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나지완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나지완(32)이 살아나고 있다.
나지완은 현재 타율 0.333, 23안타, 4홈런, 13타점을 기록, KIA 타선을 이끌고 있다. 아직까지 시즌 초반이라 부활을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지금까지의 성적만으로도 기대를 품게 한다.
KIA에서 나지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야수의 질과 양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한 편이라 나지완이 중심타선에서 브렛 필, 이범호와 함께 제몫을 해야만 그나마 경쟁이 된다. 김주형이 조금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오준혁, 노수광, 서동욱 등이 새로운 힘을 보태고 있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검증받은 나지완이 해줘야한다.
그런 면에서 지난 시즌 나지완은 매우 아쉬웠다. 나지완은 작년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타율 0.253, 7홈런, 31타점으로 모든 부문에서 곤두박질쳤다. 홈런과 타점은 데뷔 시즌을 제외한 2년차 때부터의 성적 중 가장 낮았다. 데뷔 시즌 73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116경기 출전한 지난 시즌 성적이 사실상 선수생활 중 최악이라 할 수 있다.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에 50타점 이상은 올려 시즌 막판 몰아치기를 기대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끝까지 반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망의 목소리가 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나지완은 절치부심했다. 실추된 명예 회복은 물론 1년밖에 남지 않은 FA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시즌 체중 감량에 애를 쓰는 등 심혈을 기울여 몸을 만들었다. 체지방 테스트나 기초체력 검증에서도 지난해 비해 훨씬 나아졌으며 고질적인 무릎통증도 대부분 없어졌다.
인상적인 것은 경기에서 보여주는 절실함이다. 나지완은 중심타자로서의 모습 외에도 경기에서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힘을 쏟고 있다. 팀 플레이에서도 적극성을 띠며 호평을 이끌고 있다.
이전의 나지완은 찬스가 오면 욕심이 지나쳐 큰 스윙으로 덤벼들다가 삼진을 당하거나 내야플라이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선구안에 신경 쓰며 나쁜 공에는 무리하게 배트를 휘두르지 않는다. 유인하는 공에 쉽게 속지 않고 차분하게 사사구를 얻어내고 있으며 상황에 맞는 팀 배팅도 잘하고 있다.
루상에 나가서도 주루플레이에 적극적이다. 많은 경험에서 축적된 센스를 바탕으로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으며 매순간 전력을 다해 열심히 뛴다. 발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매순간 집중력을 잃지 않아 짧은 뜬공에도 홈으로 파고들어 희생플라이 득점을 올리는가하면 지난 8시즌 동안 2개에 그쳤던 3루타도 벌써 기록 중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출루능력을 살려 2번 타자로 중용하자는 우스개까지 들린다.
현재 나지완의 가장 고무적인 점은 타석에서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0.466의 높은 출루율이 이를 입증한다. 삼진(16개)보다 사사구(18개)가 더 많으며 자주 출루해서 열심히 뛰다보니 득점(15득점)도 많이 올리고 있다.
물론 팀에서 나지완에게 가장 바라는 점은 장타를 펑펑 터뜨리며 중심타자로서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드러나는 현재의 절실함이라면 얼마든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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