 헤비급 대안으로 거론되던 시점에서 명현만의 등장은 '가뭄 중 단비'나 다름없었다.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마이티 모(48·미국), 미르코 크로캅(44·크로아티아) 같은 유명선수와 일전을 치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이유야 어쨌든 경기 내용만 놓고 봤을 때 명현만은 적어도 모, 크로캅 등에게 타격에서 밀리지 않았다. 전성기는 지나기는 했으나 여전히 모의 타격을 받아낼 동양권 헤비급 파이터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타고난 강골을 바탕으로 체중을 실어 풀스윙 형태로 휘두르는 모의 펀치는 상대 선수들 입장에서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한 모를 맞아 명현만은 타격전에서 우세를 점한 바 있다.

단발성 펀치를 경계해 일정 거리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으며 스텝과 몸놀림을 살려 수 차례 위험한 펀치를 피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짧지만 묵직한 정타를 꽂아 넣었고, 킥과 무릎 공격도 잘 활용해 모의 몸통에 충격을 줬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모의 펀치 패턴을 잘 분석하고 나와 영리하게 거리 싸움을 펼쳤고, 약이 오른 모가 카운터를 장전하려 하면 한 템포 먼저 짧게 치고 나가는 플레이로 흐름을 끊었다. 최초로 모와의 스탠딩 싸움에서 제대로 앞서는 코리안 MMA 파이터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쉽게도 명현만은 종합에서 뛰기는 했지만 순수 타격가의 경향이 강한 파이터다. 타격으로는 안되겠다 판단한 모는 레슬링을 활용했고 결국 그래플링 싸움에서 패퇴하고 말았다. 크로캅 역시 무리해서 명현만과 타격전을 벌이는 대신 그래플러로 빙의해 경기를 끌고나간 바 있다.
 
조두순만큼은 일부러라도 차고 싶다
 
이렇듯 로블로에 대해 남모를 아픔을 가지고 있는 명현만이 '일부러라도 공격을 하고 싶다'고 밝힌 인물이 있다. 다름 아닌 범죄자 조두순이다. 조두순은 2020년 출소를 앞두고 있는데 이에 대해 명현만은 예전부터 남다른 분노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어린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이가 다시 사회의 햇빛을 보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며 출소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 같은 생각은 올해 딸을 출산하면서부터 더욱 강해진 듯하다. 그는 "조두순 같은 흉악 범죄자가 날뛰지 못하게 우리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 만약 예정대로 조두순이 사회에 나와서 내 눈에 띌 경우 다시는 남자 구실을 못 하게 만들어 버리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여러 차례 남긴 상태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딸을 가진 아빠로서 흉악 범죄자 조두순에 대한 분노만큼은 감추지 않고 드러내고 있다. 이런 발언의 배경은 과거 조두순이 "교도소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나올 테니 그때 보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알려진 것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있었던 AFC(엔젤스파이팅) 대회에 맥스FC 파견 선수 자격으로 참가해 자이로 쿠스노키(44·브라질)를 1라운드 KO로 잠재운 명현만은 내년 초 맥스FC 무대에서 '백곰' 권장원(21·원주청학)을 상대로 헤비급 챔피언에 도전할 예정이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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