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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맨 님의 서재입니다.

방구석 백수가 집을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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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왕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2.10.31 21:03
최근연재일 :
2022.11.30 19:10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4,442
추천수 :
126
글자수 :
146,467

작성
22.11.25 19:10
조회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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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22. 본선 대회

DUMMY

“자. 지금 모인 여러분이 [오지에서 살아남기]의 최종 본선 진출자들입니다!”


남자 열 명, 여자 두 명.

A조부터 L조까지, 구를대로 구른 연예인부터 평범한 일반인까지 수 많은 사람이 지원했던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은 건 정확히 열두 명이었다.


‘하나하나 다 만만치 않아 보이긴 하네.’


예선 진출자들 중에서는 그의 조에 있었던 사람들처럼 허술한 사람도 있었지만, 확실히 각 조별 우승자들인 만큼 눈빛이나 몸에서 강인함이 뿜어져 나왔다.

심지어 이 중 일부는 무인도보다 더 혹독한 환경에서 이기고 올라오기도 했다.


[오지에서 살아남기]란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오지에서 살아남는다는 컨셉이기 때문에, 지훈이 출연했던 무인도에서 살아남는 첫 방송 이외에도 고산지대나 시베리아, 아마존 같은 다양한 곳에서 서바이벌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특히나 아마존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1인은 개그맨답지 않게 믿을 수 없는 생존 실력과 정치력을 보여주며 지훈과 비교될 만큼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었다.

시베리아의 생존자이자 여성 소방관인 조예나도 마찬가지였고.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이 둘에 지훈을 포함한 세 명이 최후의 승자를 다투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는 중이었다.


지훈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눈에 띄는 사람들이기는 했지만, 그 둘은 특히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자, 오늘 촬영 장소는 다들 어딘지 들으셨죠? 본선 1차전인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서 무인도에서 시작할 예정입니다.”


무인도, 딱 좋았다.

아무래도 티비로 보거나 들은 환경보다는 직접 경험한 환경에 적응하는 게 훨씬 수월할 테니까 말이다.

첫 본선인 만큼 긴장되는 마음도 있었는데 살짝 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다들 문제없으면 이제 비행기에 탑승해주세요. 본선의 룰은 가는 동안에 설명드릴 예정입니다.”


모두 본선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씩 드러내면서 자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손을 들어 제작진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마존 조에서 살아남은 개그맨 변성일이었다.


“잠깐. 그런데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점이 있는데요.”

“뭔가요?”

“우리들은 모두 하나씩의 도구만 가지고 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훈 씨는 기본 도구 외에도 한 가지 더 가지고 들어가니 저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어요.”

“다른 걸 더 가져간다 함은 어떤 거죠?”


변성일의 시선이 지훈의 어깨로 향했다.


“저 새요. 공정한 대결을 위해서는 새를 두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픈 부분을 찔리고 말았네.

솔직히 처음에 새와 함께 방송에 나오는 게 방송용 어그로라고 인식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A조 예선의 과정이 방영되면서 뾰롱이가 생존에 꽤나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

말이 통한다는 것까진 모르지만 주인과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지능을 가진 새라는 건 다들 깨달았을 것이다.


본선 진출자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런 어드벤티지를 제거하고 싶겠지.

실제로 갑작스러운 변성일의 말에도 누구 하나 지나친 거 아니냐는 반응을 드러내는 사람이 없었다.


“지훈 씨의 새 같은 경우는 면접 때 오히려 제가 같이 방송에 나와달라고 요청한 부분인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수결로 결론내려 볼까요?”


다수결을 할 경우 당연히 새를 놓고 가라는 의견이 다수가 될 게 뻔했다.

피디 역시 완고한 참가자들의 기색을 알아차렸는지, 지훈에게로 미안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본인의 일인데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촬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분위기가 어긋날 수 있으니,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새를 두고 가면 되는 걸까요?”

“네. 그러면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아니면 생존 도구를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데려가는 건 괜찮을 것 같아요.”


지훈은 이번 생존에 필요한 도구로 저번 촬영부터 애용하던 마체테 나이프를 골랐다.


물론 둘 다 포기하기 싫기는 했다.

뾰롱이는 사람이 움직이는 것보다 빠르게 비행하며 정찰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지형을 파악하기 용이했기 때문이다.

혼자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버티는 것보다는 말동무가 있는 편이 좋은 것은 당연하고.


하지만 나이프가 없으면 나뭇가지를 쳐내거나 짐승을 잡고 해체하기에도 편리했다.

이것을 포기할 경우 뾰롱이를 데려가지 않는 것보다 더한 타격이 있을 게 뻔했다.


그가 택한 것은 나이프였다.


“갑작스럽긴 하지만 받아들이지 못할 조건도 아니네요. 뾰롱이 덕분에 제가 통과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으니 그 착각을 고쳐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 참, 진짜 착각인지 한 번 확인해 봐야겠네요.”


아주 확연히 느껴지는 경계심에 지훈 역시 상대를 최우선 경계 대상으로 올려두었다.

이미 이 사람은 자신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듯하다.


덕분에 지훈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갑작스럽게 뾰롱이를 향한 작별 인사를 건네야 했다.


‘혼자 다녀올 테니까 부모님과 좋은 시간 보내고 있어.’

<주인! 가서 이 주제 모르는 것들을 박살내고 돌아오는 거다! 나는 먼저 집에 가서 주인의 부모님을 모시고 있겠다!>


방송 촬영이 일주일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뾰롱이와도 일주일간 떨어지게 된다.

처음 집에 데려온 이후로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따로 있던 적은 처음이라 안된다고 난동이라도 부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라 안심이다.


“이제 다 해결된 것 같으니 정말 출발할게요!”


한바탕의 소동과 함께, [오지에서 살아님기] 본선 촬영의 막이 올랐다.






※ ※ ※






안대를 벗고 주변을 살핀다.

아직 해가 다 뜨지 않아 어둑어둑한 시야 사이로 자신이 결선 장소인 무인도 어딘가에 자신이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숲속인가?”


물론 대답해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본선에서는 예선과 달리 몇 가지 바뀐 점이 있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점은 본선 진출자 열두 명이 모두 다른 곳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은 이미 오지에서 일주일간 생존하면서 자기 자신의 강함과 생존력을 증명했기 때문에, 굳이 다 함께 모여 어떻게 생존할지 의논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그들만의 생존법을 보여주며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는 편이 방송 분량을 뽑기에도 더 바람직했다.


다음은 하루에 한 번, 랜덤 장소에 헬기를 이용해 보급품을 떨어트린다는 것이었다.

보급품은 물 한 병, 육포와 초콜릿이 하나씩 들어있다고 했다.


물론 보급품이 아니더라도 먹을 것을 구하는 방법은 많았다.

빅 우드 케이처럼 물이나 동물을 보기 어려운 장소도 아니고, 식용식물도 많았기 때문에 반드시 보급품을 손에 넣어야 할 필요는 없었다.


중요한 건 보급품과 함께 동봉되어있는 미션 용지였다.

이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션을 해결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일주일간 생존했다 하더라도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


‘머리를 잘 썼어. 이제부터는 단순히 생존력만 보지 않겠다는 거니.’


예선에서는 그냥 일주일 동안 살아남는 모습만 계속해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후반부에 가서는 살짝 루즈해지는 감이 있었다.

따라서 이제는 생존 방법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고, 살아남기 위해서 경쟁을 할 필요가 있었다.


미션으로 어떤 게 주어질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보급품을 나중에 받을수록 미션을 해결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만큼 최대한 빠르게 보급품을 받는 게 좋겠지.

게다가 산술적으로 생각해봐도, 섬에는 열두 명의 참가자가 있는데 일주일 동안 주어지는 보급품은 일곱 개뿐이니 특별한 미션이 아닌 이상 다섯 명은 탈락하게 된다는 말이다.


‘문제는 언제 어디서 보급품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점인데.’


장소가 랜덤인 건 그렇다 쳐도 언제 보내줄지도 말을 안 해주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

하루종일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인데.


일단 고민하는 것보다는 거처를 정하는 것이 우선이겠지.


지훈이 있는 곳은 어딘지 모를 숲의 가운데였다.

옆에는 강물이 흐르고 있어 식수를 구하기는 상당히 용이했으며, 벌레와 새가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먹을 것을 구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어딘가에 동굴이 있으면 생존하기에는 딱 좋은 위치이긴 하다.


하지만 지훈은 동굴을 찾기보다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우선 숲에 동굴이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

이전에는 뾰롱이가 탐색을 해주었기 때문에 빠르게 알맞은 장소를 찾을 수 있었고, 빅 우드 케이에는 야생동물이 살지 않았다.


뾰롱이가 없는 지금은 설령 동굴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릴게 뻔하고 야생동물이 사는 곳일 경우 완전히 하루를 날려버릴 수도 있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산으로 가는 게 더 나아 보여.’


저 멀리, 지훈의 시야에는 산 하나가 보였다.

아마 숲이 끝나는 부분에 위치해 있는 듯한데 높이가 제법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저 정도면 대충 이 섬의 풍경은 다 보이지 않을까.


언제 보급품이 오는지 모르는 만큼, 최대한 멀리 보이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보급품이 떨어지는 장소를 확인한 뒤 최대한 빠르게 달려가 물건을 확보한다.

이게 지훈의 플랜이었다.


이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정말 운 좋게 보급품이 떨어지는 위치에 참가자 중 누군가가 서 있는 상황 말고는 제일 빠르게 보급품을 획득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어려운 미션이라 하더라도 칠 일이란 시간이 있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설마 퀘스트창이 주는 미션만큼 어렵지도 않을 거고.’


우선 가는 길에 먹을 걸 챙길 수 있으면 챙기자.

나무를 쪼개 수통을 만들어 물을 담은 뒤, 산을 향하는 동안 먹을 수 있어 보이는 식물이나 열매를 지닐 수 있을 정도로만 적당히 챙긴다.

어차피 당장은 다 가져갈 방법도 없고 집을 마련했을 때 다시 오면 된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목적지로 삼아 도착한 산에는 안타깝게도 거처로 삼을 만한 공간은 없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그냥 만들어 내면 되는 거니까.


지훈은 마체테 나이프를 삽처럼 이용해 산 중턱에 비스듬히 굴을 팠다.

마치 군대로 돌아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파고 또 파다 보니 어느새 한 사람 몸을 뉘일 공간이 생겨났다.


비가 왔을 때 물이 차지 않도록 안쪽은 입구보다 조금 높게 만들어 두고.

또,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조금 떨어진 곳으로 나올 수 있는 입구를 하나 더 파두었다.

교토삼굴까진 아니더라도 비상용 탈출구가 있으면 좋잖아?


마지막으로 입구를 위장해 보이지 않게 해두면 완성!


“아이고 힘들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여과시켜둔 물로 목을 축이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상황일지 예측해보았다.


다들 생각이 있는 만큼 언제 올지 모르는 보급품을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처럼 거처를 마련하는 것을 우선시했을 것이다.

그게 최우선 과제니까.


‘방송을 봤을 때 모험을 거는 스타일의 사람도 없는 편이었고.’


비록 산까지 오느라 시간이 좀 걸리기도 했고, 굴을 깊게 파는 바람에 지체되기는 했지만.

지훈은 여러 스킬과 연습으로 그의 체력은 월등히 강해졌고, 솜씨도 본선 진출자 중에 최상위권에 속한다.

한마디로 힘과 지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만능캐.


따라서 다 같이 집짓기를 하고 있다면 아마 그가 가장 먼저 완성했을 확률이 높았다.


산 중턱에 걸터앉아 이곳저곳을 둘러보아도 딱히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자신의 가설을 증명해주었다.

지금 움직일 경우 이 근처에서는 지훈을 막을 사람이 없어 보였다.


‘이럴 때 딱 보급품이 내려오면 좋은데.’


해가 뜰 무렵에 섬에 도착했으니, 어림짐작으로는 아직 점심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첫날인 만큼 지금쯤 보급품을 날려 보내지 않을까?


두-두-두두두-


그런 그의 추측을 확신시켜주려는 걸까.


멀리에서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드디어 금요일이군요.

다들 불금 보내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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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본선 대회 22.11.25 9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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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역시 답은.... 22.11.22 108 2 13쪽
18 18. 초과달성 +1 22.11.21 125 3 12쪽
17 17. 조난 22.11.19 125 3 12쪽
16 16. 둘째 날 22.11.18 127 3 12쪽
15 15. 개판이군. 22.11.17 154 4 12쪽
14 14. 준비는 끝났다. 22.11.16 14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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