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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ㅇ

아, 귀찮게 좀 하지 마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휴학생P
작품등록일 :
2020.05.14 19:41
최근연재일 :
2022.05.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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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4,157

작성
20.05.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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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5. 광산 마을 (1)

안녕하세요~




DUMMY

이미 열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차갑게 식어버린 대장간에서 한스 영감의 푸념이 시작되었다.


“이 꼬맹이는 또 뭐야? 내가 한스다. 돈 받으러 온 거라면 꺼져. 없으니까.”


지독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대장간 상태가 왜 이런 겁니까?”


“뭐야? 그 썩을 놈이 보내서 온 거 아닌가?”


그 썩을 놈이 누군지 알 길이 없었지만 아주머니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한스 영감은 옆에 있던 의자를 끌어와서 앉았다.


“물건을 구하러 나간 제자들이 돌아오질 않고 있다. 딸꾹, 대장장이들은 기본적으로 강인한 육체를 요구하지. 불과 금속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다루는 직업이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 강인한 육체가 문제였어. 놈들에게 괜한 헛바람만 불어넣은 거지.”


말을 하는 내내 진한 음향을 풍기더니 기어이 그가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뒷문으로 나가면 우물이 하나 있다네. 우욱! 물 좀. 한 통만 퍼다주게.”


그 말을 들은 프리드는 재빨리 뒷문으로 나가 우물에서 물을 길어왔다. 물을 한 모금 마신 그는 그 뒤로도 한참을 꺽꺽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가 진정이 된 듯 말을 이어 나갔다.


“어디까지 말했지? 아! 맞군. 그놈들 역시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었겠지. 거기에서 사달이 난 거야.”


“제자 분들이 어디 계신지 혹시 짐작가는 데라도 있으십니까?”


“남문으로 나가서 가도를 따라 산을 조금 오르면 광산 마을이 나온다네. 우리 대장간은 줄곧 거기서 광물을 납품받아왔는데 며칠 전부터 소식이 뚝 끊긴 거야.”


“도시에도 치안을 유지하는 이들이 있을 것 아닙니까?”


인간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나쁜 놈들도 존재했다. 그것은 경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세계라고 다를 건 없을 것이다.


“당연히 말해봤다. 필시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고 도시 위병대에 신고를 했어. 그랬더니 이렇게 말하더군. '도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도시 바깥 지역까지 일일이 손을 써줄 여유는 없다.' 라고. 시펄. 좆같은 놈의 세상이지. 위병 놈들 할 짓거리 없어서 술집 창부들 들쑤시고 다니는 꼴을 내가 본 것만 해도 셀 수가 없는데 말이야. 참다가 못한 제자들은 자신들이 해결해보겠다며 직접 광산 마을로 떠났고 현재 나흘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네. 고블린 정도는 제련 망치로도 때려잡는 놈들이니 말리지 않았는데 내 안일함이 문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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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한스의 고민


대장장이 한스는 실력 있는 대장장이였다.

납품처에 문제가 생겨 그의 제자들이 진상 조사를 위해 광산 마을로 떠났다.

그는 그가 직접 거두어 키운 자식 같은 제자들을 구해주길 바란다.


보상 : 성과에 따라 변경됨. 한스의 은인[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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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괜찮은 무기도 있었고 무엇보다 일을 가려서 받을 처지가 아니었다. 프리드는 곧장 결단을 내렸다.


“제가 지금 당장 출발하겠습니다.”


프리드가 나섰음에도 그의 얼굴에 그늘은 걷히지 않았다. 하기야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애송이가 믿음직스럽지 않을 건 당연했다.


“그분들이 강하다는 건 한스 님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해결해오면 보상으로 쓸 만한 보호구나 하나 만들어주세요.”


“물론이지. 구해만 오게나. 내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주겠네.”


“그것보다 거리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중년인이 대답을 유보하고 갑자기 뒷문으로 나가더니 잠시 뒤에 돌아와서 무언가를 내밀었다.


“꽤나 희귀한 가죽으로 만든 팔목 보호구라네. 한 번씩 걸작이 나오면 빼뒀다가 자격이 있는 이에게 팔고는 하지. 당장은 재고가 없어서 지금은 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 미안하네. 남문을 나가서 도보 기준으로 반나절이 살짝 안 되게 걸릴 게야. 정말 못난 제자 놈들을 데리고 돌아만 와준다면야 그 은혜 꼭 잊지 않겠네.”


마침 거추장스러운 단말기를 가릴 손목밴드를 구하고 있던 차라 상당히 맘에 들었다. 묘하게 시원한 게 걸리적거리지도 않았다. 프리드는 받은 보호구를 곧장 차고는 대장간을 나서며 말했다.


“한스 영감님,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제가 무조건 데려오겠습니다.”


프리드는 허리춤에 걸린 롱소드에 손을 얹었다. 롱소드의 이질적인 재질에 한스의 눈이 번뜩였다.


“그러니까 술은 그만 좀 드시고 좋은 생각만 하세요. 제자들이 돌아와서 본 모습이 이래서야... 무슨 말인지 아시리라 생각하겠습니다.”


서글서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사람이 그렇게 믿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프리드가 떠나간 문틈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대장간을 밝혀왔다.







◎◎◎◎◎






도시 남문 방향으로 곧장 빠져나오자 한산한 가도가 나왔다. 이곳에 온 이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에 빠져있을 때 그의 생각이 불현듯 뒷주머니에 미쳤다.


“아! 그 빌어먹을 민달팽이 유적에서 주워온 거!”


주머니에서 나온 것은 1단짜리의 작은 철제 로자리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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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의 로자리오


부패(腐敗)의 마나를 품은 로사리오입니다.

평범한 민달팽이조차 마물로 만들 정도로 강한 마나를 지녔던 마병이었으나

지금은 위력이 급감되었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원한다면 접촉한다는 가정하에 부의 마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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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상징, 성스러움의 상징인 로자리오에 죽음의 속성인 부패의 마나? 이건 조금 많이 이질적이네.’


안 그래도 민달팽이 놈 몸에서 나온 거라 영 찝찝하긴 했으나 굳이 있는 걸 썩히는 성격은 아니었기에 손목에 걸쳤다.



외견상 오래된 로자리였지만 착용하자 상당히 시원한 기운이 몸에 돌았다.


“썩어도 준치라 이건가?”


그 뒤로는 그냥 걸었다. 잘 닦인 가도를 따라 하염없이 걸었다. 체력은 이렇게 걷기만 해도 오르는 건지 체력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이따금 보였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새로운 힘을 시험해볼 대상이 나타났다. 개의 머리에 이족보행을 하는 고블린정도 크기의 몬스터였다.


"저건 또 뭐래냐? 어휴, 한시도 여유를 즐길 틈을 안 주는구나."


문답무용. 척 봐도 그냥 넘어가긴 글렀기에 검을 쥐었다. 시험 삼아 로자리를 세게 쥐자 반대 손에 쥐고 있던 검에 짙은 녹색과 붉은색의 기운이 은은하게 감돌았다.


“이 롱소드. 글래스 메탈이라고 했었나? 그런데 이 붉은 아지랑이는 뭐지? 짙은 초록색은 부의 마나라고 쳐도... 잠깐만. 그러고 보니 영감님도 붉은 마나가 어쨌다고 하지 않으셨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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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프리드


레벨: 1


직업: 여행자


업적: 비활성화


힘 : 65 체력 : 20 민첩 : 12 지능 : 20

행운 : 2 위엄 : 5 지혜 : 5


위업: 1


마나 특화: 정복(征服)- 공간을 점유하는데 특화된 마나입니다.


-----------------------------------------------------------


‘정말 볼 때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힘에만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네. 체력은 대충 5정도 올랐나? 그건 그렇고 마나 특화에 정복은 뭐지?’


전에 없던 마나 특화라는 항목이 생성되어 있었다. 분명 이 붉은 기운은 저것의 영향일 게 분명한데 관련 메시지를 본 적은 없으니 그로서는 아무래도 알 길이 없었다.


애써 떠오르는 의문을 뒤로하고 검을 휘둘렀다. 지금은 생각하기 보다는 몸을 써야 할 시간이었으니까. 작은 덩치만큼이나 날렵한 놈은 바로 몸을 뒤로 빼 공격을 피하려고 했다.


번쩍.


검에서 균형을 이루던 두 기운이었지만 일순 붉은 기운이 압도적인 비중으로 빛났다. 그 때문이었을까? 놈의 움직임이 잠깐이지만 삐걱거리는 느낌으로 보였다. 순간의 멈춤에 당황한 녀석은 바로 몸을 뒤로 빼냈으나 가슴팍에 얇은 자상은 피할 수 없었다.


얕은 상처였기에 재차 공격을 준비하던 프리드였지만 이어진 반응에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부패의 마나의 영향인지 상처가 난 부분 주위로 썩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 녀석은 곧 죽어버렸고, 메시지를 통해 놈이 놀(Gnoll)이라는 몬스터라는 것을 알았다. 근처에 군락이 있는 것인지 그 뒤로도 몇 번 조우했고 나름의 수확도 있긴 했다.


‘이름부터 정복의 마나라 그런 것인지 한 번씩 적의 움직임을 제약하는 건가. 부패는 단어 그대로 닿은 모든 걸 상하게 하는 힘이고.’


그 뒤로도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 길을 걸으니 시간은 금방 흘렀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쯤 광산 마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의 특성상 해가 일찍 저물고 산골 마을의 하루는 당연히 더 짧기 마련이었기에 마을에서의 불빛은 더욱 선명했다.


“얼씨구? 저 불빛이랑 연기는 뭐야?”


목책 너머로 산의 밤이라고 하기엔 과하게 밝은 불빛과 높게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가 보였다.


뭔가 잘못됐다.


마을 형태도 꽤나 단조로웠는데 광산이 있는 바위산 한쪽을 벽으로 삼아 목책을 둘러 형성된 형태의 마을이었다. 아무래도 문제가 생기긴 생긴 건지 입구쪽에 집중된 경계 병력이 생각보다 적었고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마을 내부는 분주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마을 중심부까지 다다라서 본 광산의 입구는 급조된 건지 조잡한 이중 목책으로 폐쇄되어 있었고 외부 목책을 지키고 있어야 했을 마을 자경단과 광부로 보이는 이들이 입구를 둘러싼 형태로 보초를 서고 있었다. 밖에서 본 불빛과 연기는 군데군데 장작들을 높게 쌓아 피워둔 모닥불들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프리드는 사태의 파악을 위해서 지나가던 경갑옷 차림의 남성을 붙잡고 물었다.


“저기요. 저기 산 아래에 있는 도시에서 왔는데요.”


“용무만 간단히. 곧 투입이야.”


“혹시 한스 씨를 아십니까? 그분의 제자들이 여기 있다고 듣고 왔는데요.”


"아, 아래에 있는 도시라면... 필라스의 대장장이 한스를 말하는 건가? 그 치들이라면 저기 간이 대장간 보이나? 저기서 일하고 있을 거야."


‘아, 도시 이름이 필라스였나. 그래도 며칠 머물렀는데 이름도 몰랐네.’


확실히 경계선 한편에 간이 대장간으로 보이는 작은 막사가 위치하고 있었다. 안에 들어서자 여섯 명의 사내가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거미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지 않으셨습니까? 일반적인 도검류로는 어떠한 피해도 넣을 수 없을 거란 건 싸워본 모두가 알 겁니다.”


“저 말이 맞습니다. 둔기류 중심의 보급을 늘려야 합니다. 하다못해 같은 날붙이라도 도끼나 태도 쪽이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마나를 사용하는 극소수의 인원은 어차피 본인의 무기를 사용할 겁니다. 플레일 같은 무기는 리스트에서 제외하세요. 둔기치고 숙련도가 상당히 필요합니다. 메이스나 할버드 쪽이 효율은 훨씬 좋아 보입니다.”


대충 들어보니 얼추 문제는 파악되었다. 한정된 자원과 대장장이들의 수로 최대한 효율적인 무기를 찾고 있는 걸로 보였다.


‘거미? 거미가 문제의 원인인가? 그건 그렇고 거미가 단단하면 얼마나 단단하길래 둔기를 쓰네 마네 하는 거지?’


“저기 바쁘신 와중에 대화에 끼어들어서 미안한데요. 여기 한스 씨를 아시는 분 있습니까? 전 여행자입니다. 한스 씨의 요청으로 그분의 제자들을 데리러 왔습니다.”


막사 안에서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여섯 사내의 시선이 일순간 프리드에게 몰리며 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순간 어색해진 분위기에 프리드가 재차 입을 열었다.


“어... 혹시 제가 무슨 말 실수라도...? 하.. 하하?”




제 글이 여러분에게 어떤 방향으로라도 영향을 끼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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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광산 마을 (1) +3 20.05.15 1,032 22 13쪽
5 4. 프리드 (4) +10 20.05.15 1,188 32 14쪽
4 3. 프리드 (3) +6 20.05.14 1,376 30 18쪽
3 2. 프리드 (2) +11 20.05.14 1,731 46 16쪽
2 1. 프리드 (1) +28 20.05.14 3,553 50 20쪽
1 Prologue +65 20.05.14 4,940 14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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