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산일산

천재 매니저는 연예계가 너무 쉽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산일(山日)
작품등록일 :
2022.05.14 00:45
최근연재일 :
2022.06.30 08:20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31,744
추천수 :
2,958
글자수 :
292,467

작성
22.06.11 08:20
조회
1,915
추천
41
글자
11쪽

성장 (6)

DUMMY

상황은 열악했다.


“스피커가 블루투스 스피커 하나뿐이야.”

“괜찮아.”


지아가 몸을 쭉쭉 늘리며 말했다.


“어차피 큰 거 바란 것도 아니니까.”


다른 멤버들도 각자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푼다.

유나는 은정이와 등을 맞대고 허리 스트레칭을 했고.

예윤이는 초등학교에서나 볼법한 체조를 했으며.

선영이는 전문가 포스를 마구 뿜어내며 능숙하게 몸을 풀었다.

그러는 사이.


“와, 뭐야?”


우리 주위에는 사람들이 더욱 몰려들었다.

처음에는 열댓명이었던 사람이 어느새 수십 명까지 불어났다.


“거리 좀 유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다가오는 팬들을 적당히 저지했다.

아무리 통제가 힘든 상황이라 해도, 멤버들이 활동할 장소인데, 내가 빠지면 안되지.

다행히도 관중 중에 내 부탁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고.


“공연한대!”


사람들이 퍼지자, 더 많은 사람이 모인듯한 착시효과가 생겼고, 그로 인해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하나 둘씩 우리 루나틱 데이즈에게 관심을 갖고 모인다.

그렇게 우리 주위에는 한 눈에 셀 수 없는 관중이 모여들었다.


“다들 준비 됐지?”


유나가 멤버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멤버들은.


“...!”


고개를 끄덕였고.


“좋아. 시작하자.”


유나가 히죽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음악을 재생해달라는 신호였다.

나는 그에 맞춰 곧장 음악을 재생했다.

재생하는 곡은 총 세 곡으로, 두 곡은 같은 소속사 보이그룹인 블루오션과 NTN의 최근 곡이었다.

다른 걸그룹 안무를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이왕이면 같은 소속사 안무를 추는 게 좋지 않나.

멤버들은 보이그룹의 춤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안무를 재현해냈다.

그 중 가장 특출난건.


“우와...!”


가장 피지컬이 뛰어난 지아였다.

한 아이돌이 예쁜 춤선을 만들기 위해선 큰 키보단 작은 키가 낫다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여자 아이돌은 키가 큰 게 유리해.’


지아의 프로필상 키는 169cm.

다른 멤버들보다 5cm나 크다.

거기에 팔다리는 얼마나 긴 지, 평소 유나와 다투는 걸 보면, 키가 작은 유나가 손도 못 댈 정도이다.

그런 긴 기럭지로 보이그룹의 춤을 추니.


“잘 생겼어...”


오히려 여자들이 관심을 가질 정도였다.

박력이 넘치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멤버들이 부족하냐, 그건 또 아니었다.


“...!”


무대처럼 완벽하게 동선이 짜여 있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은 합을 맞춘 것처럼 정확하게 움직인다.

발끝으로 턴을 하며 손끝으로 표현하고, 표정 연기까지 완벽하다.

아니, 그냥 모든 것이 너무나.


‘대단해.’


완벽했다.

어째서 이런 그룹이 뜨지 못한 걸까?

그렇게 루나틱 데이즈가 두 번의 안무 공연을 끝마쳤다.


“하아... 하아...”


가쁜 숨을 내쉬는 멤버들.

연속해서 두 곡을 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안무가 격한 보이그룹의 안무를.

하지만.


“...”


멤버들의 눈빛은 아직 죽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뜨겁게 불타고 있다.

그 이유는.


“마지막 곡은... 저희 루나틱 데이즈의 데뷔곡 Moon Light입니다!”


그녀들이 가장 기대하던 순간인, 루나틱 데이즈의 데뷔곡이자, 애증이 담긴 데뷔곡 'Moon Light'이기 때문이었다.


“...”


마치 전쟁이라도 하는 듯한 멤버들의 눈빛에 나는 침을 삼켰다.

Moon Light.

나는 루나틱 데이즈의 매니저가 되며 그녀들이 낸 곡들을 전부 들었다.

아직 데뷔한 지 1년 정도 된 그룹이기 때문에 그녀들의 곡은 많지 않았다.

타이틀 곡 Moon Light를 포함한 서브곡 두 곡이 전부였으니까.

이 노래가 나쁘냐고 하면,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트렌디한 노래야.’


멜로디컬한 신스를 중심으로 몽환적인 느낌을 내는 그녀들의 데뷔곡, Moon Light.

어째서 이렇게 좋은 곡을 내고도 그녀들은 성공하지 못할 걸까.

설마 다른 곡에 비해 안무가 부족한 걸까?

내 여러 가지 생각이 끝나기도 채.


“가자.”

“...!”


루나틱 데이즈의 마지막 즉석 공연, Moon Light가 시작됐다.

내가 들었던 것처럼, 몽환적이고 멜로디컬한 신스로 시작되는 음악.

그에 맞춰 멤버들은 마치 고결한 여신이 된 것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쩐다...”


관중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보는 나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였다고?’


평소 왁자지껄하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진지한 태도로 공연에 임하는 우리 멤버들.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정말 내가 아는 멤버들 맞아?’


그런 의문이 들 정도로 멤버들은.

아름다웠다.


‘와...’


그녀들이 아이돌인 이유가 증명됐다.

트레이닝 때와 다르다.

평소의 모습과 다르다.

관중 앞에 선 그녀들은,


‘이게 아이돌이지.’


진정한 의미의 아이돌.

우상이었다.


“외!!”


관중들이 환호한다.


“루나틱 데이즈 파이팅!”


그중 루나틱 데이즈를 처음으로 알아본 사람도 있었다.

멤버들을 응원하는 팬.

그리고 나는.


“...”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확신했다.


‘루나틱 데이즈는 성공할 거야.’


루나틱 데이즈는 여태까지 운이 없었을 뿐이다.

그리고 내가 그녀들의.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행운이 되어주겠다고.


.

.

.


-현준씨는 정말 일을 벌리고 다니는군요.

“죄송합니다.”


나는 오늘 있던 일을 최현 실장에게 보고했다.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다.

브이로그 찍겠다고 한강 간 건데, 보고할 건 보고해야지.


-사고라도 났으면 어떡하려고 했어요. 아이돌 즉석 공연은 좀 위험한데. 아무리 루나틱 데이즈 팬덤이 작다고 해도, 위험한 건 위험한 거예요.

“정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나는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사과했다.

별 수 있나.

내가 정말로 잘못한 건데.


-그래서 반응은 어땠어요?

“예?”

-찍은 영상보니까 사람들 좀 많던데. 반응도 좋았어요?

“아, 예.”


나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반응은 정말 좋았습니다. 많진 않았지만 루나틱 데이즈를 알아보는 분들도 많았고, 실제로 루나틱 데이즈의 팬으로 보이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멤버들은요?

“예?”

-멤버들 반응은 어땠나요?


이걸 물어보는 이유는 뭘까?

하지만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진심으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조명도 음향 장치도 그 어느 것도 없는 흙바닥 무대였지만, 멤버들은... 예,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현준씨는 어땠나요?

“그녀들을 다시 보게 된 것 같습니다.”

-다시 보게 된 것 같다는 건?

“그녀들이 정말 아이돌이라는 걸 뼈 저리게 느꼈습니다.”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저는 아직 제대로 된 루나틱 데이즈의 무대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조금... 그녀들의 능력을 알아보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진심이었다.

나는 그녀들을 얕보고 있었다.

실패에는 원인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그녀들은 그저 운이 없었을 뿐, 절대로 실패할 인재가 아니라는 걸, 뼈 저리게 느꼈습니다.”


무대를 향한 열정.

팬들을 향한 진심.

자신을 향한 믿음.

그녀들에게 부족한 것은 없었다.


-으흠.


수화기 너머에서 만족한 듯한 최현 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네요. 잃은 건 아무것도 없고, 얻은 것이 많으니 성공적인 하루였네요.

“...!”


이거, 칭찬 맞지?


-그래도 다음부터는 언질이라도 주세요. 인원이나 장비라도 보충해서 판을 키울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쉽네요. 어쩌면 더 좋은 기회를 만들지도 몰랐는데.

“하하... 죄송합니다.”


나는 최현 실장에게 사과하며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시각.


-나 오늘 아이돌 봄.

-오ㄹㅇ? 누구?

-루나틱 데이즈

-루나틱 데이즈? 걔네 누구임? 첨 들어봄.

-아, 나 걔네 암. 근데 걔네 망돌 아님?

-ㅇㅇㅇ 나도 망돌인 줄 알았는데 직접 보니까 개쩔더라ㅋㅋㅋㅋㅋ

-왜???

-개이쁨ㄹㅇ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더라

-얼마나 쩔길래ㄷㄷㄷㄷ

-ㄱㄷ 지금 영상 보냄.


오늘 루나틱 데이즈의 즉석 공연을 본 한 관중이 자신의 메신저를 통해 루나틱 데이즈의 영상을 보냈다.

그리고.


-ㄹㅇ개쩌네...

-개쩐다고 했잖아

-근데 얘네는 이렇게 잘하는데 왜 못 뜸?

-나도 몰?루 그냥 운이 없던 거 아닐까?

-그럴 듯... 1년 동안 데뷔하는 걸그룹이 몇 개인데... 솔직히 이름 알고 있는 것만 해도 성공한 거임. ㅇㅈ? ㅇ ㅇㅈ~

-나도 이거 동생한테 보여줘야겠다.

-아? 나도 보여줘야지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내가 찍은 거임 맘대로 뿌지리 마셈

-어쩔~


메신저를 통해 루나틱 데이즈의 즉석 공연 영상이 퍼지기 시작했다.


.

.

.


“좋아.”


루나틱 데이즈가 즉석 공연을 마치고 난 후.

나는 루나틱 데이즈의 공연 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다.


“올릴 건 올려야지.”


좋은 영상을 찍었는데 나 혼자 볼 수는 없지 않나.

그렇게 한참이나 영상을 편집하던 중 의외의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정현우 대표님]


“...!”


대표님이 왜 나한테 직접 전화를?

놀란 나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예, 대표님. 김현준입니다.”

-어, 현준씨. 바빠?

“아닙니다. 루나틱 데이즈 영상 편집, 지금 끝마치고 있었습니다.”

-그래? 바쁜데 내가 방해한 거 아닌지 몰라.

“아닙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그게 말이야? 아니, 그냥 시간 되면 내가 보내 주는 주소로 올래? 저녁 안 먹었으면 내가 살게.

“지금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주소 보낸다.

“옙.”


곧 이어 정현우 대표로부터 문자가 왔다.

문자에는 주소가 적혀 있었다.

찾아보니 홍대에 있는 일식집이었다.


‘여긴 갑자기 왜?’


딱 봐도 분위기가 조용해 보이는 게, 일적인 이야기를 하는 곳 같다.

정현우 대표가 나를 부르는 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옷을 챙겨 입었다.

잠시 후.


“어, 현준씨. 왔어?”


술을 마셔 얼굴이 빨개진 정현우 대표가 나를 반겼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아, 저게 그 사람이야? 훤칠하네!”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런데.

나만 익숙한 얼굴이다.


“김경수님?”

“하하하핫! 나를 아네?”


당연하다.

모를 수가 없다.

김경수.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거물 개그맨 중 하나로, 90년대 예능계 최고 MC로 꼽히는 사람이었으며, 지금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시장이 열리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사람.

근데 그런 대단한 사람이 왜 여기에?


“아, 별 건 아니고. 일단 앉아.”


정현우 대표가 의자를 꺼냈다.

나는 작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힐링토크 알지?”

“김경수님이 MC를 맡고 있는 토크쇼 아닙니까?”

“그래, 그 방송.”


정현우 대표가 입을 연다.


“이번에 힐링토크 게스트가 비게 돼서 말이야. 우리가 좀 받아보려고 해.”

“...?”


설마?


“근데 블루오션이랑 NTN 애들은 지금 해외 일정이 있어서 힘들 거 같고, 배우 애들은 몇 번 나간 적이 있어서 그런데.”


정현우 대표가 나를 보며 말한다.


“루나틱 데이즈를 내보내는 거. 어때?”

“...정말입니까?”


정현우 대표의 제안에 나는 본능적으로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힐링토크에 우리 멤버들이요?”


힐링토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예능 중 하나였으니까.


작가의말

늘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이 있어 글을 열심히 쓸 수 있습니다.

모자란 글쟁이가 최선을 다해 쓴 글을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매니저는 연예계가 너무 쉽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 제목 변경 공지 *** 22.05.24 435 0 -
공지 *** 연재 시간은 오전 8시 20분입니다! *** 22.05.19 2,240 0 -
54 후기 +17 22.06.30 1,153 25 9쪽
53 자신 (완) +1 22.06.30 1,015 22 6쪽
52 쇼케이스 (6) +1 22.06.30 817 21 13쪽
51 쇼케이스 (5) (삽화) +3 22.06.29 1,036 22 12쪽
50 쇼케이스 (4) +2 22.06.28 1,029 22 11쪽
49 쇼케이스 (3) +3 22.06.27 1,071 21 13쪽
48 쇼케이스 (2) (삽화) +3 22.06.26 1,212 25 13쪽
47 쇼케이스 (1) +2 22.06.25 1,258 24 13쪽
46 리더의 무게 (5) (삽화) +2 22.06.24 1,318 28 11쪽
45 리더의 무게 (4) (삽화) +3 22.06.23 1,378 32 13쪽
44 리더의 무게 (3) +3 22.06.22 1,364 32 13쪽
43 리더의 무게 (2) +1 22.06.21 1,405 30 12쪽
42 리더의 무게 (1) +4 22.06.20 1,480 35 13쪽
41 스텝업 (7) (삽화) +5 22.06.19 1,593 36 12쪽
40 스텝업 (6) +4 22.06.18 1,589 36 12쪽
39 스텝업 (5) +3 22.06.17 1,648 40 12쪽
38 스텝업 (4) (삽화) +4 22.06.16 1,702 42 14쪽
37 스텝업 (3) (삽화) +3 22.06.15 1,748 42 13쪽
36 스텝업 (2) +2 22.06.14 1,757 39 14쪽
35 스텝업 (1) (삽화) +4 22.06.13 1,892 45 12쪽
34 성장 (7) +7 22.06.12 1,908 42 12쪽
» 성장 (6) +2 22.06.11 1,916 41 11쪽
32 성장 (5) (삽화) +3 22.06.10 1,993 52 12쪽
31 성장 (4) +4 22.06.09 2,041 46 13쪽
30 성장 (3) (삽화) +3 22.06.08 2,139 49 12쪽
29 성장 (2) +1 22.06.07 2,127 43 12쪽
28 성장 (1) (삽화) +5 22.06.06 2,314 53 12쪽
27 의외 (7) +2 22.06.05 2,416 5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