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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삼입니다!

탈출 게임의 모험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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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삼
작품등록일 :
2024.02.28 11:48
최근연재일 :
2024.04.20 14:26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99,811
추천수 :
3,696
글자수 :
188,946

작성
24.03.20 07:20
조회
4,863
추천
164
글자
16쪽

늑대를 피해 호랑이굴로

DUMMY

장비는 죽으면 모두 잃게 되지만.

스킬을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근데, 스킬 중에 장비를 소환하는 스킬이 있다면?

사실 이보다 더 좋은 스킬은 없었다.

무리하게 높은 등급의 무기를 가져가지 않아도 되고.

죽더라도 무기를 잃어버리지 않으니까.

사실상 최고의 효율을 가진 스킬.


“둠칫둠칫 두둠칫! 젠장 어깨춤을 멈출 수가 없어. 너무 짜릿해!”


6성 스킬북.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이런 아이템을 얻다니.

기쁨이 하늘을 뚫고 올라갈 것 같다.


“하...그래, 이런 짜릿함을 얻기 위해 게임이라는걸 했었지. 너무 오랫동안 이 짜릿함을 잊고 살았네.”


나는 소중히 스킬북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머릿속에 치솟는 확고한 생각.


“지금 당장 배워야겠어.”


이 스킬북을 가지고 나가려다가 실수로 죽기라도 해서 떨어뜨리게 되면.

그 상실감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 당장 배워야지.

마검소환 스킬북을 손에 쥐고.

스킬북을 펼친 순간.


[★★★★★★(6성) 스킬 마검소환을 습득하였습니다]


스킬을 배운 순간 느껴지는 기분.

뭐랄까...새로운 팔이 하나 생긴 느낌이랄까?

팔을 들었다가 놨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손쉽게 마검 소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는 느낌.

스킬을 시험해볼 생각에, 나는 손을 뻗었다.


“마검 소환.”


화르르륵!


내 손에서 부터 일어나는 검은색 불길.

그리고 생겨나는 검은색의 검.

디자인은 수수한 편이었다.

보석이 달린 것도 아니고 장식도 없다.

다만, 너무나도 짙은 검은색이라 빛조차 들어가면 사라질 것 같은 느낌.


“이게...마검?”


나는 핸드폰을 확인.

그리고 상단에 생성된 알림 내용.


[마검 효과 : 모든 능력치 30 상승]

[상태 이상 : 고조, 흥분, 격양]

[마검특수능력 ‘종말의 사슬; 사용 가능]


[★★★★★★(6성) 종말의 사슬

구분 : 마검특수 스킬

설명 : 사용자의 의지로 움직이고, 늘릴 수 있는 사슬을 만들어낼 수 있다.]


“6성 마검 소환을 사용하면, 6성 마검 특수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젠장! 둠칫둠칫 두둠칫! 다시 한번 어깨춤이 일어나서 멈출 수가 없잖아?”


다시 한번 어깨를 덩실거리고 있을 때.

순간, 내 마음속에서 서서히 올라오는 감정.


“어라?”


나는 어깨춤을 멈추고 내 마음에 집중했다.

뭔가 이상했다.

뭐라고 해야 할까? 굳이 표현하자면...


“다 부숴버리고 싶은 기분이네.”


능력치가 올라 강해져서일까?

그냥 보이는 모든 것을 다 때려 부수고 싶은 기분.

그래, 당장 누군가 앞에 있다면, 때려주고 싶은, 아니 사정없이 베어버리고 싶은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장악했을 때.


“우왁! 잠깐, 잠깐만!”


화르르륵!

다급하게 마검 소환을 해제.

검은색 불길이 일어나며, 사라지는 마검.

그 순간, 씻겨 내려가듯 사라져가는 감정.


“와...이거...”


대략 10초 정도 꺼냈었다.

그런데, 잔인하고, 파괴적인 감정이 마구 치솟아 오른다.

조금 더 버티려면 버틸 수 있긴 했지만.

절대로 오래 버티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았다.

내가 이런 기분을 느끼는 이유


[마검 베레노바는 강력한 능력을 가졌지만, 분노, 흥분, 고양 상태 이상에 빠질 수 있다.]


마검 소환으로 인한 상태이상.

그래 저것 때문이겠지.


“오래 사용하면, 감정에 휩쓸린 광인이 되어버릴 것 같은데?”


나중에는 파괴하고 싶은 감정이 커져서.

마검 소환을 해제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면서 모든 걸 파괴하게 될 것 같은 느낌.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조심해야겠어.”


당장은 오래 사용하면 안 된다.

길어봤자 30초 정도만 쓰는 게 좋겠지.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가방을 다시 착용.


“이제 나가야지.”


남은 시간 15분 02초.

시간상으로 여유는 있었지만, 가방이 꽉 차서 더 담을 곳이 없다.

더 담는다고 하더라도.


“어우...더럽게 무겁네.”


허리가 버티지 못하겠지.

추가로 움직일 때마다 가방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 상태로 더 파밍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가볼까?”


출구 방향을 확인.

5성 길을 인도하는 부츠 특수효과를 사용.

벽을 뛰어넘어 방을 나왔다.

석궁을 치켜들며 주위를 탐색.

개미 한 마리 지나가지 않는 듯 조용하다.


“다행히 몬스터는 없네.”


묵직한 가방을 다시 한번 고쳐 매고.

출구를 향해 이동.

중간중간에 상자가 보이긴 했지만, 나는 무시하며 이동했다.

그때 내 귓가로 파고드는 소리.


끼에엑...


멀지만 분명 들렸다.

몬스터의 괴성.

특이한 점은 대화하는듯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

몬스터가 몬스터와 싸우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는 건.


“다른 플레이어?”


높은 확률로 다른 플레이어라고 생각했다.

그래, 그렇게 보는 게 맞겠지.

어떻게 할까?

그냥 탈출? 아니면 다른 플레이어 확인?

잠시 망설였지만, 나는 결정을 내렸다.


“이거...확인해봐야겠는데?”


마검 소환이라는 든든한 스킬이 있다.

전투가 벌어지더라도, 내가 크게 밀리진 않겠지.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이동.


[끼에에엑!]


[끼엑!]


점점 더 가까워지는 소리.

그렇게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간 순간.


“끼에엑!”


털썩


쓰러지는 몬스터.

나는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밀어, 플레이어의 모습을 확인.

가장 먼저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 정보.

여자다.

절대 남자가 가지는 신체 굴곡이 아니었다.

검은색 가죽으로 이루어진 재킷과 바지.

깊게 눌러쓴 야구모자.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모습.

그리고 지금...


“크워어어어어!”


쿵! 쾅!


“크흑...”


몬스터와 싸우고 있다.

육중한 근육에 도끼를 들고 있는 몬스터.

복부에 보이는 화살 자국에 시선이 들어왔을 때.

나는 내가 아는 몬스터라는 걸 알아챘다.

아까 나를 쫓아왔던 몬스터.


챙! 챙!


여자의 얇은 검, 레이피어라고 하나?

그 검으로 도끼를 잘 흘려내고 있었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니 버거워하는 게 한눈에 보인다.

잠시 고민했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마음이 불편하다.

저 여자도 나와 같은 상황일 테고.

어둠 추종자에게 죽으면 사망할 테니까.

일단 도와주는 게 좋겠지.

여자가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었기에, 몬스터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

조준하기도 쉽다는 말.


피슝! 퍼억!


“크워어어어”


등에 깊숙하게 박힌 화살.

내 존재를 알아차린 여자의 시선이 슬쩍 나를 한번 향하고.

몬스터를 향해서 검을 휘두른다.


퍼퍼퍼퍼퍽!


송곳처럼 찔러지는 검.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


“크어어어억!”


다시 한번 터지는 비명.

화살을 석궁에 끼워 넣고 장전하던 순간.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에게 달려드는 몬스터.


“조심해요!”


여자의 경고.

마검을 소환할까?

아니, 민첩이 높은 나는 생각 이상으로 여유롭게 석궁을 장전.

거리가 가까워진 몬스터의 얼굴을 향해.

석궁을 발사.


퍼억!


“끄워어어어어!”


고통에 찬 몬스터의 비명.

그 몬스터의 뒤에서 불쑥 튀어나온 여자.

그 여자는...


서걱!


몬스터의 목덜미를 그어버렸다.

터져나오는 초록색의 피.

그리고.


털썩


주저앉아 쓰러지는 몬스터의 시체.

곧, 그 몬스터의 시체에 일어난 변화.


파스슥


몬스터의 시체를 포함해 몬스터가 들고 있던 도끼까지 회색의 모래로 변해버렸다.

그 모래 위에 보이는 붉은색의 보석.

아마 몬스터가 남긴 전리품이겠지.


“후아...진짜 위험했다.”


바닥에 주저앉는 여자.

기운이 빠진 듯, 어깨마저 축 처진 모습.

그리고 나를 쳐다본 여자가 힘겹게 일어나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거참, 무모하네요. 몬스터와 싸우다니.”


내 말에 살짝 억울한 표정을 짓는 여자.

그 여자가 어쩔 수 없다는 감정을 담아 말했다.


“싸우고 싶지 않았어요. 근데, 저 몬스터들이 이상하게 자꾸 주변을 뛰어다니더라고요. 이동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건...아마 나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어그로가 끌린 몬스터는 내가 사라지자 나를 찾기 위해 주변을 뛰어다녔고.

그것 때문에 여자가 몰래 숨어다니는 게 불가능해진 것.

나는 애써 화제를 돌리기 위해 여자에게 말했다.


“근데, 되게 잘싸우시네요?”


여자는 고블린 다섯을 처치하고, 저 우락부락한 몬스터와도 잘 버텨냈다.

게다가 우락부락한 몬스터의 목까지 베어냈지.

전투에 익숙하지 않을 텐데,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한 거지?

크게 고개를 끄덕인 여자가 태연하게 말했다.


“전 굳건한 용기거든요.”


“아! 정신계열 특화능력?”


공포, 불안, 혼란에 강한 내성을 가지는 특성.

그래서, 몬스터와 싸우고, 몬스터를 처치하는 것도 전혀 불안하지도, 무섭지도 않았던 것.


“네. 그쪽은 아니에요?”


“저는 예민한 청각이에요.”


“아! 그래서 소리를 듣고 오셨구나.”


이해했다는 반응.

그녀는 매우 궁금하다는 감정을 담아 나에게 물었다.


“근데, 이 게임 시작하신지는 얼마나 됐어요?”


“하루요. 그쪽은요?”


“저도 하루요. 게임 광고문자로 시작했나요?”


“네. 뭐 당연하겠지만, 저희 말고 다른 플레이어도 더 있겠네요.”


이게 합리적인 추론이겠지.

그때,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보는 여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탈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가봐야 하는데, 혹시 핸드폰 번호좀 알 수 있을까요?”


“핸드폰 번호요?”


“저희 정보 교환할 게 많을 것 같아서요. 혹시...불편하실까요?”


말하다 보니, 나도 궁금한 것이 많았다.

당장 게임에 대해 많은 정보가 없는 지금.

다른 플레이어와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정보를 교환하는것은 나에게도 나쁘지 않겠지.


“불러드릴게요. 010-33xx-xxxx요.”


“네! 저장했어요! 탈출하면, 연락드릴게요.”


“알겠습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여자는 몬스터의 전리품을 가리키며 말했다.


“전리품은 놓고 갈게요. 그쪽 아니었으면, 진짜 죽을뻔했거든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연락드리겠습니다!”


인사를 하며 뛰어가는 여자.

회색 모래로 변해버린 몬스터에게서 화살과 붉은색 보석을 챙기고.


[★★★★(4성) 영롱한 루비 획득]


나는 여자가 이동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내가 왔던 방향으로 가는 여자.


“나랑 탈출지점이 반대 방향이네?”


내가 동쪽에서 시작 서쪽으로 탈출.

저 여자는 서쪽에서 시작 동쪽으로 탈출하는 것.

이것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


“결국, 다른 플레이어와 중간에서 교차되어 만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건데...”


이것의 의미는 명확했다.

다른 플레이어와 싸우라는 것.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지만, 나는 고개를 저으며 머릿속의 생각을 날려버렸다.

지금 당장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까.


“탈출부터 하자.”


핸드폰의 지도를 확인.

탈출지점으로 빠르게 이동.

중간에 상자가 몇 개 보이긴 했지만.

그것들을 무시하며 이동했다.

지금은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니까.

괴물들도 마주치긴 했지만.


“끼에에엑! 끼에엑!”


마찬가지로 무시하고 이동했다.

탈출지점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함정을 조심하며 이동해도, 저렇게 다리 짧은 고블린을 따돌릴 정도의 속도는 나왔으니까.

탈출지점에 도착.

튜토리얼에서 보았던 에너지로 이루어진 차원의 문.

나는 그 속으로 몸을 던졌다.


지이이잉!


에너지가 파동치는 소리와 함께 내 몸에 작용하는 중력의 힘.

그 힘이 사라진다고 느꼈을 때,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후하...끝났네.”


첫 모험에서 죽지 않고 잘 돌아왔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6성 스킬을 획득했다는 것.

게다가 보물까지 많이 가져왔지.

나는 가방을 열고, 거꾸로 들어, 안에 든 것들을 쏟아냈다.


촤르르륵!


한가득 쏟아지는 보물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지는 수준.


"젠장!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겠네!“


이 정도면 금은방에 가져다 팔아도 최소 수억.

전세사기 당한 2억도 금방이라고 봐야지.


“이게 행복이지. 고작 200만 원 주는 회사도 때려치우고 이제부터 여유롭게 살아야겠어!”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제부터 탕수육에 짜장면, 삼겹살까지 먹고 싶을 때마다 먹을 테다! 내일부터 배달어플 VIP가 되어야겠어!”


삼각김밥에 라면만 먹던 지난 세월이 너무나도 서럽고 안타까웠다.

그래, 이제는 행복하게 살아야지.


“모험도 앞으로 자주 돌 필요 없어. 적당히 안전하게만 돌면서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그리고 그 순간.


지이잉! 지이잉!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진동.


“아까 전화번호 받아 갔던 그 여자인가?”


그 생각에 핸드폰을 들었을 때.

내 눈에 보이는 문구.


[어둠 추종자가 당신의 존재를 인지했습니다.]

[어둠 추종자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게 뭐지?”


파밍하고탈출하라를 실행.

게임의 판타지스러운 배경 뒤에 보이는 거대한 암흑.

그 암흑에 보이는 붉은색의 눈동자.

그 눈동자와 눈을 마주친 순간.


부와아아아악!


“우아아악!”


이게 뭐지?

핸드폰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어둠.

순식간에 캄캄한 암흑으로 물든 주변.


“뭐야? 이게 무슨 상황이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고 있을 때.


철컥...철컥...


스멀스멀 들려오는 철소리.

놀란 표정으로 소리가 들려오는 정면을 바라보았을 때.


[크어어...]


검은색 갑옷을 입은 기사.

한손에 들고 있는 위협적인 검.

온몸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검은색 아지랑이.

그 기사와 마주 보고 있다고 느낀 그 순간.


파앗!


빠르다.

순식간에 검을 뻗어오는 기사의 움직임은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빨랐다.

머리는 알고 있었다.

당장 피해야 한다고, 피하라고 명령을 내리고 있었지만.


푸욱!


“크아아아악!”


내 가슴에 박히는 검.

피할 수가,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빠른 검이었으니까.

그리고.


번뜩!


붉은색의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는 섬뜩한 시선.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 순간에.

나는 고함치듯 큰소리로 외쳤다.


“제엔장! 마검소환!”


화르르륵!


검은색 불꽃과 함께 나타난 검.

망설이거나,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온 힘을 다해.

나는 내 앞에 있는 검은 기사에게 검을 휘둘렀다.


부아아아앙! 콰드득!


맞췄다. 아니, 빗맞혔다.

내가 검을 휘두른 순간 기사가 몸을 뒤로 빼면서 내 검을 피해냈고.

내 마검은 기사의 오른쪽 투구만 훑고 지나간 것.

금속으로 만들어진 투구가 너덜너덜해졌지만.

단지 그것뿐.


“크흑...”


주저앉아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태연하게 쳐다보는 검은 기사.

그래, 나는 검은 기사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

나에게 검을 겨누는 검은 기사의 모습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


[크아아아...]


내가 저 검은 기사를 막을 수 있을까?

막지 못한다면, 소멸당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던 순간.


콰지직!


균열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암흑.

그리고, 나를 노려본 검은 기사가 분노한 눈빛으로 천천히 등을 돌린다.

그 순간.


콰지지직! 콰지직! 쾅!


암흑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균열과 함께 폭발.

모든 암흑이 사라지고,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우리...집?”


그래 방금까지 있던 우리 집이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킨 순간.


“크흑...”


어깨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

다급하게 옷을 벗고 확인해 봤을 때.

가슴에 푸르게 남겨진 흔적.

내가 검에 찔린 곳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다.


“젠장...이게 뭐지?”


손에 있는 파밍하고 탈출하라를 확인.

가장 먼저 상단에 보이는 이상한 메시지.


[어둠 추종자 도착까지 : 10일 13시간 52분]


“이게...뭐야?”


그리고 판타지스러운 배경 뒤.

거대한 암흑과 그 안에 있는 붉은색 눈동자.

그 아이콘을 터치한 순간


[어둠 추종자 – 36레벨]


36레벨이라고?

나는 지금 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생각에 잠겼다.


“어둠 추종자가 10일 뒤에 온다면, 방금 내가 본건 뭐지? 환상, 혹은 선전포고 같은 건가?”


검에 찔렸지만, 단순히 멍만 들었을 뿐.

실제로 검에 찔린 상처는 아니었다.

단순히 환상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

그리고 생각해 낼 수 있는 추가적인 정보.


“모험에서 죽지만 않으면 되는 게 아니었던 거야. 어둠 추종자는 무조건 나를 찾아오게 되어있고, 단지 죽으면, 더 빨리 오는 거겠지.”


당장은 10일 뒤에 어둠 추종자가 오겠지만.

죽으면 더 빠르게 시간이 줄어들겠지.

그 생각에 터져나오는 허탈한 웃음.


“하하...젠장. 그저 행복하게 살수 있는 게 아니었네.”


대가.

그래, 이건 대가였다.

2억 원의 빚을 갚을 수 있게 되는 대신, 어둠 추종자에게 목숨을 위협받게 된다.

언제까지?


“만약, 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어둠 추종자가 나를 죽이러 계속 오는 거라면...”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상황이 늑대를 피해 몸을 숨을 숨긴 굴에서 호랑이를 만난 것 같은 상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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