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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졸부집 장녀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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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6.09 14:55
최근연재일 :
2020.06.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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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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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UMMY

나는 고양이로 환생했다. 수컷 고양이라면 장녀의 손길이 좋았겠지만, 난 암고양이였다.

“하아악!”

내가 하품을 하자 장녀가 깜짝 놀라며 나에게 막 묻기 시작했다.

“왜그래, 츄츄.. 아까 밥 먹었는데 또 배고파?”

“캬아옹.”

(이게 지금 밥달라는 신호로 보이냥?)


나는 장녀의 무릎 위에서 다리와 허리를 쭉 피곤 기지개했다. 내 허리는 활처럼 굽혀졌다.

그런 내 돌발행동에 깜짝 놀랐는지, 장녀가 손을 어찌둘지 몰라했다. 그런 장녀의 태도를 보고 즐기는것도 내 몫이었다.

“키야앙.”

(수고양이 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기지개를 다 마친 후, 장녀의 무릎에 다시 걸터누웠다. 나는 이처럼 편안한 여생을 누리고 있었다.

햇볕이 쨍쨍찌고, 습도가 낮은 지금은 그늘에 있기 최적의 환경이었다. 장녀가 교내 의자를 끌고와, 나를 이렇게 그늘맡에 데려다놓았던건 이유가 있었다.


“츄츄야!!”

그렇게 소리지르며 달려오는 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 여학생의 이름은 조예지. 주홍빛 머리칼에 적안을 갖고있는 그 소녀는 백인혼혈이었다.

“아구, 우리 귀여운 츄츄~”

그 조예지란 14살 여중생은 나한테 무릎을 허락해준 집사(장녀)와 보통 관계가 아니었다. 일단 우리집 집가 졸부집 출신이었다면, 저쪽은 순혈(재벌집 영애)였다.

“우리 츄츄, 털 뽀송해진것봐. 하하!”

“캬아아악!!”

(놔라, 인간!!)

조예지란 여학생의 손길이 나쁜건 아니었다. 그냥 나는 고양이로써, 제 집사가 아닌 다른 존재에게 쉽게 친절을 배풀면 안되는 몸이었기에, 그것을 수행중이었던 것이다.

“고르릉.”

나는 그런 하울링을 하며, 내 귀 사이 부분을 마사지해주는 조예지의 손길을 느낀다. 정말로 시원했다. 이런 두피가 시원해지는 감각을 선사해준 재벌집 장녀, 조예지에게, 나는 기분좋다는 신호를 내렸다.


“하아아악,”

내가 그렇게 마사지에 기분좋아졌는지 하품을 하며 입을 크게 쩍 벌렸다. 내 정갈한 치아를 보고 놀랐는지, 조예지는 막 오버하기 시작했었다.

“와, 우리 츄츄 입 크네! 어유, 귀여워~”

“···.”

그런데 내가 그렇게 마사지 받을동안, 나를 무릎위에 얹어두고있던 집사(장녀)는 뭔가 안절부절한듯이 다리를 떨고있었다. 덕분에 막 몸이 흔들려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나였다.

“캬아아아옹!!”

(다리떨지마라, 인간!)


갑자기 화를 내는 나에게, 조예지가 깜짝놀란다. 나를 무릎에 얹어두고있던 장녀도 마찬가지.

일단 나는 그 둘과 사이를 애매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었으므로, 장녀의 무릎에서 바닥으로 폴짝- 내려왔다.


“갸르릉.”


나는 조예지의 발목 사이를 내 복슬복슬한 털몸으로 비벼댔다. 그렇게 내가 막 제 발목에다 박치기를 해대니, 조예지는 깔깔 웃어댔었다.

“아, 우리 츄츄 막 귀 만져서 화난 줄 알았네. 그래서 내가 귀 안 만지게 노력해줬잖아~ 츄츄야,”

츄츄(내 본명)인 나를 그렇게, 귀엽다는듯이 조예지는 내 털복숭이 몸을 막 두 손으로 비벼대기 시작했다.

일단 그저 고양이인 나를 보러만 오진 않았었다는듯이, 조예지는 츄츄인 나를 껴안고 들어올렸다. 그러곤 장녀(본명:고나래)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내 몸무게는 꽤 나가는데, 팔 힘이 보기와 달리 아주 쎈 조예지란 소녀였다.

“그래서 나래야, 생각은 해봤어?”

“···”

“우리집으로 오자, 그러면 사람들 눈치 안보고 그냥 우리 집에서 등교하고 할 수 있는거야.”

“..”

조예지와 고나래(내 집사)의 사이는 숙연해졌다. 이럴 땐 늘 내가 나서줘야 하는 법이다.

“냐아아앙!!”

(고민하지 말고 빨리 정하라냥!!)

나(츄츄)가 없으면 둘 사이는 분명 어색하기만 했을게 분명했다. 그 두 소녀들의 분위기메이커로써, 암고양이였던 나는 조예지의 품에서 하울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예지는 심각했던 얼굴에서 막 다시 웃으며 내 두피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우리 츄츄도 더 이상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집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는거잖아~”


조예지(14살 여중생)은 내 집사, 고나래에게 츄츄인 나를 미끼로 제안을 걸기 시작했다. 어차피 고나래와 이미 뉴스로 두 집안은 통합됬다는걸 알려왔다.

그러니까 그냥 조예지는 우리 집사, 고나래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하러 왔던 것이었다.

일방적인건 아니지, 일단 조예지는 우리 집사에게 동의를 구하러 온 것이었다. 일단 세상이 전부 조예지와 고나래에게 서로 화해하라, 라고 일렀어도 본인들이 아닌거면 아닌거였으니까.

“···알겠어.”

우리 집사, 고나래가 뜻을 굽혔다. 그것에 나는 고나래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명물(츄츄)이 아닌, 언제서나 만질 수 있는 그런 애완고양이가 되어버렸다.


=


“츄츄~ 오늘부터 우린 기숙학교에 가게 될거야~”

나(츄츄)를 안고 말하는 이는 조예지였다. 우리 진짜 집사(고나래)는 나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음에도 나를 감히 함부로 만지지 못했다.

나는 진짜 집사(고나래)와 날 항상 두피 마사지해주는 조예지 쪽에서 누구에게 복종해야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었다.

“냐아오옹.”

(그래도 나를 키워준 집사다옹.)

나는 조예지의 품을 벗어나기위해 몸을 막 흔들었다. 14살에서 17살로 환골탈테한 조예지의 품도 좋았지만, 일단 의리를 지켜야했다.

나는 족보있고 뼈대있는, 순혈 고양이로써 내 집사에게 집사 노릇을 받기를 택했다.

“아, 츄츄! 어디가!! 나 배신하는거야?”

내가 인간이었으면 감히 받지 못했을 그녀의 애교섞인 목소리를 가뿐히 무시한 나(츄츄)였다.

“니야옹.”

나는 저 앞자리에 있는 내 집사(고나래)에게 천천히, 사뿐사뿐 걸어갔다. 나는 품위있는 재벌집 고양이였으니까.

더 이상 졸부집 고양이가 아니었다. 나는 익숙한 향을 맡았다. 이 곳은 우리집 집사가 앉고있는 좌석이 맞았다.

나는 폴짝 뛰어넘어, 내 집사(고나래)의 품에 달려들었다. 내 집사는 그런 나를 껴안아줬다지만, 영 안아주는 폼이 어색했다.

“캬오오옹.”

(집사의 몸은 뭐이리 딱딱하다냥.)

나는 그렇게 내 집사에게 불평하며 하울링했다. 내 집사(고나래)는 그런 나에게서 땀을 뻘뻘 흘리며 “왜그래~” 라고 속삭였다.

“어디 아픈가? 아니면 더운건가?”

“키아아옹.”

(왜 이 버스에는 에어컨도 안 틀어주는것이냥.)

내 집사는 갑자기 나에게 신경쓰던걸 멈추곤, 휴대폰을 받았다. 내 새끼때부터 4년동안 살았던 고양이 인생으로써 저것은 분명 가짜집사(조예지)의 문자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

우리집 집사는 말없이 나를 껴안은채로 저 맨 뒷자리로 향했다. 그런 우리를 바라보는 버스 내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주변 공기가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버스 안에서 고양이를 안고 있다는것에 불적절하다는듯이, 들리지 않을 소음으로 지랄하는 것들이었다.

고양이의 귀를 속일 순 없다. 나는 내 주인이 듣지 못한 불평쌓인 목소리들을 캐치했다.

“왜 버스 안에서 고양이를 데리고 타는거야?”

“저거 저래도 되는거야? 아.. 민폐.”

“존나 싫어.. 아 막 움직일때도 털 날리는것봐.”

“개념이 있는건가? 돈 있으면 다야?”

“쟤, 막 있잖아. 그 ‘후원’받아서.. 부자됬대, 진짜 존나 부럽다.”


그런 우리집사가 나 때문에 욕먹는 것만은 아니었다. 나는 일단 그들에게 지랄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사를 모욕하는 것이던, 아니면 고양이는 그저 ‘까기위한 수단’이던, 나는 그들에게 발톱을 드러냈다.

“캬아아아아악!!!! “

(닥쳐라, 닝겐들아!!!! 우리 집사, 아니 주인괴롭히지마라!!)


그때만큼은, 우리 집사는 집사가 아닌, 주인이었다. 나를 먹여주고, 어색하지만 나를항상 진심으로 신경써주는건 우리 집사였으니까.

“츄츄야.. 가만히, 소란피우면 안돼지.”

그렇게 조용히 속삭이는 주인의 음색에, 나는 잠잠해졌다. 나는 고릉거리며, 주인의 품에서 저 맨 뒷자리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

“그래서 나래야······”

그렇게 둘이서떠들거나 말거나, 일단은 나는 우리 주인을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봤다. 내 두피 마사지를 해주는 가짜집사(조예지)에게 전혀 꿀리지 않는 우리 집사였다.

“니야옹.“

(우리 집사는 백금발에다 벽안이다옹.)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관심을 갖기로 했다. 적발과 금발을 가진 소녀 둘이서, 서로의 적안과 벽안을 마주하며 얘기 중이었다.

“그러니까 나래야, 애들 신경쓸 필요없어. 어차피 얘들은 그냥 우리.. 부러워서 질투하는거라니까?”

“하지만..”

“그런거 신경써봐야 네 손해야. 우리 같은 애들은 쟤들이 막 시비걸어도 절대 엮이면 안된다고. 막.. 쟤들은 그걸 원하는거야. 우리가 막 지들 말에 휘둘려서 인생 망하길 바라고 있을걸? 쟤들.”

가짜집사(조예지)가 진짜집사(고나래)에게 그리 얘기했다. 조예지의 목소리는 전혀 작지 않았다. 앞자리는 몰라도, 뒷좌석 얘들은 전부 들었을 것이다.

“···..뭐래, 썅.”

그렇게 속삭이는 누군가가 있었다. 고양이의 훌륭한 귀로 들었던 그것은 분명히 중간줄이었다. 뒷줄 아이들은 들킬까봐 아예 꺼내지도 않았고, 애매한 중간줄 애들만 안 들키게 그리 서로가 얘기중이었다.

“캬오옹.”

(말할거면 당사자 앞에서 하라냥.)

어쨌든 조예지는 만만치 않은 아이였다. 그 아이는 어떻게 해야, 자신들이 이런 평범한 아이들 틈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지 알고있는 아이였다.


“키아앙,”

(내 사회생활 경험으로써, 분명히 조예지는 회귀한 인생인게 분명한 것이다냥.)


조예지의 우리집사(고나래)를 향해 바라보는 눈빛은 이미 17살 여고생이 갖고있을 법한 것이 아니었다. 저것은 분명 미래, 여성CEO의 그릇을 갖고있을 그런 훌륭한 안목이었다,


“냐옹.”

(내가 관상을 안 믿지만, 분명히 저 조예지란 아이는 크게 될 것 같다냥.)


그에반애 우리 집사는 어땠을까. 조예지가 그리 말해줬어도, 우리 집사는 아직도 그것에 신경쓰고 있었다. 분명히 자신도 들었었을 것이다.

자신은 흙수저 출신에다, 이제 막 졸부집이 된 거였으니까.

사회는 우리 집사, 고나래와 조예지, 그리고 계속 조예지의 옆에서 침묵하고 있던 조연빈에게 집중했다.

우리들은 그러니까 그들의 먹잇감이었다. 나(츄츄)를 포함한, 우리들은 소위 말해, 물어뜯기 좋은 대상감이었던 것이다.

가짜집사들(조연빈, 조예지)는 전담 변호사가 있으니, 인터넷 기사에 함부로 말 못했을 것이다.

허나, 상대적으로 만만한 사회학 용어로 흙수저 출신인 우리 집사(고나래)는 그들에게 아직도 물어뜯기는 중이었다.

있는 족족 고소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우리 집사(고나래)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있다. 우리집사은 기운이 빠졌는지 어깨가 축 쳐져있었다.

가뜩이나 덩치 왜소한 17살 여학생이 그러고있으니, 나까지 우울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졸부집 고양이로써 더 이상 내 집사가 아닌 주인님에게 은혜를 다할 때였다.

“냐오옹~”

(기운 차리라냥~)

내가 고양이의 네 다리를 우아하게, 그렇게 학을 그리며 딛고 있었다. 나는 주인의 품에 안겨서 고양이로써 아주 행복한 얼굴을 지어보였다.

“..풉”

그런 내 모습이 귀여웠는지 내 집사는 금새 기운을 차렸다.


[도착했어요, 신입생 여러분들~]

그렇게 말하는 버스기사와 함께, 우리(나, 츄류를 포함해서)는 논란에 휩싸였던 ‘하나과학고’에 입성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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