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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라스 님의 서재입니다.

귀鬼, 영혼을 먹는 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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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라스
작품등록일 :
2019.01.10 08:58
최근연재일 :
2019.01.12 22:41
연재수 :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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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389

작성
19.01.1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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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화 혼돈의 시작 (2)

DUMMY

어제보다 다양하지고 많아진 괴물들을 피해서 빙빙 돌아가면서 역으로 향하다 보니 걸어서 한 시간 거리인 역도 저녁이 되도록 가지못했다. 청화가 지도를 뒤적거리면서 여러 곳을 둘로보았지만 길을 찾지못했는지 지도를 보면서 앉아서 쉬고 있는 강에게 다가갔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하늘에 떠있는 거대한 고리를 보고 있던 강이 청화의 다가오는 소리에 청화를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이 주변에서 쉬다가 가는 게 좋을 듯 한데요."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은 강을 배려해주는 것인 것 같아보이던 청화의 말에 강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던 청화가 한 모텔을 찾았다. 문은 잠겨있었고, 안쪽도 사람이 없는 듯 어두웠다.


2층의 창문을 계속 살피던 청화가 갑자기 가방을 바닥에 내팽겨치더니 모텔 앞에 있던 차를 밞고 뛰어올라가서 열려있는 창문에 매달렸다. 가볍게 몸을 튕겨서 반동으로 올라간 그가 창문 속으로 들어가서 얼굴을 내밀었다. 잠시 멍하니 쳐다보던 강이 정신을 차리고선 청화가 던져놓은 가방을 가지고선 차 위에 올라섰다.


아파오는 옆구리를 애써 참아보면서 가방들을 청화에게 올려준 강이 청화에게 손을 뻗었다. 살짝 점프하면 창문에 매달릴수는 있었지만 상처때문인지 뛰기 힘들었다. 결국 청화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겨우 올라간 작은 방에서 숨을 골랐다.


올라온 모텔의 한 작은 방의 벽에 있는 스위치를 살짝 올리자 은은한 빛의 방 안을 채웠다. 그때 들려오는 꼬르륵 소리가 강의 배에서 뛰쳐나왔고 강은 아닌 척 해보았지만 이미 청화는 가져온 가방에서 작은 통조리을 두개 꺼내고있었다.

어제 밤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강이 흘러나오려는 침을 애써 삼키면서 청화에게 통조림을 건네받았다. 평소였으면 적은 양에 투덜거렸을 듯한 작고 짠 참치캔이었지만 강은 진수성찬처럼 맛있다고 느꼈다. 허겁지겁 통조리을 먹던 강이 입에 묻은 조그만한 참치 조각을 닦아내면서 말했다.


"이렇게 먹어버려도 상관없는거야? 아까보니 편의점 같은 곳은 이미 다 털린 것 같은데?"


"아마도... 충분해요."


역시 조금 부족했기에 강이 입맛을 쩝하면서 다시었다. 이미 다 먹고 일어난 청화가 벽장을 뒤지더니 이불들을 꺼내어서 편해보이는 침대 옆에 잘 펴서 깔았다.


"제가 여기서 잘게요."


깔아놓은 이불에 아빠다리하고 앉아 이불을 툭툭 치는 청화에게 강은 약간은 불편해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괜찮아요. 불편해하시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럼 사양않고."


해가 모두 지고 얇은 초승달 아래에 밤거리는 고장난 가로등에 어둠이 짓게 깔렸다. 아직 상처가 아물고 있는 옆구리 탓 일까 잠이 오지 않는 강이 몸을 뒤척이면서 누워만 있었다. 계속해서 오지 않는 잠에 약간의 싫증을 내면서 강이 일어났다.


옆에서 자고 있어야 할 청화는 창틀에 걸터 앉아서 창 밖을 보고있었다. 평소에는 다른 빛에 가려져서 보지 못했을 수많은 별들에 강이 눈을 둘 곳을 찾지 못하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은하수와 배웠던 약간에 별자리는 찾지 못할 만큼 많은 별들. 그런 별을 계속 보고 있던 강이 청화가 빤히 쳐다보고 있던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빤히 쳐다보는 시선을 늦게 눈치챈 강이 헛기침을 하면서 눈을 피했다.


"누나 옷 올라갔어요."


강의 얼굴이 배가 훤히 드러나버린 자신의 옷을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히익하면서 옷을 내린 그녀가 이불을 덮어쓰고는 머리카락 하나 나오지 않게 숨어버렸다. 잠시 긴 침묵이 이어지자 강이 침묵을 깨면서 말했다.


"왜 안자?"


"잠자리가 불편해.....서?"


"의문형이냐...."


"그럼 이제는 자야죠."


달로 만들어진 그림자가 누워있는 그의 튀통수를 어둡게 만들었다. 잠시 그 뒤통수를 보던 강도 내려오는 달빛과 함께 잠에 들었다.




쿵!


"아야야...."


침대에서 굴러떨어진 강이 혹이 난 것 같은 뒤통수를 매만지면서 몸을 일으켜세웠다.


'요즘 왜 이렇게 재수가 없....'


강은 자신의 떨어진 곳이 강이 잠을 자던 곳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의 옆에서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그의 얼굴은 처음 봤을 때 느껴진 수많은 가시들은 이미 사라져있었다.


"이 주변은 이미 다 털렸다니까."


청화를 제외하면 처음 듣는 목소리. 하지만 언젠가 들어본 목소리. 나를 버리고 간 그 자식의 목소리.


뒤도 돌아보지않은채 일어나는 강의 뒷굼치가 청화를 밞아버렸지만 옆구리의 상처가 만든 아픔도 무시한 채 창문을 넘어갔다. 차 위로 큰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강의 소리에 박우현이 놀라면서 강을 확인하고는 얼굴이 굳어갔다.


"이 개자식아!"


우현의 멱살을 잡으면서 강이 소리를 지르자, 다른 골목길에서 왠 활을 매고 있는 여자가 튀어나왔다. 청화도 창문에서 떨어지자 묘한 분위기가 그들 사이에서 맴돌았다. 그런 묘한 적막이 흐르던 거리에서 우현의 울음이 섞인 듯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때 버리고 간 건 미안해! 하지만 그때 나까지 있었으면 둘 다 때죽음이었을 거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 지껄이지마!"


"둘 다 사연이 있는 건 알겠는 데 그만하지?"


여자의 중저음의 허스키한 보이스가 강의 귀로 들어왔다. 여자는 이런 여름에 팔을 다 가리는 라이더 자켓을 입고있었지만 그 속에 있는 탄탄한 근육 느껴질 정도였다. 우락부락한 몸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싸울 것 같은 분위기의 우현과 강을 말리기에 충분한 포스였다.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인 상황에서 꽤 살아봐서 알지않아? 여기서 계속 소란만 피워봤자 둘 다 손해야."


여자의 말을 증명하듯이 멀리서 늑대의 울음소리같은 것이 들려왔다.


"구름 누님...? 그럼 이것부터 좀 말려주실래요?"


우현이 강이 잡고 있는 멱살을 손가락으로 가르키자 구름이 다가가 강의 손을 때어냈다.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떨어져나가는 멱살을 잡은 손에 강이 눈을 찌뿌렸다. 손을 뿌리치는 강이 생각했다.


'칫, 뭔 여자가 힘이....'


뒤에서 조용히 서있던 청화를 잠시 겻눈질한 구름이 조용히 강에게 속삭였다.


"짐 있으면 빨리 가져와. 너희같은 생존자 찾으려고 나온거니까."


탐탁치 않아 하는 강이였지만 청화와 함께 방으로 돌아가서 가방을 가지고 나왔다.


"그럼 출발하지."


"참고로 말해두겠는데. 지금의 상황때문이지. 안전한 곳에 도착하기만 하면 저 애와의 일은 처리할 거야."


"마음대로. 여기만 아니면 돼."



구름의 인도 아래 골목길을 요리조리 돌아다니던 그들은 큰 대로변 하나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진 열차역 입구 앞에 도착했다. 손전등을 꺼내는 구름이 손전등을 길게 또는 짦게 여러번 열차역으로 비추었다. 반대쪽에서도 똑같이 손전등으로 비추는 것으로 보아 신호인 듯 했다.


"모스부호야. 신기하지?"


"시끄러. 더러운 배신자 목소리는 더이상 듣기 싫은데."


"아, 그래..."


조용한 청화, 까칠한 강과 무서운 구름 사이에 껴있는 우현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출발하지."


말과 동시에 튀어나간 구름을 쫓아 우현 강 청화의 순으로 긴 도로를 건넜다. 수많은 사람들이 버리고 간 차들이 불에 타있거나 멀쩡하지만 사람만 없이 길거리에 놓여있었다. 중간 즈음 건너왔을까, 멀리 역에서 손전등의 빛이 빙글빙글 돌았다.


이내 한 방향을 가르키는 손전등의 방향으로 시선을 향한 그들의 눈에는 도로끝에서 달려오는 한 소가 보였다. 거대한 크기에 차 따위는 방해물이 되지않는 거대한 뿔을 가진 소는 아무리봐도 괴물의 한 종류였다.


"뛰어!"


지진이 난 것처럼 울려대는 거대한 소리가 오른쪽에서 계속 들려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에 발걸음을 재촉하였지만 애석하게도 괴물은 점점 다가왔다. 강은 옆구리의 상처에 눈을 찡그리고 이를 악물면서 달려갔지만 역시나 부족한 속도였다. 구름과 우현은 먼저 들어가서 달려오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에서 세 네 걸음 정도 남은 순간 강을 품에 끌어안는 청화가 역으로 몸을 던졌다. 순간 한끗차이로 지나가는 괴물의 엄청난 속도가 만든 풍압이 그들을 날려보냈고 역 앞의 유리들을 모두 깨뜨려버렸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강이 꼼짝없이 죽겠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고통도 없는 강이 눈을 살짝 뜨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청화의 상체였다. 힘이 빠져가는 청화가 강의 위로 추욱 누워버렸다. 그런 청화의 가방에 박혀버린 거대한 유리조각들과 코를 찌르는 피비릿내와 함께 피로 물들어가는 청화의 몸을 강이 멍하니 쳐다보았다.


삐하는 소음이 강의 귀에서 멀어져가자 우현의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것에 실려가는 청화를 보면서도 정신을 차리지못하고 멍하니 땅바닥을 쳐다보는 강의 머릿속이 까매졌다. 2일의 시간. 그 짦은 시간만이 지나갔음에도 알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죽어가는 이런 정신나간 세상에 강은 머리가 핑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온 세상이 까매졌다.




눈을 뜬 강의 눈 앞에는 새하얀 천장이 들어왔다. 방 안을 맴도는 푹 눌러앉은 분위기와 우웅거리면서 들려오는 가습기 소리에 주변을 살짝 돌아보았다.


"....병원?"


"이면 좋겠지만."


구름이 칸막이로 가려둔 커튼을 살짝 열고선 들어왔다.


"대피소인건가."


옆 의자에 앉아서 두개의 의자다리로만으로 장난을 치는 듯한 구름과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북적이는 소리가 이 곳이 대피소라는 것을 강에게 알려주었다.


"....청화는?"


"안심해."


옆 쪽 칸막이 커튼을 구름이 살짝 열어주자 안쪽에는 청화가 숨을 가쁘게 쉬면서 누워있었다.


"저 놈 고친다고 우리 의사가 고생 많이 했어."


"나 불러?"


살짝 열어둔 틈으로 머리를 들이미는 단발의 여자가 그들에게 대답했다. 천천히 강이 있는 칸막이로 걸어들어온 여자가 말했다.


"다친 곳은 괜찮아요? 강...맞죠? 저는 소림."


의자를 가지고 구름의 옆에 앉는 소림의 미소짓는 얼굴은 무서워보이는 구름과 대비되어서 아름답게 보였다.


"남자애의 상처는 그리 깊지않아요. 다행히도 저기있는 큰 가방이 거의 다 막아줬거든요. 그러니 크게 걱정하지마요."


천사다. 왜인지 거대한 날개가 그녀의 등 뒤로 보이는 듯 했다. 평소라면 당연했을지도 모를 평범한 친절함임에도 몇개월만에 보는 착한 인간인 것 같았다. 머리를 저으면서 다시 정신을 차려보려는 때에 갑자기 그들이 있는 문이 벌컥 열렸다.


"누님, 빨리 나오셔야 할..... 앗."


허겁지겁 달려온 듯한 우현이 헐떡이던 것도 멈추고는 굳어가는 강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흠칫했다.


"우린 해결할 게 있을 텐데."


“히익”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우현이 점점 굳어가는 강의 표정에 기겁했다. 소림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고, 구름은 살짝 한숨을 쉬었다. 굳어버린 얼굴로 구름에게 얼굴을 돌리며 말 없이 눈으로만 이야기한 강을 보고는 구름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잠깐 고개를 왜 끄덕여요오오!”


“이 개자식아!!! 너!”


강이 침대를 발판삼아 뛰어올랐다.


“때문에 죽을 뻔! 했다!”


날아오르는 강의 무릅이 우현의 코를 가격했고 우현은 바닥에 쓰러졌다.


"오, 나이스 니킥."


구름은 의자에 팔을 하나 올리고선 강의 니킥에 감탄을 하였고, 소림은 의자에서 일어나 우현의 옆에 쭈구려앉아서 우현의 볼을 쿡쿡 찔렀다.


"으악!"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나는 우현에 소림이 화들짝 놀라면서 엉덩방아를 찌으면서 꺅하는 소리를 내었다. 우현의 코에서 코피가 계속 떨어져내리자 우현이 휴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급히 코를 막았다.


"이제 시원하냐?"


"아마도요."


구름의 물음에 강이 대답했다. 살짝 미소를 보이는 구름이 우현에게 말했다.


"그래서 급한 일은?"


"설명보다는 나와보시는게 더 좋을 거에요. 말로 하기 힘든 이상한거라. 앗, 반대쪽도."


양쪽을 휴지로 막은 우현에 모습은 우스꽝스러웠다.


"같이 나갈래?"


"...그래."


구름의 물음에 아직 잠을 자고 있는 청화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소림을 보고는 안심하고는 구름을 따라나갔다.


대피소의 모습은 사뭇 상상과는 달랐다. 군인들이 많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평범한 민간인들만 모여있는 듯 해보였다. 지하철 안쪽 상가구역에 자리를 잡은 대피소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돗자리 위에서 지내는 듯 했다. 어느 사람들은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허함과 슬픔만이 가득했다.


우현을 따라간 곳에는 열댓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다들 어떤 것을 둘러싸고 구경하고 있는 듯 했다. 구름이 사람들에게 살짝 손짓하자 그녀를 알아본 이들이 길을 비켜주었다. 역시나 구름이 이 대피소에 리더인듯 했다. 둘러싸였던 공간이 드러나자 구름은 눈을 의심하듯 살짝 실눈을 뜨었다.


사람이었다. 분명히 사람인데 마치 보라색의 촉수같은 것이 팔에서 올라오면서 식물같이 보였다. 충혈된 눈으로 구름을 올려다보는 그는 아무말도 못한 채로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봤죠? 설명이 안된다니깐요. 어제 온 사람인데 말도 한마디 안하고 있었어요. 붕대를 팔에 꽉 싸매었길래, 그냥 다쳤나 했는데 이런 게..."


"움직일 수 있어요?"


바닥에 앉아있는 그에게 손을 뻗은 구름의 손을 그가 잡았다.


"일단 의료실로 데리고 간다. 우현이는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알아낼수 있는 거 모두 알아내."


"아, 넵! 목격자분들은 저에게 알려주세요."


구름은 강에게 눈짓을 하였고, 그녀는 구름을 도와 그 사람을 도와주었다. 아까의 의료실까지 데리고 그를 데리고 간 구름과 강은 의료실을 나왔다. 소림조차 당황한 그 촉수들의 정체가 무엇일지 생각하는 강에게 구름이 말했다.


"잠깐 따라올래?"


구름을 따라간 방은 구름의 사무실같은 느낌이었다. 벽에 걸려있는 활만을 봐도 그래보였다. 겉옷을 벽에 걸어두는 구름에게 한 어린여자아이가 다가왔다.


"하늘이 깻어?"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아이가 구름의 손에 이끌려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동생?"


"응."


"잘 지켜내. 너는 그럴 힘이 있잖아."


"물론이지."


"그래서 왜 부른거야?"


"그냥 여러가지 질문도 하고 받기도 하고."


"난 질문없어."


"그럼 내 질문만 할게. 사실은 요청이지만. 이틀뒤에 철로를 따라 다음역으로 가볼꺼야. 식량이 살짝 부족하거든. 같이 가줄 의향이 있나?"


"왜 나인데?"


"우현이랑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알겠더라고. 너 그 놈들 죽여본 적 있지? 나도 아직 못 죽여본 놈들을 고등학생이 죽였다? 너라도 부탁하지않겠냐."


"그렇겠네..."


"그럼 생각은 해도. 우현이 일단 텐트같은 것을 가져다가 줄꺼야. 청화도 있고. 강요는 아니야."


강이 잠시 고민하는 듯있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사하고는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였다.


"아, 개인적인건데. 내 첫인상은 별로겠지만 잘 지내보자. 일단은 내가 언니이기도 하고?"


"....넵."




문을 닫고 나오는 강이 얼굴을 위로 올려서 지하철의 천장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많아진 고민에 머리를 식힐 겸하여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여기있었네."


어느새 코에 막아둔 휴지를 정리하여둔 우현이 강에 옆으로 섰다.


"무릅 너무 아픈거 아니야."


"솔직히 더 때리고 싶거든."


"히익...."


겁에 질린 우현이 자신의 코를 움켜쥐었다. 피식 웃은 강이 우현에게 말했다.


"구름언니가 너가 생활품들 준다면서."


"좀만 기다려봐. 다른 분들이 정리하고 계셔서."


조용히 벽에 기대어 서있는 강을 우현이 잠시 위아래로 살펴보았다. 팔다리에 붙어진 수많은 데일밴드들이 3일동안있었던 강의 고생들을 설명하여 주고 있었다.


"...미안해. 그때, 버리고 간거."


눈을 감고선 주먹을 꽉 쥐는 강에 다시 식겁하는 우현이었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 강에 안심하는 우현이 강의 대답을 기다렸다.


"됐다. 이해는 안되지만 뭐, 둘 다 살아있고. 다음에는 그러지마."


쥐었던 주먹으로 우현의 가슴을 툭 쳤다. 잠시 우물쭈물하던 강이 이내 크게 미소를 지었다. 홍조가 살짝 붉어져가는 우현이 시선을 피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짐은 이따가 병실로 가져와줘."


손을 흔들면서 멀리 사라져가는 강에게 우현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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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화 혼돈의 시작 (1) 19.01.11 40 0 20쪽
1 프롤로그 : 사막의 제국에서 19.01.10 3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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