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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상성에 와르르’ 콘딧 목 조른 마이어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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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터급의 강자 카를로스 콘딧이 1라운드 만에 패하고 말았다. 중계화면 캡처
'내츄럴 본 킬러(Natural Born Killer)' 카를로스 콘딧(32·미국)이 미션 수행에 실패했다.

콘딧은 28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 로저스 아레나서 열린 ‘UFC 온 폭스 21’ 메인이벤트서 동체급 최강 주짓떼로 데미안 마이아(38·브라질)와 격돌해 1라운드 1분 52초 만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패했다.

마이어는 ‘지옥의 체급’으로 불리는 웰터급에서 ‘그래플링 끝판왕’으로 불리는 선수다. 화려한 주짓수 경력을 무기로 미들급에서 활약하다 웰터급으로 내려온 선수인데 체급하향 후 더욱 강력한 포스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힘과 체격에서 밀리지 않아 주짓떼로에게서 발견하기 쉬운 테이크다운의 어려움을 찾아보기 힘들다. 압박형 레슬러들처럼 대놓고 달라붙어 힘으로 뽑아들어 메치는 플레이까지 가능하다. 마이어같은 특급 주짓떼로가 테이크다운까지 잘하면 상대 입장에서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포스를 입증하듯 김동현, 닐 매그니, 거너 넬슨 등 상위권 그래플러들을 모두 잡아냈다. 명실상부한 웰터급 ‘그라운드 최종병기’라 할 수 있다.

반면, ‘킬러’라는 닉네임이 말해주듯 콘딧은 결정력이 아주 뛰어난 화끈한 파이터다. 30승 가운데 넉아웃이 15회, 서브미션이 13회에 육박하는 엄청난 암살 성공률을 가지고 있다.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5차례, KO 오브 더 나이트를 2차례 등 터프함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결정력’ 못지않게 더 무서운 콘딧의 장점은 ‘끈질김’이다. 콘딧의 최대 매력은 어떤 유형의 파이터와 격돌해도 명승부를 연출한다는 점이다. 타격, 주짓수에 비해 레슬링이 많이 떨어지는지라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때문에 태클 좋은 선수들을 만나면 넘어가기 일쑤지만 그라운드 이해도가 뛰어나고, 체력과 움직임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해 오랫동안 압박을 당하지 않는다. 이내 떨쳐내고 반격을 감행한다.

특히 하위포지션에서의 반항(?)이 매우 심해 어지간한 선수들은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고도 많은 고생을 겪는다. 끊임없이 포지션을 뒤집으려하는 것은 물론 조금의 틈만 있어도 펀치, 팔꿈치 등을 내며 상대를 힘들게 한다. 서브미션 시도도 멈추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콘딧을 잘못 테이크다운 시키면 외려 위에 있는 상대가 더 많이 얻어맞고 고생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체력적 소모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콘딧은 상대의 태클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 놓고 타격을 펼친다. 다양한 발차기와 펀치는 물론 팔꿈치, 무릎 등 가동 가능한 모든 신체 부위를 활용해 타이밍, 자세 불문하고 극도로 공격적으로 나간다. 콤비네이션에 매우 능해 방어에 능한 선수들조차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얻어맞기 일쑤다.

무엇보다 엄청난 체력과 내구력을 바탕으로 5라운드 내내 이러한 플레이가 가능해 그와 맞서는 상대는 이른바 질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야말로 지긋지긋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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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딧에게 마이아는 상성상 우위에 있었다. 중계화면 캡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어는 이른바 ‘상대성’에서 콘딧에게 위험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콘딧이 모든 면에서 다재다능한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른 능력치에 비해 테이크다운이 약하다. 콘딧 역시 성향상 테이크다운 디펜스에 신경 쓰기보다는 무리한 힘을 쓰지 않고 넘어가 준 다음 이어진 플레이를 펼치는데 능숙하다.

하지만 역시 마이어에게는 그러한 패턴이 통하기 힘들었다. 일단 상대가 누구든 그라운드에서 엉키게 되면 마이어의 주짓수를 감당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아는 공이 울리기 무섭게 태클을 성공시키며 콘딧을 그라운드로 끌고 갔다. 콘딧은 언제나 처럼 여유 있게 가드 포지션에서 반격을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의외의 파운딩에 깜짝 놀랐는데, 빈틈을 놓치지 않고 마이아가 백 포지션을 점령했고 곧바로 리어 네이키드 초크가 들어갔다.

아무리 서브미션 방어가 좋은 콘딧이라도 마이어같은 특급 주짓떼로에게 포지션을 완전히 빼앗긴 상태에서 초크공격을 허용하게 되면 견디어내기 힘들었다. 결국 콘딧은 버티지 못하고 탭을 치고 말았다. 10년 만에 당한 서브미션 패배였다.

패배 후 콘딧은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정상권에서 머물던 그는 실력에 비해 벨트운이 없었다. 잠정 챔피언에 오르기는 했었지만 최종적으로 챔피언은 되지 못했다. 2012년 조르주 생피에르에게 0-3 판정패한 것을 비롯해 올해 있었던 UFC 195 타이틀전에서 당시 챔피언이었던 로비 라울러에게 1-2 판정으로 졌다.

모두 5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이었지만 아슬아슬하게 분패하고 말았다. 특히 세기의 명승부로 평가받는 라울러 전에서는 누구의 손이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쉽기 그지없다. 만약 이번 마이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면 콘딧은 다시금 챔피언 도전에 가깝게 다가갔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특유의 ‘끈질김’마저도 보여주지 못했던 이번 패배로 인해 다시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고 그런 과정에서 동기부여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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