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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사자직업엔 비밀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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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01 12:42
최근연재일 :
2022.10.24 12:1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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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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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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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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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3

DUMMY

상대보고 죄책감을 느끼라는 듯 액션을 크게 취하자 운전석에 있던 기사가 문을 열고 나와 절하다시피 사죄를 한다.

얼레? 나를 아는 사람인가?

잠시 뒤 세단 뒷좌석에서 누군가 내린다. 정장을 깔끔하게 쫙 빼입은 중년인.

나는 그를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넌 이제 애비도 못 알아보는 거냐?”


아?!


“아버지!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아버지?? 강녕? 용돈 필요하냐?”

“아닙니다. 아, 방금 어머니께서 집으로 가셨습니다. 하하하하”

“어머니?? 너 왜 이래? 나 안 그래도 요즘 회장님 심기 신경써야하니까 너라도 날 좀 힘들게 하지마라!”

“힘들게 하다니요. 제가 아버지를 오늘부터 정성껏 돕겠습니다!”

“그래? 뭘 하면서 뭔 능력으로 도울 건데?”

“아··· 그러니까는 그게···”


띠링!

[Warning Alarm]

-노인은 3초 뒤에 두개골이 깨져 사망할 것입니다-


뭐! 뭐야? 경고창이 게임 속도 아닌데 현실에서 왜 뜨는 거지?

3초 뒤 나도 아니고 노인이 죽는다고?

급하게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런 나를 이상하게 보는 아버지는 마약을 한 줄 알고 있었는지 주변을 의식한다.


“찾았다!”


곱게 차려입은 정장 차림의 노신사가 호텔 밖을 나선다.


“어르신 조심해요!!”


나는 노인을 발견한 것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달려가 노인을 뒤로 낚아챈다.

쨍그랑!

노신사의 두 걸음 앞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비산하는 유리조각들.

나는 물론이고 내가 안고 있는 노신사분을 비롯해 호텔 관계자들과 사장인 아버지마저 놀라있었다.


상황이 더는 악화될 기미가 안보이자 나는 노신사를 천천히 놓아드렸고, 그는 자신의 앞에 떨어진 유리파편과 호텔 위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호텔 위쪽에선 오래된 창을 바꾸기 위해 크레인을 띄워 유리를 올리고 있었고, 바람에 유리가 벽에 부딪치며 1층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어르신 괜찮으세요?”

“어, 아 괜찮네!”


이때 정신을 차린 아버지가 내 쪽으로 헐레벌떡 뛰어온다.


“건우야 괜찮은 거냐? 다친 데는 없어?”


아버지는 그래도 이 몸의 주인을 아들로 여기긴 했는지 내게 안부를 물었고 나는 웃음으로 답한다.

후우. 게임 속도 아닌데 경고창이 뜬다고? 그러고 보니 이 노인에겐 검은 인영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내 눈에만 보였던 그들이 시스템 창으로 나타나게 된 걸까?


“아니! 신 사장! 이 청년이 자네 아들이었는가?”

“예, 나 회장님!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노신사는 내 아버지라는 분과 일면식이 있는 사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신나 그룹의 회장인 할아버지와 함께 창업한 나 회장님이셨다. ‘신나’의 ‘나’가 바로 저분 성이었다.


소싯적 시골에서 소를 키우던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가진 소를 모두 팔고 그 돈으로 서울의 알짜베기 땅만을 골라 사신분이다.

지금 지어진 이 호텔자리도 이분 땅이었으니 말 다했지.

아버지는 한참을 나 회장님과 얘기하시며 거듭 사과했고 그때마다 나 회장님은 나를 보며 엄지 척을 날리며 내덕에 산거라고 괜찮다고 하셨다.

둘의 대화가 마무리되고 호텔 로비로 들어오는 아버지는 곧장 내게 온다.


“네 덕에 큰일을 피했구나! 아주 잘했어! 나 회장님도 너를 좋게 보셨는지 나중에 네 할아버지와 식사를 함께하자 더구나.”

“네 다행이네요 아버지.”

“그래도 네 목숨은 네 것만이 아니란 것을 명심해라! 오늘은 좀 놀랐을 테니 올라가서 쉬려무나!”

“옙!”


쉬라는 말에 나는 속으로 쾌재를 외치고, 내방으로 올라가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띵동!

문이 열리자 나를 보며 겁에 질린 여직원.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이구나!

그녀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P.H. 버튼을 누른다.

미소를 지어보일까? 아니다! 왕비서처럼 놀라 자빠질라


일단 오늘은 쉬라고 했으니 캐릭터 육성 좀 해볼까?

집에 들어서자 나는 캡슐 안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H.O.M 월드에 입장하셨습니다.


빛 무리가 사라지며 눈앞에 초보자 마을이 보인다.


“흐으으으읍! 하아~”


칼데란 마을은 여전히 시골마을답게 똥내가 진동하네~ 얼마만인거야? 벌써 5년 된 건가?

천천히 기억 속에서 옅어진 풍경을 다시 한 번 머릿속에 되새겨 넣어 본다.

아! 보상으로 능력치랑 공적 챙겼지!


“상태창.”


닉네임:리밴지

레벨:1

직업:없음

공적치:20

칭호:히드라 슬레이어

*나가족 사냥시 추가 경험치 10%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생명력:20/20 마나:10/10

근력:5 체력:5 민첩력:5 지력:5

능력치 포인트:20

무게:100/500


“와! 1렙 생명력 봐라! 언제 250까지 다시 올리지?”


만감이 교차한다.

본캐가 250렙에 세계 랭킹 1위인데 1렙부터 다시 키우는 뻘짓을 해야 하네? 재벌 3세쯤 되니까 미드가르드 게임사에 그 계정이 내 계정이니 돌려달라고 해볼까?

아니다. 증명할 방법도 애매하네. 게임사 직원들한테 내가 환생했다 말할 거야 뭐야?!

후우 랭킹 1위 못해도 내게 메시지를 보낸 놈을 찾을 정도로 키우기만 하면 되니까 조급해 하지 말자!


일단, 능력치는 나중에 찍고 사냥터를 가볼까.

우선 아이템창부터


<초보자 세트>

등급:노멀

내구력:100/100 공격력:5 공격속도:-1% 방어력:5 이동속도:-1%

*세트 효과로 근력이 5 상승합니다.

칼데란 마을을 벗어나게 되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묶음 아이템으로 무기, 갑옷, 신발을 대신합니다.


<회피 망토>

등급:전설

내구력:1/1 회피력:100%

*수리가 불가능 합니다.

*1회에 한하여 무조건 회피합니다.


“회피 망토··· 소모 템이지만 분명히 전설 급이라 불릴 만한 템이다! 중하게 쓸 일이 있겠어.”


초보자 세트를 착용한 나는 마을을 서성이며 퀘스트 줄 상인들을 찾아본다.

무작정 닥치고 사냥만 하는 닥사 노가다 똥겜이랑은 다르게 홈에서는 퀘스트 보상과 경험치도 제법 쏠쏠했고, 무엇보다 숨겨진 히든 퀘스트라도 얻게 되는 날에는 치킨이라도 시키고 싶을 정도로 운이 좋은 날이었다.


“자네 모험가인가?”


걸렸다! 음식점 앞을 서성이던 내게 주인이 말을 걸어온다.

모험가는 이곳 홈에서 NPC들이 유저들을 묶어 부르는 통칭이었다.

NPC는 Non Player Character로 플레이가 불가능한 캐릭터를 뜻한다.

즉 컴퓨터가 조종하는 Ai라고 봐두면 되겠지.


“네! 무슨 일이시죠?”

“내일 이곳 칼데란 마을의 잔치가 있다네! 손님들에게 내드릴 고기의 양이 적어 걱정이라네!”


초보시절의 나였다면 NPC의 말에 ‘고기를 구해드릴까요?’ 라고 물었겠지.

산전수전 다 겪어 가면서 랭킹 1위에 올랐던 나의 감은 잔치라는 단어에 집중하라며 신호를 보낸다.


“잔치요?”

“그렇다네! 요 며칠 전 국왕폐하께서 서거하시고 그 자리에 오르신···”

“잠깐!”

“왜, 왜 그러는가?”

“국왕이 서거를 하다니요?”

“사흘 전에 국왕께서 서거를 했다네. 자넨 몰랐는가?”


사흘··· 이곳 홈에서의 시간은 게임 밖에서의 사분의 일이다.

내가 죽은 게 어제라면 오늘은 게임에서 4일이 지났단 소리.

내가 죽었다는 걸 확인한 홈을 만든 미드가르드 게임사에서 내 계정을 지웠나? 그렇다면 말이 된다.


“지금 국왕은 혹시 누군가요?”

“전 국왕 전하께서 자식이 없었기에 제 1 공작 전하가 왕위에 바로 올랐다네”

“!!”


드뷔앙 공작! 내가 자작이던 시절부터 함께 파티사냥하며 친해진 인물이다.

프랑스의 고급 생수 브랜드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닉네임으로 쓴 센스라곤 1도 없는 인물.

이따금씩 재미없는 프랑스 농담을 건네던 놈이었는데···

내가 국왕에 오를 당시 개국공신으로 공작의 자리를 줬었는데, 이젠 내 자리를 대신해 국왕에 올랐다고?

설마, 내게 메시지를 보낸 놈이? 아니다 아직은 속단하기엔 이르다. 다시 만날 때까지는 육성이 우선이다.


“그렇군요! 제가 먼 길을 여행하고 돌아와서 잘 몰랐습니다. 그 자리에 오른 국왕이 칼데란을 방문 한다는 건가요?”

“아니라네! 드뷔앙 전하께서 이 칼데란 마을을 드발크 3세 자작님의 영지로 편입 시켰다네!”


드발크 3세면 NPC다. 대게 귀족 작위가 있는 NPC들의 이름 뒤에는 몇 세대인지 버전(?)이 붙어있었으니까. 내일 칼데란 마을에는 귀족NPC가 방문을 한다는 거군!


“그 자작님께서 내일 이곳 잔치에 오시나 보군요. 저는 뭘 준비하면 될까요?”


여기서 승부수를 띄워본다! 음식점 주인 덥석 물면 좋겠군.


“자네도 알다시피 이곳 마을에는 고결하거나 귀한 물건을 가진 사람들이 없다네! 힘든 부탁일 수는 있겠지만 블랙 바비루사의 어금니를 구해다 주게! 그것을 가공해 선물로 드린다면 자작님께서 분명 좋아하실 것이야!”


띠링! 퀘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블랙 바비루사 사냥>

난이도:S

블랙 바비루사는 와일드 보어들의 수호신이다. 와일드 보어가 모험자들에게 무차별적인 사냥을 당할 때면 와일드 보어 앞에 나타나 그들을 돕는다. 이미 바비루사에게 죽은 모험자만 누적120,561명이다.

퀘스트 클리어 조건:해당 퀘스트는 자동 수락 퀘스트로 거절이 불가합니다. 자동 수락 후 1시간 이내에 바비루사를 소환 해 바비루사의 어금니를 획득하여 음식점 주인 루벤에게 가져다 줄 것.

클리어 보상:10골드, 공적치10, 칼데란 마을 우호도 최대치 상승.

*칼데란 마을의 우호도가 최대치 일 경우 상인들에게 모든 물건 원가에 구입 가능.

퀘스트 실패 시:칼데란 마을 우호도 매우 적대적으로 하락.

*영지의 주인이 방문할 때마다 진행되는 특수 퀘스트로 단독 퀘스트입니다. 파티 및 어뷰징 행위시 무작위 패널티가 부여됩니다.


잠깐만··· 자동 수락 퀘스트에 S급 난이도고, 파티도 안되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나!

머리를 쥐어 뜯어보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게임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것이 때때로 이런 최악의 상황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후~ 퀘스트 포기도 안되고···


“건투를 비네!”


이때 들리는 음식점 주인 루벤의 목소리.

날 약 올리는 것 같다.


이미 카운트는 시작되어 59분이 지나고 있다.

일단 내 컨은 아직 죽지 않았으니까 사냥하면서 생각하자.

마을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야산에 터를 잡고 있는 와일드 보어 무리.

시간은 곧 돈이요 경험치기에 무작정 초보자 검을 휘두르며 사냥을 시작한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오십 마리···, 백 마리.


“헉헉! 씨발 뭔데! 왜 안나오는 거야!!”


퀘스트 종료 시간이 3분도 채 안남았다.

이를 악물고 내게 달려드는 와일드 보어를 가볍게 옆으로 피하며 초보자 검으로 휘둘러 급소공격 스킬을 쓴다.


꾸에엥. 이 돼지 멱따는 소리도 그만 듣고 싶다.

50초, 40초, 30초, 20초 카운트가 돌입되자 조급해진 나는 광기에 차올라 주변 와일드 보어를 모조리 모아다가 급소 공격만을 사용해 사냥한다.

랭킹 1위가 되기까지 이런 개 같은 상황을 연출하는 퀘스트는 몇 번 있었다. 그때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잡다보면 수분 이내에 대상 몬스터가 출현했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 S급의 바비루사를 결코 20초 내로 잡지 못 할 것이다.

천천히 검을 내려놓는다.


“그냥 고기 가져다주는 퀘스트나 할 걸.”


0초.

쿠어어어어엉!

난데없이 들리는 포효소리.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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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 22.10.12 111 0 11쪽
12 012 22.10.11 11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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