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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킴 님의 서재입니다.

절대명가 막내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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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킴
작품등록일 :
2020.01.31 23:53
최근연재일 :
2020.02.18 11: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33,708
추천수 :
566
글자수 :
114,886

작성
20.02.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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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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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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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너는 나의 것(1)

시작합니다.




DUMMY

16화 너는 나의 것(1)








황가에서 말을 고르는 의식은 황족들만의 행사였다.

보통 황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말이 주어지고 유년기를 말과 함께 보낸다.

그러다 성인이 될 무렵 마음에 드는 말로 바꾼다.

황실은 말과 코끼리, 그 밖에 전투에 쓰일 동물들을 특별히 관리하며 키웠다.

그중 발라투레아는 말을 가장 아꼈다.


고대왕이 가장 사랑한 동물이 바로 말이었다.

황제의 말 카옌은 괴수마로써 전투에 더없이 좋았고 주인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었다. 충성심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단, 성질이 포악하고 잡식이라는 점.

사람이던, 야생동물이던 카옌은 전부 물어 죽였다.


아무튼, 카옌은 사르페니아 최고의 말이었지만 그만큼 까다로웠다.

철 들지 않은 말은 그냥 사자나 호랑이 같은 포식자나 다름없었다.




쟝이 말을 고르는 날, 모처럼 황가 식구들이 연무장 샤르에 모였다.

신하는 마키아경과 그 외 수호기사 10명, 알렉 대공과 가르디가 참석했다.

마벨과 쟝을 포함한 황자와 황녀, 서자들까지 15명이 전부 모였다.

엘리아나는 이 자리가 더없이 불편했지만 자리를 피할 순 없었다. 쟝은 정식 황자다. 명분상 황제의 아들을 무시 할이유가 없다.

황실의 첫 안주인이었던 말리의 아들이 아닌가.

보는 눈이 있으니, 무시했다간 귀족들의 입방아에 오를 것이다.

엘리아나는 애써 우아한 척, 끓어오르는 분노를 숨겼다.


커다란 깃털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이를 갈았다.

대체 저 어린 놈 하나 잡지 못하고서는..!

엘리아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하얘지기를 반복했다.



날씨까지 화창했다. 눈이 그치고 밝은 태양이 뜨고 얼어붙은 황궁이 모처럼 봄날 같았다.

황궁의 기사들은 신비한 날씨라고 잡담을 나누었다.

혹한의 겨울은 길었고, 어제만 해도 눈보라 때문에 힘든 날을 보냈다.

'3황자가 운이 좋네.'

기사들이 수근거렸다. 추웠다면 황자가 고생 꽤나 할 것이다.


연무장으로 어린 말들이 풀어졌다.

총 5마리의 말이 투레질을 하며 입장했다.

샤르의 관람석의 가장 상석에 황제와 황후가 앉아 있었다.


두 부부는 눈인사만 나눌 뿐 냉랭했다.


“황자님은 어떤 말을 고를까. 난 카마를 고르라고 권해드렸는데.”

“카마건 카옌이건 황자님이 고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너네 모르나 본데, 말이 주인을 고르는거래.”

“야, 그럼 네 말도 네가 선택을 당한거냐.”

“말이 되냐. 그냥 잡말인데? 좋은 말은 전부 실력있는 기사들이나 황자들 차진데? 좀 더 실력을 쌓아서 나도 카옌이나 까마의 선택을 받아야지.”

“하긴, 마벨 황태자님 말 만해도 7마리나 되지. 그거 돈으로도 못사는 말이잖아. 리베리아상인이 까마 한 마리 구하겠다고 골드를 마차에 실어와 황제에게 바쳐도 황제가 거절했잖아.”

“까마가 그 정도라면 카옌은?”

“말 할 필요도 없지. 어쩌면 카옌이 황제의 자식인 우리보다 귀하신 몸일지도...”

“아, 그럴지도.”


어린 서자들은 호기심이 많았다.

한창 말을 좋아할 나이고, 말이 곧 자신의 능력을 나타내는 신분의 표시였다.

능력과 품위, 게다가 말의 위대한 지위까지.

과연 쟝이 저 모든 걸 다 가질 만한 아이인가. 모두들 그런 기분으로 의식의 시작을 기다렸다.


쟝이 등장했다.

늠름한 모습으로 율마와 함께 등장한 쟝은 황제와 황후에게 예를 올렸다.

마벨과 브리엘은 거만한 표정으로 쟝을 내려다봤다.

새끼, 넌 죽었다. 마치 그런 표정을 짓는 듯 브리엘의 한 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형님. 구경만 하세요. 재밌을 겁니다.”


브리엘이 비실비실 웃었다.


황제가 말한다.


“오늘, 3황자는 너의 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저기 저 말들은 고대 왕이 직접 선택하여 길들인 말이다. 말의 수명은 너의 수명과 같다. 충성심은 어느 기사들 못지 않고 너와 목숨을 같이 할 것이다. 시작하라, 아들아. 너의 분신을 선택해라.”

“네, 폐하!”


우렁찬 쟝의 목소리가 울리자 엘리아나의 냉소가 짙어진다. 그녀의 옆에 있던 가르디는 황후의 눈치를 보며 진땀을 흘렸다.


저 유모년을 해치지 못해 엘리아나에게 쌍욕을 들었다.

실명한 오라비를 보고도 욕을 퍼붓는 통에 남매의 사이는 예전같지 않았다.

가르디의 분노가 쟝에게로 향했다.


‘두고 보자. 이놈.’


그렇게 쟝을 노리는 4사람의 눈길이 이글거렸다.




“히이이이힝~~~”



드넓은 연무장에 말 5마리가 풀어져 있었다.

이미 인간의 손을 타기는 했으나, 누구도 등에 태워본 적 없는 어린 말이다.

5명의 기사가 만약을 대비해 손에 밧줄과 채찍, 검을 준비했다.

쟝의 손에도 밧줄이 들려 있었다.


말의 목에 밧줄 고리를 씌우고 말을 복종시켜서 그 등에 올라타는 게 순서였다.

간단했으나, 말의 목에 고리를 씌우는 것부터가 최상의 난이도였다. 눈에 띄는 망아지가 있었다. 아직 어리고 체구가 크지 않지만 아름다운. 그러나 행동이 개망나니였다.

인간으로 친다면 이제 막 청소년기에 들었을까.



“멋지다.”


유액을 발라 놓은 것 같은 몸은 윤기가 흐르며 말갈기가 인간 여인의 머리털처럼 길고 풍성했다.

목이 길어 우아하고 한 눈에도 몸의 비율과 근육의 배치가 뛰어났다. 녀석의 족보는 이미 3000년이 넘었다.

3000년이나 유지된 혈통이었다.


고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쟝은 단번에 제 것을 골랐다.

옆에 있던 기사가 눈치채고는 한마디 했다.


“황자님이 마음에 들어 하시는 건 알겠는데요, 저 말이 어제부터 좀 이상합니다. 평소에도 순한 편이 아니지만, 어젯밤부터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저런 상태입니다.”


망나니 말은 말갈기를 날리며 혼자서 펄쩍펄쩍 뛰었다.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역동적이라 아름답기까지 했으나, 가까이서 보니 뭔가에 잔뜩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다른 품종을 고르십시오. 저하.”

“아니, 저 말로 하겠어. 다른 말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 그러십니까. 그렇다면 저희가 황자님의 수호에 좀 더 신경 쓰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저하.”


기사는 개망나니 망아지를 주시했다.

사람들도 일제히 쟝을 주목하고 있었다.



***



“황제 폐하. 말 한 마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의식은 다음으로 미루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마키아경이 근심 어린 눈으로 황제에게 말했다.


“경, 카옌은 길들이기 전에는 미친 말이나 다름없다네. 쟝이 저놈을 길들인다면 나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황족이 되는 걸세.”


기대를 잔뜩 품은 황제의 눈길이 쟝을 향했다.

그러나 마키아는 의아했다. 마벨 황태자가 카옌을 고르려고 했을 땐, 반대했던 분이셨다.

황제가 끝까지 쟝을 시험하려는 걸까.

특출난 쟝의 재능이 어디까지 펼쳐질지 궁금했던 걸까.

황제는 쟝의 목숨이나, 위험같은 건 상관없는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황제는 쟝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건가.

마키아는 헷갈렸다. 황제의 말이 떨어진 이상 의식은 진행되어야 했다.


3황자의 망나니 말 길들이기가 시작됐다.



“황자님! 뒤로 물러나십시오!”


말의 양쪽에 기사 두 명이 달라붙었다.

말을 탄 기사들이 밧줄을 던지며 망나니에게 달려 들었다.

망나니는 망나니답게 기사들을 약올리며 요리조리 따돌렸다.

기사들이 말을 잡아들일 때까지 쟝은 말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다른 말들은 드센 망나니의 기운에 기가 질려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망나니말은 양쪽에서 달려드는 기사의 말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기사 중 하나가 외쳤다.


“안되겠다! 말을 속이자!”


시간이 지체되고 있었다.

말을 잡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아니, 저 미친말이 왜 저렇게 날뛰고 난리야. 보통 이 정도 뛰면 체력이 달려 고분고분해지지 않나.”

“놈은 우리보다 체력이 강해. 그러니 머리를 쓰자. 말을 구석으로 몰아. 최대한 놈을 약 올리면서!”


말을 길들일 때는 채찍은 금물이다.

특히나, 길들이기 전의 말은 단 한 대의 채찍으로도 인간을 적으로 간주할 수도 있었다.

특히나 이처럼 자존심 강한 말은 그랬다.

시간은 점점 지체되고 쟝의 역할이 작아지고 있었다. 기사들은 초조했다. 얼른 저 망나니를 데려다가 황자 앞으로 끌고 가, 황자는 말 등에 올라타야 했다. 그런데 초장부터 기사들이 망나니에게 기를 빨리고 있었다.


딱, 한 대만 치자.

채찍으로 구석으로 몰아 말의 목에 밧줄을 채우자.


기사 한 명이 굵고 긴 채찍을 높이 쳐들었다.


“뭐하는 거야!”


쟝이 소리쳤다.


“말에게서 떨어져! 한 대도 쳐선 안 돼!”


하지만 기사 또한 저 망나니에게 바짝 약이 올라있었다.

말에 대한 경험이 없는 쟝의 말을 기사가 들을 리가 없다. 채찍질 한 대로 말이 죽을 리도 없고, 말이 진짜 미쳐 날 뛸 일도 없다.


기사는 쟝의 말을 무시하고 채찍을 내려쳤다.


“쫘악!”


기다란 채찍은 망나니의 피부에 굵은 혈자국을 남기며 스쳤다.

그때 말의 눈이 커지면서 두 발로 일어섰다. 앞발을 쾅쾅 내려치더니 채찍을 휘두른 기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다시 두 발을 치켜들고 흥분한채 기사에게 발진했다.


“미, 미쳤다! 진짜 미쳤다!”


망나니 말의 기세에 놀란 건 기사가 아닌, 타고 있던 말이었다. 기사의 말이 겁을 먹고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놀란 말은 주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급기야 등에서 기사를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순식간에 연무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미처 손쓸 새도 없이 망나니는 채찍을 든 기사에게 달려들었다.



“쿠히이이이이잉!!!”

“으아아아!!!”


달려드는 흑발의 말갈기가 바람에 나부꼈다.

말의 눈이 붉게 상기 됐다. 흥분으로 이미 말의 이성은 사라졌다.

그때였다.

쟝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말의 목에 밧줄을 던졌다.

광마(狂馬)가 채찍 기사에 정신을 팔 동안 쟝이 밧줄을 던진 것이다.


“저런 어리석은 놈!”


황제가 소리쳤다.


“기사들은 당장 3황자를 구하라!”


연무장에 있던 모든 기사들이 연무장으로 뛰어들었다.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밧줄에 걸린 망나니가 갑자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무언가에 잔뜩 기가 질린 채 두 눈이 튀어나올 듯 놀란 눈을 하고.

유일하게 말다운 행동을 취했다. 겁먹은 말은 히이잉, 하며 앓는 소리를 냈다.


쟝의 몸에서 뻗어 나온 불꽃 여인의 불새가 광마의 앞에서 날개를 펼치고 섰다.

불새는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미친말에게 소리 질렀다.


“뀌이이이, 뀌이이이!!!”

"히이이잉..."


불새가 날개를 펼치며 괴기한 소리로 울었다.

미친 말은 겁에 질려 질질 침을 흘렸다.


“카옌, 겁먹지 마.”


쟝이 다가가며 말했다.

밧줄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말에게 다가갔다.

불새는 어느새 쟝의 뒤에 섰다.


“무섭지? 불새가 널 태워버릴까 무섭지? 하지만 겁낼 필요 없어. 이 불새는 내 말을 아주 잘 듣거든. 꺼지라고 할게. 널 해치지 말라고 할게.”


겁먹은 말의 눈을 똑바로 주시하며 쟝이 말했다.

불새는 쟝의 등 뒤에서 날개를 펼쳤다.

말의 눈에는 쟝이 불새로 보였을까. 불새가 쟝으로 보였을까.


“네 등을 내어 줘. 내가 네 위에 앉을 수 있게 해 줘. 그러면 뜨거운 불은 사라질 거야. 약속할게.”


뒷걸음질을 치던 망나니는 천천히 목을 내렸다.

백조처럼 우아한 목이 순하게 고개 숙인다.

쟝은 말의 등에 가뿐히 올라탔다.


“와아...”


그 모습을 숨죽이며 보고 있던 기사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불꽃 여인의 능력이 그들의 눈에 보일리 없다. 능력자가 아니면 마녀의 마법은 볼 수 없다.


“3, 3황자가...”

“우아아아! 황자가 카옌의 등에 올라탔다!”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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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유모는 강하다.(2) 20.02.07 1,516 26 12쪽
9 유모는 강하다(1) +1 20.02.06 1,561 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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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만났다.(1) 20.02.02 1,993 32 12쪽
4 회귀했다(3) 20.02.01 2,047 34 12쪽
3 회귀했다.(2) 20.02.01 2,283 34 12쪽
2 회귀했다. 20.02.01 2,704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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