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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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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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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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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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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33화 스승은 제자를 알고 제자는 스승을 안다

DUMMY

333화 스승은 제자를 알고 제자는 스승을 안다


“지금쯤 한양은 한창 소란이겠구나.”

“소란이라니, 무슨 소란 말입니까?”


스승 김집이 이르는 말에 제자 송준길은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러던 중 머리에 근자에 한양이 시끌시끌한 일을 떠올리니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임금께서 이제 두고 보지 않으실 요량이시군요. 허면 언제 나가십니까?”

“나가? 어딜?”


송준길이 묻는 말에 김집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전에 영보와 함께하였던 것처럼 이번에도 자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마땅히 스승님께서도 자리하셔야지요. 제물포에서 한양이면 거리도 가깝지 않습니까.”

“하하, 네가 착각을 한 모양이다.”

“예?”


착각하였다는 말에 이번에는 송준길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에 김집은 푸근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번에는 저번과 같이 하지 않으신다고 하셨다.”

“하셨다니, 스승님은 전날 한양에 급히 다녀오신 게 설마?”


말하는 투며 근래에 급히 한양에 다녀오셨다는 것을 떠올린 송준길은 무언가 언질이 따로, 그것도 성상께서 직접 스승에게 있었음을 깨닫고 눈을 빛냈다.


여러 감정이 담긴 그 눈빛을 보며 김집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네가 그러는 것을 보니 내 감추지 못하겠다. 그래, 상께서 부르셨다. 내 먼저 일러주지 못했으나 이르시길, 이 일을 놓고 과거를 보아 사대부 각각의 말을 들을 것이라 하셨다. 또한 그 일에 내 도움을 바라셨으니, 차마 거절하지 못하겠더구나.”


스승이 이르는 말에 송준길은 급히 고개를 숙였다.


“아, 아닙니다. 성상께서 귀한 일로 부르시고 비밀히 하라고 하시면 그것은 응당 가족에게도 감출 일이지 않습니까. 마땅히 논하지 않음이 옳습니다.”

“그것은 그렇다만 그런 것이 아니니 걱정할 거 없다. 어차피 오늘 선전관이 포고하여 한양 중에 소문이 파다할 것이니.”


한양 중에 소문이 파다하다는 말에 애써 사그라트리던 눈빛을 다시, 아니 죽이기 전보다 더 크게 피운 송준길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허면 일러주십쇼. 저번과 다르다니, 허면 어떻게 잘잘못을 가립니까?”

“잘잘못이라? 일단 이번 일에 그러한 것은 없다.”

“다툼이 있는데 어찌 잘잘못이 없겠습니까?”

“그야 사람이니까.”


다소 두루뭉술한 대답에 송준길은 아리송한 얼굴로 대답을 구했다.


제자가 보이는 모습에 자못 즐거운지 김집은 한층 더 웃음기를 띄웠다.


“하하, 신풍 부원군의 일과 이번 일은 또 다르다.”

“제자가 보기에는 같게 보입니다.”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나, 이는 그 결과가 미치는 방향을 생각하면 명백하다.”

“결과가 미치는 방향이라고 하심은······.”


말끝을 흐리는 제자에게 김집은 가르침의 즐거움을 느끼며 입을 놀렸다.


“신풍 부원군의 일은 이미 정해진 일에 대하여 이견을 제시하니, 그것이 과연 옳은가 아닌가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하여 그 일은 결국 그른 것으로 판단되어 사대부들이 누구나 마음으로 감복하였지.”


말을 하며 지그시 두 눈을 감은 김집은 그날 일을, 제자들이 성장하여 자신과 나란히 한 날을 기억하니 절로 미소가 입가에 맺혔다.


“나 역시 그러하였으니, 실로 기억할 만한 날이며 기억될 만한 날이었다.”

“그것은 부정하지 않겠으나, 어찌 그것과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정해진 일에 왈가왈부함은 이번도 같지 않습니까.”

“아니, 다르다. 이번에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이제 정해질 따름이다. 또한 그것은 그저 공맹의 도리를 누가 너 잘 알고 있는지가 아니니, 이는 유학에서 말하는 현실에 이상을 맞추는 행위다.”


여기까지 말하니 그제야 송준길도 이것이 전과 무엇이 다른지 실감할 수 있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본 도리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현실에 적용함이니 말이 아무리 오가도 정답이라는 건 없군요.”

“그렇지. 사람이 밥을 먹는다고 하면 그 밥을 먹는다는 행위 자체도 무엇을 뜻하는지 해석이 갈리는 법이다.”


누군가는 밥이라는 표현을 식사로 생각하여 떡이며 과일로 대용하는 것을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곧이곧대로 밥을 지어 먹는 것을 생각할 것이다.


또한 누군가는 밥이면 쌀밥이지 하겠지만 누군가는 보리밥이며 수수밥을 논할 것이다.


이러한 이치들을 생각한 송준길은 한편으로 이것 역시 가를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녕 가릴 방법은 없겠습니까?”

“없다.”


제자가 묻는 말에 일말의 주저도 없이 끊어낸 김집은 그들이 보고 있던 천주집해에 손을 얻으며 말을 덧붙였다.


“이 책에 나오는 천주라는 자처럼 하루에 나라 흥망을 정하는 존재, 혹은 그가 말하듯 미래를 볼 수 있어 모든 걸 아는 게 아니라면 그건 불가능하다.”

“옳은 것은 언제고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옳은 것은 때에 따라 변한다.”


때에 따라 변한다고 한 김집은 곧장 예를 들었다.


“전조 시절, 태조께서 회군하는 것을 모두가 욕했다. 그 당시에 살던 이들은 모두 태조를 배반자라고 욕하였고, 목은 선생이니 포은 선생이니 하던 분들은 모두 척을 지었다. 그러나 이후에 드러난 것은 결국 태조가 옳았다는 것이었다.”


이 말에 송준길은 잠시 사방 눈치를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닐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허나 그것을 누가 알 수 있느냐? 과거로 돌아가서 태조께 요동으로 가시오, 이렇게 말하면 정녕 요동이 조선의 품에 안겼을까?”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 모르는 일이다.”


같은 말이나 의미는 반대인 대답에 송준길은 자신이 너무 오만하게 생각하였음을 깨달았다.


“과연, 모르기에 잘잘못을 가릴 수 없군요.”

“그렇지. 다만 다른 것은 알 수 있다.”

“어떤 것입니까?”

“사람.”


간결히 대답하나 그것이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김집은 다시 입을 열었다.


“글은 사람을 나타낸다. 하여 이번 일로 인해 과거를 보시겠다고 하시니, 사대부들은 그저 시문만 쓰던 외워 내던 때와 전혀 다르게 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속일 수 있는 일입니다.”

“한번은 그러하겠지. 허나 그다음도 그러할 수 있을까.”

“다음이라니, 다음 과거를 이르심입니까?”

“아니다. 이번부터 과거 치르는 일이 전과 달라질 것이니, 반드시 그들은 논해야 할 것이다.”


논한다는 말에 송준길은 궁금함을 감추지 않고 바로 물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그들이 냈다고 주장하는 것, 답안을 말이다.”


김집은 그렇게 대답하며 한양에서 임금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신독,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소. 허나 나는 확신하니, 사람이 부모로부터 나서 그 은혜를 알고 챙기듯 조선은 명나라가 아니라 조선에 사는 사람들로 인해 세상에 나왔소.’


조선은 명나라에서 나오지 않았다.


참으로 조선에 사는 사대부라면 심금을 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허니 그대에게 부탁하오. 이것을 염두하여 채점하여 주시오. 그렇게만 한다면 그 답안의 내용이 친청이든 친명이든 아니면 전혀 다른 것이든 나는 개의치 않소. 이 대임, 그대가 맡아주시겠소이까.’


이렇게 듣고 거절한다면 그것은 사람다움을 잃은 것이고 외면하는 것이라 여긴 김집은 수락했다.


한편으로 그러한 사람다움이 눈앞에 있는 제자에게 향하니, 김집은 조용히 송준길에게 물었다.


“명보야.”

“예, 스승님.”


가벼운 부름에 송준길은 저도 모르게 긴장하여 살짝 목소리를 떨었다.


스승이 제자를 알듯이 제자 역시 스승을 아니, 이어서 나올 말이 무엇인지 익히 짐작한 듯 보였다.


이에 김집은 자신이 하는 말이 외려 독이며 괴로움이 될 수 있음을 아나 이미 낸 말을 주워 담을 도리는 없는 법.


김집은 마음을 다스리며 조용히 입을 열어서 물었다.


“과거, 보겠느냐?”



***



“여기 계셨습니까?”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송준길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외조 좌랑 윤휴가 사람 좋게 웃고 있으니 송준길은 저도 모르게 삐죽한 마음으로 툭 하니 말을 내었다.


“공사다망하신 좌랑께서 이 한미한 서생에게 무슨 볼일이시오?”

“하하, 지금은 퇴청 시간을 넘겼습니다. 그저 동생으로 대하여 주십쇼.”


굴하지 않고 친근하게 동생으로 대하여 달라고 하는 말을 들으니 송준길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후우, 형보다 나은 동생이 이리도 많은가.”


한탄하듯 중얼거리는 말에 윤휴는 굳이 자세히 캐묻지 않았다.


그러나 그저 인사만 하고 가거나 가만히 입을 다물 생각은 없는 듯 다른 말을 꺼냈다.


“오늘 한양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한양에서?”

“명년 봄에 사람들이 과히 올 듯하니 그들의 숙식을 제물포에서 해결하게 하고 싶은데, 자리가 있겠느냐고 하시더군요.”

“허어.”


윤휴가 하는 말에 무슨 연유인지 얼추 짐작한 송준길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야 근방에 많긴 하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디 너르다고 하여 어디 같습니까. 하여 오늘 퇴청하는 길에 한 번 둘러볼 요량으로 걸음 하던 차에 명보 형께서 참으로 멋지게 보여서 그만 말을 걸고 말았습니다.”

“멋지게 보였다?”


생각지도 못한 말에 송준길이 되물으니 윤휴는 넉살 좋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녁놀에 선비를 붉게 비추니 실로 그 모습이 고고하여 우수에 젖은 모양이더군요. 제가 입은 옷으로는 그런 멋이 안 살 겁니다.”

“말은 고맙네. 허나 나는 그런 멋스러움보다는 자네 옷이 더 부럽네.”


관복을 가리키며 하는 말에 윤휴는 대수롭지 않은 투로 대답했다.


“허면 그렇게 하시지요.”

“그렇게 하라? 쉽게 말하는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명보 형에게는 쉬운 일이 맞지 않습니까.”

“······.”


대답지 않고 입을 다무나 때로는 침묵이 곧 긍정인 법이니 송준길은 지금 윤휴가 한 말을 입발림이라 여기지 않았다.


실로 그렇게 할 자신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쉬이 과거를 보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으니, 송준길은 고민하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희중.”

“말씀하시지요.”

“나는 두렵네.”

“무엇이 말입니까?”


무엇이 두려운가.


이 말에 송준길은 머릿속에서 여러 말을 떠올리고 지웠다.


그리고는 그 가운데 남은 것이 둘 있으니 둘은 사실 표현만 다를 뿐 같은 의미였다.


이에 그나마 나은 쪽을 골라 입에 담았으나 이내에 송준길은 말을 바꾸었다.


“스승께서 채점하는 과거에 나가는 것이 두렵네. 아니, 투명성이니 그런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야.”

“그것도 걱정하시지 않습니까.”

“그러나 가장 큰 걱정은 그게 아니야. 나는, 이 송준길이는 스승의 후광으로 벼슬길에 오르는 걸 두려워하고 있네.”


뜻밖의 고백에 윤휴는 저도 모르게 두 눈을 둥그렇게 떴다.


그러나 송준길은 한번 쏟아내니 속내를 더는 숨기기 어려웠는지 연소한 윤휴에게 말을 계속 털어놓았다.


“나는, 나는 자네는 물론이고 영보에게도 뒤처지지 않고 뛰어나다는 자부심이 있네. 하지만 어떤가? 작금 조선에서 가장 유학에 통달한 이를 꼽으라면 당연히 내 스승이, 그리고 다음으로 영보가 꼽힐 거야. 그리고 나면? 아마 자네와 길보가 꼽히겠지. 이 송준길이는 그러고 나서도 물망에 오르기 어려울 거야.”

“그것은······.”


무어라 말해주고 싶으나 송준길이 그 학식이며 재지에 비해 명성을 알릴 기회가 없다시피 하였음은 윤휴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위로할 생각으로 입은 열었으나 나오는 말은 무엇 하나 없었다.


이에 송준길은 처량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 하하하. 나는 질투하고 있었네. 그리고 언제고 자네 셋 모두를 넘어 이름을 알리고 싶었어. 그래서 영보가 부탁한 충청도 아이들 돌보는 일도 해보았고, 스승을 따라 이곳저곳 다녔지. 그리고 제물포에서 한동안 색다른 토론에 몰두하기도 했네.”

“······괴로우셨습니까?”

“아니. 지금 괴로워졌어. 기회가 왔는데 다시금 숙이고 넘길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알아서 말이야.”


이제는 거의 다 져서 끄트머리만 남은 해를 보며 송준길은 넋두리와 같이 말을 늘어놓았다.


“쌓은 것이 무색하지 않아 나는 이번에 과거에 나가면 반드시 붙을 자신이 있네. 겸손 빼고 이야기하면 장원은 내 것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도 있어. 헌데 그러면, 그러면 안 돼.”

“사람들이 말하는 게 두려우신 게지요. 저자는 스승의 후광을 입었다, 김집의 채점은 편애하여 정당하지 않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말입니다.”

“추하지?”


추하냐고 묻는 말에 윤휴는 무어라 대답하기 어려움을 느끼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송준길 역시 굳이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니었는지 가만히 몸을 돌려 이제는 보이지 않는 해를 좇았다.


“오늘 해가 졌다고 끝이 아님은 알고 있네. 허나 해가 넘어가기 전 해와 그다음에 뜨는 해는 크게 차이가 있음 역시 아니 편치 않고 불편해.”

“길이 멀어서 그러싶니까?”

“그렇네.”

“허면 아예 멀리 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아예 멀리 가라.


이 말에 송준길은 의아한 얼굴로 윤휴를 돌아보았다.


이에 윤휴는 잠시 고민하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제가 말하기는 무엇하나 신독 선생께서 가시는 길처럼 멀리 가도 그 위명이며 학문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길도 있습니다.”

“스승님처럼?”


생각지도 못한 말에 송준길은 멍하니 그 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던 중 문득 송준길은 어쩌면 그것이 답이며 그가 가야 할 길일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동시에 불현듯 그가 과거에 나가야 할 이유가 하나 떠올랐다.


“스승님처럼이라. 내 길인가 싶으나 그것은 모르겠어. 하지만 지금 덕분에 하나는 확실히 알았네.”

“그게 무엇입니까?”

“과거에 나가야겠다는 거.”


굳게 다짐하듯 말한 송준길은 윤휴에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재빨리 걸었다.


이윽고 그 걸음은 달음박질이 되니 누군가 보면 사대부 체면에 맞지 않는다고 혀를 찰 지경이었다.


허나 송준길은 개의치 않으니 그는 이윽고 스승 김집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크게 외쳤다.


“스승님! 저, 나가겠습니다!”


조용히 문이 열리며 김집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그는 복잡한 얼굴로 송준길을 보았다.


한참 그렇게 말없이 시선을 맞춘 사제 가운데 먼저 소리를 낸 것은 김집이었다.


“엄하게 할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두 배, 아니 세 배는 더 말이다.”

“그럴 것이라 미심치 않으며, 스승님께서 저를 혹평하여 떨어트릴 것이라 의심치 않습니다.”

“으응?”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김집은 당황했다.


허나 이내에 송준길이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하였는지 깨달으니 김집은 놀라서 되물었다.


“정녕 그렇게 할 생각이냐?”

“저는 멀리 돌아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누구보다 멀리, 높게, 넓게 그리고 많이 보겠지요.”


이 말로 이미 송준길이 어떠한 생각을 하였는지 김집은 한눈에 꿰뚫어 보고 웃었다.


“하하하, 그것은 참으로 대단한 용기구나. 그리고 어려운 길이다. 정말 괜찮겠느냐?”

“이것이 제가 가기로 정한 길입니다.”


각오가 담긴 제자의 대답에 스승은 얼마나 즐거운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만면에 미소를 가득 담아 대답했다.


“그래, 허면 내 엄정히 보고 전력으로 내쳐주마.”

“기대하십쇼. 스승님께서 그렇게 하시기 좋게 가장 훌륭해 보이는 답안을 낼 것입니다.”


그 말에 따라 자신만만하게 대답하는 제자의 얼굴 역시 스승과 비슷하니, 과연 부자나 다름이 없다고 하기에 충분한 얼굴이었다.


작가의말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kkatnip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여 주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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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82 li****
    작성일
    23.09.03 21:36
    No. 1

    작금 시대에 씹선비로 격하되어 놀림거리가 되었지만 사실 선비라는 존재는 기실 이번 화에 나온 스승과 제자가 이상적인 모델이긴 하지요 실상 그런 사람들만 존재했던게 아니긴했지만요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67 ageha19
    작성일
    23.09.03 21:39
    No. 2

    눈앞의 당락이나 실직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스승에게 자신의 기량을 시험받겠다는 자세가 보기 좋네요. 당장은 친분으로 인해 오히려 떨어질지라도, 오히려 그것을 통해 자신의 수양을 다시 갈고닦아 종국에는 스승처럼 초야에서도 이름을 떨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4 g9******..
    작성일
    23.09.03 22:27
    No. 3

    아..힘들고 어려운길로가는구나..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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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370화 근거 없는 희망 +1 23.10.10 232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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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 368화 기로 +2 23.10.08 224 18 12쪽
368 367화 함정 +1 23.10.07 220 17 14쪽
367 366화 승리로 이어질 패배 +2 23.10.06 246 17 14쪽
366 365화 선점 23.10.05 237 18 12쪽
365 364화 가야 할 곳은 +1 23.10.04 253 16 14쪽
364 363화 맞아떨어진 이해 +1 23.10.03 255 16 16쪽
363 362화 살기 위한 궁리 +2 23.10.02 247 18 12쪽
362 361화 버림돌 +1 23.10.01 241 18 13쪽
361 360화 지펴진 불길 +3 23.09.30 262 18 13쪽
360 359화 끌려가는 심리 +3 23.09.29 260 17 15쪽
359 358화 지식과 체감 +3 23.09.28 257 16 15쪽
358 357화 말은 언제나 쉽다 +1 23.09.27 269 21 14쪽
357 356화 북경 공방전 23.09.26 281 19 13쪽
356 355화 다시 오지 않을 지금 +2 23.09.25 301 19 12쪽
355 354화 때로는 알기에 괴롭다 +3 23.09.24 272 17 16쪽
354 353화 이리와 호랑이 +1 23.09.23 266 15 12쪽
353 352화 우물 안 개구리 +1 23.09.22 276 20 12쪽
352 351화 부족한 현실 +2 23.09.21 277 18 12쪽
351 350화 까마귀가 난다고 하니 +2 23.09.20 270 18 13쪽
350 349화 혀는 칼보다 위험하다 23.09.19 279 17 13쪽
349 348화 맡겨진 선택 +3 23.09.18 294 20 13쪽
348 347화 천하를 갈망하는 자들 +2 23.09.17 288 20 12쪽
347 346화 전쟁의 도리 +1 23.09.16 284 20 12쪽
346 345화 세상에서 가장 큰 전쟁 +4 23.09.15 311 22 12쪽
345 344화 훗날을 그리는 사람들 +1 23.09.14 286 20 12쪽
344 343화 이어받을 사람 +3 23.09.13 296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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