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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ㅇ

아, 귀찮게 좀 하지 마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휴학생P
작품등록일 :
2020.05.14 19:41
최근연재일 :
2022.05.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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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3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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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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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3. 프리드 (3)

안녕하세요~




DUMMY

덕분에 뒤늦게 도착한 스틸레토는 기이한 광경을 봐야만 했다. 대충 감시역으로 붙여둔 트레시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있었고, 자신들이 놓쳤던 홉 고블린은 뒤통수가 깨진 채로 널브러져 있었다.


거기에 더욱 더 가관인 건 구색만 채우고자 데려온 사내가 자신의 왼쪽 주먹을 부여잡고 미쳐서 날뛰고 있으니... 범인의 사고로는 그 그림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설마 저 녀석이 홉을 쓰러뜨렸나? ’


잠시간 생각한 결과는 “말도 안돼!” 였다.


홉은 그 수준이 인간보다 낮기야 하지만 살려고 도망친다는 판단을 할 줄 아는 수준의 지능을 지닌 생물이었다. 물론 순수한 육체 능력도 일반적인 인간을 상회하는데 어떻게 저런 얼간이가...?


‘역시 힘을 숨긴 건가?’


“대체 어떻게 한 거지? 홉이 그렇게 강한 몬스터는 아니지만 당신 같은 초심자가 이렇게 막 쓰러트릴 수 있을 정도는 아니야. 그것도 모자라서 맨손으로? 설마 지금까지 힘을 숨긴 건가?”


스틸레토가 주저앉은 트레시를 일으키며 그에게 물었다. 이제 그의 눈빛엔 경계심만이 가득했다. 솔직히 사내도 제 입으로 묻고는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현실성이 없는 얘기였다.


그만큼 지금의 상황 자체가 모순적이었다.


“오히려 제가 묻고 싶은 심정인데요? 갑자기 어둠 속에서 달려들길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냅다 질렀는데 이렇게 된 거라고요. 낸들 뭘 알겠습니까?”


저게 연기라면 아마 그가 전송되기 이전에 가졌던 직업은 배우였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할 정도로 억울하게 보였다.


“저 괴물만 보이고 제 왼손이 박살난 건 안보입니까? 과정이야 어찌 됐든 제가 저 여자를 구한 거 아닙니까? 그런 사람에게 괜찮냐는 말은 못 할망정 다짜고짜 힘을 숨겼냐니요?”


오히려 프리드 쪽에서 역정을 내며 푸르게 멍이 든 주먹을 내밀었다. 그제서야 스틸레토는 구겨진 얼굴을 뒤로 하고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어딘가 찝찝했지만 프리드가 하는 말은 모두 사실로 판단한 것이다.


홉을 놓친 것은 어디까지나 사고였다. 그런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전열과 후열의 거리가 극도로 가까워졌다.


앞서 있었던 일 때문인지 정신을 추스린 트레시가 자꾸 프리드에게 이것 저것 캐묻기 시작했다.


“혼자 홉 고블린을 잡았다면서요? 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사실 홉 고블린이 막 엄청 세고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그쪽이나 제 수준에서는 압도적인 상대일 텐데 어떻게 한 방에 죽인 거예요?”


그렇게 똘망똘망한 눈으로 자꾸 물어보는데, 누구라도 답을 안다면 좀 알려줬으면 좋을 정도로 프리드 본인도 아는 게 없었다.


“저도 몰라요. 가만히 있으면 그쪽도 위험할 것 같고 저도 위험할 것 같아서 그냥 질렀는데 죽은 거라고요.”


정말 억울함이 잔뜩 서린 그의 표정을 본 트레시는 잠시간 생각하더니 물었다.


“혹시 힘이 몇이세요?”


“힘이요? 금방 홉? 저거 처리하고 3 올랐다고 했으니 60이겠네요.”


트레시는 물론이고 앞서 걷던 둘조차 깜짝 놀랐다.


“6,,,60? 당신 대체 정체가 뭐에요? 홉이 한방에 나가떨어진 이유가 있었네. 초심자라고 하기에는 거의 치트 수준인데요?”


믿기 힘든, 아니 같은 여행자로서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을 접한 그들에게는 알게 모르게 마음속에서 열등감이 자라났고 자연스레 대화는 저편으로 사라졌다.


홉을 기점으로 일반적인 바위 동굴에서 석조벽돌로 이루어진 길이 이어졌고 길도 살짝 넓어졌다. 그렇게 벽돌 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가 보니 꽤나 커다란 공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유적, 꽤나 오래된 것 같은데요? 저 이끼들 좀 보세요. 벽화들은 다 바랬네.”


넓은 공동을 둘러싼 벽에는 빼곡하게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중앙에는 제단이 위치해있었다. 벽화는 이끼에 덮힌 채로 꽤나 오랜 세월 방치된 것인지 알아보기 힘들어져 버려서 따로 건질 것이 없었기에 트레시는 중앙에 있는 제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정도 규모라면 하급 마병이라도 기대해볼 수 있었는데... 허탕인가?”


그녀가 제단 앞에 선 그 순간이었다. 제단의 이음매에서 끈적끈적한 검은 마나가 흘러나오더니 그 형체를 서서히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잠시간의 정적을 끝으로 완전한 형체를 갖춘 그것은...


"민달팽이? 저거 민달팽이 아닙니까?"


프리드가 입을 열었다.


--------------------------------------


놈팽이, 카르고

유적의 가디언이 등장합니다.


--------------------------------------


“으웩.”


“맞군. 뭔가 비정상적으로 거대하긴 하지만 민달팽이야. 유적의 가디언이라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쁘군. 가능한 빨리 끝내고 나가지.”


내내 침묵을 지키던 거한이 처음으로 입을 뗐다. 그로서도 그 기괴한 비주얼은 거북했던 모양이었다.


“그럼 제가 보조할게요. 인첸트 이그나이트(enchant Ignite)!”


그의 검에 뜨거운 기운이 어리자 그는 지체없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먹어라!” 


그가 검을 박아놓고 손잡이를 수직으로 돌리자 꽂힌 부분에서 불꽃이 터져나왔다.


화르륵- 화륵-! 퍼엉!


놈은 그 거체를 미친 듯이 흔들며 육체를 덮은 체액을 마구 흩뿌렸다.


“점액! 조심요!”


사방으로 비산한 점액은 공동 내부의 벽을 녹이기 시작했고 그걸 본 프리드가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이런 미친! 이거 산성인 거 같은데요?”


“부패(腐敗) 계통의 마나로군. 묘하게 기분 나쁜 점액이다 했더니 부의 마나를 통째로 입은 거였어. 접근하지 말고 원거리에서 요격해라!”


라고 말한 스틸레토는 부식해서 손잡이만 남은 칼을 버리고는 사이드 백에서 단검들을 꺼냈다. 덩치 큰 사내는 여전히 놈과 육체를 부딪치며 주의를 끌고 있었고, 트레시는 마법으로 날아오는 점액을 요격하거나 본체를 공격하고 있었다.


“저 사람은 괜찮은 겁니까? 점액에 닿으면 썩는다면서요!”


“저 녀석은 괜찮아. 특성이 특성인지라 조금만 몸에 둘러도 저 정도는 버텨. 그것보다 말만 조잘조잘 하지 말고 도움이 안 될 것 같으면 구석으로 빠져있어!”


그의 말마따나 거한의 몸에 은은하게 흐르는 은빛이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했다. 사내는 일갈 후 재차 단검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상당한 숙련도로 민달팽이에게 모두 향했지만 놈의 표면을 덮은 점액에 거듭 가로막혀 그마저도 육체에 직접적으로는 닿지 못했다.


전열에서 단신으로 맞서던 거한 역시 지친 듯 연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렇게 계속 소모전 양상으로 흘러가자 확연히 파티는 민달팽이에게 밀리기 시작했고 판단력마저 흐려졌는지 날아오던 점액을 놓쳐 트레시의 한쪽 어깨에 허용해버렸다.


그나마 일행 중 꾸준히 데미지를 누적해가던 트레시의 이성이 그대로 날아가버렸다.


“아악! 라이트닝 볼!”


고통으로 판단이 흐려진 그녀는 곧바로 전격으로 빛나는 구를 날렸으나 목표에는 닿지 못하고 애먼 천장으로 향했다. 괜히 날아간 그 마법의 여파로 발생한 부스러기만 민달팽이의 머리에 떨어졌다.


그때, 아주 잠시간, 잠시간 일어난 변화였지만 프리드는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떨어진 부스러기가 민달팽이에 닿자 기분 나쁜 악취와 함께 놈이 고통스러워한 것이다. 재빨리 달려나간 프리드가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확인했다. 그러곤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거 예전에 한번 본 적이 있어. 땅에서 나는 소금 '암염'이다.”


그러곤 확신에 찬 프리드가 모두에게 들리도록 소리쳤다.


“천장이요! 놈 머리 바로 위의 천장을 공격하세요! 천장이 암염으로 되어있습니다! 민달팽이한테 소금을 뿌리면 죽는 걸 이용하는 겁니다! 덩치가 아무리 커도 놈의 근본은 민달팽이입니다!”


지쳐 죽을 맛이던 스틸레토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천장에 마나를 담은 단검을 투척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상태였다면 그깟 단검 좀 던진다고 갈라질 천장이 아니었으나 민달팽이의 거대한 육체가 발목을 잡았다.


놈이 난동을 부린 탓에 이미 지반은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었고 덕분에 갈라지던 천장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게 민달팽이의 몸에 닿았다.


“윽! 냄새가 뭐 저리 독...”


검은 불꽃이 접촉면에서 활활 타오르며 기분 나쁜 연기와 역한 냄새를 사방으로 뿜어내기 시작했다.


꿔워오오오오오옭-!


민달팽이는 검은 연기가 피어나오며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해치웠나?”


쓰러뜨리는 데에만 집중한 그들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다. 민달팽이가 녹아 죽어가면서 뿜어댄 저 유독성의 가스가 나갈 공간이 없으니 서서히 공동을 가득 채워갔다. 설상가상으로 발악하는 민달팽이 탓에 유적에도 서서히 균열이 일고 있었다.


----------------------------------------------


순간의 뛰어난 기지로 좁힐 수 없는 격차를 극복했습니다.

지혜가 생성됩니다.(기본 지급 +5)


----------------------------------------------


“뛰어! 빨리 탈출해야 한다!”


크게 외친 스틸레토가 가장 앞장서서 탈출했고 그 뒤를 덩치 큰 남성과 한쪽 어깨를 부여

잡은 트레시가 뒤따랐다.


“나도 어서... 어?”


프리드 또한 곧바로 따라 나가려고 했지만, 민달팽이 아래에 희미하게 빛이 나는 무언가를 포착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생각하던 그 순간에도 이미 프리드는 그것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유적의 붕괴도 가속을 받고 있었기에 잽싸게 달려가서 뒷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곧바로 출구 방향으로 향했다.


공동을 빠져나온 바깥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기는 매한가지였다. 생각보다 충격이 많이 컸던 건지 유적은 전체적으로 붕괴하고 있었다. 잠깐 뛰어가자 앞서가던 트레시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상처 입은 어깨를 부여잡고 뛰어나가고 있었다.


제 딴에는 최대한 빨리 갈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체력적으로 많이 딸려 보였다. 달려가던 프리드가 그녀를 앞으로 안아 들었다.


“뭐...뭐하시는 거예요! 내려주세요! 제가 알아서 나갈게요!”


“진짜 나갈 자신은 있어요? 저렇게 빨리 무너지는데? 안될걸? 괜히 쥐포처럼 되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요. 저 힘은 세니까 그냥 꽉 붙잡기나 하세요.”


쿠구구궁!


그녀가 발버둥치던 그 순간에도 유적은 붕괴하고 있었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고블린의 시체가 뭉개졌다. 트레시도 그의 완고함에 체념한 것인지 프리드를 꽉 붙잡았다. 프리드가 가능한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쿠궁- 쿠구궁-


“허억....헉.....헉.”


유적을 가로질러 빠져나가자 두 남자가 숨을 고르고 있었다. 뒤늦게 빠져나온 프리드를 발견한 스틸레토는 노골적으로 얼굴을 구겼다. 마치 바라지 않던 상황이라도 본 사람처럼.


그걸 발견한 트레시는 재빨리 프리드에게서 내려서 그의 시선을 끌었다.


“처음에 단말기처럼 가지고 있던 배낭 하나 있으시죠? 그거 지금 한번 확인해보세요. 누군가가 만든 유적을 정복하면 보상이 따르거든요. 소지한 배낭에 기여도에 따라서 보상이 들어올 거예요.”


그 말을 들은 프리드는 배낭을 확인했고 배낭 속의 5개의 금화와 알 수 없는 액체가 들어있는 병을 확인했다.


‘보상이 따로 들어온다면 내가 주워온 건 뭐였지?’


그가 배낭에서 특이한 병을 꺼내 보여준 순간이었다. 어느새 프리드의 등 뒤로 도약한 스틸레토의 단검 한 자루가 그의 복부를 뚫고 있었다. 새빨간 선혈이 그의 육체를 적시는 그 느낌. 멀어져만 가는 정신을 간신히 붙잡은 프리드가 그를 노려봤다.


하지만 다 죽어가는 인간의 눈빛. 아무리 독해도 사내가 보기에는 발악에 불과했다.


“등신 빵즈새끼, 그러니까 적당히 설쳤어야지. 맘에 들면 부하로라도 써먹으려 했더니 어디서 빵즈 주제에 일해라 절해라야? 야! 이 새끼 배낭 뒤져봐. 이게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다면 상당한 재화도 얻었을 거다.”


그는 간신히 서있는 프리드의 손에서 병을 낚아채며 말했다. 덩치는 곧바로 배낭을 뒤져 5골드가량의 돈을 전부 꺼내 자신의 배낭에 넣었고 금액을 확인받은 스틸레토가 배에서 칼을 뽑자 프리드의 육신은 실 끊어진 연처럼 힘없이 쓰러졌다.


트레시는 그런 그를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쉬이 떨어지지 않는 발 때문인지 그 자리에서 계속 무언가를 망설였다. 서서히 끊어져 가는 의식의 너머로 그녀의 표정이 보였다.


“ㅈ...고... 싶지 않ㅇ...”


“어이! 그 뒤에서 뭐하는 거야?! 어서 서둘러!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한탕 쳤으니 더는 지체할 것도 없다! 스틸러스로 간다!”


앞서가던 스틸레토가 소리쳤다.


“조금만 버텨요. 편안해질 거예요.”


그녀는 그들 모르게 재빨리 주문을 외웠다. 가능한 빠르고, 가능한 효과적이게. 그녀의 캐스팅이 이어짐에 따라 상처에 푸른빛이 깃들며 서서히 출혈은 잦아들었다. 이제 괜찮은 것일까? 그녀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미안해요. 그래도 나름의 조치는 취했으니 당장은 괜찮을 거예요. 운 좋게 누군가가 발견하면 살 수도 있을 테고요. 저희의 만행에 변명할 생각은 없어요. 겨우 이 정도로 용서받을 생각도 없어요. 그냥 이러면 제 죄책감이 그나마 덜어질 것 같아서 이러는 거니깐.”


그 말을 끝으로 그녀 역시 흐릿해진 시야에서 서서히 멀어져만 갔다. 간신히 정신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울 그 시점에 그의 시선이 서서히 붉게 물들어갔다.


「초라하구나. 너무도 물러.」

「나는 네게 기대했다. 허나 실망스럽구나.」

「다만 이대로 포기하기엔 네 자질이 너무도 아깝다.」

「배려는 약자가 강자를 억압하기 위해 만든 치졸함에 불과하다.」

「네게 주어진 자질을 받아들여라. 내가 보여주지.」


‘죽게 생기니 별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네.’


아마 쓰러지면서 머리를 세게 부딪힌 것 같다. 가벼운 뇌진탕이 오고 찢어진 이마에서 흐른 피가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시-벌,,. 인생 참 뭣... 같네.”


삼킬 수밖에 없는 짧은 욕설과 목구멍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피의 향. 그는 의식을 잃었다.


----------------------------------------------


마나 특성(정복)의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위업을 이룰 자는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누구나 힘들면 한 번쯤은 주저앉을 수 있습니다.

그건 패왕[覇王]의 길을 걷는 자라도 예외는 없는 법입니다.


“세상이 널 이리도 내몬다면 한번 거슬러보지 그래? 이곳에서 지켜보겠다.”


모든 기본 스탯이 5 상승합니다.


힘 65 체력 15 민첩 12 지능 20 행운 2 위엄 5 지혜 5


----------------------------------------------


누군지 특정할 수 없었지만 역사에 묻힌 거대한 존재가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정신을 잃은 그는 지금의 메시지를 보지 못했겠지만 유산은 개화하기 시작했다.


「대륙은 태양을 등진 매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의 뒷주머니에서 상당한 크기의 녹빛 마나가 구조신호라도 된 양 지속적으로 점멸했다. 그 간절한 마나의 파동을 느꼈을까?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발소리가 울렸다.


저벅. 저벅. 저벅.


“흐음? 보기 드문 성질이로구나. 거기다 이 끈적끈적한 붉은 마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한참을 서서 대기 중에 흩어진 마나를 모으던 그의 시선이 프리드의 육체로 향했다.


“복부의 관통상이라...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실력이 썩 좋은 놈은 아니구만. 죽이려면 더 위를 찔렀어야지. 흐음... 아슬아슬하게 주요 장기는 다 빗나갔고 이 어설픈 지혈은 마법의 작품인가? 무슨 사연을 가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자네도 썩 편한 삶을 살지는 못한 것 같군.”


대충 진단을 마친 초로인이 그를 일으키려고 하자 이상 현상이 일어났다. 분명 정신을 잃었다고 판단한 프리드가 두 발로 일어났다. 제정신이 아닌 듯 두 눈에는 초점이 없었고 단지 사이한 붉은 마나를 뿜어낼 뿐이었다.


프리드의 붉은 마나가 막무가내로 사방을 점유하려 들자 초로의 남성도 묶어뒀던 마나를 풀어냈다.


“사납게 날뛰는구나.”


그로부터 흘러나온 방대한 양의 푸른 마나.


“허나 오만하다.”


마치 대해를 떠오르게 하는 그의 마나는 해일처럼 밀려와 붉은 바람을 덮어버렸다. 폭주하는 붉은 마나가 사그라들자 프리드의 육체도 또한 힘을 잃고 쓰러졌다.


“상당히 특이한 본질의 마나로구나. 주인이 쓰러져도 의지를 관철하려는 마나라니? 허나 아무리 명검이라도 다루지 못하는 이가 가진다면 의미가 없지. 일단은 눌러둬야겠어. ”


초로인은 끓어오르는 분노가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상복부에 손을 얹고 그의 마나를 일시적으로 제약하기 시작했다. 심장 주위로 곂곂이 자리를 잡는 마나의 벽에 붉은 마나도 더는 날뛰려고 하지 못했다.


“후우우... 아직 죽지 않았구만.”


프리드의 얼굴은 이전보다 확실히 편안해져 있었다.


“안심하게나. 이제부터 자네의 신원은 이 내가 보장하지.”


그가 프리드에 손을 대고 주문을 읊자 강렬한 빛이 점멸하며 그들을 그 장소에서 지워버렸다. 오직 그곳에 남은 흥건한 핏자국과 사나운 마나의 흔적만이 모든 걸 기억할 뿐이었다.




제 글이 여러분에게 어떤 방향으로라도 영향을 끼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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