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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하범 님의 서재입니다.

괴물들이 사는 세상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노하범
작품등록일 :
2021.01.15 13:48
최근연재일 :
2021.10.02 21:0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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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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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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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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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7화.

DUMMY

어느새 깜깜해진 골목길 한 귀퉁이에 서서 김현이 담배를 물었다. 차가운 밤공기와 함께 매캐한 담배연기가 밀려 들어오며, 달아올랐던 머리가 한결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후우.”


자신의 정체가 네피림이라느니 하는 소리는 솔직히 크게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 속에 자리한 불덩이 같은 복수심에 기름을 끼얹는 꼴밖에 되지 않았다.


자신에게 그런 힘이 있다면, 복수할 확률도 올라가는 것이니.


문득 김현이 휴대전화를 꺼냈다. 장노인, 스스로를 장생농이라 밝힌 그와 대화 중에 모르는 번호로 자꾸만 전화가 걸려오길래 휴대전화를 잠시 껐었고, 지금도 여전히 전원이 꺼진 채였다.


“누구지?”


새삼 정체불명의 상대에게 궁금증을 느끼며 김현이 휴대전화 전원을 켰다. 지잉, 진동이 울리며 액정에 환한 불빛이 들어왔다.


- 부재중 전화 (5)


부재중을 다섯 통이나 남긴 것을 보아, 잘못 걸려온 전화는 아니었다. 김현이 휴대전화를 조작해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 김현 씨?


상대의 목소리가 꽤 다급하다. 게다가 자신의 이름까지 알고 있다. 옅은 경계심을 느끼며, 김현이 상대의 정체를 물었다.


“누구시죠?”

- 강력계 형사 이진호라고 합니다. 꼭 만나 뵙고 여쭤볼 게 있습니다. 혹시 지금 시간되십니까?



***



만남은 곧바로 성사되었다. 이진호는 출석요구가 아닌 대화를 나누자고 간곡히 부탁해왔고, 김현은 기꺼이 응했다.


“그, 그러니까···.”


고작 한 모금은 마셨나, 이제는 김이 전부 빠져나갔을 무거운 맥주 캔을 만지작거리며 이진호가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어제, 아니 오늘 새벽에 발생한 사건의 피의자인 그 여자가··· 감염자라는 식인괴물이라고요?”

“예.”

“그리고 그 감염자를 만드는 게 참회자라는 사람들이고요···?”

“예.”

“그 말을 지금, 믿으라는 겁니까?”

“예.”


김현이 자칫 무성의하게 들릴 정도로 가볍게 대꾸했다. 그러면서, 반론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듯 단호하기 그지없다.


이진호는 깊은 한숨으로 복잡한 심사를 내비쳤다.


하긴, 목격자라고 불러놨는데 감염자니, 참회자니 하는 저세상 소리만 지껄이고 있다. 머리가 아파오지 않는 게 용할 노릇이었다.


김현은 얼마 남지 않은 맥주를 전부 입안에 털어 넣었다.


이진호에게 폭탄을 떠넘긴 그였지만, 딱히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못 믿으면 어떡하지, 라며 전전긍긍하지도 않았다. 그는 되려 일종의 후련함을 느끼고 있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친 이발사의 심정이 딱 이러할 것 같았다.


탁, 맥주를 내려놓으며 김현의 시선이 이진호에게 향했다.


액면가는 대충 자신과 또래로 보인다. 각진 얼굴은 훈남이라는 딱지를 붙여줘도 될 정도이다. 달리 말하면 딱 거기까지란 뜻이었고.


철 지난 검은색 점퍼와 다 해져가는 청바지는 이진호가 얼마나 옷차림에 관심이 없는지 나타내는 척도가 되었다. 거기다가, 비루한 옷차림을 무색케 할 정도로 뜨거운 눈동자와 직업, 여태까지의 대화를 대입시키면, 대강 특정한 인간상이 도출된다. 이를테면, 정의감 넘치는 워커홀릭?


그런 인상 탓에 충동적으로 폭로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이 사람이라면 왠지 믿어줄 것 같다, 그런 알 수 없는 신뢰감 때문에.


정작 스스로를 워커홀릭이라고도, 정의감이 넘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 형사가 문득 입을 열었다.


“김현 씨, 이걸 저에게 말씀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제 말을 믿어주시는 겁니까?”

“그럼, 거짓 진술이라도 하셨다는 겁니까?”


이진호가 날카롭게 응수했다. 그에, 김현은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건 아닙니다만··· 쉽게 믿지는 못할 내용이니까요.”

“······.”

“그리고 이걸 전부 말씀드린 이유는··· 글쎄요, 제가 감히 형사님의 면전에 대고 거짓 진술을 할 만큼 배짱이 없어서겠죠.”

“그런 거치고는, 많이 차분하십니다?”

“그런 편입니다.”


배짱이 없어서, 라는 이유를 댄 사람치고는 묘하게 거슬리는 태도이다. 하지만 김현의 태도까지 지적하기엔 이진호의 머리는 이미 과부하 상태이다.


살인사건, 자살한 피의자, 테러, 약물, 괴물, 감염자. 김현과 김우혁, 그 두 사람의 엇갈린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마구 뒤엉켰다.


하지만 놀랍게도 누구의 말이 더 신빙성 있어 보이냐고 묻는다면 김현 쪽에 무게추가 기울었다. 검증된 신분, 믿을 만한 사람인 국정원 요원이 역설한 테러와의 전쟁보다, 신원도 불분명한 생판 처음 보는 남자가 떠들어대는 허무맹랑한 소리가 조금 더 진실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스스로도 그 이유가 알 수 없어 절로 머리가 아파왔다. 선배들이 흔히 말하는 직감, 그놈이 김현의 음모론에 완전히 꽂혀버렸다. 어쩌면, 단순히 초법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국정원 놈들에 대한 단순한 반발심리일 수도 있었다. 이진호는 요즘 같은 세상에도 사법체제를 신봉하는 고리타분한 형사였으니까.


젠장.


이진호가 욕지거리를 뱉는 대신 김 빠진 맥주를 꼴깍꼴깍 들이켜고는 탁, 소리 나게 탁자에 내려쳤다. 애꿎은 황금빛 액체 몇 방울이 탁자 위로 산란했다.


“김현 씨 진술이 사실이라고 칩시다. 아니, 사실이에요.”


이진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냉철하게 벼린 시선으로 김현을 응시했다.


“그럼 그 진술, 서에서도 해주실 수 있습니까?”


그 순간, 크게 꿈틀대는 김현의 눈매를 이진호는 놓치지 않았다.


“서까지 오시는 건 내키지 않으시는 겁니까?”

“····.”

“혹시, 저에게 숨기는 게 있습니까?”


김현의 얼굴이 두어 차례 꿈틀댔다. 일견, 곤혹스러움마저 느껴지는 표정. 여태껏 냉담하기까지 한 태도로 허무맹랑한 소리를 뇌까려온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변화였다.


뭐야?


이진호는 김현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혹감을 느끼며 차분히 그를 설득했다.


“김현 씨, 저에게는 솔직히···.”

“···두, 뒤!”

“예?”

“피해!”


그리고 이진호의 세상이 기울어졌다.



***


뭐지?


이진호와 대화를 하는 도중, 무언가 김현의 시야에 걸렸다. 풍경이 미세하게 엇나간 것 같다고 할까, 뭐라 꼭 집어 설명할 순 없지만 미묘하게 신경에 거슬렸다.


어?


말이 안 되지만, 김현은 눈이 마주쳤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것이 사물인지, 자연현상인지 당최 알 수 없음에도 그 시선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그 시선에서 담긴 욕구는 김현이 기억하는 그것과 소름 끼치도록 일치했다.


짐승처럼 식욕으로 번들거리는 눈동자.


오소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엇나간 풍경이 훅, 다가왔다. 바스락, 거리는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지만, 김현은 ‘그것’이 재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김현 씨, 저에게는 솔직히···.”

“···두, 뒤!”

“예?”

“피해!”


김현은 얼타고 있는 이진호의 옷깃을 잡아끌었다. 그 폭력적인 손아귀를 버티지 못하고, 뚜두둑 싸구려 섬유가 끊어졌다.


이진호를 반쯤 메다꽂은 김현의 머리칼이 홱 거칠게 흩날렸다. 대기가 바스러지며 단말마를 내뱉었다. 그 비명이 자신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간 폭력의 위력을 짐작케 한다. 머리털이 쭈뼛 곤두섰다.


“아아, 맛있는 냄새···.”


허공에서 흘러나온 목소리 속에서 그르렁, 거리는 폭력성이 느껴진다. 김현은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닌데 본능적으로 상대의 정체를 깨달았다.


“감염자.”


보이지 않는 이유는 장생농이 말해준 감염자의 은신 능력 때문임이 틀림없다. 투명한 식인괴물과의 대면은 공포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으나, 김현은 어찌 된 일인지 머리에 한층 서리가 내려앉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


훅, 풍경이 다시 한번 크게 일렁인다. 감염자의 이격(二擊). 피부로 와닿는 공기의 흐름이 그 폭력의 위험성을 맹렬히 경고한다. 직격당한다면 고작 뼈 한두 개 부러지는 거로는 끝나지 않을 터. 이성과 본능이 입을 모아 도망치라고 고래고래 소리친다.


하지만 김현의 선택은 달랐다. 그는 이성도 본능의 목소리는 그에게 닿지 않았다. ‘나’라는 존재 깊숙이 자리한 ‘또 다른 나’. 복수만으로 검게 물든 네피림의 우렁찬 고함소리는 그 모든 소리를 뒤덮기에 충분했다.


적에게, 네 원수에게 맞서! 부수고, 뭉개고, 으깨고, 으스러트려서 그 시체를 전시해!


“으아아!!”


폭발적으로 뻗은 김현의 주먹이 허공과 충돌했다. 그리고 으적, 단단한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이진호의 귓전을 스쳤다.



***



으적, 뼈와 살이 부러지는 듣기만 해도 고통에 공감될 법한 소름 끼치는 소리. 하지만 이제 와서 그 소리에 머리털을 쭈뼛 세우기엔 눈앞의 광경이 너무 당혹스러웠다.


젠장.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갑자기 김현이 자신을 메다꽂지 않나, 허공에 대고 주먹을 휘두르지 않나, 미친놈인가? 라는 생각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였다. 더 나아가, 여태껏 들었던 진술이 정신질환 환자의 과대망상인가,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도 있었다.


딱 하나, 지금 허공에서 흘러내리는 핏물이 없었다면.


이진호는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장내를 훑었다. 투명한 적, 아마 김현이 말한 감염자겠지. 김현의 일격이 용케 감염자의 팔을 부러트린 것 - 투명한 탓에 상태를 파악하기에 어려웠다. - 같으나, 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


김현의 눈빛은 맛탱이가 가 있었다. 언뜻 광기마저 느껴질 지경이다. 그는 자신의 손가락이, 주먹 뼈가, 팔뚝이, 찢어지고 부러지는 것도 모른 채 맹렬히 주먹을 휘둘렀다. 척 봐도 따로 운동을 배운 것 같지는 않은데, 그 속도와 위력이 상당하다. 기술의 부재를 신체 스펙으로 때우는 것이었다.


저런 몸뚱이를 가진 사람을, 자신이 우려한다는 게 퍽 우스웠으나, 꽤 위태위태해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쨍그랑-!


“으아아!”


아 마침, 김현이 편의점 안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편의점의 유리창이 와장창 깨져나가며 편의점 알바생이 비명을 질렀다.


번뜩 정신을 차린 이진호가 황급히 권총을 꺼내 들었다.


“거기 너! 당장 멈춰!”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권총을 들이미는 꼴이 퍽 우스웠으나, 이진호의 얼굴에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철컥, 이진호가 리볼버의 해머를 뒤로 젖혔다. 손안에서 옅은 물기가 느껴졌다.


“강력계 형사 이진호다. 당장 모습을 드러내라, 안 그러면···.”

“형사?”


키득, 허공에서 흘러나온 비웃음이 이진호의 고막에 닿았다. 그 소리가 꽤 가까워 이진호는 그만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하지만,


턱, 권총이 허공에 붙들린 채 꼼짝하지 않았다. 이진호가 있는 힘껏 당겨봤으나, 강인한 힘이 권총을 놓아주지 않았다.


“쏴.”


마치 살구색 물감을 허공에 한 통 끼얹은 듯, 알몸의 감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본적인 외형은 사람과 같았다. 짐승의 그것처럼 노랗게 번들거리는 눈동자, 그리고 머리칼과 눈썹과 입술과 젖꼭지와 성기가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감염자가 권총을 자신의 이마에 갖다 대며 입술을 좌우로 찢었다. 삐쭉삐쭉 곤두선 날카로운 이빨이 우수수, 모습을 드러냈다.


“쏴 보라고.”


훅, 악취가 콧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고기 썩은 내. 익힌 고기의 냄새가 아닌, 생살이 썩어버린 냄새였다. 이진호는 감염자의 이빨 사이에 드문드문 끼어 있던 검은색 무언가의 정체를 깨달았다.


김현의 말 중에 틀린 건 없었다. 이 감염자라는 정체불명의 괴물은 자신의 허기를 사람의 생살로 달래는 식인괴물이었다.


거짓말처럼 떨림이 가라앉는다.


“그래.”


이진호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철컥, 하지만 첫발은 공실. 즉 오발 사고를 대비해 아무런 총알도 장전돼 있지 않았다.


차탄은 공포탄. 본디 단순히 경고와 위협의 용도이나, 거리만 가깝다면 사람의 골통 하나 부수는 건 우스웠다. 하여, 이진호는 곧바로 두 번째 총알을 쏴 갈겼다.


탕!


실탄 사격에 비해 어딘가 맥빠지는 소리와 함께, 감염자의 이마가 길게 찢어진다.


“큭!”


격발의 순간, 감염자가 권총을 밀어낸 까닭에 이진호가 중심을 잃고 흔들렸다. 하지만 시선은 끝까지 감염자를 놓치지 않았다.


탕탕!


이진호의 권총이 단숨에 비살상용 고무탄 두 발을 배출했다. 퍽, 무방비하게 노출된 감염자의 목과 어깨에서 핏방울이 튀었다.


감염자가 비틀거리는 사이, 그의 뒤에서 거친 손길이 홱 뻗어왔다. 그 손은 감염자의 목덜미를 움켜쥐더니, 곧장 편의점 안으로 내던졌다.


와장창-!


편의점 알바생의 비명이 한층 높아졌다.


“허억허억.”


그리고 이진호는 가쁘게 숨을 헐떡이는 김현과 마주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서로 간에 대화는 필요 없었다.


이진호가 비척비척 몸을 일으켰다. 진열대에 처박힌 감염자도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히죽히죽 웃어대는 입꼬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정도냐면, 이마빡에 바람구멍을 뚫어주고 싶을 정도로.


남은 건 실탄 두 발. 이진호가 잔탄을 되새기고는 김현에게 말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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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21.07.03 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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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비전교회 (15) 21.05.25 7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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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비전교회 (12) 21.05.20 6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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