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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볶은땅콩의 서재입니다.

Ego영지 빅토리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n7707_applekmo12
그림/삽화
심심풀이볶은땅콩
작품등록일 :
2019.09.10 23:48
최근연재일 :
2019.10.16 06:0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1,390
추천수 :
79
글자수 :
276,876

작성
19.10.0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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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1)

DUMMY

아직까지 마을 광장의 얼음 조각들은 마법의 도움을 받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어느덧 향긋한 봄 냄새가 영지에 가득해지고 있었다.


최근 들어 제국의 동부 지역이 시끄럽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빅토리아 영지를 비롯한 북부는 조용했다.


베르키온은 어느 정도 날이 풀렸다는 생각이 들자 저수지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쿡과 드워프 마을의 촌장인 타르탄을 영주성으로 불렀다.


“영주님을 뵙습니다!”


“어서들 앉으시오. 타르탄님은 요즘 어떻습니까?”


“하하, 주군께서 신경써주시는 덕분에 다들 잘 정착한 것 같습니다. 광산의 인부들도 한스 경이 잘 챙겨줘서 금방 친해졌고요. 마을만 안정되면 다음에는 대장간을 확장할까 생각중입니다.”


“호오 그리 된다면 더 이상 무기들을 수입할 필요도 없겠군요. 필요한 것이 있다면 리아 경에게 말씀하세요.”


“예 주군!”


“아 그리고 쿡 경.”


“예 백작님.”


“이제 슬슬 날도 풀렸고 하니 저수지 관계 사업을 마무리 지었으면 해서 불렀다네.”


“그렇지 않아도 풍차는 이미 건설이 완료되었고 저수지 축조 역시 마법사 분들의 도움 덕분에 일찌감치 완공한 상태입니다. 지금 남은 것은 풍차의 급수부와 저수지를 잇는 수로의 매설과 저수지에서 농지로 농수를 보급할 관계 수로의 정비입니다.”


“바람의 힘을 이용해서 마법석에 마력을 저장한다는 생각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타르탄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쿡이 신이나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날이 풀린 덕분에 땅을 파는 일도 수월해진 만큼 농번기가 오기 전까지 수로 매설을 끝낼 생각입니다. 그 후에 공사에 참여한 정도에 따라 새로운 농지를 분배하며 관계망을 순차적으로 확장할 것입니다.”


“그럼 일단은 급수지와 저수지를 잇는 수로부터 완공해야 한다는 뜻이군?”


“그렇습니다 영주님.”


“흠.. 잘 만 하면 땅 파는 일 정도야 쉽게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어느새 눈을 빛내고 있는 타르탄의 말에 쿡이 반색하며 되물었다.


“정말입니까? 땅을 파는 일만 수월해진다면 한 달! 아니 그 이상으로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흠.. 자네가 개발한 풍차에서 마법석을 충전시킨 후에 그 힘을 바탕으로 땅을 파내려가는 물건을 만드는 거지. 음.. 대충 이름은 땅팔레옹 정도로 지으면 되겠군.”


“뭔가 작명 센스가 떨어지는 것 같지만 충분히 가능할 것 같군요.”


쿡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지적했지만 이미 타르탄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주군! 땅팔레옹은 저희 드워프들이 책임지고 만들어내겠습니다!”


“드워프 분들이 그렇게 해주시면 저는 저수지에서 관계 수로를 정비하겠습니다. 수로야 땅을 깊이 파서 매설해야 하지만 농수로는 지상으로 노출되어 있어도 되니 인부들을 동원하면 될 것 같습니다.”


“호오. 타르탄님이 수고해주신다면야. 좋습니다.”


역시 타르탄도 함께 부르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베르키온은 흐뭇한 눈으로 열정에 가득차 집무실을 나서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러고 보니 엘제뮤가 걱정이네..”


홀로 남게 된 엘프 소녀 엘제뮤는 다행히 금방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홀로 남게 되어서일까 아니면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일까 그녀는 다른 가신들과 어울리지 않고 매일 혼자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나마 베르키온 자신과 헤라는 제 은인이라 생각했는지 부르면 오고 인사 정도는 받아줬지만 그 뿐, 결코 마음을 열지 않고 떠들썩한 영주성 내에서 혼자 조용히 살고 있었던 것이다.


“언제까지고 그렇게 둘 수는 없지. 테커!”


놀라운 단도술을 보인 덕분에 일약 용병 출신 영지병에서 기사가 된 테커는 베르키온의 비밀호위를 담당하고 있었다. 헤라와 사무엘 등의 지도를 받아온 덕분인지 그 실력은 일취월장하였는데 최근에는 은신술까지 익혀 완벽한 비밀호위가 되어있었다.


“예 영주님!”


아니나 다를까 천장에서 풀썩하고 떨어진 테커는 부복한 채 베르키온의 명을 기다렸다.


“아니 그렇게까지 분위기 잡을 필요가.. 아니다. 가서 헤라 님 좀 모셔오겠나?”


“헤..헤라 님 말씀이십니까?”


“...무서운가?”


“아닙니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헤라에게 맞으면서 그 실력을 키웠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분명 헤라의 성격상 대충 했을 리는 없고 몇 군데 부러지는 것쯤이야 예삿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음.. 괜시리 미안해지는걸.”


잠시 후 고양이 앞의 쥐 마냥 잔뜩 움츠리고 있는 테커와 함께 헤라가 집무실로 들어왔다.


“찾았어요?”


“응. 아무래도 엘제뮤를 저렇게 두고만 볼 수는 없을꺼 같아서.”


“음.. 쿠키를 구울까요?”


“아 쿠키 맛있지!”


“아니, 엘제뮤에게 줄 쿠키말이에요. 영주님 것도 만들어 드려요?”


엘제뮤가 다른 가신들과 다르게 헤라와 가까웠던 것은 그녀가 자신의 은인이기도 했지만 그녀의 쿠키 맛을 봐버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크흠.. 응..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같이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서.”


“흐음.. 알았어요. 그래도 이야기를 나눌 때 쿠키랑 차가 있으면 더 좋겠죠?”


“당연하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입맛을 다시는 베르키온을 보며 살짝 웃은 헤라는 먼저 주방으로 향했다.


“휴..”


헤라가 사라지고 나서야 숨을 쉬기 시작하는 데커를 보며 베르키온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 숨을 못 쉴 정도로 무서운 거야?”


“..말도 마십시오! 저는 그날 지옥을 보았습니다! 세상 착하게 살겠다고 그렇게 빌었는데..히익! 헤..헤라님은!”


정신줄을 반쯤 놓은 데커를 보며 베르키온은 내심 그녀가 가르쳐주겠다던 그녀의 비전 절기를 배우지 않겠다 말한 과거의 자신을 열심히 칭찬했다.


“휴.. 죽을뻔 했었네..”


.

.

.


바삭바삭 달달한 쿠키와 향긋한 꽃잎 차를 든 헤라와 베르키온은 서로 눈을 마주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심스럽게 굳게 닫힌 문을 두드렸다.


“엘제뮤? 같이 눈사람 만들래?”


“..영주님? 무슨 소리 하시는거에요?”


“큼큼. 엘제뮤? 나 베르키온이야. 헤라도 있어.”


하지만 문 너머에서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사실 베르키온과 헤라가 다른 가신들 보다 가깝다는 것뿐이지 결코 그 둘에게 마음을 열었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그들도 엘제뮤의 얼굴을 보러 왔다가 그냥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였다.


“역시 가져오길 잘했군요.”


뭔가 뿌듯한 표정을 짓는 헤라를 보며 요즘 표정 변화가 다양해진 것 같다는 것을 느끼며 베르키온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엘제뮤? 우리 쿠키도 가져왔는데? 네가 좋아하는 딸기 맛에다가 향긋한 꽃차까지 있어.”


우당탕-


“우당탕?”


베르키온이 쿠키를 언급하기 무섭게 무엇인가가 굴러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문이 살짝 열리며 엘제뮤의 녹색 눈동자가 빼꼼하고 나왔다.


“...들어오세요.”


엘제뮤의 검열(?)을 마친 후에야 그들은 그녀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커튼 때문에 햇살이 안 들어오는 어둠 속에서 엘제뮤는 침대 위에만 웅크리고 앉아 있었는지 그 부분만 이불이 흐트러져 있었다.


그녀를 위해 가져다주었던 서적들이나 선물해주었던 인간들의 옷 역시 그냥 그 자리에 놓여져 있을 뿐 손조차 대지 않아 보였다.


여전히 그날의 찢겨진 엘프 옷과 보다 못해 헤라가 강제로 입혀버린 로브만을 걸친 채로 엘제뮤는 그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후 이렇게 어두침침해서야.. 읏챠”


방 안으로 들어온 베르키온이 커튼을 치우자 밝은 봄 햇살이 널찍한 창문을 따라 방 안을 따스하게 쬐이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방 여기저기를 치우기 시작하던 그는 한참 부산을 떨고 나서야 침대에 걸터앉았다.


“왜 오신거에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헤라가 건네주는 쿠키를 받아서 오물거리던 엘제뮤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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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6) 19.10.16 79 0 8쪽
49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5) 19.10.15 71 0 8쪽
48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4) 19.10.14 83 0 9쪽
47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3) 19.10.10 80 0 10쪽
46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2) 19.10.09 104 0 9쪽
»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1) +1 19.10.07 101 0 8쪽
44 눈 내린 날의 수채화(2) 19.10.07 95 0 7쪽
43 눈 내린 날의 수채화(1) 19.10.04 136 0 11쪽
42 구출작전(6),(7) +1 19.10.04 123 0 16쪽
41 구출작전(5) 19.10.03 139 2 11쪽
40 구출작전(4) 19.10.02 137 0 10쪽
39 구출작전(2),(3) 19.10.01 163 0 15쪽
38 구출작전(1) 19.10.01 147 0 11쪽
37 암행(7) 19.09.30 148 1 11쪽
36 암행(6) 19.09.30 163 1 11쪽
35 암행(4), 암행(5) 19.09.30 197 1 16쪽
34 암행(3) 19.09.29 188 1 12쪽
33 암행(2) 19.09.29 181 0 9쪽
32 암행(1) 19.09.28 188 0 9쪽
31 북쪽에서 부는 바람(5) 19.09.28 200 2 11쪽
30 북쪽에서 부는 바람(4) 19.09.27 209 3 9쪽
29 북쪽에서 부는 바람(3) 19.09.27 204 0 9쪽
28 북쪽에서 부는 바람(2) 19.09.27 226 1 15쪽
27 북쪽에서 부는 바람(1) 19.09.26 230 3 16쪽
26 영지전(3) 19.09.26 229 1 8쪽
25 영지전(2) 19.09.26 214 1 15쪽
24 영지전(1) 19.09.25 240 2 16쪽
23 음모(2) 19.09.24 220 2 15쪽
22 음모(1) 19.09.24 23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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