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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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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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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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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83,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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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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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북전쟁49

DUMMY

“와핫핫핫핫! 천자께서 원군을 보내 주셨도다!”


당나라의 대장기를 멋스럽게 휘날리며 도착한 의문의 군대의 존재에 당나라군은 기가 사는 것을 느꼈다.


처음 보는 신묘한 무기에 자신들의 형제가 얼마나 무참히 당했는가. 하지만 황제께서 직접 원군을 보내시니 이제 저 간악한 오랑캐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겠다 싶었다.


“근데, 저거 발해의 깃발 아니오?”


“하, 이기고 빼앗았나 보지! 설마 임유관이 함락되기라도 했겠소?”


설마 임유관을 함락시키지 않고 정신없는 틈을 타 깃발 몇 개만 훔쳐오는 미친놈들이 있을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지극히 정상적인 발언이기도 했다.


아니, 그럴 정신 있으면 관문을 함락시키고 말지, 뭐하러 깃발만 가져오는데?


그리고 예상외의 상황에 당황한 것은 발해군 지도부도 마찬가지였다.


“뭐야, 저거 우리 군인가?”


“어... 근데 저건 당나라 대장기 아닙니까? 그것도 임유관에 걸려있어야 할 것 같은데.”


만약 저게 고구려의 기병이면 발해는 이번 전투는 완벽히 조졌다고 봐야 했다. 지금 피 터지게 싸우는 기병대한테 저 기병까지 견제하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었으니까.


고구려도, 발해도 모두 당황해 양 군의 수뇌부가 저게 어디 군대인지 파악하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당황한 것은 금은을 몇 주머니씩 꿰차고 힘차게 깃발을 흔들며 다가온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뭐여, 이게.”


“어... 아무래도 제대로 찾아온 것 같습니다? 이대로 내려가면 발해입니다!”


“... 참 위안이 되는 소리다, 멍청아.”


근데 어째선지 고구려군 일부는 우리를 환영하는 것 같다?


이걸 파악하자 이들의 눈에 탐욕이 감돌았다. 약탈품은 금은, 보석류 좀 챙겨온 것이 전부지만 이 깃발에다가 저기 뒤통수 한 대 후리면 도대체 보상금이 얼마나 될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알다시피 자신들의 국왕, 이지영은 보상 하나는 확실히 해주는 왕이니까.


“저기에 우리의 전리품이 있다, 전사들이여, 돌격!!!”


뒤에서 만 명이 넘는 기병이 후려갈기니 고구려의 진은 순식간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병대를 빼고는 싶어도 발해군 기병대와 치열하게 맞붙고 있어서 빼낼 수도 없던지라 임시방편으로 보병들이라도 갈라서 방진을 만들어 보았지만-


“아아, 이것은 화살이라는 것이다. 겁 없이 창만 내놓고 있는 놈들을 뚫어버릴 수 있지.”


유목민이 펼치는 궁기병 전술에 그대로 녹아버렸다.


“젠장, 이대로는 안 된다. 후퇴다 후퇴!”


후퇴하며 상당한 전력을 온존한 것을 그나마 위안 삼으라면 삼을 수 있었지만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고구려는 요동지방을 상실했으며 요동에 남은 기대라고는 제대로 훈련받지도 못한 고구려 백성들이 애처로운 게릴라를 펼치며 후방에서 전쟁 수행능력이나 조금이라도 갉아먹는 것 이외에는 없었다. 그조차도 인력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전후를 생각하면 굉장히 뼈아픈 사실이었지만 일단은 이기고 봐야지.


“역시 전하이십니다, 이렇게 적의 뒤를 노리실 줄이야!”


... 뭐? 누가? 내가? 언제?


애초에 니들은 어떻게 고구려군 뒤로 나왔는데?


...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티를 내면 안 되지. 왕 짬밥이 있지 이럴 때는 자연스럽게 받아야 한다. 안 그러면 굉장히 쪽팔리거든.


“그대들이 아니었다면 어찌 성공할 수 있었겠나? 다 그대들의 덕일세”


“하하하”


“호호호”


그래서 진짜 뒤로 어떻게 갔는데. 아니, 애초에 약탈하러 몇 달 전에 가지 않았어?


“알아보니 당나라에서 원군을 보낸 것이 맞습니다. 과연, 전하의 말씀대로 이리도 취약하더군요. 대장기를 이리 쉽게 내줄 줄이야.”


“음... 그런가, 이해했다.”


했겠냐고.


하지만 얼추 상황은 짐작이 된다.


이들은 도대체 뭐 하고 지낸 건지 모르겠지만 당나라 일대를 신나게 털어먹다가 챙길 거 다 챙기고 북상해서 요동을 건너 그대로 이리로 온 게 아닐까?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은 이들도 염두에 둔 건 아닌 듯하다. 어딘가 멍청해 보이는 전사들이 보였거든. 굳이 지적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만


“흠, 그래. 그대들은 충분히 헌신했네. 특정 지역에서만 과도하게 인력을 동원하는 것도 못 할 짓이지.”


현재 연해도에서 대략 3만 명, 본토에서 한반도에서 대략 18만 명의 인력을 동원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연해도에 부담이 별로 가해지지 않은 것 같지만 대략 700만 명의 인구 중 650만 이상이 본토에 사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가? 만일 그대가 원한다면 현 시간부로 그대의 신분을 민간인으로 돌리겠네. 물론 이번에 보인 헌신과 공훈에 대해서는 추후에 확실한 답을 내려 줄 테니 걱정은 말고.”


“전하께서 허락해주신다면...”


“그래, 그리하게. 그대들이 짊어져야 할 전장은 여기서 끝났으니 이제 그대들의 가족을 짊어지러 가도 좋아.”


그렇게 잔뜩 신이 난 그들은 떠나갔다. 각자 비싸 보이는 주머니를 두어 개씩 꿰차고 일부는 비단을 망토처럼 휘날리며.


“전하께선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 그걸 믿냐?


“뭐, 혹시나 해서 들어둔 보험일 뿐일세. 아무튼 우리의 일차적인 전략적 목표는 달성했군. 저들은 이제 대군을 무장시키지 못해.”


드넓은 철광지대와 인력을 상실했다. 그리고 당나라랑 통하는 길도 끊겼지. 동원이야 더 할 수 있겠지만 이제 대규모 동원을 할 수 있는 여력은 상실했을 터.


물론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선 안시성을 함락시키고 그곳을 거점 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우리가 건안에서 버텨버리면 고구려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



안 터지는 포를 달라!


육군부에서 줄기차게 조병창을 갈구는 단골 멘트였다.


“무슨 포가 쐈다 하면 터지냐?”


“좀 제대로 된 거로 주시오!”


어쩔때는 포가 터져 죽은 인원이 전투 중에 죽은 인원보다 많으니 이들의 불평불만은 타당한 것이었다.


“아, 우리도 바빠요, 바빠!”


“포 달라, 총 달라, 연구해라, 화약 달라! 우리보고 뭐 어쩌라고?”


조병창은 육군부의 요청을 대부분 받아들여 주고 있었다. 생산 쪽에 한정한다는 조건을 붙인다면 말이지만.


“무슨 대포 만드는 게 뚝딱 나오는 줄 아십니까!”


“그 대포가 아군까지 잡지 않소! 적어도 아군은 안 잡아야 할 것 아냐!”


“좋다고 잘만 쓸 때는 언제고!”


“청동 테 라도 좀 잘 만들던가! 아니, 아예 청동으로 만들면 안 되는 거요?”


“무겁다며! 끌고 가기 엄청 무겁다면서!”


현재 비뢰포는 지극히 단순했다. 주조제 강철 원통에 구리 테를 한 둘레 두른 것이 전부.


이 400mm의 괴물을 전부 청동으로 만든다면? 아무리 비뢰포가 박격포의 형상을 띈다고는 하지만 톤 단위는 우습게 넘어가리라. 그리고 개당 톤 단위가 훌쩍 넘어가는 무게를 보급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생산성에 모든 것을 집중한 이 비뢰포는 400mm의 구경임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대략 50kg 정도 나갈 뿐이었고(비뢰포가 터져나가는 주요한 이유다.) 지랄 맞은 요동의 뻘밭에서도 온갖 욕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끌고 다닐 수 있었다.


현재 조병창에는 온갖 석학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조병창에서도 비뢰포의 문제를 이미 인식하고 있긴 하니까.


“참 기묘하군요. 전하께서 내리신 훈시가 있음에도 정작 이리도...”


‘철은 산업의 쌀이요, 화학과 소재 공학은 산업의 토양과도 같다.’


21세기에서 온 지영은 소재 공학과 화학이 산업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알고 있었기에 슬며시 끼워 넣은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나름대로 효과를 보고 있기도 했고.


애당초 지금 기술로 만든 저 50kg짜리 비뢰포가 몇 발이라도 발사될 수 있는 것은 그간 쌓아온 여러 기술의 덕택이 컸다.


조병창의 인원들은 이 사실도 몰라주고 때만 쓰는 육군부가 참으로 야속할 따름이었다.


단순한 원통처럼 보이지만 지금 이 비뢰포에는 그간 쌓아온 학문이 모두 집약되어 있거늘!


반대로 말하자면...


“이 물건을 현 무게를 그대로 유지하며 개량할 수는 없소.”


왜? 이 비뢰포란 물건은 현시점에서 최고의 품질을 가지고 있었으니. 물론 대량생산을 포기한다면 품질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 올릴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연구를 시작해도 이번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나오지 않을 것이오. 차라리 비뢰포를 보조할 무언가를 급조하는 것이 낫겠지.”


“이미 급조 무기라면 하나 보내긴 했는데...”


그렇게 도착한 무기라는 것이...


“십자궁? 지금 총포가 날라다니는데 이걸 쓰라고?”


엄연히 말하자면 발해군이 일방적으로 쏴대는 것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최고의 석학이 모였다는 조병창에서 나온 것 치고는 허접하지 않은가.


“아, 이게 보통 십자궁이 아닙니다. 자, 이게 이번에 새로 만든 30mm 유탄인데 이거에 불 붙여 날리는...”


“아, 그거 일리가 있구만!”


비록 불을 붙여야 한다는 단점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그 사정거리가 20m 이내에서 100m 이내로 월등히 늘어났고 폭탄의 크기도 조금 더 커져 효율적인 살상을 기대할 수 있을 듯싶었다.


이는 한 명 한 명이 아까운 척탄병의 생존률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줄 터. 아니, 작정하고 궁수들에게 들려준다면 강력한 파괴력을 선보일 수 있으리라.


“기존의 십자궁을 개량한 것이라서 생산이야 금방 될 겁니다. 유지보수도 기존의 부품들이 있으니 그다지 어렵진 않을 것이고요.”


“하하, 보시오. 하면 되잖소!”


“아... 예, 뭐. 아무튼 이번 전쟁에서는 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최대한 빠르게 생산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래서 포는...”


기술자는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아무리 그래도 현직 소장한테 욕 박는 건 좀 아니지. 그것도 미래가 창창하면 더더욱.


“안시성을 공략하기 위해선 더 사거리가 긴 포가 있으면 좋을 것인데.”


고지대가 가져다주는 사거리의 이점은 무시할만한 것이 못 되었다. 그는 투석기가 날린 불씨에 비뢰포가 터져나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니.


“그 방법이 참호라고?”


“예, 사령관님. 포진지를 비롯한 참호를 파서 아군의 포를 적의 투석기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흠, 안시성은 만만치 않은 성이니 공성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좋겠지. 그리하게나.”


그것이 이 겨울에 발해군이 욕을 내뱉으며 참호를 파고 있는 이유였다.


작가의말

실제로 석궁은 1차대전때 잠시 부활합니다. 수류탄 발사기 느낌으로요.

현대식 박격포의 모태인 스토크스 박격포가 나온 후로는 빠르게 사장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8 루이미너스
    작성일
    24.06.07 15:41
    No. 1

    그리고 현대의 석궁은 사냥용으로(만 쓰여야합니다.) 쓰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몽쉘오리진
    작성일
    24.06.09 10:05
    No. 2

    뭐, 특수부대에서는 간간이 쓰인다고는 들었습니다마는, 극히 일부라더군요. 하지만 거대한 천자국에서는 자국민에게 석궁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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