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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와 님의 서재입니다.

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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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와
작품등록일 :
2018.10.01 08:49
최근연재일 :
2019.01.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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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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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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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글자수 :
360,023

작성
18.12.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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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64화

DUMMY

“스~~컹!”


하퍼는 그를 발견하고 지체 없이 다리로 다가서며 등 뒤에 메고 있는 대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뒤에서 로이스가 외쳤다.


“당신은 누구죠? 어디서부터 우리 뒤를 쫓아 왔죠?”


하퍼의 대검에 놀란 그는 황급히 머리에 쓰고 있던 후드를 벗고 푸른 색 머리와 얼굴을 드러내며 다급하게 손사래를 치며 외쳤다. 그러고 보니 그는 큰 눈을 가진 상당한 미모의 여인 이었다.


“아···니! 아니에요! 저는 당신들을 쫓은 게 아니에요! 저도 마을에 찾을 사람이 있어서 온 거에요. 그러다 당신들이 이 근처로 오는 걸 봐서 따라 온 것뿐이에요. 오늘 아침 일찍부터 이 주변을 모두 뒤졌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요. 당신들도 봤겠지만 마을은 비어있었잖아요! 나도 허무하게 돌아서야 했다고요. 그러니까 제가 어떻게 그냥 갈 수 있겠어요? 눈 앞에 보이지도 않던 다리가 이렇게 나타났는데 말이에요.”


그녀는 말을 조금 더듬기는 했지만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그녀의 설명을 들은 로이스가 다시 물었다.


“저 마을에 찾을 사람이 있다고요?”

“네, 저기 있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저 마을은 비어있더라고요.”

“그 마을에 누가 있는 데요?”

“오···.오빠요. 오빠가 그 마을에 있다고 했어요.”


그녀의 대답을 듣고 잠시 고민을 하던 로이스는 하퍼에게 다가가 대검을 집어 넣게 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리를 건너 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그녀가 다리를 다 건너오자 다리 위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넓은 길이 수풀 사이에 나타나 있었다. 그녀가 발걸음을 떼는 사이 로이스가 하퍼 곁으로 다가서서 다른 이는 듣지 못할 정도의 소리로 말했다.


“하퍼님. 우선 저 사람과 같이 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저 여자를 여기서 돌려보내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더군다나 물러가라 해도 어차피 가지 않고 몰래 우리 뒤를 따라 올 것 같습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같이 가보도록 하죠. 마을에 가족이 있다고 하니 그 벽을 넘는데 도움이 될 지도 모를 일이고요.”

“네, 그렇게 하죠.”


로이스의 말에 하퍼도 동의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로이스도 하퍼의 고갯짓을 따라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그러면서 로이스는 다급히 주문을 외우고 곧 하퍼의 얼굴에 손바닥을 펼쳤고 하퍼는 어떤 이름 모를 사람의 얼굴로 변했다. 그녀는 그새 다리를 모두 건넜고 가만히 서서 일행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저 검사 정말 체격도 크고 검도 무지막지 하게 생겼군. 그런데 어젯밤에는 왜 안보였지? 저 마법사는 어제 본 그 금발이고. 저 애는 혼자 중얼거리며 화장실 가던 녀석이 분명한데. 아? 저자가 그 하퍼 라는 사람인가?’


로이스가 그런 그녀를 눈에 힘을 주어 쳐다보았다. 로이스가 눈에 잔뜩 힘을 주는 것으로 보아 일행을 관찰하는 것을 그만 두라는 신호를 주고 있는 듯 했다. 그녀도 그걸 눈치 챘는지 금세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로이스가 입을 열어 그녀를 향해 말했다.


“우리가 가는 곳이 당신이 찾는 그 곳 인줄은 모르겠지만 우선 같이 가보도록 하죠. 여기서 돌아가라 말한다고 해서 어차피 돌아가지 않으실 테니.”


로이스가 말을 걸었지만 그녀는 로이스의 말을 바로 알아듣지 못했다. 계속 주변을 살피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다. 로이스가 한번 더 입을 열어 불렀다.


“이봐요!”


그녀가 그제서야 화들짝 놀라며 답을 건넸다.


“아! 네네!! 감사합니다. 저는 골드 라고 해요.”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로이스는 한번 심호흡을 하고 이름을 말했다.


“저는 로이스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저 쪽 큰 검사님은?”


골드가 하퍼 쪽으로 눈을 돌리며 물었다. 갑작스런 시선에 놀란 하퍼가 입을 열었다.


“아! 저는 하퍼 입니다.”


골드도 하퍼의 이름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머뭇거렸다. 골드가 머뭇거리자 이제 로이스보다 하퍼가 더 당황하는 듯 했다. 하지만 곧 골드는 하퍼의 이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저 분은 하퍼님 이고 옆의 저 애는 누군가요?”


골드가 금세 시선을 돌려 바스크에게 눈길을 보냈다. 골드는 어젯밤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바스크의 이름이 더 궁금한 듯 했다. 바스크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골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이었다.


“어쨌든 모두 반가워요. 그런데 하퍼님은 정말 큰 검을 가지고 계시네요.”


골드는 양쪽의 입 꼬리를 올리며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고 하퍼는 조금 머쓱해하고 있었다. 옆에 서있던 바스크가 골드를 찬찬히 보더니 말했다.


“골드님은 뭐하는 분이에요? ”

“아? 저···저는 목장에서 일해요, 부모님이 목장을 하시거든요. 여러분은요? “


바스크가 목장이라는 말에 흥미를 느껴 입을 열고 무언가를 물어보려하자 로이스가 바스크의 입을 막아 서며 바스크를 끌고 갔다.


“우선 길을 서두르죠.”


로이스는 무심한 듯 말을 남기고 외길로 먼저 발걸음을 뗐다. 하퍼도 둘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자 골드도 뒤를 따랐다. 넷은 별말 없이 길을 따라 착실히 걸어나갔다. 길은 잘 닦여있었으나 일행 이외에 누구도 길 위에 있지 않았다.


“그곳 너머에 정말 마을이 있을 까요?”


로이스가 묻자 옆에서 걷던 하퍼가 답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니 마을에 관한 무슨 이야기라도 들을 수 있겠죠.”


“당신들 지금 무슨 소리하고 있어요? 지금 우리는 절벽을 향해 걷고 있다 고요!”


골드가 둘의 대화가 듣다 앞으로 나서서 눈앞에 보이는 절벽을 손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그렇지만 하퍼와 로이스는 별 반응 없이 골드를 지나쳐 걸음을 옮겼다. 골드가 가장 뒤에서 걷는 바스크를 붙잡고 물었다.


“얘! 너 이름이 바스크라고 했지? 너도 저 절벽이 절벽으로 보이지 않는 거야?”

“예? 아 저도 절벽은 잘 보여요. 근데 저길 보세요.”


바스크가 골드의 물음에 답을 하며 손으로는 앞을 가리켰다. 골드가 바스크의 손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그곳에는 어느새 로이스와 하퍼가 절벽에 닿아있었고 그들의 앞에는 절벽 사이로 골짜기처럼 새로 이어진 길이 나타나 있었다. 골드는 그 길을 보며 놀라 그저 눈을 크게 뜰 수 밖에 없었다.


골드의 눈앞에 펼쳐진 커다란 절벽들 사이로 조금 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길이 생겨나 있었다. 골드는 너무 놀라 손가락으로 그 골짜기를 가리키며 입만 벌린 채로 서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자신의 놀람을 어필하려 했으나 그녀의 주변에는 누구도 서있지 않았다. 바스크도 이미 골드의 곁에서 벗어나 골짜기 입구에 서있는 하퍼와 로이스의 곁에 다가가 있었다.


골드는 한참이나 골짜기 길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하퍼 일행이 길로 들어서는 것을 보고는 다급히 걸음을 옮겼다. 혹여나 그들이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지면 길도 같이 사라져버릴까 두려웠다. 하지만 하퍼 일행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골드를 기다려 주었다. 골드가 가까이 다가오고 하퍼가 먼저 걸음을 떼자 무언가가 아른거리다 사라졌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로이스도 잘 몰랐지만 직감적으로 어떤 마법 같은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마법이었는지는 눈치채기 힘들었다.


하퍼 일행과 골드는 양 옆으로 높은 절벽이 우뚝 선 외길로 접어들었다. 하퍼는 어젯밤 이 길을 걸어봤지만 밝은 낮에 걸어보니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낮에 본 이 길은 깨끗하게 정돈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이용하지는 않는 듯 했다. 여전히 길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일행 모두가 길을 열심히 걷다 보니 길 끝에는 하퍼가 말했던 대로 커다란 나무 벽이 세워져 있었다. 하퍼는 어젯밤 그 벽 위에서 누군가 횃불을 들고 경계하는 것을 보았기에 걸음을 신중히 해야 하나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멀리서 봐서는 나무 벽 위에는 아무도 없어 보였다. 그래도 일행은 최대한 빨리 걸음을 재촉해 걸었고 생각보다 금세 벽까지 도착했다. 하퍼 일행은 우선 몸을 숨기고 벽 위를 주시했으나 한참이나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골드는 영문을 몰랐지만 우선은 하퍼 일행이 하는 대로 따라 했다.


하퍼 일행은 벽 앞에 나란히 서서 벽을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나무 벽은 다시 봐도 매우 높게 세워져 있었다. 벽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외부로부터 완벽하게 막고자 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높은 절벽으로 양쪽이 막혀 있고 외길이라 굳이 높은 나무 벽을 쌓지 않아도 외부와 차단하는 데는 효과적일 텐데도 불구하고 나무 벽은 절벽의 높이만큼 높았다. 그래서 쉽사리 건너편을 볼 수 없었다.


“그냥 이렇게 봐서는 전쟁터 한가운데 만들어 놓은 벽 같네요.”


로이스가 벽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정말 단단하게 잘 만든 성벽 같네요. 하하.”


골드가 로이스의 옆으로 다가서서 웃으며 한마디 거들었다.


“어쨌든 이 너머에 누군가가 있다는 거죠? 하퍼님?”


로이스가 골드의 말은 들은 채도 하지 않고 한 손을 나무 벽에 얹은 채로 하퍼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퍼는 팔짱을 끼고 서서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나무 벽을 맨 꼭대기부터 아래로 천천히 살펴보고 있다 입을 열었다.


“어찌되었건 통행은 해야 할 테니 작은 문이라도 만들어 두었을 텐데 잘 보이지 않네요.”

“통행을 안 할 수도 있죠. 보세요. 지금 이 길에 아무도 없잖아요. 평소에 사용하는 길이 아닐 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이 길은 그냥 안 쓰는 길 인 거죠.”


골드가 하퍼의 말에 팔짱을 끼며 답했다.


“아니요. 그건 아닐 겁니다. 이 길은 자연적으로 생겨난 길이 아니에요. 누군가가 수레나 통행을 위해 닦은 길이죠. 그리고 항상 길을 정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하지 않을 길을 이렇게 정성스레 닦아둘 리가 없죠.”


로이스가 말을 마치며 한번 보라며 일행이 걸어온 길바닥과 길 양 옆을 차례로 가리켰다. 골드가 고개를 돌려 로이스가 가리킨 곳들을 유심히 보니 로이스의 말이 이해가 갔다. 길의 바닥은 평평하게 잘 닦여 있었고 절벽과 맞닿은 곳은 인위적으로 깎은 모양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나 길의 넓이에 비해 절벽과 절벽 사이로 만들어진 골짜기의 크기가 좁은 것으로 보아 길은 만들어 진 것이 분명했다.


“오! 정말 그렇네요. 하하. 대단하시네요. 로···.마법사님!”


골드가 놀라며 웃었고 로이스의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듯 말을 더듬다 말을 마쳤다. 로이스는 골드가 놀라는 것이나 이름을 잊은 것 따위에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그럼 아무래도 제가 먼저 이 벽을 넘어가봐야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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