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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인파이터’ KIA, 한화 침몰시킨 결정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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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은 KIA를 7연승으로 이끌고 있다.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의 기세가 무섭다. 벌써 7연승이다.

최근 KIA 상승세의 주요 요인은 불붙은 방망이 덕분이다. 사실 KIA로 팀명이 바뀐 뒤 타이거즈는 전형적인 투수 팀이었다. 주로 강력한 선발진에 의지한 마운드 운용이 주축이 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팀으로 자리 잡지 못한 배경에는 허약한 공격력 탓이 컸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KIA는 팀 공격에서 두산, 넥센과 함께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팀타율(3위), 팀안타(2위), 팀홈런(3위), 팀타점(2위), 팀 OPS(3위) 등 전부분에 걸쳐 고르게 밸런스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때문에 최근 KIA는 어떤 팀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 윤석민의 부상으로 인해 믿을만한 선발 투수는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 밖에 없지만 방망이의 힘을 바탕으로 내준 만큼 점수를 뽑는 이른바 ‘인파이터형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예전 같으면 선발이 무너지거나 필승조에서 점수를 내주면 그대로 경기에서 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과감하게 난타전을 벌이며 벌떼 마운드를 가동시킨다.

이러한 배경에는 이범호, 김주찬, 브렛 필, 나지완 등 간판급 타자들과 서동욱, 노수광, 강한울, 김호령 등 크게 기대치 않았던 선수들의 동반 폭발이 결정적이다. 클린업트리오를 중심으로 앞뒤에서 제대로 받쳐주니 피해갈 타선이 없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3연전 첫 경기는 KIA 믿을만한 방망이가 고스란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이날 선발이었던 지크 스프루일은 2.2이닝동안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쟁쟁한 한화 불펜을 감안했을 때 예전의 KIA였다면 뒤집기가 어려워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이전 6연승을 일궈낸 공격력(경기당 8.7점)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KIA는 장단 13안타를 때려내며 꾸준히 점수를 낸 끝에 10-9라는 9회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방망이에 대한 믿음이 만들어낸 자신감의 결과였다.

KIA의 공격력이 대폭 강해진 배경에는 최근 몇 시즌 간 실종되었던 특유의 ‘끈질김’이 되살아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주찬, 필 등 그동안 팀 내 공격력을 이끌던 타자들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는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유형은 컨디션이 좋을 때 아무도 못 말리지만 반대의 경우 팀 타선을 얼어붙게 만들기도 한다. 설상가상 지난 시즌까지는 나머지 타자들마저 그러한 성향이 강해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식이었다.

올 시즌에는 이른바 ‘눈 야구’를 펼치는 끈질긴 타자들이 늘었다. 나지완, 서동욱, 노수광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안타를 쳐내지 못하더라도 선구안을 발휘해 상대 타자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김주찬, 필 등 공격형 타자들과 좋은 시너지효과를 이루고 있다.

KIA표 끈질긴 타격의 선두주자는 단연 나지완과 서동욱이다. 나지완은 타율 0.326 20홈런 63타점으로 겉으로 보이는 성적도 매우 우수하지만 무엇보다 상대 투수들의 공을 오래 던지게하는 유형으로 진화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극단적으로 노려 치는 성격이 강했는데 올 시즌에는 무리해서 방망이를 돌리지 않고 차분하게 사사구(전체 1위)를 골라내는 등 출루머신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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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공격 야구의 선봉장 나지완. ⓒ 연합뉴스


나지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서동욱도 상대 투수들에게 까다로운 존재다. 타율 0.308 10홈런 50타점을 기록 중인 서동욱은 중심타선 바로 아래서 받쳐주며 나지완과 함께 높은 출루율(전체 7위)을 보여주고 있다. 포지션 역시 2루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현재 경찰청에서 군복무중인 안치홍이 아쉽지 않다.

최근에는 외야 기대주 노수광까지 이러한 대열에 합류할 기세다. 지난해 오준혁 등과 함께 KIA로 둥지를 옮긴 노수광은 군필 좌타 유망주라는 점에서 기대는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전급으로는 검증이 덜된 게 사실이다. 지난 시즌에도 1군에서 기록한 안타는 달랑 1개뿐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노수광은 예전과는 확 달라졌다. 일단 그는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어정쩡하게 이것저것 다 해보는 것보다는 빠른 발과 스윙 스피드를 살린 전형적인 교타자로 방향을 잡았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다리를 들지 않는 타격자세로 폼을 바꾼 것이 이를 입증한다. 스윙이 간결해지자 빠른 공은 물론 변화구도 배트 중심에 잘 맞고 있다.

타석수가 늘어날수록 여유가 생겨 선구안도 늘고 있으며 원하지 않는 공은 커트해내는 등 상당히 까다로운 유형의 타자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3개의 홈런을 쳐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완전히 장타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 짧은 타격을 주무기로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맞추면 얼마든지 큰 타구를 날릴 수 있다.

2일 한화전 8회말에서의 노수광은 발전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제대로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화 필승조의 주축 권혁과 맞선 노수광은 직구 구위를 배트 스피드가 따라가지 못하고 연달아 투 스트라이크를 허용했다. 보통 이런 경우 바로 그 자리에서 해법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노수광은 가뜩이나 짧게 잡은 방망이를 더욱 짧게 잡으며 치열하게 권혁을 물고 늘어졌다. 비록 정타를 때려내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 예상치 못한 변화구에 삼진을 당하기는 했지만 계속적으로 강속구를 커트해내며 달라진 끈질김을 뽐냈다.

타석에서의 이러한 모습은 팀 내 분위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결코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근성을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렇게 드라마와 같은 역전승이 만들어졌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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