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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동안의 암살자, 업셋 딛고 롱런?

윤덕재_암살자500.jpg  '동안의 암살자' 윤덕재는 롱런을 꿈꾸고 있다
ⓒ 맥스 FC


윤덕재가 꿈꾸는 것들

'워 마스터(WarMaster)' 조쉬 바넷(39·미국)은 MMA 헤비급 역사에 만만치 않은 기록을 남긴 파이터다. 비록 지금은 많은 나이로 인해 예전의 포스를 대부분 잃어버린 상태지만 한창때의 그는 누구보다도 빨리 인정받고 성적을 거둔 이른바 '천재형 파이터'였다. '동안의 암살자'로 불리던 당시, '캡틴 아메리카' 랜디 커투어를 TKO로 무너뜨리고 UFC 헤비급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일찍부터 될성 싶은 싹을 틔웠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입증하듯 이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꾸준하게 상위권에서 활약했다.

국내 최대 입식격투기대회 맥스 FC에서도 최근 '동안의 암살자'가 사고를 쳤다. 과거의 바넷과 같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윤덕재(23·의왕삼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윤덕재는 지난 20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맥스 FC 인천대회 남자 -55kg급 토너먼트 결승에서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스몰 이글' 김상재(27·진해정의)를 무너뜨리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당초 김상재의 우위가 예상됐던 만큼 모두를 깜짝 놀라게한 업셋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바넷이 롱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신만의 안정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캐치 레슬링(Catch wrestling)'에 능숙한 바넷은 육중한 체구답지 않게 어지간한 주짓떼로 못지않은 디테일한 서브미션 테크닉을 보유했다.

비록 그래플러치고 테이크다운에 능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맷집과 근성이 좋아 초반에 밀리더라도 끝까지 버티고 버틴 다음 끝끝내 빈틈을 잡아 경기를 뒤집어버리는데 능하다. 일단 자신의 영역인 그라운드에서 상위 포지션을 잡게 되면 매우 높은 성공률로 암살을 성공시켰다.

윤덕재 역시 안정적인 파이팅 스타일이 돋보인다. 동체급에서 나쁘지 않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는 그는 신장과 리치를 활용한 거리싸움에 능하다. 몸놀림이 빠르고 스탭도 유연한 편인지라 거리를 두고 킥 싸움을 해가면서 서두르지 않고 경기를 풀어나간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패턴대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다.

김상재와의 결승전에서도 윤덕재의 냉정함과 집중력은 여전했다. 4강전에서 '커피 프린스' 김동성(23·청주더짐)을 단숨에 박살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상재의 화력은 무시무시하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동체시력과 핸드스피드가 워낙 좋아 조금의 빈틈만 있어도 다양한 컴비네이션 공격으로 상대를 몰아쳐 부숴버린다. 근거리 압박이 워낙 좋아 어지간해서는 상대에게 거리자체를 주지 않는다.

때문에 윤덕재와 김상재의 대결은 당초부터 '누가 자신의 거리에서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느냐'가 키포인트였다.

누구의 전성시대가 올 것인가

챔피언벨트 500.jpg

 김상재(왼쪽)와 윤덕재의 승부는 당초 김상재의 우세가 예상됐다.

ⓒ 맥스 FC


국내 최강자 김상재를 상대로도 윤덕재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초반부터 부지런히 프런트 킥과 미들킥을 차주며 적극적으로 킥 싸움을 걸었다. 이렇게되자 당황한 것은 김상재 쪽이었다. 김상재 역시 킥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윤덕재가 우월한 신장을 살려 자신감있게 킥을 내자 킥싸움에서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윤덕재는 조금만 붙었다싶으면 프런트킥으로 거리를 벌려주고 옆으로 돌아나가려는 타이밍에서는 묵직한 미들킥을 계속해서 작렬시켰다.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 김상재도 만만치는 않았다. 킥싸움에서 어려움을 느낀 김상재는 이내 패턴을 바꿨다. 거리를 좁혀 펀치로 치고받는 복싱 스타일로 주 압박패턴을 바꿨다. 윤덕재가 킥을 찬 후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여지없이 안면을 향해 펀치를 날렸다. 정타가 계속해서 깨끗하게 들어갔고 잠깐 밀렸던 포인트싸움에서도 열세를 만회했다. 전형적인 킥과 펀치의 대결로 경기가 진행됐다.

안되겠다 싶은 윤덕재는 3라운드부터 같이 적극적으로 펀치 싸움도 벌이는 형태로 패턴을 바꿨다. 킥싸움에서 우세한 것은 여전했지만 안면에 펀치를 많이 맞은지라 점수에서 밀릴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킥 공격으로 꾸준히 거리싸움을 하다가 김상재가 거리를 좁히고 들어오면 같이 펀치를 냈다. 몇차례 깔끔한 정타가 들어가자 복싱 싸움에서도 자신감이 붙었다. 먼저 펀치를 내며 치고나가기도 하는 등 근거리 난타전도 피하지 않았다.

그렇게되자 당혹스러운 것은 김상재 쪽이었다. 킥에 맞서 복싱으로 압박했는데 펀치대결에서 조차 크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전체적인 게임플랜이 꼬여갔다. 설상가상으로 카운터를 맞고 눈 부위가 크게 부어올랐다. 마음이 급해진 김상재는 계속 따라다니기 급급했고 장기인 콤비네이션 공격도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결국 이날의 승부는 예상 밖 윤덕재의 5라운드 판정승이었다.

윤덕재는 사이즈에서 앞서는 상태에서 자신의 특기인 킥싸움을 제대로 활용했고 취약점으로 꼽혔던 펀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모두가 두려워하던 김상재를 상대로 라운드 내내 냉정하게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끌어나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다.

인천대회 최대의 업셋을 완성시킨 윤덕재가 새로운 최강자로 '전성시대'를 열어 제칠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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