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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벨라스케즈 압도한 베우둠, 미오치치에 왜 맞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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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챔피언 베우둠은 미오치치가 일으킨 반란에 순식간에 왕좌를 빼앗겼다. ⓒ 게티이미지

UFC 헤비급 챔피언 파브리시오 베우둠(39·브라질)이 무너졌다.

베우둠은 15일(한국시각) 브라질 쿠리치바서 벌어진 UFC 198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3위’ 스티페 미오치치(34·미국)에게 1라운드 2분 47초 만에 TKO 패퇴, 1차 방어전을 넘지 못하고 챔피언벨트를 빼앗겼다.

최근 베우둠은 매 경기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이후 새로운 ‘70억분의 1’로 불리던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를 격파하며 챔피언에 등극할 때만 해도 롱런을 기대케 했다. 벨라스케즈전에서의 베우둠이 완벽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베우둠은 극강의 주짓수를 바탕으로 벨라스케즈의 탱크 같은 레슬링 압박을 무력화했다. 벨라스케즈는 레슬러면서도 뛰어난 타격센스를 자랑한다. 근거리에서의 복싱테크닉은 경기 내내 상대를 괴롭히는 가장 무서운 무기 중 하나다.

이것은 벨라스케즈의 레슬링이 통할 때 얘기다. 대부분 상대는 벨라스케즈의 레슬링을 대비하느라 타격전에 100% 집중하지 못했고, 그 결과 많은 펀치를 얻어맞았다.

베우둠은 달랐다. 그라운드로 내려가도 불리할 것이 없어 마음 놓고 타격전을 펼쳤다. 신장도 밀리는 데다 펀치 위주인 벨라스케즈 입장에서 베우둠의 타격은 위협적이었다. 장신인 베우둠은 원거리에서의 킥 공격으로 유효타에서 점점 앞서갔다. 벨라스케즈의 장기 중 하나인 더티복싱도 니킥 공격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상성에서 벨라스케즈에게 천적 같은 면모를 보인 베우둠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베우둠이 최강자 칭호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스타일의 상대를 맞이해 방어전을 성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벨라스케즈 유형의 선수에게만 특화된 베우둠의 승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베우둠은 미오치치가 일으킨 반란에 순식간에 왕좌를 빼앗겼다. 미오치치는 신체 조건에서 베우둠에 밀리지 않았다. 벨라스케즈라면 깊숙이 파고들어 휘둘러야 했던 펀치를 미오치치는 긴 리치를 앞세워 거리를 유지한 채 정타를 꽂았다.

벨라스케즈가 레슬링 무기를 잃어 타격전으로 갔던 것처럼 베우둠 역시 미오치치를 맞아 타격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몇 차례 테이크다운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미오치치는 어렵지 않게 막았고, 클린치 싸움에서도 발 빠른 미오치치가 현란한 스텝으로 거리를 주지 않았다.

더 빠르고 펀치 테크닉이 좋은 미오치치를 꺾기 위해서는 베우둠의 킥 공격이 제대로 통해야 했다. 베우둠이 스탠딩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는 킥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미오치치는 준비를 잘해왔다. 미오치치는 스텝을 살려 빠르게 움직이면서 로우킥을 적극적으로 찼다. 무리해서 펀치 공격을 시도하기보다는 킥과 함께 섞어 베우둠을 혼란에 빠뜨렸다.

킥 공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스탠딩 타격전이 이어지게 되면 스피드와 연타 능력에서 앞서는 미오치치가 유리한 흐름을 잡는 것은 당연했다. 베우둠은 조급해졌다. 자신도 모르게 무에타이보다 복싱스타일로 미오치치와 맞섰다. 거리를 두고 받아치는 위주로 공격했던 것과 달리 먼저 달려들어 펀치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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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에 웃고, 이변에 울게 된 베우둠이 ‘상성’을 극복하고 UFC 챔피언 벨트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게티이미지

미오치치의 잽이 정타로 들어가자 냉정함을 잃고 리듬이 깨졌다.

자신의 리듬을 살리지 못하고 급하게 쫓아다닌 패턴은 독이 되어 돌아왔다. 베우둠은 미오치치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카운터펀치를 맞았음에도 쫓기듯 계속 덤벼들었다. 미오치치가 케이지 쪽으로 중심을 잃은 듯한 자세로 밀리자 근거리에서 승부를 보려는 듯했다.

미오치치는 냉정했다. 다른 선수들 같았으면 베우둠과 엉키는 것이 싫어 일단 피했겠지만, 마치 기다렸다는 듯 오른손 카운터 펀치를 정확하게 적중시키며 끝냈다.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안드레이 알롭스키, 알리스타 오브레임,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 등 그간 베우둠을 꺾은 선수들은 대등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타격전에 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오치치도 그런 스타일이었다. 한술 더 떠 미오치치는 레슬링 능력까지 출중했다. 레슬링으로 베우둠을 압박하지는 못해도 테이크다운 방어는 충분했던 것이다. 경기가 끝난 후 베우둠은 실망한 목소리로 "다시 돌아와 챔피언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변에 웃고, 이변에 울게 된 베우둠이 ‘상성’을 극복하고 벨트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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