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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베테랑 헌트, 13cm 큰 루이스 사냥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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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베테랑 마크 헌트(오른쪽). ⓒ 게티이미지
UFC 헤비급 마크 헌트(43·뉴질랜드)가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헌트는 11일(한국시각) 뉴질랜드 오클랜드서 펼쳐진 ‘UFC Fight Night 110’ 메인이벤트에서 복병 중 하나인 데릭 루이스(32·미국)를 잡았다. 헤비급 최고의 타격가 중 하나인 헌트도 루이스는 버거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헌트는 노익장을 불태우고 있지만 최고령에 속하는 노장이다. 신체 능력도 예전 같지 않다. 지난 3월 알리스타 오브레임에게 시종일관 끌려 다니며 넉아웃 패를 당했다.

반면 11살이나 젊은 루이스는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힘만 좋고 투박한 스타일이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발전하며 가브리엘 곤자가, 로이넬슨, 트래비스 브라운 등 쟁쟁한 베테랑들을 잡아냈다. 신장도 헌트보다 13cm가량이 컸다.

그러나 89%의 KO율을 자랑하는 루이스는 다른 경기와 달리 헌트와의 승부에서는 난타전을 피했다. 신장의 우위를 살려 치고 빠지는 전략을 택했다. 헌트의 카운터를 의식해 나갈 때보다는 뒤로 빠지면서 회피하는데 중점을 뒀다.

격투기에서 신장이 큰 쪽이 거리를 두고 사이드로 돌면 작은 쪽에서 공략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큰 쪽의 공격력이 약하다면 살을 주고 뼈를 깎는다는 생각으로 잔매를 각오하고 들어갈 수 있다. 화력까지 강하다면 작은 쪽은 2배로 힘들다.

헌트와 루이스 이전에 있었던 댄 후커(27·뉴질랜드)와 로스 피어슨(32·영국)의 라이트급 매치가 그랬다. 후커는 피어슨보다 신장이 10cm 컸고, 공격옵션도 훨씬 다양했다. 펀치 위주의 단조로운 피어슨이 밀고 들어와도 맞불을 놓기보다는 거리를 두고 많은 킥을 차며 영리하게 게임을 풀어나갔다.

마치 장신의 킥복서가 단신 복서를 상대하는 모양새였다. 결국, 피어슨은 자신보다 크고 옵션도 많은 후커를 상대로 끊임없이 전진하다가 빈틈을 노출했다. 피어슨의 돌격을 기다리고 있던 후커는 니킥 카운터로 이겼다.

루이스 역시 후커가 그랬듯 신장을 최대한 활용해 경기를 펼쳐나갔다. 헌트는 경기 초반 답답함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했다. 치고 들어가기에 너무 부담스러운 상대였기 때문이다.

헌트가 꺼내든 카드는 패턴의 다양화였다. 헌트는 전형적인 펀처다. 입식무대에서부터 잔뼈가 굵은 타격가이기는 하지만 킥보다는 펀치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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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는 “더 강한 상대와 싸우고 싶다”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 게티이미지
초반 이후 헌트는 로우킥을 섞었다. 계속적으로 스텝을 밟으며 거리를 벌리는 루이스의 발을 묶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헌트의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헌트가 킥 스페셜리스트는 아니지만 루이스 입장에서는 온 신경을 펀치에 집중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로우킥이 날아들자 어쩔 수 없이 맞았다.

묵직한 로우킥이 몇 차례 적중하자 루이스에게도 데미지가 쌓였다. 상체가 아닌 하체 쪽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고, 이때부터 헌트의 펀치타이밍도 서서히 맞아 들어갔다. 철벽같은 루이스의 방어막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헌트는 한술 더 떠 위아래는 물론 복부 쪽도 노렸다. 펀치와 미들킥이 복부 쪽에 들어갔고 루이스는 급격하게 몸이 무거워졌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아니라 데미지가 쌓이는 상태에서 게임 플랜대로 끌고가기가 어려워보였다. 노련한 사냥꾼은 거친 맹수를 맞아 서두르지 않고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었다.

방어에 신경 쓰고 있는 상태에서 깊이 들어가지 못한 채 크게 휘둘러지는 주먹은 타격 기술자 헌트에게 통하지 않았다.

그래도 안면공격에 대한 방어 및 버티기(?)는 이제껏 헌트를 상대했던 어떤 선수들보다도 잘 풀어나갔다. 그러나 하단에 데미지가 쌓인 상태에서 복부까지 충격이 들어가자 스텝이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이후 이어진 헌트의 기술적 타격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헌트는 “더 강한 상대와 싸우고 싶다”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반면 루이스는 뜬금없이 은퇴를 선언하며 UFC 팬들과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큰 상태에서 내뱉은 발언이라 이후의 행보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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