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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사자직업엔 비밀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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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01 12:42
최근연재일 :
2022.10.24 12:1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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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522

작성
22.10.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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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16

DUMMY

“아, 아니 어떻게 네놈이 살아있는 거지?!”


브레스의 경로 상에 있던 풀들은 메말라 비틀어져 있었고, 나무들은 검게 삭아 있었다.

하지만 생기가 돌다 못해 티끌만한 상처조차 없는 리밴지를 본 드래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응! 그건 영업 비밀!”


일차적으로 보자면 템빨 덕분이었고, 이차적으로 본다면 내 스킬빨 덕이지 뭐.

홈 내에서 드래곤을 트라이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기에 브레스의 메커니즘은 누구도 몰랐을 꺼다.

나조차도 몰랐으니까!

브레스가 몸을 덮치기 직전. 아니! 1분 전에 뜬 경고창으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지.

내게 뜬 두 번의 경고창.


처음 한번은 드래곤이 숨을 들이마시기 전이었다.

놈에게 약속을 지키라는 말을 던진 나에게 뜬 첫 경고창.


[Warning Alarm]

-당신은 1분 뒤 브레스의 산성 독으로 사망할 것입니다-


산성 독? 히드라의 산성 독과 같다. 하지만 이번 건 그 범위나 데미지부터 다르기에 피할 순 없다.

문득 떠오른 튜토리얼 보상템.


히드라를 잡고 얻은 공적과 보너스 능력치에 눈이 팔려있던 나는 산성 독 치료제를 까마득히 있고 있었는데, 경고창을 통해 그 문구를 보자 아이템창을 열어 빠르게 찾기 시작했다.


<산성 독 치료제>

등급:유일

내구력:1/1

착용조건:없음

*복용시 소모되며 3분간 산성 독에 면역됩니다.


브레스가 닿기 직전에 이것을 복용했고, 난 의복하나 녹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두 번째 경고창은 처음과는 다르게 비교적 직관적이었다.


[Warning Alarm]

-당신은 3초 뒤 브레스로 사망할 것입니다-


즉, 데미지로 찍어 누르겠다는 선언이면서, 브레스가 가진 순수 데미지를 의미한다.

이건! 피하기만 하면 된다! 문구가 보이자 아이템창에서 회피망토를 꺼내 착용했다.


<회피 망토>

등급:전설

내구력:1/1 회피력:100%

*수리가 불가능 합니다.

*1회에 한하여 무조건 회피합니다.


죽음의 경고창 덕분에 튜토리얼 당시 히드라를 잡아 얻은 템만으로 드래곤의 브레스를 버텨낼 수 있었다!

이걸 스킬빨로 얻은 템빨이라고 하지 달리 뭐라 해야 할까?


“후후후. 드래곤 양반! 보상을 주셔야겠어. 마르키오스 산맥의 지배자인 마르키오스 드래곤님이 약속을 안 지킬 리는 없고?”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건우는 으스대며 드래곤에게 손을 까닥 거리며 조롱한다.

쿠오오오오.

드래곤이 재차 피어를 사용한다.


“크윽. 이봐, 약속은 지켜야지!”

“지킬 것이다 모험가여! 다만 그대가 노골적으로 재수 없어 소리 질렀을 뿐.”


드래곤이 본심을 말한다.

자신의 브레스에 한줌의 재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건만 놈이 온전하게 살아있다.

자존심이 상해 그를 죽이고 없던 일로 할까도 했지만 모험가들은 죽더라도 며칠 지나면 다시금 나타난다는 소문을 드워프들을 통해 익히 들었다.

아마 죽인다면 내가 약속을 저버린 비겁자라 소문낼 것이 뻔했기에 빡침의 포효를 날린 거였다.


“보상은···”

“보상은?”

“바로 이 마음이다!”

“????”


씨발 뭐라고? 지금 마음이라고 한 건가?


“사실 그대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것 같아서 따로 염두에 둔 보상은 없다! 그러나 이토록 잘 견뎌 냈기에 이 몸의 심장을 나누어주마!”


그린 드래곤의 머리에서 초록빛이 쏟아져 나온다.

리밴지는 눈을 잠시 가려야 할 정도의 빛이었기에 눈을 감았다 뜨자 눈앞에 드래곤의 심장 반쪽자리가 빛을 내며 공중에 떠있다.


“가, 감정!”


<그린 드래곤의 심장 1/2>

등급:전설

내구력:1/1

착용조건:없음

*복용시 소모되며 영구적으로 무한한 마나를 얻습니다.

*그린 드래곤은 독성에 면역입니다. 복용시 영구적으로 독성에 면역됩니다.

*복용시 마르키오스 산맥의 지배자인 그린 드래곤과 영혼의 결속을 가집니다.

*획득과 동시에 자동 귀속 착용됩니다. 거래불가.

*드래곤의 심장은 최대 1개만 사용가능합니다.


“와··· 개, 개쩐다!”

“후후 당연히 이 몸이 가진 고유 능력을 일부 사용할 수 있으니 좋을 수밖에!”


심장을 손에 쥐자 초록색 빛이 몸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 그린 드래곤의 심장 절반을 흡수하였습니다. ]

[ 마나의 최대치가 무한대로 증가합니다. ]

[ 독성에 면역됩니다. ]

[ 마르키오스와 영혼의 결속을 가집니다. ]

[ 최초로 드래곤의 심장을 획득했습니다. ]

[ 전설 업적 : 최초의 인간! LV.1(3/10) ]

[ 보너스 스텟 10 부여 ]

[ 공적치 10 상승 ]


하나 같이 전설 급에 어울리는 능력을 몸에 얻었다.

이것은 자신이 전생에 키우던 본 캐릭터 이상의 능력들이었다.

꿈이야 생시야···

리밴지가 환생했을 당시처럼 볼을 꼬집어본다.

생명력이 1 감소된다.


‘지, 진짜다!’

“그런데 이 영혼의 결속은 뭐지?”

“그건 영업 비밀이란다. 그대가 성장하면서 알아 낼 일이지!”


거대한 폭풍이 다시 몰아치기 시작한다.

내게 의문 하나를 남겨둔 드래곤은 자신의 몸체보다 큰 날개를 펼치고, 유유히 날갯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오른다.



“애송이 모험가여! 그대의 성장을 기대하지!”


그린 드래곤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발언을 내뱉고는 저 멀리 날아간다.


“정신승리하고 튄 건가? 아무렴 어때! 드래곤 심장을 받은 최초의 유저인데 큭큭큭.”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시스템 창을 여러 번 보던 건우는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걸 발견한다.

‘마나가 무한··· 마나가 무한···’

자신의 스킬 중에 마나를 사용하는 직업 스킬은 존재하지 않았다.

많은 걸 얻었음에도 한 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자, 기분이 다시 다운되는 흔한 겜창 유저.

마르키오스가 날아간 하늘을 향해 손가락으로 엿을 날린다.


밤이 깊어가고 뒤이어 나타난 웨어울프를 무더기로 잡은 리밴지는 곧장 야영지로 향한다.


30렙이니까.

마르키오스는 이제 패스해도 되지 않을까?

다음으로 갈 만한 곳이라면··· 드발크 영지 너머에 자리한 폐쇄된 보미르 광산인가?


“엇! 자넨 송곳니를 구하러 갔던 젊은 모험가 아닌가?”


노인이 반기며 내 몸을 살핀다.


“자네 꽤나 강하구만! 웨어울프를 사냥하고 왔는데도 상처하나 없다니 말이야!”

“예, 웨어울프가 생각보다 강하긴 했지만 제가 더 강했습니다.”


예리한 NPC의 말에 웃는 얼굴로 답하려다 참아낸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답한다.


“오오! 그래그래 모험가라면 그 정도의 자신감은 가지고 있어야지! 내가 부탁한 물건은 가져왔는가?”


추레한 몰골의 NPC 과거 나 역시 퀘스트의 꿀팁을 얻어낸 뒤로는 이런 종류의 NPC와 퀘스트는 거들떠도 안 봤다.

분명 무언가 있다! 결코 호객행위까지 해가면서 송곳니를 구해 달라하진 않을 테니까!


“여기 있습니다. 웨어울프의 송곳니는 못 구했어요. 대신! 라이칸스로프의 송곳니입니다.”


아이템창에서 30CM 길이의 거대한 송곳니를 건네자 노인은 눈을 빛낸다.


“저, 정말 크고 아름답구만! 황홀해!”

“후후. 쉽게 볼 수 없는 물건이죠! 요놈 때문에 진땀 좀 뺐습니다.”


마침 나와 노인의 대화를 들은 여성 모험가 두 명이 변태 보듯 쳐다보더니 급히 자리를 뜬다.

왜 저러는 거지?


“이거면 충분한 것 이상이야! 고맙네!”

“뭘요. 저는 어르신의 기쁨을 위해서 한 일인 걸요.”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뱉어내느라 진땀 좀 뺐지만!

이정도 빌드업이면 충분히 좋은 보상이나 히든 퀘스트를 하나쯤은 주겠지?


[ 퀘스트 완료 ]

[ 공적치 1 상승 ]

[ 야영지의 거렁뱅이 노인 우호도 최대치 달성 ]


······

음? 이게 끝인가?


“으헤헤헤. 고맙네! 덕분에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빼낼 수 있겠어!”


거렁뱅이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은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라이칸스로프의 뾰족한 어금니로 이를 쑤시는 노인.

작금의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나는 멍하니, 그가 이를 쑤시는 모습을 바라 볼 뿐이었다.

‘재료 아이템으로도 쓸 수 있는 귀한 웨어울프 대장의 송곳니를 이쑤시개로 헌납하다니···’

눈앞이 깜깜해지고, 다리가 휘청거린다.

이래서 남들이 하는 조언을 무시하면 안 되는가보다.


그래도 그 덕분에 드래곤 하트를 얻었으니 위안삼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상태창을 확인한다.


닉네임:리밴지

레벨:30

직업:사자(使者,부리는 자)

공적치:121

칭호:라이칸슬로프 슬레이어

*늑대족 사냥시 추가 경험치 10%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생명력:136/136 마나:?/?

근력:80 체력:5 민첩력:105 지력:5

능력치 포인트:30

무게:110/500


공적치 ‘1’이 마음에 걸린다.

게임 좀 해본 유저들은 알 것이다.

사소한 수치 하나가 엄청 눈에 밟힌다는 것을···


30포인트를 제외한 근력에 모두 올린 나는 그길로 마르키오스 산맥을 넘어 드발크 자작의 영지를 향해 걸어간다.

허탈한 퀘스트에 시간낭비를 하고, 쓸데없는 마나 무한의 능력을 얻었음에도 상태창 마나 옆에 적힌 물음표가 괜스레 마음을 달래준다.

그래! 언젠간 마나를 요긴하게 쓰일 일이 있겠지.

건우에겐 곧 그런 날이 올 것이다. 요긴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쪽으로···


드발크 자작의 영지.

지나온 거점마다 한두 명씩 보이던 유저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본격적으로 파티사냥을 시작하는 지점으로 많은 유저들이 인연을 쌓아가는 곳이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파티사냥하며 알게 된 유저와 결혼까지 했다고 하니 말 다했지.

특히 내가 가려는 폐쇄된 광산이나, 영지의 경계에는 정기적으로 밀려오는 몬스터들의 개체수가 많아 솔로사냥보다는 2명 이상의 파티사냥을 권장했다.


“후우우우웁! 하아아아! 그래 이 냄새지 역시 게임은 싱글플레이보다 멀티플레이가 최고지!”


폐쇄된 광산을 가려던 나는 파티원을 모집하는 이들의 사이에 껴서 자리를 구해본다.


3분, 5분, 10분, 20분··· 나를 끼워주는 이들이 없다!

그사이 몇 번이나 귓속말 혹은 직접 다가와 나에 대해 묻는 이들은 있었다.


-님. 직업이 뭐에요?

“사자입니다만.”

-사자요? 어흥! 그 사자요?

“아, 아니요. 부, 부리는 자라고 신규 직업인데···”

-아 혹시 사자후를 써서 상태이상 걸리게 하는 메즈기를 보유한 직업인가요?


메즈기란 전투시 모든 몬스터의 공격을 탱커가 감당하기 힘든 경우, 그 중 일부를 일정 시간 행동불가 상태로 만드는 기술이다. 물론 나는 해당 없다.


“아닌데요.”

-그럼 직업 능력이 뭐에요?

“그, 저만 보이는 표식을 몬스터에게 남겨요.”

-디버퍼 군요!


디버퍼란 대상을 약화시키는 기술 또는 마법을 사용하는 유저를 뜻 한다. 물론 이것도 난 해당 안 된다.


“아닙니다만.”

-죄송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직업은 못 받아요. 그리고 자기 직업 PR도 못하시면서 무슨 파티사냥을 하려고 합니까!


대게 이런 식의 흐름으로 대화가 마무리 되었다.

네놈들 죽음을 보는 걸 알리기 껄끄러워서 그렇지! 소문이라도 나면 번거로워질게 뻔하니까!

파티를 구하는 유저들의 틈에서 쓸쓸히 걸어 나와 어느 가정집 문 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내게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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