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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숨결의 소설 연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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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숨결
작품등록일 :
2017.03.23 02:54
최근연재일 :
2017.05.22 23: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318,034
추천수 :
32,102
글자수 :
125,924

작성
17.03.25 00:07
조회
44,233
추천
977
글자
9쪽

성장.

DUMMY

1.





"뭐야, 너. 지금까지 날 지켜보고 있던거야? 여긴 어떻게 알고 온거고?"


나도 모르게 퉁명스러운 말이 나온다.


"그, 그게. 미안해."


깜짝 놀랐는지, 하티가 고개를 푹 숙였다.

후우. 그 모습을 보니 한숨이 나온다.

병사 시절, 강제로 징집되어 들어온 신병들이 생각나는 모습.

그 시절에는 측은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평화로운 시기다.

베인을 비롯한 무리들이 저 녀석을 괴롭히는 것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그런 놈들과 똑같은 놈이 될 수는 없지.'


"야, 하티. 화 난거 아니니까 고개 들어."

"으응...."

"어떻게 된거야? 설명 해봐."

"그, 그게...."


계집애도 아니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을 아낀다.

답답하군, 이거.

생각해보니 과거에는 나도 이랬다.

전쟁이, 현실이 바꾸게 만들었지만.


"나보다 나이도 한 살이나 많은 놈이 대체 왜 그래? 자꾸 그러면 정말 화낸다?"

"아, 알았어."


하티는 겁먹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왜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 이야기했다.


"저... 아, 아론. 너가 베인하고 맞서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어. 너는 나처럼 몸도 작고 힘도 여린 편인데... 그런 용기가 있는지 몰랐거든. 그 후로는 베인이나 애들도 우리를 안건드리고... 그래서 감사 인사를 하러 갔는데, 네가 산을 오르는걸 보게 됐어. 나는 무서워서 혼자 산을 못타는데 그 모습도 대단해 보였어. "

"흠, 흠흠."


벅적벅적.

나는 왠지 모르게 멋쩍어져서 뒷통수를 긁었다.

면전 앞에서 대놓고 칭찬을 받는건 익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청 힘들게 네 뒤를 따라 왔는데, 보니까 네가 여기서 훈련을 하고 있더라구. 그래서 말을 건넬 타이밍을 못 잡았어."


...흐음. 뭐, 베인의 명령을 받아서 내 뒤를 캤다거나 그런건 아니군.

하티의 표정을 보아하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이런 소심한 녀석은 거짓말을 할 때에 티가 나기 마련이니까.


"네가 나쁜 의도가 없다는건 알았어. 하지만 나는 여기서 계속 수련을 할 생각이야. 더 할 말이 없으면 이만 내려가줄래? 여긴 내가 만든 개인공간이거든."

"저, 정말이야?"

"뭐가?"


하티는 눈을 끔벅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기 있는 허수아비나, 목검 같은거. 전부 네가 만든거야?"

"그래. 뭐가 이상해?"

"대... 대단해."


하티의 눈이 번쩍였다.

과거에도 녀석과는 별로 친하지 못했다.

때문에 저런 표정은 처음 보았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 저런 상기된 표정을 보니 좀 곱상한 편이군.

크면 꽤나 미남자가 될거 같다.


"아론. 너, 너 정말 대단한 아이구나."


새삼스런 칭찬에 나는 콧잔등을 훔쳤다.

이거 참, 사람 부끄럽게 만드는구만.


"뭐 이정도야...."

"저, 저어...."


하티는 쑥쓰러운지 뒷통수를 긁적이다 말했다.


"저... 나도 너처럼 될 수 있을까?"

"응?"

"나도... 너처럼 여기서 훈련을 하면 강해질 수 있을까? 난... 베인한테 당하기만 하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 사실 이 산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이 들었어. 그런데 너는... 여기 와서도 계속 운동을 열심히 하더라. 나도 너처럼 되고 싶어. 더이상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하티는 처음으로 말을 더듬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나에게 표명했다.

이 녀석, 소심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이런 면모도 있었구나.


'...흐음.'


나는 입을 다물고 턱을 매만졌다.


"안...될까?"


하티는 강아지같은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간절한 눈빛.

그 눈빛이 내 무언가를 건드렸다.

과거의 나도 저랬다.

누군가가 도와줬으면...

한 번의 기회라도 있었으면....

그러나 나는 없었다.

아무도 없었다.


'...그래. 이 녀석도 나랑 같은 소작농이야. 그리고... 베인 같은 놈도 아니지.'


좋다.

결정했다.


"좋아."

"...응?"

"좋다고. 이제부터 매일 나랑 같이 여기서 수련하자. 몸을 단련한다고 나쁠건 없으니까. 그리고 베인같은 놈한테 당하고 다닐 일도 없어."

"저, 정말?"

"그래. 대신 한 가지만 약속 해."

"무, 뭘?"

"여기서 수련을 한다든가, 혹시 나한테 뭘 배운다든가 하면. 누구한테도 말해서는 안돼."

"어, 어째서?"

"베인같은 놈들이 우리를 쫓아 다닐 수도 있으니까. 또, 우리 같은 애들이 이 산을 오르는건 어른들이 걱정하실 일이잖아. 아무리 이 산에는 맹수나 괴물이 안나온다지만, 맷돼지 같은 놈들은 종종 있으니까."

"으, 으응... 알았어. 약속할게!"

"좋아."


쭈삣거리던 하티가 내 눈치를 보다, 이내 말했다.


"저... 아론."

"왜?"

"나, 나도 너처럼... 바뀔 수 있을까?"


나는 씨익 웃었다.


"물론이지."


2.


그 날 이후 하티와 나는 매일 같이 아르케이보 산에서 수련을 했다.

하티는 처음에는 잘 따라오지 못했다.


"허억, 허억! 히, 힘들어. 너무 힘들어!"


나는 그런 하티에게 손을 내밀어준다거나 그러지 않았다.

사람이 바뀌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건 의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끈기와 의지. 그리고 노력과 근성.

이 네 가지가 없으면 사람은 결코 바뀔 수 없다. 그게 내 생각이었다.

물론 저것만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 해결 되는건 아니다.

과거의 내가 그랬으니까.


"하티. 잘 들어. 무작정 뛰기만 해서 해결 되는게 아니야. 내가 지금부터 어떻게 수련하면 좋은지 알려줄게."

"으, 으응."


나는 하티에게 군대 시절 배운 훈련법을 모두 전수했다.

하티는 괴로워했지만, 그래도 바뀌기 위해서 내가 말하는 것들을 모두 따라왔다.

물론 나도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나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

하티는 또 다시 찾아올 베인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3.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났다.

가을이 왔다.

몇 달이란 시간동안 나도 하티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아직 성장기라 말랑말랑하긴 하지만, 가혹한 트레이닝에 금방 몸이 성장했다.

왜소하기만 하던 하티의 몸에도 탄탄한 근육이 붙어 있었다.


"그, 그럼 간다."


하티는 나무 칼을 들고 나에게 말했다.

곧, 녀석은 나를 향해 직선으로 들어왔다.

공세를 펼친다.

나는 칼을 쥐고 수비 자세를 취했다.


탁, 타다닥!


열 살 짜리 치고는 제법 칼이 매섭다.

어설프지만 자세도 잡혀 있었다.

내가 트리플 검술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어설프군.'


몇 번의 검격이 오고간 후,

공격이 통하지 않자 하티의 눈가가 찌푸려졌다.


"이얍!"


녀석은 기합과 함께 크게 검을 휘둘렀다.


'단순해.'


나는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로 그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놈의 품으로 들어갔다.


"어, 어어?"


당황하는 하티.

그러나 나는 봐줄 생각은 없었다.

주먹을 쥐고 그대로 녀석의 턱을 가격했다.

물론 힘 조절은 했다.

빡! 소리와 함께 하티가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으...여, 역시. 대단해...."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고 조급할 필요는 없어. 천천히 상대의 움직임을 보는게 중요한거야."

"아, 알았어... 역시 아론이야."


하티는 베시시 웃으며 뒷통수를 긁었다.

유약하게만 보이지만 놈의 검술 실력은 대단한 편이었다.

나는 문득 녀석의 숙련도가 궁금해져 물었다.


"야, 하티. 트리플 검술의 숙련도가 몇이야?"

"응? 나? 잠깐만. 스킬창 좀 볼 게. 음... Lv 2라고 써있어."


레벨 2?


"허."


검술을 배운지 고작 한 달.

한 달만에 숙련도를 1레벨이나 올렸단 말인가?

...이거 어쩌면 대단한 재능을 가진 것일지도 몰랐다.


"저, 저. 아론 왜 그래? 내가 진척이 너무 느려서 그래?"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일단, 슬슬 점심 시간이니 밥이라도 먹으러 가자."

"으응... 알았어."


나는 애써 무뚝뚝하게 말하며 수련장을 정리했다.

아직 녀석은 어린 애다.

괜히 칭찬을 해서 자만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과묵하게 대하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모든 정리를 마친 우리는 곧 산을 내려갔다.

저벅저벅.


"우와아, 단풍 예쁘다."


하티는 산의 붉은 옷을 바라보며 기분이 좋은지 방방 뛰어다녔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만으로 헥헥 거리던 그 약골은 이미 어디에도 없었다.

피식.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모자란 동생의 성장을 보는 형의 기분이랄까?

비록 나이는 내가 한 살 어리지만, 정신 연령은 스물 두살이니까 말이다.

그런 묘한 기분을 느끼며 산을 다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입구에 왠 패거리들이 서있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

선두에는 베인이 서있었다.


"야, 오랜만이다, 아론. 하티.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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