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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스타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별에 왜 왔니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김스타
작품등록일 :
2018.04.09 14:49
최근연재일 :
2018.07.03 00:49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3,218
추천수 :
36
글자수 :
98,128

작성
18.06.11 14:14
조회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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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배달의 민족

DUMMY

짜장면, 짬뽕, 탕수육, 치킨 2마리에 생맥.

배달음식의 가장 기본 세트들이 준수와 형일, 그리고 송이앞에 놓여졌다.


주문한지 30분이 채 되지 않아 도착한 음식들을 보고 송이가 입을 떼었다.


“지구인들도 꽤나 빠른 이동장치를 보유하고 있나보군.”


그러자 형일이 짜장면 그릇의 랩을 젓가락으로 문지르며 고개를 저었다.


“노노~! 지구인들이 다 그렇진 않고, 여기 대한민국이 그런거지. 우린 배달의 민족이니까. 크크크.”


그리고는 짜장면을 먹기 좋게 비벼대었다.

짜장면의 검은 자태를 보고 준수와 형일은 군침을 삼켰지만 송이는 이마를 찌푸렸다.


“근데.....그 음식의 정체는 뭐야? 지구인, 아니 대한민국 사람은 이런 걸 좋아하는 거야?”

송이의 걱정스러운 눈빛에 이번엔 준수가 한마디 거들었다.


“송이야, 뭐든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선 안되는거야. 이건 짜장면이라고 하는건데 일단 한번 먹어보렴.”

권하기는 했지만 이 음식들이 외계인의 입맛에도 맞을지 살짝 걱정이 되었다.


송이는 형일이가 젓가락을 뜯는 것을 보고 따라 뜯고는 금세 젓가락질을 흉내 내었다. 역시나 머리가 좋은 싸르족이었다.

그리고는 짜장면의 검정 소스를 살짝 찍어 입으로 가져다 대었다.


“으~~~왜 이렇게 맛이 강해!”

송이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는 말했다.


“왜, 못먹을정도야? 다른 거 시켜줄까? 배고파서 어떡해.”

준수는 송이가 걱정되어 안절부절하였다.


“잠깐만, 다시 한번 먹어볼게.”

송이는 괜찮다는 듯 다시 젓가락을 들고 짜장면에 꽂았다. 이번엔 면까지 집어 들고 꽤 많은 양을 입에 가져다 넣었다.


“으~~~이건 정말....”

송이는 맘에 안든다는 듯한 얼굴과 말투로 오물오물 거리며 몇 번 더 먹고는 짜장면 그릇을 내려놓았다.

나머지 음식들의 포장을 다 정리하고 배가 고팠던 형일은 ‘입에 안 맞으면 내가 먹을테니 이리 줘’하며 송이에게서 짜장면 그릇을 가져온 순간


“뭐야~ 다 먹었잖아? 맛이 강하다며! 와....진짜 외계인도 내숭을 떠내. 참나.”


그사이 송이는 다른 음식들도 고루 맛보았다. 특히나 짬뽕을 맛 볼 때 그녀의 얼굴은 미르족만큼이나 빨개졌다.


“으~~~이건 정말 못 먹겠다. 혓바닥이 아파~~ 이건 뭐지? 이건 부어서 먹는거보다 찍어먹는 게 더 낫겠다.(송이는 찍먹파) 이건 뭐가 이렇게 빨개? 모양은 비슷한데 색만 다르구나? 맛도어쩌구 저쩌구.. 궁시렁 궁시렁...”


송이는 음식들을 먹을 때마다 입에 안 맞는 듯 궁시렁거렸고 준수와 형일은 그 모습을 젓가락을 든 채 어이없게 바라보았다. 짜장면 한 그릇, 탕수육 한 그릇, 양념 치킨, 간장치킨이 송이가 투덜거릴때마다 모두 그녀의 입속으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남은건 짬뽕 반 그릇이었다.


“야 진짜 뭐냐. 나 이제 믿을 수 있어. 송이가 외계인이라는 거. 아싸르피아인지 뭔지 안들어도 믿겠어. 맛없다면서 저렇게 먹는거보면 맛있었다가는 지구를 다 먹어버리겠다. 진짜 무섭다 야.”

형일은 눈앞에서 사라진 음식들을 보며 혀를 차며 말했다.


송이는 남겨진 짜장 소스를 다시 한번 젓가락으로 훔치며 말했다.


“으~이건 역시 너무 강해서 못먹겠다니까. 근데 치맥은 언제 와? 나 그거 먹고 싶었는데... 이런거 말구.”


형일은 송이의 말에 기가 찬다는 듯 젓가락을 쾅 내려놓고는 방을 나갔고, 남은 준수가 끝내 젓가락을 내려놓지 못하고 송이에게 대답을 해주었다.


“송이야....치맥은 치킨이랑 맥주를 말하는 건데 치킨 두 마리는 이미 니 뱃속으로 들어갔구, 맥주는 저기...저 갈색병에 담긴 거야.”


그러자 그제서야 송이가 미안한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랬구나~근데 오빠들은 배 안고파? 왜 내꺼만 주문한거야? 내가 쏜다니까.”


“하.하.하. 잠시만.”


준수는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형일을 쫓아 나갔다. 아까는 짧다던 30분을 또 어떻게 기다리냐는 둥, 그럼 집에가서 밥을 먹을까, 아니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는둥, 이번엔 저 외계인도 감당못할만큼 많이 시켜버리자 등등의 의견이 교환되고 나서야 둘은 웃으며 방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30분정도 지났을까. 준수네 집 초인종이 끊이질 않고 울려대기 시작했다.


주문가능한 모든 음식들이 그들앞에 놓이기 시작해 그것들을 다 해치웠을 때쯤엔 밖은 이미 깜깜한 밤이었다. 현관문 밖에 놓여진 어린아이 키만큼 쌓여진 그릇들만이 그들의 전쟁같던 저녁식사를 대변해줄 뿐이었다.


“헉헉. 위가 너무 불어서 폐를 누르고 있나봐. 숨을 못쉬겠어. 배터지겠다. 준수야, 지구인들에게 싸르족과 절대절대 먹는 걸로 붙지 말라고 내 유언장에 남겨다오. 그럼 난 이만...펑!”


형일은 배가 터지는 시늉을 하며 준수의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준수 또한 손사레를 치며 바닥에 철썩 주저 앉았다.


무슨일 있었냐는 듯 혼자 평온해 보이는 송이만이 가볍게 배를 두드리며 책상의자에 앉았다.


“ 자 이제 허기는 채웠으니 마저 얘기할게. 그래서 아미르가 말야...”


“그 입 다물라! 아미르고 뭐고 귀까지 배부르니까 더이상 집어넣지마.”

형수의 다그침에 송이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어..어떻게 그런 야한 말을...싸르한님이 아시면 놀라실거에요. 흑. 준수오빠 나 집에 갈게. 내일 마저 얘기해.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송이는 형일에게 가볍게 목례를 마치고는 집을 나섰다.


그런 송이를 보고 형일이 귀찮다는 듯 일어나 준수에게 물었다.


“야, 내가 뭐라고 했다고 저러냐? 송이 쟤 진짜 이상해. 존댓말도 썼다 안썼다 아주 지맘대로라니까.”


“그러게.....왜 저러지..저번에 내가 귓속말 했을때도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가버렸어. 거기에선 귀랑 관련된 말을 하면 안되나봐.”


“흥..암튼 이상한 하루였다. 준수 니가 속아 넘어갈만 하더라. 그래도 미친여자 덕분에 오랜만에 배터지게 먹었네. 야, 나 간다.”


“야~!너 안믿는거야? 송이 얘기 더 안듣고? 아까는 믿는다며?”


“이런 순진한 놈. 딱봐도 미친 여자더만. 판타지 소설같은 얘기만 지껄이고. 어쩌다 엮여서는...에휴. 너도 얼른 정신차리고 공부나 해! 잘자라.”


준수는 더이상 형일을 붙잡을 수 없었다. 공부하란 소릴 들으니 어제 오늘 책한번 펴보지 않은 자신이 생각나 마음 한켠이 불편해졌다.


“아씨, 모르겠다. 왜 하필 송이는 내 앞에 떨어져서..”

.

.


형일이 집에 들어가자 부모님이 쇼파에 앉아 서로 귓속말을 나누고 계셨다.


“저 왔어요. 둘만 계시면서 뭔 귓속말이래..”


형일의 등장에 엄마 아빠는 화들짝 놀라며 당황해했다.


“어...어 왔니. 준수네서 자고 오는 줄 알았지. 어..얼른 씻고 자.”


유독 당황해하는 부모님을 보며 형일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요....두분이서 내 흉이라도 봤어? 안녕히 주무세요.”라며 방으로 향하던 중 형일은 뭔가가 생각났는지 멈춰서더니


“엄마, 근데.....나 엄마 아들 맞아?” 라며 물었다.


형일은 안믿는다면서도 송이의 말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었다.


“뭔소리야. 그럼 내 아들 맞지. 왜? 주워왔을까봐?”


“아니...누가 나보고 외계인이라고 하길래..하핫. 내가 지구인치고는 좀 잘났지. 안 그래요? 엄마도 나보고 니네별로 돌아가라며~저는 이만 제 별로 돌아갑니다. 크크크 안녕히 주무세요.”


형일은 우습다는 듯 킥킥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소파에 앉아있던 형일의 부모는 아들의 뜬금없는 질문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아들한테 왜 그런 농담을 했냐고 다그치려는 듯 남편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여보, 쟤가 어떻게 알았지? 아니, 누가 알려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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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kjhksjadhlsfkj 18.06.19 75 2 11쪽
20 싸르족의 후예 18.06.14 84 1 10쪽
» 배달의 민족 18.06.11 77 1 8쪽
18 끊어진 실타래 3 18.06.05 81 2 10쪽
17 끊어진 실타래 2 18.06.04 47 1 10쪽
16 끊어진 실타래 18.05.29 100 1 9쪽
15 아싸르피아 2 18.05.28 107 1 8쪽
14 김순경 2 18.05.24 122 1 10쪽
13 김순경 18.05.16 137 2 8쪽
12 아싸르피아 18.05.15 151 2 9쪽
11 사람을 찾았어요 18.05.11 130 2 9쪽
10 사람을 찾습니다 3 18.05.09 151 3 8쪽
9 사람을 찾습니다 2 18.05.05 130 3 9쪽
8 사람을 찾습니다 18.05.02 128 2 8쪽
7 첫 번째 임무 18.04.30 153 1 9쪽
6 내 친구 형일이 2 18.04.26 164 1 7쪽
5 내 친구 형일이 18.04.26 211 1 9쪽
4 우리집에 어서와 18.04.24 149 1 7쪽
3 오해의 연속 2 18.04.11 239 2 7쪽
2 오해의 연속 18.04.10 228 2 9쪽
1 별똥별 18.04.09 255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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