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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부진한 KCC 티그, 다른 선수에 과부하 될까 우려도

프로농구 전주 KCC가 마퀴스 티그(25·185.4cm) 딜레마에 울고 있다. 당초의 높은 기대치에 비해 부족한 공헌도로 인해 득보다 실이 많은 경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며 희망 섞인 시선을 보내던 팬들조차 하나둘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실베스타 세이(29·205.7cm), 제러드 메릴(33·202.8cm), 드션 심스(30·203cm) 등 이른바 'KCC 식물용병' 라인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을 정도다.

KCC의 최근 경기력은 나쁘지 않다.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의 고른 선수 기용 아래 주전, 백업할 것 없이 자신의 역할을 잘해내며 시즌 초 흔들리던 조직력에 끈끈함이 생기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는 좀처럼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외국인선수 전력에서 타팀에 밀리는 부분이 크다.

특히 단신 외국인선수 티그 같은 경우 '무늬만 용병이다'는 혹평이 나올 정도로 활약도가 미미하다. 상대 단신 외인과의 매치업에서 이기는 경우를 보기 힘들다. 23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아직 기량이 무르익지 않은 천기범(24·186㎝)과의 매치업에서도 심하게 밀리며 팬들을 한숨 짓게 했다.

상황이 이런 지라 KCC로서는 매경기 외국인선수 싸움에서 한수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용병이 팀 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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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KCC 단신 외국인선수 마퀴스 티그는 국내 선수와의 매치업에서도 고전할 때가 많다.
ⓒ 전주 KCC


 
팀을 더욱 강하게 하는 존재, 맞춤형 외국인선수
 
역대로 좋은 성적을 낸 팀들은 외국인선수와 핵심 토종 선수의 시너지 효과가 좋았다. 특히 외국인 선수 효과는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할 때보다 본인도 잘하면서 국내선수들까지 좋은 영향을 받을 때 극대화됐다.

원년 나래블루버드(현 DB)는 정인교 외에 특별한 스타가 없었음에도 준우승이라는 기대 밖 성적을 올렸다. 제이슨 윌리포드가 포스트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가운데 칼레이 해리스가 내 외곽을 넘나들며 전천후 득점 머신으로 활약했다. 상대 수비는 늘 두 외국인선수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그런 가운데 정인교는 장기인 외곽슛을 펑펑 터트리며 스나이퍼 역할을 제대로 했다. 상대팀 입장에서 두 외국인선수를 막기도 버거운데 정인교의 외곽슛까지 폭발하면 그야말로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KCC 1차 왕조 시절 신선우 감독은 파워 포워드 조니 맥도웰을 주축으로 재키 존스, 제이 웹, 로렌조 홀 등 출중한 센터용병을 조합시킨 외국인선수 '트윈 타워'로 재미를 봤다. 한창때의 맥도웰과 센터용병은 골밑싸움에서 밀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그로 인해 '이조추 트리오(이상민-조성원-추승균)'는 골밑부담을 가지지 않은 채 장기인 리딩과 슛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SK 첫 우승 시절 최인선 감독은 호불호가 뚜렷한 '양날의 검' 서장훈을 활용하기 위해 재키 존스, 로데릭 하니발이라는 장·단신 용병으로 외국인선수 라인업을 구축한다. 이러한 맞춤형 외국인 조합은 대성공을 거둔다. 존스는 정통 센터와는 거리가 있지만 기동력을 바탕으로 내외곽을 넘나들며 서장훈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플레이로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골밑에서 리바운드와 블록슛에 적극 참여하고 외곽에서는 정교한 3점슛을 쐈다. 거기에 특유의 베이스볼 패스를 통해 속공 사령관 역할까지 톡톡히 소화해냈다.

하니발 같은 경우 수비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단신 외국인선수답게 앞선에서 상대 가드진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파워포워드 매치업까지 맡아주며 수비의 밸런스를 책임졌다. 거기에 리딩 등에도 상당 부분 관여하며 볼 흐름에 도움을 줬다. 그로 인해 리딩에서 다소 불안감을 보였던 가드 황성인은 부담감을 덜고 3점슛, 속공플레이 등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고 크리스 윌리엄스는 현대모비스 간판스타 양동근이 성장하는 데 있어 지대한 역할을 해준 외국인선수다. 지금은 공수에서 나무랄 데 없는 전천후 가드지만 그런 양동근도 초창기에는 리딩부족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았다. 양동근은 이러한 부분에 좌절하고 흔들리기보다는 '포인트 포워드'로 불리던 윌리엄스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이 잘하는 적극적 공격과 수비에 집중했다.

더불어 윌리엄스의 기술 등을 옆에서 배우며 자신이 발전하는 자양분으로 삼았다. '윌리엄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양동근도 없었을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렇듯 외국인선수의 비중이 큰 국내리그에서 잘 뽑은 맞춤형 용병은 팀의 현재는 물론 미래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장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물론 주축 토종선수까지 성장시키는 것이다.
 
개인 부진은 물론 토종 선수 과부화 우려까지
 
그런 점에서 티그에 관해서는 '현재 KCC에 맞는 외국인선수냐'는 의문이 계속해서 나오는 분위기다. 전태풍(38·178cm), 하승진(33·221cm)이 노쇠화로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KCC 주축은 이정현(31·191cm), 송교창(22·201cm)으로 넘어갔다. 전태풍, 하승진을 보좌해주는 것도 좋지만 일단 이정현, 송교창과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의 티그는 이들을 '업'시켜주기는커녕 자기 몫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며 공수에서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언급한 대로 티그는 높았던 기대치에 비해 활약이 미미한 편이다.

대다수 타팀 단신 외국인선수는 공격적인 부분에서의 공헌도가 상당하다. 국내리그 특성상 단신 용병이 어느 정도 공격을 책임져야 원활하게 팀 오펜스가 돌아간다. 반면 티그는 공격시 상대에게 주는 압박감이 매우 적다. 주로 패스 위주의 리딩 플레이가 몸에 밴 정통 1번 스타일이다 보니 공격 시도 자체가 적을 뿐더러 슛 타이밍도 빠르지 않고 성공률도 평범하다.

돌파능력을 갖추기는 했으나 주로 속공시 위력을 발휘할 뿐 정적인 상황에서의 가속플레이는 기대하기 힘들다. 공격에서 위협을 주지 못하다 보니 상대 수비는 패스 길을 차단하는 식으로 티그를 편하게 막고 있다. 티그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최근 들어서는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쉬운 레이업슛도 자주 놓치는 등 지켜보는 팬들을 속 터지게 하기 일쑤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수비다. 수비시 기술적 움직임, 적극성, 센스 등 어느 하나에서도 눈에 띄는 장점이 보이지 않는 지라 자신의 매치업 상대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같은 단신 외국인선수는 고사하고 국내선수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CC 동료들은 티그효과는커녕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과부화를 우려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정현, 송교창 등의 공수부담은 물론 상대 핵심 토종자원을 전담마크해야 될 최승욱(24·192cm)이 외국인선수를 대신 수비하는 등 이래저래 어려움이 많다. KCC가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꽁꽁 묶인 티그 매듭을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하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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