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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게임 속 부패의 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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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5.29 18:07
최근연재일 :
2020.05.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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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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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DUMMY

군대에 전역하고 할 것 없어진 나는 “부패의 사슬”을 켰다.


일단.. 캐릭터는 사슬을 들고있다. 이 캐릭터의 이름은 비루스, 창고지기다. 유물들을 지키는 존재라고 하는데, 그 안에는 “멸망의 성배”가 들어있었다.

저 성배가 미지의 존재들의 손에 넘어가면 세상이 부서져버린다고 한다. 사실 게임 속 세상이 망하거나 말거나, 현실의 나랑은 아무 상관없는데.

그런데 휴대폰이 울렸다. 나는 게임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그걸 놔뒀다. “부패의 사슬”은 캐릭터 선택 화면창에서 멈춰있었다. 나는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들을 축복하는 장소로 향했다.

그 곳은 “명륜진사갈비”.

=

하하하하!!

이런저런 얘기로 떠들고 있을 때, 나만 혼자였다. 나는 명륜진사갈비 뒷편에서 담배를 폈다.

“왜 강제로 동아리에 들게하곤 빠짐없이 참여하라는건데.“

좀 혼자 있게좀 해주지, 라 궁살떨곤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그런 나를 가만두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다. 내게 다가오는 이는 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김민재, 뭔데 그렇게 혼자 꿍해있어. 너, 너 아싸야? 푸하하! “

그의 이름은 이진우, 우리 대학교에서 조금 모자란 형이다. 그는 훤칠하고 모난데 하나 없었지만 말하는것에서 티가난다. 물론 저 형은 미녀 여친이 있었다. 검은 긴생머리를 휘날리며 어떤 여자가 이진우 형에게 달려왔다.

“이진우! 헉헉, 너 뭐야 왜 혼자 나와있어, 걱정되게.”

이진우, 그는 미녀에게 걱정받아 마땅한 존재였다. 김민우 형의 여친이 내 존재를 알아챘는지 인사를 건내왔다.

“아, 안녕하세요.“

민철이형한텐 걱정하는 투로 말했다가, 내가 눈에띄자 급 당황해했다. 내가 그리 못생겼나, 어쨌든 이진우 형은 제 여친과 함께 명륜진사갈비로 다시 들어갔다. 나는 이 곳에서 피다 만 담배를 마저 피워야했다. 다 식어서 맛없었다.

“에이.. 담배도 다 못폈네. 씨···.. “

뒤에서 어떤 아저씨의 흉보는 소리가 들렸다. 당사자들은 뭐야 저새끼, 하면서 명륜진사갈비를 급하게 나간다. 당사자들이 사라졌음에도, 그 존재는 소음공해를 일으켰다.

“씨발새끼들아~ 내가 왕년에 뭐였는 줄 알아? 나도 잘난 마누라 있다고~ 그런데 저새끼는 왜 잘난 척 하는건데~ 나도 이쁜 마누라 있는데 왜 잘난척하냐고, 개 같은 놈아!!”

딱봐도 술주정뱅이가 지랄하는거겠지, 하며 나는 피다 만 담배를 그대로 땅바닥에 짓이겼다. 나는 슥 하니 뒤돌아봤다. 상판떼기 어떨까 궁금은 했었다. 그 존재와 눈이 마주했다. 재수에 옴 붙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도망칠걸, 이라는 생각이 만연했다.

“···음? 뭐야 이 빡빡머리는, 야 너 뭘 꼬라봐! 이리와, 와서 한잔 해! “

족됬다.


=


그가 지키고 있는 창고에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제 자신이 안에 들어와있는 창고 안을 제외하곤, 세상은 멸망하였다. 하얀 먼지들이 휘날리는 세계, 해가 뜨지 않는 회색 세상.

창고지기는 창고 안에 들어갔다. 그러곤 빛나는 성배를 보았다. 그것을 들었다. 그 안에 든 액체를 마신다. 그는 그것으로 악마의 힘을 얻는다.

악령이 된 그는 시간이 지나가며 살이 썩어들어간다. 부패한 그는 성배 아래에 묻혀있는 성물 하나를 발견한다.

그것은 자신과 걸맞게 부패한 사슬이었다.


=


왜 이럴 때 게임 얘기가 떠올랐던걸까.

아무튼 내가 술 한잔 올리고 있는 존재는 그냥 술주정뱅이가 아니었다. 얼굴이 빨갛고 추레해서 몰라봤지만, 이 사람은 높은 분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회장이었지. 내가 그쪽 뉴스를 많이 봐서 안다. 지금은 몰락했다지만.

“내가 지인짜~ 왕년에 잘 나갔었거든. “

“아.. 예, 하하. “


“부패의 사슬”의 트레일러를 본 적이 있었다. 그는 번영을 누리던 왕이었으나, 서서히 폭정으로 물들어간다. 왕은 제 아래의 존재들을 착취했다. 그것에 환멸이 난 왕비와 그의 자식들은 모두 떠나갔다고.

혼자 남게 된 그는 망령이 되어 구천을 떠돌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몰락한 왕이 창고지기와 만나는 일이었지. 몰락한 왕은 창고지기에게 제 검을 성물로 맡기고, 창고지기는 그것을 성배 앞에 가져다 놓았다고. 그러자 성배가 답하길, 그것은···


“그런데 있잖아, 돈이 없으니까 마누라는 바람나서 도망가고 나는! 나는 친척들 하나없다? 그래서 사채쓰기 싫어서 그냥.. 회사 닫은거야, 그래서. “

젊은 사업가는 분이 난 채로 얘기했다 울먹거렸다. 야망이 가득 차있는 존재, 눈을 보면 안다. 자신은 꿈이 크고, 그걸 이룰 능력이 됬지만 가족이 걸림돌이 됬던 모양이다.

내가 그의 이혼 소식은 몰랐지만, 그는 어느순간 초췌해진채로 갈피를 잡지 못했었지. 그는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 결과, 그는 지금 “부패한 사슬”의 몰락한 왕 꼴이 됬던거다.

“하하.. 그러시군요. “

그가 하는 말은 하나같이 술에 취해 징징거리는 말투. 하지만 이 사람은 위대한 왕. 몰락했다지만 다시 재기하여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존재. 그는 헌터(Hunter) 그룹 회장이었다.

지금은 추레하지만, 과거엔 영광스러웠던 그에게 한잔 올리며 또 한번 말했다.

“그러고보니까.. 헌터(Hunter) 쪽에 투자하고 계신다면서요? 제가 그쪽 업계를 잘 알이서... “

“오, 뭐야 너 어떻게 알았어? 내가 헌터(Hunter) 주주 매입했다는거? 요즘은 참 별별 이름 가진 것들이 많이 나오고 그래, 껄껄.“

“아.. 제가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에, 하하. “

“이제야~ 말이 통하는 상대를 만나네, 야 내가 일부로 노가다 하는거 아니거든? 그런데 자금이 아주 사알짝~ 모잘라서 그랬던거야. “

“하하···”


=


“그러면 친구들이랑 잘 붙어다녀야해요, 여러분~“

초등학생 4학년 나호재는 헌터 박물관에 입장했다. 하하호호 놀고있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그의 주위엔 친구가 하나 없었다. 나호재는 유리관 안에 있는 코볼트(Kobold)를 보았다. 늑대의 얼굴을 하고, 근육질 몸이었다.

코볼트(Kobold)들은 야만인처럼 몽둥이를 쓰고 다닌다고 했다. 이런 놈들한테 이 현실세계가 멸망할 뻔 했었다고 한다.

‘개소리, 기껏해야 고릴라보다 약해보이구만..’

초등학생 4학년 나호재는 도시락을 까먹는 시간에 화장실 앞 밴치에 앉아있었다. 그 곳에는 아이들이 없었다. 다들 박물관 앞에서 자기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밥을 처먹고있다.

나호재는 눈물이 나오려하고 있었다. 그러다 누군가의 우렁찬 소리에 눈물을 삼키고 귀를 기울인다.

“그러니까 코볼트(Kobold)들이 움직였다고? 전시되있는 그것들이? “

“목소리를 낮추십시오. 손님들이 듣겠습니다. “

“이런 쓰레기 박물관에 오긴 무슨.. 고대의 존재를 발구해놓곤 한다는게 초딩들 현장체험학습 장소로 전락하는거야? 그래놓고 할 말이란게 그런거야? “

관계자에게 소리치는 이는, 명륜진사갈비에서의 헌터그룹 회장. 지금보다 살이 더 쪄보이고, 탐욕스러워보였다. 초등학교 4학년 나호재는 주위를 둘러본다.

그의 말이 정답이었다. 이 곳의 손님이라곤 나호재와 다른 반 아이들, 담임선생 외엔 존재하지 않았다.

나호재는 관계자 차림의 남자에게 버럭 화를 내는 아저씨를 흉봤다. 딱봐도 멍청해보인다고. 고작해야 초등학교 4학년인 나호재가 왕을 멍청해보인다 칭했었다. 어리니까 가능했던거다. 현실의 그는 이미 망한 왕에게 굽신거리기만 했었다.

“···닥치고 언론들 입이나 막아, 지금 겨우 몇십년 지나고 해서 잠잠한거지, 요즘 같은 시대에 이것들이 깨어난다고 해봐. 과학이고 군대고 뭐고, 잠자고 있다가 한 밤중에 다 개죽음 당하는거라니까? 군대도 일단 대통령이 계엄령을 내려야 움직이는거니까.“

초등학교 4학년, 나호재는 그들의 대화를 똑똑이 빠짐없이 들었다. 나호재는 그것으로 학교 공부대신, 시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얼마 지나지않아 아침 9시 뉴스에는 코볼트(Kobold)들이 움직였다고 예쁜 여자 아나운서가 오목조목 얘기했었다. 그 아나운서의 말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않아 코볼트(Kobold)에 대한 소문은 묻혀버린다. 몇십분 전만해도 그것으로 떠들썩했던 언론이 코볼트에 대해 침묵했다.


초등학교 4학년 나호재가 코볼트(Kobold) 박물관에서 관계자들의 말을 듣다가, 학교 버스를 놓쳐버렸을 때처럼. 나호재는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엉엉 울고있을 상황이, 그저 ‘알아채지 못했단 것’으로 묻혀버릴 수 있단 것을 깨달았다.

나호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분명 이 사람은 그때 박물관에서 관계자들에게 소리를 질렀던 사람이다. 그 사람은 대기업 회장의 자리에까지 올랐었다. 그는 욕심이 컸다, 코볼트(Kobold)들의 유전자를 이용해, 총을 맞아도 재생하고 어떠한 병에도 면역인 신인간들을 창조해내겠다고 했었다.

그의 사업은 실패했다, 이렇게 곧 양로원 공익요원으로 끌려갈 나호재와 명륜진사갈비에서 술 한잔 하고 있는것만 해도 답 나왔다. 그는 쓸쓸이 갈비를 혼자 다 굽고 있었다. 다 타버려서 먹을수도 없게 된 것 같았다.


나호재, 그는 자칭 사업가라고 하는 그의 술잔을 말없이 받았다. 그가 왜 어린 시절에 착각했었을지도 모르는 사람의 호구 노릇을 하는걸까. 그는 설마 시사뉴스 조금 본걸로, 그에게 붙어먹으려고 했던 것일까. 그는 곧 소집되어 요양원에서 구르게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역전을 꿈꿨다. 인생역전을 말이다.

“그러고보니까.. 헌터들은 인생 폈네요. 형님 같은 분들이 투자하겠다고 나서면.. 아주 복받은거죠, 그렇게 생각하시죠? 형님. “

“하하, 내가 왜 네 놈 형님이야. 이새끼, 이거 아주 이쁜놈이네? 하하하!..... “

“···. “

“···. “

갑자기 말이 끊겨버린 왕은 제 신세를 돌아봤다. 고기불판에는 다 타버려 먹을 수 없게 된 갈비. 제 술잔은 비어있었으며 주위 사람들은 자신을 흉보고 있었다.

왕은 제 앞의 나호재를 바라봤다. 까까머리에 어벙해보이지만, 이 청년이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었다. 그렇다고 판단한 왕이자 전 헌터그룹 회장은 침묵하며 가슴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낡아빠진 양복, 그렇지만 고가였다. 수천짜리 수트를 입은 그가 어울리지 않게 1인당 1만 6천 가량의 명륜진사갈비에 있었다. 그러나 어울렸다. 관리하지 않아 올이 나가고, 단추가 여러 개 풀려버린 양복. 나호재는 어째선지 그를 “부패의 사슬” 트레일러의 몰락한 왕과 곂쳐보았다.

몰락한 왕은 나호재에게 그것을 건냈다. 낡아빠진 명찰이었지만 나호재는 직감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심상치 않은 것이라고.

“···이건? “


“부패의 사슬” 트레일러, 몰락한 왕이 부패한 창고지기에게 건내는 낡은 종이,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유튜브의 재생은 그것으로 끊겨버렸었다.

“부패의 사슬”의 투자자였던 그는 나호재에게 알린다.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던, 그것의 정체를.

“그러니까.. 그건 이 세상을 구할 열쇠. “

“···그러니까 이게 대체 뭐. “

나호재의 몰락한 왕에게 향한 그 질문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트레일러와 곂쳐보였던 그 존재는 투박한 몽둥이에 정수리가 쪼개져버린다.

푸직,

나호재의 얼굴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나호재는 뒤를 바라보지 않았다. 제 뒤에 있는 존재들, 집에서 훈련소의 후유증에 피폐해있는 나호재를 부른 대학 동아리 선배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다니고 있었다.

나호재는 그 몽둥이를 든 존재를 올려다보았다. 그 존재는 나호재를 내려다보았다.

나호재는 코볼트(Kobold) 를 보았다. “부패의 사슬” 트레일러에 나온 망령들, 그것은 현실의 코볼트였다.

트레일러에서의 망령들은 늑대의 얼굴을 한 채로, 세상을 멸망시켰다. 창고지기가 창고밖을 나와, 멸망한 세계를 맞이하였다. 코볼트들이 부패한 창고지기에게 다가갔다.

부패한 창고지기는 왕이 건낸 종이를 망령들에게 펼쳐보였다. 그러자 망령들은 먼지 속에서 부패한 창고지기에게 경례를 표하였다고 한다. 신하가 왕에게 표할법한 그 예우. 절대적인 위치, 상하관계가 절대 역전될 수 없는 이것은 창고지기가 망령들의 왕이라는 걸 알려왔다.


현실 속의 나호재는 제 자신이 형님이라 부른 존재가 준 것을 코볼트들에게 내민다. 코볼트들은나호재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무언가 망설이는 듯한 저 모습은, 내게 명찰을 용도에 맞게 사용하란듯이 알려오는 것 같았다.

나호재에게 코볼트들이 접근하였다. 이대로라면 코볼트에게 몽둥이를 맞기 직전인 상황.

나호재는 명찰을 제 가슴팍에 꽂았다. 명찰의 날카로운 핀 부분이 나호재의 가슴살을 꿰뚫었다. 그것은 상관없었다.


코볼트가 우뚝, 나호재에게 향하려던 몽둥이를 멈췄다. 왕에게 감히 몽둥이를 휘두르려던 존재는 반역자가 되었다. 그 코볼트는 왕을 내려치려던 몽둥이로 제 머리를 부숴버렸다.

자결한 코볼트를 제외한, 다른 코볼트들이 왕에게 경례하였다.

나호재는 눈을 꿈뻑였다. 나호재가 그것으로 다시 바라보는 세계는 “부패의 사슬”” 영상의 인트로 화면에서 비춰왔던 게임의 배경. 나호재는 직감했다. 나는 몰락한 왕의 칭호를 이어받았다고.


창고지기에게 명찰이자 제 권력을 내어준 왕은 제 신하였던 존재들에게 머리가 깨져버리는건 당연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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