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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최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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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최
작품등록일 :
2021.07.26 14:06
최근연재일 :
2021.12.24 08: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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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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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06,430

작성
21.11.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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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2쪽

역습(3)

악에 의해 홀로 된 이들의 정통 하일드보드 액션




DUMMY

성윤빌딩 19층 복도


다니엘 김은 롤란의 뒷덜미를 잡고 들어올렸다.

그리고 정확히 인중에 기관권총을 들이댔다.


“누가 보냈나?”


“......”


“꼭 얘기할 필요는 없다. 대충 누군지는 알고 있으니까”


“......”


“할 말 없으면 쏘겠다”


“잠깐”


다니엘 김은 다급한 롤란의 목소리에 잠시 뜸을 들이며 기다렸다.

정말 프로라면 진짜 총을 쏠지, 아니면 단순 협박인지를 알았을 것이다.

1초만 답이 늦으면 곧바로 7.65mm 탄알이 두개골을 뚫고 들어와서 자신의 삶을 끝장낼 것이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목숨을 걸고 일을 하는 놈들이라고 해서 목숨을 아까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라도 고액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다.


“신영에서 보냈소”


“그럴줄 알았어. 추가적인 정보가 없으면...”


“지금 동료들이 중앙통제실로 갔을 것이오”


“몇명이나?”


“일곱명이오”


자신을 들어올린 자의 숨결에 변화가 있는 것을 롤란은 느꼈다.

일곱명이 중앙통제실로 몰려갔다고 거짓말한 것은 이 완벽한 열세의 상황에서 변화를 주기 위함이었다.

정말 일곱명이라면 자신의 예측대로 그곳을 경비하는 인원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숫자였다.

그렇다면 그곳이 단박에 위험해질 것이라는 것을 이자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롤란은 만약 자신이 그 입장이라면 일단 자신을 먼저 쏘고 중앙통제실로 달려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자는 당장 자신의 뒤통수에 총알을 박아 넣지 않을 것이라는 직감을 느꼈다.

솜씨를 봐서는 무수한 실전을 겪은 베테랑이겠지만, 이들의 조직이 가진 윤리로는 긴박한 위험의 순간이 아니면 무조건 살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조금 전 대화에서 눈치챈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권총으로 뒤통수를 칠 것이다.

하지만 이자가 가진 기관권총은 그런 목적에 적합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연이어 롤란에게 떠올랐다.


디니엘 김은 롤란의 예상대로 권총 손잡이로 콜란의 뒤통수를 쳤다.

아마 맞아본 사람만이 제일 잘 알겠지만 소총의 개머리판이나 권총의 손잡이로 뒤통수를 쳐서 기절시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영화에서처럼 뒤통수를 맞은 사람이 잠깐 잠을 자듯이 기절했다가 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일어나서 돌아다니곤 하진 못한다.

쇠뭉치로 사람의 두개골을 가격할 때는 아주 세게 쳐서 급격한 뇌진탕을 일으키지 않는 한 의식을 잃기 어렵고 그 정도로 세게 칠 때는 상당수의 경우에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니엘 김은 실수를 했다.

일반적인 권총보다 훨씬 무거운 기관권총으로 뒤통수를 치려다보니 손에 사정을 둔 것이다.

아무래도 이 무거운 총으로 그냥 후려치게 되면 저항을 못하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마음이 손을 붙든 것이나 다름없었다.


롤란이 예상한 바였다.

권총의 충격은 정신을 잃을 정도로 크지 않았고 롤란은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은 척 했다.

다니엘 김은 롤란이 쓰러지자마자 중앙통제실 쪽으로 뛰었다.

만약 일하는 곳이 소회장의 조직이 아니라 용병회사였더라면 다니엘 김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고 제일 먼저 롤란부터 사살해서 후환을 없앴을 것이다.


롤란은 다니엘 김의 뒤쪽에서 오른쪽 손을 정확히 맞췄다.

만약 다리나 몸통을 쐈으면 훈련된 본능으로 돌아서 대응을 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 점에서 롤란은 조금도 거리낌이 없었다.


“으윽”


외마디비명과 함께 총을 떨어뜨린 다니엘 김이 고통에 못이겨 한쪽 무릎을 꿇자, 롤란은 그대로 달려가 다니엘 김의 관자놀이에 두방을 쐈다.

처음 총을 잡은 때부터 지금까지 사람을 죽이는 일만 했던 롤란은 이런 순간에 결코 실수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니엘 김 같은 백전노장의 전사와 싸워 살아남았다.


19층 반대쪽 작전통제실 입구


작전통제실은 19층과 20층을 터서 사용하고 있었다.

입구는 19층이었으나 기실장은 20층의 별도 비밀 출입구로 드나들었다.

기실장과 소회장, 류강만이 알고 있는 출입구가 아닌 19층 출입구에는 보안을 위해 출입기록이 자동으로 남게 되며 필요시 강제 개폐도 할 수 있었다.


19층의 나머지 보안요원들은 비상사태 발생시의 매뉴얼에 따라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비상시의 보안인력은 총 4명.

모두 사격과 격투에 일가견이 있는 실력자들이었고, 특수부대 경력을 인정받아 특채된 인력들이었다.

정체불명의 인원이 허가 없이 출입하려 할 시 모든 것을 책임질테니 발포하라는 명령을 항상 숙지하고 있는 이들은 처음 있는 비상사태에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그 때, 코너를 돌아오는 18층 보안요원들이 있었다.


“정지, 여긴 왜 올라오셨습니까?”


두 명의 18층 보안요원은 숨을 헐떡거리며 뛰어오고 있다가 멈춰섰다.


“저, 18층이 괴한들에게 습격당했습니다. 그쪽 무정전 장치도 탈취당했고, 저희쪽 사람들도 죽거나 다쳤습니다. 비상사태가 나면 신고하기 전에 일단 이쪽에 먼저 보고하라고 알고 있었는데, 혹시 환자상태를 확인해주실 만한 분이 계십니까?”


“어떤 부상입니까?”


“총상입니다. 놈들이 들이닥쳐서 느닷없이 총부터 쏴대는 바람에... 저희는 간신히 피했습니다만”


“그래요? 그럼 같이..”


“잠깐”


때마침 19층 보안을 책임지고 있던 정환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리고 18층 보안요원들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두분은 어디 계셨습니까?”


“중앙통제실에 있다가 습격을 받고 빠져나오는 길입니다”


“중앙통제실이요? 그럼 동준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 동준이도 총을 맞았습니다.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럼 가봐야지요”


정환은 뒤쪽의 요원들에게 눈짓을 했다.

그리고 번개같이 홀스터에서 권총을 빼어 18층 요원들에게 겨눴다.


“손들어, 아무 짓도 하지 말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왜, 왜 그러십니까?”


“손들지 않으면 바로 발포한다”


어쩔 수 없이 손을 든 두 사람은 얼떨떨한 얼굴로 정환과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동준이가 괜찮느냐는 것은 일종의 암구어야. 너희는 동준이가 보내서 왔다라고 대답했어야 하는 거다”


“그렇군. 그것까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 뭐 관계없어. 그런다고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으니까”


“뭐?”


갑자기 돌변한 태도에 19층 본부요원들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이반은 당황해하던 모습에서 원래의 냉정한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겨우 네명으로 여길 지키려고 했다니 의외군”


그때서야 감을 잡은 정환이 제일 먼저 이반을 겨누었다.

한데 보안요원들이 입고 있는 방탄조끼를 피해 적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머리밖에 쏠 곳이 없었다.

총구가 흔들리는 것을 본 이반이 비웃음을 지었다.


“그것 봐. 너희들은 안된다니까. 기회가 있어도 쏘지 못하잖아”


이반은 먼저 머리 뒤로 깍지꼈던 손을 들면서 가지고 있던 총을 겨누었다.

상대방이 눈치챌 것을 예상하고 등쪽으로 홀스터를 옮겨놓았던 것이다.


그때, 이반의 오른쪽에 있던 보안요원이 강한 발차기를 날려왔다.

이반의 총든 손을 겨냥한 회심의 일격.

그러나 이반은 물흐르듯이 그 다리를 밀어내며 한바퀴 돌아 발차기를 날린 요원의 목에 두방을 쏘았다.

그리고 그가 쓰러지기도 전에 그를 붙잡아 방패로 사용했다.


이어지는 총격에 이미 절명한 요원의 몸이 들썩이는 것을 느끼며 이반은 다시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몸을 노출하여 정면에 보이는 요원을 쏘았다.

그리고 적중여부를 확인하기도 전에 이미 앞으로 몸을 굴려 오른쪽 요원이 막 총을 다시 겨누고 발사하는 순간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발사되는 방향을 바꿔 보안요원의 리더였던 정환쪽으로 발사되게 만들었다.

마무리로 자신이 붙잡고 있는 요원의 턱에 한 발과 정환의 머리에 확인사살 한 발.


총소리가 스무번도 나기전에 상황은 끝났다.


이반과 막심은 그대로 중앙통제실로 들어가면서 남아있는 운영요원이 없는 지를 살폈다.

그리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통제실내 컴퓨터와 장비들은 다른 전원을 찾아서 연결했는지 다시 부팅되어 있었지만 운영요원은 아무도 없었다.


“막심, 빨리 데이터 다운받아. 아무래도 여기 아무도 없는 걸 보니 남은 놈들은 어디 숨어있을 것 같다. 나는 다른 조와 함께 나머지 층을 뒤져야겠다”


“알겠습니다. 팀장”


“롤란, 드미트리 어디 있나?”


“중앙통제실 앞입니다”


“우리도 안에 있으니 그냥 들어와”


잠시 후, 롤란이 상기된 얼굴로 들어왔다.


“왜 혼자야?”


이반은 설마하는 표정으로 롤란을 보았다.


“드미트리가 당했습니다. 전문가가 있었어요”


“그는 죽였나?”


“예”


“그럼 일단 움직이자. 원수는 남은 사람들한테 더 갚기로 하고”


막심이 메인 컴퓨터와 서버를 찾는 동안 이반은 롤란과 함께 기실장이 주로 다니던 20층으로 연결되는 문을 찾아 밖으로 나갔다.

중앙통제실 외에 회의실과 체력단련장, 다이닝룸 등으로 이루어진 공간 곳곳을 뒤져도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윗층만 뒤지면 된다”


이반은 손짓으로 롤란에게 21층으로 이어지는 중앙계단을 가리켰다.

가슴에 입은 부상으로 인해 불편한 몸이었지만, 롤란은 프로답게 동심원을 그리는 계단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실로 보이는 공간 중앙 쇼파에 60대 남성이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뒤이어 따라 올라온 이반이 물었다.


“당신이 소회장인가?”


“그렇다. 자네들은 누군가?”


“그건 알려줄 수 없고 여길 끝장내러 온 사람들이라고 해두지”


“보안시스템이 생각보다 부실했나 보군. 애꿎은 목숨도 많이 잃었을 것 같고. 다음부터는 이 점을 시정하라고 해야겠는데”


“다음이 있을까? 여기서 우리가 방아쇠를 당기면 모든 게 끝날 텐데”


“곧 돌아올 친구가 있어서 말야. 거의 다 왔을 거야”



19층 중앙통제실


막심은 상황판으로 사용되는 여러 개의 모니터 중에서 한 곳의 신호가 급격히 바뀌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잠시 지켜보던 막심은 황급히 놀라 이반에게 연락했다.


“팀장, 큰일났습니다. 놈이 돌아왔어요. 건물 근처까지 왔습니다”


“뭐?”


이반은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보았다.

분명히 계획된 시간보다 훨씬 빨랐지만 놈이 도착하는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는 것이 치명적이었다.


“아무래도 당신이 믿고 있는 놈이 나타난 것 같군. 한발 빨랐지만 운명은 바뀌지 않아”


소회장은 이반의 말에 빙그레 웃었다.


“자네 말이 맞아. 모두가 마찬가지겠지. 이렇게까지 한다고 해서 강정욱과 신영의 운명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그리고 자네들도 마찬가지일세”


성윤빌딩 지하주차장 입구


류강은 모터사이클의 RPM을 최대속도로 올렸다.

이제 다왔다.

못내 불안하기만 했던 예감은 류강이 올림픽대로에서 택시를 돌려 가양역에서 내린 후에 실체가 드러났다.

소회장의 본부에 일이 생기면 자동으로 호출되는 비상알람이 폰을 통해 들려온 것이다.

마침 도로옆에 세워져있던 날렵한 모터사이클의 주인에게 류강은 현금으로 천만원을 주겠다는 거래를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송금해버린 후에 등록증을 챙기지도 않고 바로 최고속력으로 달려온 것이다.


성윤빌딩 21층 펜트하우스


이반과 롤란은 다른 방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미진 곳에 있던 방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쏴죽이기 전에 나와”


“팀장, 인질은 불편합니다”


“알아, 하지만 놈이 우리가 여길 나가기 전에 올 것 같다. 할 수 없어”


그 때, 20층 회장 전용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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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또 하나의 위기 21.12.14 195 5 12쪽
94 사면초가 21.12.13 20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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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사냥(2) 21.12.09 214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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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습(3) +1 21.11.16 273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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