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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재능으로 인생역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흐린.
작품등록일 :
2020.12.01 10:34
최근연재일 :
2020.12.03 15:02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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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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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수 :
26,814

작성
20.12.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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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DUMMY

[···최종 불합격하셨습니다. 이 결과는 귀하가 부족해서가 아닌······]

핸드폰 진동에 열어본 문자는 면접 결과를 나타냈다.

벌써 수십번째 받아보는 문자였다.

오늘만해도 세 번째였다.

“하······.”

한숨이 절로나왔다.

핸드폰을 대충 주머니에 쑤셔넣은채 밖으로 나섰다.

가슴이 답답했다.

내 몸 하나 누이면 끝인 고시원 방을 둘러보니 더욱 답답했다.

밖으로 나오니 해가 조금씩 지고 있었다.

초가을 날씨에 하늘은 맑고, 한여름의 땡볕보다는 매우 선선했다.

정처 없이 신림동 고시촌을 떠돌다 서울대학교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관악산을 끼고 있어 매우 큰 서울대학교의 캠퍼스를 거닌다.

삼삼오오 학교에서 나오는 학생들이 보였다.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부러웠다.

불과 몇 년전만해도 나도 대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취업 전선에서 취직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위권이지만 그래도 인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했는데 말이다.

“시발.”

문득 눈 앞에 보인 돌맹이를 걷어찼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생활비를 위해 공부보다 알바를 해야만 했다.

각자 스펙을 쌓고, 연수도 다녀오고 할 때 나는 알바를 해야했다.

학점도 썩 좋지 못했다.

동기들은 벌써 사회생활에서 괜찮은 직장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악순환이었다.

가난이 죄였다.

먹고살려면 알바를 해야해서 공부를 제대로 못했고, 공부를 제대로 못하다보니 취직이 너무 힘들었다.

어른들은 이런 내 모습을 보면서 핑계라고 했다.

핑계가 맞다.

다른 애들은 알바하면서 공부를 했는데, 나는 모바일게임을 하거나 웹소설을 읽거나 했으니까.

어떻게 보면 간절하지 못했던거다.

부모님을 볼 낯이 없었다.

사람 구실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들을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대학교 캠퍼스를 한바퀴 돌고나서 정문에 다시 도착했다.

서울대학교의 상징인 ‘샤’모양의 조형물을 바라본다.

뒤로는 해가 거의 다 진 듯 노을의 잔상만이 남아있었다.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더욱 안좋은 생각만 들었다.

거지같은 세상이었다.

누구는 똑똑하고

누구는 부자였고

누구는 잘생겼고

최소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만, 나는 아무것도 없었다.

불공평한 세상이었다.

더 열심히 살테니 내게도 누군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돌아가야겠다.’

돌아가기로 마음 먹은 그 순간.

노을속에서 한줄기 빛이 섬광처럼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가슴에 꼽혔다.

[시스템을 이식합니다.]

[1...5...17....54....%]

머릿속에 이상한 알림음이 들리더니 눈앞에 홀로그램이 생겼다.

놀래서 뒷걸음질 쳤다.

‘뭐지?’

표시되고 있는 게이지는 매우 천천히 올라갔다.

그런 홀로그램을 보면서 급히 고시원으로 돌아가다.

방으로 돌아와 허겁지겁 문을 닫았다.

[시스템 이식완료]

[적합성 판정 중.]

[94.1479016%.]

[재능을 확인합니다.]

[&^*%&^$&]

[오류!]

[인공지능을 이식 완료.]

[인공지능이 재능을 확인합니다.]

[특이 재능 발생 : 소설 재능 구현.]

머릿속에서 알림이 멈췄다.


*


상황을 인식하는데는 한참이나 걸렸다.

알림이 멈췄는데도 유지되고 있던 홀로그램과 인공지능이라고 소개한 음성이 들려오면 상황을 인식하기보다 놀라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게 당연하니까.

그나마 내가 판타지 소설을 자주 읽어서 이런 상황이 어색하지는 않다는게 다행이었다.

주인공들이 이런 상황에서 멍청하게 굴때마다 답답해 했었는데, 막상 내가 직접 겪으니 멍청해지는건 당연한 것 같다.

인공지능은 내가 정신차리고 나서 몇시간 동안이나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내가 얻은 능력에 대해서도.

- 이제 좀 파악되셨으면 진행하시죠. 10분내로 재능 슬롯을 채워야합니다.

“그래. 내가 읽은 소설부터 좀 보여줘.”

- 홀로그램에 출력합니다.


[소설 목록]

1. 축구가 너무 쉬움

2. 미래를 듣는 투자자

3. 재벌집 셋째아들

4. 탑 매니저

5. 게임 스타트

6. 회귀했더니 입대 전날

7. 압도적인 음악천재

8. 요리의 신

9. 얼굴천재가 되었다

.

.

.

.

.

892. 차원 상점으로 세계정복


많기도 해라.

“이게 내가 완결까지 읽은 소설들이라고?”

- 네, 맞습니다. 892개 소설. 745개의 현대판타지, 107개의 퓨전판타지, 40개의 무협소설입니다.

“흠. 중간에 포기한 소설은 추가가 안되는거야?”

- 네. 완결까지 본 소설만 목록에 표시됩니다.

“앞으로 읽어도?”

- 목록은 이제 어떤 방법으로도 수정할 수 없습니다.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보다가 하차한 소설들에서 탐나는 능력들이 떠올랐는데 시스템이 이식되면서 더이상은 추가가 안된다고 했다.

마치, 여기가 세이브 포인트인듯한 느낌.

“어쩔 수 없네. 계속 진행해.”

- 진행합니다. 랜덤으로 재능이 배정됩니다.

인공지능의 목소리와 함께 재능을 표시하는 슬롯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슬롯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척이나 떨려왔다.

나 같은 경우는 운이 없는 사람이라서 뽑기까지 망할 것 같았다.

재능의 등급은 7단계라고 했다.

신화, 전설, 영웅, 서사, 희귀, 고급, 일반.

재능을 얻는 것도 뽑기로 진행하지만, 뽑은 재능을 그냥 주지도 않았다.

재능에 따라서 퀘스트를 진행해야하고, 높은 등급일수록 퀘스트는 더욱 어려워진다.

만약 퀘스트에 실패하면 시스템은 사라진다.

- 재능이 선택되었습니다.

한참이나 돌아가던 슬롯이 멈추었다.


[Slot. 1]

소설 : 소설 재능으로 인생역전

재능 : 신의 필력 (성장형, 희귀)

효과 : 노력하는 만큼 필력이 좋아진다.


희귀 등급이 나왔다.

“······뭐야? 일반등급보다 더 높은거면 퀘스트 어려운거 아니야?”

- 재능의 전체적인 개수가 일반등급이 세 개 뿐입니다. 소설 속 재능들이 다 뛰어나니까요. 신의 필력의 경우는 퀘스트가 쉬운편입니다.

“진짜? 그럼 성장형이라는 게 뭐야? 등급이 계속 올라간다는 이야기야?”

- 맞습니다. 노력하는 만큼 필력이 성장합니다. 필력이 일정 이상 성장하면 재능의 등급도 올라가게 됩니다.

“등급은 어디까지 올라가?”

- 신화등급입니다.

“진짜?”

- 성장형 스킬은 모두 신화등급까지 성장 가능합니다.

맙소사다.

생각하면 할수록 좋은 스킬인 것 같다.

“퀘스트는 어떤거야?”

- 퀘스트 내역을 출력합니다.


[Slot. 1]

소설 : 소설 재능으로 인생역전

재능 : 신의 필력 (성장형, 희귀)

효과 : 노력하는 만큼 필력이 좋아진다.

<퀘스트>

1. 5권 분량의 소설 집필 (0/5)

2. 장르소설 1,000질 완결까지 읽기 (892/1000)

제한시간 : 99일 23시간 49분 19초


“어? 예전에 읽은 소설도 포함되는거야?”

- 그렇습니다. 고윤성님께서 살아오면서 행동한 기록들이 소급 적용됩니다.

“제한시간 100일에 108질을 읽어야한다니. 거의 매일 한 질을 읽어야하는거네? 시간이 엄청 촉박한데?”

- 웹소설로 넘어오기전 종이책 시절때는 4권이나 5권 완결된 글들이 많으니, 그것들로 채워보시는걸 권유드립니다.

“그런 좋은 방법이라니, 조언 고마워.”

- 저는 서포트를 위해서 존재하니 당연한 행동입니다.

“시간적으로 도움이 되니까 고마운건 고마운거지. 근데, 소설 집필은 뭐야? 어디에 연재하거나 해야하는건가?”

-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5권분량을 평균 1000명 이상이 읽어주는 것이 조건입니다. 책으로 만들어서 배포해도 관계없겠지만 비용적인 측면이나, 독자 수요 측면에서 연재사이트에 연재하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편당 조회수 천? 그 정도야 쉽지. 5권까지 꾸준히 무료로 연재하더라도 다들 보겠다.”

몇 년전에 소설을 읽다가 나도 한 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해본적이 있다.

그때 웹소설을 어느정도만 써도 돈을 벌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때였다.

무료 분량에서 평균 조회수 2천정도가 나왔던 기억이 있다.

유료화 제안도 받았지만 내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무료 조회수 2천이 아니라, 유료 조회수 2천은 나와야한다는 욕심이 있어서.

그때는 글 쓰는게 참 쉬워보였는데.

- 읽어둔 소설이 없었다면 시간 내에 절대로 완료하지 못하는 퀘스트였을 겁니다. 지금도 하루에 10권의 소설은 읽어야하고, 연재까지 해야하니까 꽤 빠듯할겁니다.

“그래, 맞는 말이다. 내게 찰떡인 재능이 나온 것 같네.”


*


하루에 최소 열 두시간은 책만 읽었다.

그동안 책을 많이 읽으면서 속독을 자연스럽게 터득한 덕분에, 한권 읽는데 40~50분 남짓이면 충분했다.

인공지능의 조언대로 예전 종이책 시절에 조기종결됐던 소설들 위주로 읽었다.

옛날 웹소설 감성이 저절로 터득되더라.

소설을 읽다가도 현타를 맞기도 했다.

시간이 촉박하니까 읽다가 하차를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읽어나갈 뿐이었다.

하루에 12시간씩 읽으니 꼬박꼬박 2~3질씩 카운트가 줄어나갔다.

문제는 정말로 폐인처럼 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초가을이었던 날씨가 확실히 단풍이 슬슬 떨어지는 날씨로 바뀌는동안 고시원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서 소설을 읽는 만큼 결제금액이 많이 나왔다.

가뜩이나 홀쭉했던 내 통장이 거의 박박 긁어모아야할 정도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끝인가?”

- 오늘 3질을 읽으셔서, 더 이상 소설은 읽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5권 분량의 집필만 완료하시면 스킬을 얻으실 수 있겠네요.

“며칠 남았지?”

- 49일 남았습니다.

“맙소사. 10일에 마다 한권을 써야하는거네? 한권이 보통 25화니까, 하루에 2.5화씩 써야하는거?”

- 그렇습니다.

창작의 고통에 탈모가 올지도 모르겠다.

풍성한 내 머리숱이 요즘들어 조금씩 빠지는게 보이는데.

진짜 평소에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 퀘스트는 절대로 못깼을 것 같다.

“근데, 왜 소설 쓰는건 카운팅이 안되있지? 예전에 2권정도를 썼던 것 같은데.”

- 원하신다면 그 글을 이어쓰셔도 됩니다만, 예전에 삭제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카운팅이 안되어 있습니다.

“그래?”

인공지능의 말에 내 노트북에서 예전에 썼던 소설을 찾았다.

그래도 처음 써본 소설이라고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다.

소설을 읽었다.

“쓰레기네.”

- 그런 것 같습니다.

“너마저 동의하니까 자괴감이 든다.”

- 이걸 이어서 쓰실바에는 새로 쓰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몇 년전에 썼던 소설이라 그런지 트랜드에도 뒤처지고, 재미도 없었다.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지?

그야 말로 글자혼합물이었다.

“그래 새로 써야겠다.”

읽고 있던 예전에 썼던 소설을 휴지통에 넣어버리고 삭제했다.

흑역사는 빨리 없애버려야했다.

한글 프로그램을 다시 켜서 제목을 써 넣었다.

제목은 회귀로 재벌까지.

- 뻔한 제목이군요.

“그래도 이런 제목이 어그로는 잘 끌잖아. 회귀와 재벌이 같이 있으니까, 독자들은 일단 클릭은 해볼거라고.”

- 그런식으로 조회수를 올릴 수도 있겠네요. 재미없더라도 1화는 볼테니까요.

“어허, 왜 이렇게 부정적으로 이야기할까?”

- 소설은 어떤 내용인가요?

“흔한 내용이지 뭐. 회귀한 고시생이 자기가 아는 미래 정보로 재벌이 되는거.”

- 정말 흔한 내용이네요. 대리만족을 주기엔 최적의 소재입니다.

“필력만 좋으면 충분히 먹힐만한 소재이기도 하지.”

- 그 필력이 걱정되네요.

“괜찮아. 어차피 유료화할 생각도 없고, 빠르게 5권분량을 써서 무료로 완결 낼거니까.”

사람들이 좋아하는 빠른 전개를 추구한다.

분량 늘리기 따위는 없다.

그냥 핵심만 딱딱딱 써서 완결까지 달릴 계획이다.

사이다패스라고 불리도록 자극적인 내용을 때려부으면 모자란 필력을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루에 3편씩 써서 빠르게 퀘스트를 끝내버려야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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