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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볶은땅콩의 서재입니다.

Ego영지 빅토리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n7707_applekmo12
그림/삽화
심심풀이볶은땅콩
작품등록일 :
2019.09.10 23:48
최근연재일 :
2019.10.16 06:0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1,391
추천수 :
79
글자수 :
276,876

작성
19.09.27 12:59
조회
209
추천
3
글자
9쪽

북쪽에서 부는 바람(4)

DUMMY

“딸꾹!”

얼마나 놀랐는지 딸꾹질까지 하는 베르키온.

남자인 이상 자연스럽게 시선이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지만 그녀의 무서운(?) 무위를 깨달은 덕에 실수를 피할 수 있었다. 마나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소드 마스터들의 안력은 그야말로 엄청나다고 하지 않던가? 살짝 흘려 본다 하더라도 헤라 정도 되는 이라면 순식간에 그 시선을 알아챌 것이다. 아니아니 내가 지금 뭐라고 말하는 거지?


“오우 역시 발바르 족은 화끈 하구만!”


눈치 없는 사무엘은 신난다는 듯이 탁자를 탕탕 쳐댔고


“아... 역시..나의 여신님이 저딴..”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며 좌절하고 있는 가신들이 여럿이였으며


“우리 영주님은 안 돼!”


혼란한 와중에도 베르키온이 소름끼칠 정도로 무언가를 반대하는 남정네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흐히.. 베르키온님 너무 멋졌어요오.. 나의 품으로 오라니..히히”


그 소란을 일으킨 주범은 완전 취해버렸는지 몽롱한 눈빛으로 베르키온을 훑어보며 중얼거렸고 그제야 반쯤 혼란에 빠져있던 가신들 역시 그녀의 말이 오늘 낮에 있었던 베르키온의 연설 중 한 대목인 것을 깨닫고 연신 헛기침을 하며 이런 저런 상상의 나래를 고이 접어 넣기 시작했다.


“으아악!!!”


대신 이상야릇한 민망함에 붉은 제 머리칼을 부여잡는 젊은 주군의 모습에 순식간에 연회장은 웃음바다로 변하기 시작했다.


“크하하하! 맞아 맞아. 나도 똑똑히 들었어!”


역시나 눈치라고는 1도 없이 친구 놀리기에 재미 들린 사무엘이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고 그 뒤를 다른 가신들이 이어나갔다.


“솔직히 헤라님이 따라가지 않았으면 오글거리기만 했을껍니다.”


“맞아맞아. 헤라님이 여신처럼 뒤에서 딱 버티고 서있으니까 저런 오글거리는 말도 먹혀들었지 어우... 성난 군중들이 돌을 안 던진 게 어디야?”


“으으.. 사무엘!!!”


“워워 진정하십쇼 주군! 연회하는 동안은 서로 편하게 대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능청스러운 사무엘의 말에 군신 간에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만들고자 편하게 대하자며 술잔을 치켜들었던 과거의 자신을 한 대 후려패고 싶은 베르키온이었다.


“히이.. 베르키오온~”


“히익!”


거기다 완전히 취해버린 헤라는 누가 소러 마스터가 아니랄까 비틀거리면서도 순식간에 베르키온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고 알 수 없는 서늘한 느낌에 도망치는 베르키온에게 미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변태’


‘엥?...서..설마?’


‘변태 바보 멍게 해삼 말미잘 같은 멍청한 애송이 영주!’


‘어..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본 건지 말해주겠어 리아?’


‘흥!’


영지가 더욱 발전함에 따라서인지 영주성이 위치한 가트시에서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아의 텔레파시가 가능한 듯 했다. 거기다 자신의 눈을 빌어 어느 정도 주변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그제야 아까 전의 서늘한 느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오 망했군.”


그리고 정신줄을 놓아버린 듯 서있는 베르키온을 향해 헤실헤실 웃는 헤라가 두팔을 벌리며 달려 들었다.


“우리 멋진 영주님 칭찬해줄께에에!!!”


“으악 누.. 누가 막아봐!!!”


“허 누가 소드마스터의 앞길을 막는다고..”


약간은 부러운 듯한 사무엘의 중얼거림과 무언가 뭉클한 느낌과 함께 이미 술기운에 몽롱해져있던 베르키온은 정신을 잃었다.


짹짹짹 -


‘변태..’


짹짹째래짹짹 -


‘바보..’


“끄응.. 이게 무슨 소리야?”


따뜻한 햇살과 평화로운 참새 소리 사이로 무언가 서늘한 느낌의 말투가 섞여있는 것만 같다. 약간은 띵한 머리를 부여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베르키온은 기지개를 피며 일어나다 자신의 옆에 누군가가 누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


“으음..응?”


한 침대에서 같이 누워있던 그, 아니 그녀 역시도 정신을 막 차린 듯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그와 눈을 마주쳤고 그와 동시에 그들은 각자의 몸을 더듬으며 무언가를 열심히 생각해내기 시작했다.


“헉.. 헤..헤라?”


“...”


“무슨 생각 하는지 알 것 같지만 절대 아니야!”


“변태..”


다행히 옷은 그대로인지 그대로 일어나서 나가버리는 헤라를 바라보며 소리 없는 절규를 시전하는 베르키온이었다.


‘리아?’


‘...왜요 변태 영주님?’


‘화 내는 건 괜찮은데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


‘흥!’


아직까지 화가 난 듯 한 리아의 목소리였지만 그래도 베르키온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시작했다.


‘그냥 헤라씨의 술주정이 맘에 드는 사람한테 들러붙는 거였나 봐요. 어제도 영주님을 덮치고 난 후에 무지막지한 힘으로 껴안고 있는 바람에 사무엘 경하고 포세이렌 경까지 둘 사이를 때어놓으려 했지만 실패해서 그냥 둘 다 침대에 던져 버린거에요.’


‘휴... 다행이다.’


‘네 다행이죠.’


‘응? 네가 왜 다행이야?’


‘흥! 빨리 돌아오기나 해요!’


일방적으로 텔레파시를 끊어버린 듯 더 이상 대답이 없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는 베르키온이었다.


.

.

.


“죄송합니다. 친우여..”


다른 가신들에게 어제의 일을 전해 들었는지 빨개지다 못해 터질 듯한 얼굴로 수줍게 사과하는 헤라를 보며 착잡한 기분을 느끼는 베르키온이었다.


‘한쪽(?)은 해결되었지만 다른쪽(?)은 어찌해야 할지..’


“괜찮습니다. 다들 술을 처음 마실 때는 그런 실수들을 하곤 하지요.”


“처음 아닙니다!!”


“히익!”


“죄..죄송합니다 친우여”


뭔가 바보 코미디를 하고 있는 듯한 그들을 보며 고개를 젓는 가신들이었지만 그들 모두 헤라가 어제 처음으로 술을 마셨을 것이라는 주군의 주장에는 동의를 표하고 있었다.


“크..크흠.. 그럼 이곳의 관리는 누가 맡는 것이 좋겠소?”


아직까지 얼굴이 빨개진 채로 헤라가 자리에 앉자 가신들을 둘러보며 베르키온이 회의를 시작했다.


“고르 영지의 위치가 제국 중앙에서 빅토리아 영지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 만큼 믿을 수 있는 기사와 정예병을 남겨 영지가 안정될 때까지 군정을 실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한 마법사 출신 가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한 베르키온은 곰곰이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빅토리아 영지에서 아카데미가 세워지고 본격적으로 인재들이 양성되기 전 까지는 웨슬러 경이 5천의 병력과 함께 이곳을 맡아 주시오.”


“하지만! 너무 과분합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개 용병단 단장에 불과했던 자신에게 기사 임명에 이어 한 영지를 임시로나마 경영하라는 말에 펄쩍 뛰는 웨슬러였다.


“아차 결혼을 위해 정착한다고 했는데 파견 근무는 힘든가?”


“아니 그런 뜻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임무 수행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고 알아듣지. 이번 원정군 총사령관이었던 웨슬러 경을 고르성의 임시 성주로 임명하니 성주는 고르 영지를 충성을 다해 지키도록 하라.”


장난어린 표정에서 벗어나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명을 내리는 베르키온의 모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웨슬러는 물론이고 다른 가신들까지 고개를 숙이며 복창했다.


“명을 받듭니다!”


군정의 책임자로 웨슬러를 내세우고 그 보조로 페르나 학파의 마법사 일부를 남긴 베르키온은 임시로 영지 수비를 담당하게 될 5천을 남겨두고 이제는 고향이 된 빅토리아 영지를 향했다. 영지로 돌아온 그를 향해 리아는 자그마치 반나절 동안 잔소리를 퍼부은 후에야 영지전의 결과를 알리는 보고서를 작성해주었다.





“다음 안건은 빅토리아 영지전입니다.”


“빅토리아?”


“아아.. 그 북쪽에 있는 영지 말이군. 이젠 북부에서도 대공 전하께서 세력을 넓히려는 건가?”


“그런 소리는 못 들었는데 말이오. 일단 지켜봅시다.”


홍색 의자와 청색 의자가 늘어서 있는 회의장에 오랜만에 회의가 열렸다. 한동안 서부지역에 대한 지배를 공고화 하기위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대공파 덕에 영지전에 관한 안건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이번 빅토리아 영지전이 안건으로 올라 온 것이다. 그리고 대공파나 황제파나 오랜만에 전해진 영지전의 결과에 대해 흥미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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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6) 19.10.16 79 0 8쪽
49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5) 19.10.15 71 0 8쪽
48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4) 19.10.14 83 0 9쪽
47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3) 19.10.10 80 0 10쪽
46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2) 19.10.09 104 0 9쪽
45 히키코모리 엘프와 울보 드워프(1) +1 19.10.07 101 0 8쪽
44 눈 내린 날의 수채화(2) 19.10.07 95 0 7쪽
43 눈 내린 날의 수채화(1) 19.10.04 136 0 11쪽
42 구출작전(6),(7) +1 19.10.04 123 0 16쪽
41 구출작전(5) 19.10.03 139 2 11쪽
40 구출작전(4) 19.10.02 137 0 10쪽
39 구출작전(2),(3) 19.10.01 163 0 15쪽
38 구출작전(1) 19.10.01 147 0 11쪽
37 암행(7) 19.09.30 148 1 11쪽
36 암행(6) 19.09.30 163 1 11쪽
35 암행(4), 암행(5) 19.09.30 197 1 16쪽
34 암행(3) 19.09.29 188 1 12쪽
33 암행(2) 19.09.29 181 0 9쪽
32 암행(1) 19.09.28 188 0 9쪽
31 북쪽에서 부는 바람(5) 19.09.28 200 2 11쪽
» 북쪽에서 부는 바람(4) 19.09.27 210 3 9쪽
29 북쪽에서 부는 바람(3) 19.09.27 204 0 9쪽
28 북쪽에서 부는 바람(2) 19.09.27 226 1 15쪽
27 북쪽에서 부는 바람(1) 19.09.26 230 3 16쪽
26 영지전(3) 19.09.26 229 1 8쪽
25 영지전(2) 19.09.26 214 1 15쪽
24 영지전(1) 19.09.25 240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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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음모(1) 19.09.24 23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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