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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0점대’ 신명호, 화려한 반전…징글징글한 10연패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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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평균득점이 단 1점도 되지 않던 신명호가 펄펄 날며 KCC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전주 KCC

프로농구 전주 KCC가 마침내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KCC는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3라운드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접전 끝에 88-77로 승리했다.

KCC는 이날 경기 전까지 9연패로 구단 역사상 최다인 10연패에 근접했다. 반면 전자랜드는 6연승을 달리며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었다. 전자랜드의 낙승을 예상했다.

가뜩이나 전력에서 밀리는 KCC는 팀 상황도 최악 그 자체였다. 주전 1번 김태술(30·180cm)이 장염으로 결장한가운데 부상으로 오랫동안 쉬었던 하승진(29·221cm)과 정민수(26·192cm)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특히, 김태술의 백업 포인트가드인 박경상 마저 부상으로 나올 수 없어 심각성이 더했다.

결국, 허재 감독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시즌 내내 부진했던 신명호를 주전으로 내세운 가운데 김효범-김태홍-정희재 등으로 토종 라인업을 꾸렸다. 부상 선수가 한명도 없는 가운데 승부를 펼쳐도 이기기 힘든 전자랜드임을 감안할 때 KCC팬들이 승리를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올 시즌 평균득점이 단 1점도 되지 않던 신명호(31·183cm)가 펄펄 날았다. 시즌 처음으로 3점슛을 성공시킨 것을 비롯해 9득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로 KCC공격을 주도했다.

1~4번까지 전천후로 자물쇠를 채워 버리던 예전의 모습은 아니지만 정병국, 김지완, 박성진, 정영삼 등 물량공세로 나온 전자랜드의 공격을 열정을 다해 막아냈고 빠른 공격전개로 한동안 실종됐던 KCC 속공을 부활시켰다.

신명호가 활발하게 전자랜드 수비진을 헤집고 다니자 동료들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침묵했던 루키 김지후(22·고려대)는 간만에 슛 감각이 살아나며 3점슛 6개 포함 20득점을 올렸다. 김태홍(6득점, 9리바운드), 정희재(5득점, 2리바운드) 등 평소 전력 외로 꼽혔던 멤버들 역시 알토란같은 지원사격을 펼쳤다.

주포 타일러 윌커슨(26·202cm)은 신명호와의 콤비플레이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30득점 6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신명호가 속공을 들어가는 과정에서 한 템포 빠르게 찔러준 공을 잘 받아먹었다.

역대급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던 KCC 프랜차이즈 신명호는 올 시즌 선수생활의 위기를 맞았다. 그는 잘 알려진 대로 수비는 동급 최강이지만 외곽슛이 너무 약해 반쪽짜리 선수로 불렸다. 외곽슛 같은 경우 약한 수준을 넘어 오픈 찬스에서도 골대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수시로 나올 정도였다.

대부분 상대팀들은 신명호가 3점슛을 시도하면 수비조차하지 않고 리바운드를 잡으러 골밑으로 들어갔다. 올 시즌은 부상 후유증 등으로 인해 수비까지 잘 되지 않아 벤치 멤버로도 중용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의 득점은 0.5점대였다. 프로야구의 레전드 투수와 비교돼 ‘선동열 방어율’이라는 조롱까지 받을 정도였다. 잘 나갈 때의 그는 수비에서 선동열급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최근에는 공격에서 수모를 당하고 있다.

올 시즌 그는 부상 후 재활 등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장기인 수비에서도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워낙 수비 센스가 좋고 타고난 디펜스감이 있는 만큼 당장 내년부터라도 다시금 위력적인 수비수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문제는 공격이다. 0점대 평균득점은 팀 오펜스 면에서 치명적이다. 그가 외곽슛에 자신감을 잃을수록 상대 수비진의 자신감은 올라가고 팀 동료들의 부담만 커진다. 워낙 슛이 안 되는 만큼 평균은 됐던 패싱게임 마저 자취를 감춰버렸다. 신명호 스스로가 공격 시 지나치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아무리 수비 능력이 되살아난다 해도 중용되기 힘들다. 박규현, 이지승 등 프로농구에서 전문 수비수로 활약했던 이전 선수들 역시 오픈 찬스에서 외곽슛 정도는 착실히 넣어주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오랜 시간 코트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적어도 신명호는 어떤 식으로든지 공격에서 보탬이 될 필요성이 있다.

다행히 전자랜드전에서 신명호는 생존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유의 빠른 발을 이용해 자신감 있게 내외곽을 헤집고 다녔다. 여전히 외곽슛에서는 주저하는 모습이었지만 한 템포 빠른 움직임을 통해 드라이브인을 거푸 성공시켰고 수비가 몰릴 시에는 외곽의 동료들에게 적절하게 빼줬다.

정교하지는 않지만 상대 수비가 미처 정돈되기 전에 찔러주는 패스는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많은 파울도 얻어냈다. 적어도 전자랜드전 같은 공격 존재감만 보여준다면 상대팀들도 신명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잠자고 있던 프랜차이즈의 부활 여부에 KCC 향후 성적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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