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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S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폐인 용사가 너무 강함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GGS
작품등록일 :
2021.06.18 20:53
최근연재일 :
2021.07.09 22:18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6,874
추천수 :
1,495
글자수 :
113,414

작성
21.07.06 20:00
조회
2,685
추천
65
글자
11쪽

친척(4)

DUMMY

“쟤는 또 왜 저래?”


떠나기 전, 그래도 혹시나 몰라 먼 곳에서 레이논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결계를 쳤다고 하더라고 나한테는 그 안의 상황이 다 보였다. 그런데, 레이논이 갑자기 발작했다.


“죽인다고 소리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진짜로 죽이지는 않겠지.”


내가 죽이지 마라고 명령했으니까. 사역마인 레이논은 그 말을 거부할 수 없다.


“진사훈을 잡았으면 됐어.”


이제 이 뒤는 레이논이 알아서 길드를 더 휩쓸던지 부수던지 마음대로 하라지.


프렐리아는 굳이 더 난동을 피우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난 그 여자를 찾으러 가볼까.”



***



“그런데 이건 어디다가 팔아야 하지?”


박영신은 진주 목걸이를 흔들며 길거리를 걸었다.


새로 사파이어가 박힌 목걸이를 샀기에 진주 목걸이는 별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당근거래 같은 곳에 올려야 하나? 그러면 빨리 팔릴 것 같은데.”


흠.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런 거 가지고 얼마나 비싸게 팔 수 있겠어? 그냥 빨리 급전 벌어서 스테이크라도 사 먹는 게 낫지.”


걸어가다 보이는 창문을 거울 삼아 진주 목걸이를 자신의 목에 걸어보았다.


“아니면 그냥 내가 쓸까? 없어 보이기는 해도 어울리지 않는 것도 아니잖아?”


진주 목걸이를 건 채 여러 포즈를 취하며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역시 나이를 먹어도 내 외모는 그대로네. 뭘 걸쳐도 잘 어울려.”


그녀의 입에는 만족스런 미소가 걸렸다.


쇼핑도 했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가려던 박영신. 그녀가 앞에 있던 횡단보도로 가려던 순간이었다.


“우우웁?!!”


갑자기 옆에 있던 골목길에서 손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박영신의 입을 막았다. 그러곤 엄청난 힘으로 골목길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웁?! 우으읍?!!”


순식간에 골목 안쪽으로 들어왔다.


혼란스러운 박영신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자신을 끌어당긴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진영진.

약 10년 전 돈이 필요했던 박영신이 남편에게 바람을 넣어 유산을 갈취한 녀석. 최근 남편이 신경 쓰고 있던 그 놈.


“너, 넌 그때 그 고아... 컥!”

“고, 뭐라고?”


입을 틀어막던 진영진의 손은 바로 멱살을 쥐었다.


“내가 귀가 안 좋아서 그런가. 한 번 더 말해줄래? 그러니까 내가 고... 뭐라고?”

“고, 고상한 아이라고! 하하... 고상한 아이. 줄여서 고아라고 했던 거야. 내 말 이해하지?”

“음! 당연하지. 내가 고상하기는 하지.”


진영진은 박영신의 말에 흡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영신의 불안감이 아주 조금 줄어들었다.


이미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 여기서 까딱 잘못하면 죽는다.


“그, 그런데 우리 영진이는 왜 작은 어머니를 만나러 왔을까?”

“아, 그게 있잖아. 혹시 이게 뭔지 알아?”


진영진은 박영신의 목에 걸쳐져 있던 진주 목걸이를 빼냈다.


“그건 진주 목걸이잖아. 왜 그러니? 아! 그게 갖고 싶은 거야? 그럼 줘야지! 안 그래도 팔려고 했어!”

“아니, 그게 아니라.”


진주 목걸이가 박영신의 눈앞까지 다가왔다.


“잘 봐. 이게 어떤 진주 목걸이인지 기억 안 나? 어디서 샀는지 모르겠어?”

“어, 그, 글쎄? 어디서 샀더라...? 너무 옛날 일이라 기억이 안 나서 그런데 생각할 시간을 주겠니?”

“아하. 기억 못 하는구나?”


진영진의 입이 호선을 그렸다.


이미 박영신의 등에는 식은땀이 비오듯 흘렀다.


“기, 기다려! 꼭 기억해낼 테니까!”

“소용없어. 이미 늦었으니까.”

“무, 무슨...... 커억!”


박영신의 몸이 바닥에 처박혔다.


뿌드득!


척추가 부러진 것같은 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부러진 것 같다. 몸이 도저히 안 움직인다.


“아. 아아아... 아아......!”


너무 아파서 비명도 안 나온다. 진영진은 그 모습을 보곤 씨익 웃으며 진주 목걸이를 얼굴에 가까이 들이밀었다.


“선택지를 두 개 줄게.”


박영신은 그 말을 그저 가만히 들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이걸 언제, 어디서, 어쩌다가 얻게 되었는지 나랑 답 맞추기를 하는 거야. 틀릴 때마다 팔다리가 하나씩 부러질 거야. 그게 싫다면 그냥 조용히 나를 따라오면 돼. 어때?”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다.



***



레이논과 프렐리아에게는 북한산 정상으로 다시 오면 된다고 했다.


CCTV도 사람도 없으니 어떤 일을 하더라도 들킬 걱정이 없는 곳이니까.


"다들 오랜만이네. 그치?"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진사훈 부부가 어깨를 떨었다. 이미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


박영신은 나와 눈도 못 마주치고, 진사훈은 덜덜 떨리는 발음으로 간신히 입을 뗐다.


"여, 영진아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니? 오랜만에 만난 친척한테 왜 이래...... 하하."

"진짜 몰라서 묻는 거야?"

"앗..."


질문에 질문으로 답해주니 알아서 입을 닫는다.


이 놈도 내가 왜 이러는지 대충 눈치채고 있겠지. 당연하다. 그걸 잊으면 사람이 아니지.


"내가 원래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어.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안 되겠더라고? 누구는 자기들 때문에 미친듯이 힘든 생활을 보냈었는데, 뺏어간 돈으로 떵떵거리며 사는 모습이 배가 아파서."


아주 가끔씩 주는 용돈도 끽해야 30만 원. 용돈을 받은 횟수는 정확이 기억하고 있다.


딱 세 번. 90만 원.


몇 억을 가져가 놓고서 돌아오는 건 천만 원도 안 됐다.


"그리고 또 재미있는 걸 발견했거든."


진주 목걸이를 꺼내 부부에게 보여주었다.


"이게 뭔지 알아? 우리 어머니의 유품이야. 그런데 아까 전에 저 여자가 이걸 싸구려니 뭐니 하면서 팔려고 하더라고?"

"......!"


그제야 내가 가진 진주 목걸이의 정체를 깨달은 박영신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여, 영진아.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아니, 죄송합니다. 우리가 가져간 돈 다 돌려줄게."


용서를 구하려고 어떻게든 손을 비볐다. 진사훈도 납작 엎드린 채 고개를 숙였다.


"우리가 그때 철이 없어서 그랬습니다. 하, 한 번만 용서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레이논이 입을 열었다.


"마스터. 그냥 죽이는 게 어떻습니까? 저한테 맡겨 주십시오.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히익...!"


얘는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진사훈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주 살벌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진사훈. 내가 좀 알아보니까 참 대단한 일들을 했었더라고?"

"...네?"

"헌터들을 상대로 한 계약 사기는 물론이고 자잘자잘한 범죄에, 심지어는 탈세까지 했더라?"

"...!!"


레비앙에게 부탁해 진사훈이 길드를 운영하면서 어떤 일들을 저질렀는지 더 알아봐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줄줄이 소세지처럼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돈 벌려고 무슨 짓이든 하는 짓거리는 아직도 안 고쳐졌네? 그런데 한 번 봐준다고 그 짓거리를 다시는 안 하겠어?"

"아닙니다! 앞으로 나쁜 짓은 하지 않고 착하게만 살겠습니다!"

"내가 뭐 판사나 검사도 아니고. 그런 말은 나한테 하는 게 아니지."


애초에 평온한 일상으로 되돌아 가지도 못할 거다.


"내가 선택지 두 개를 줄게."


중지와 검지를 세웠다.


"하나는 너희들이 저지른 죄에 따른 합당한 벌을 받으면서 감옥에서 썩어 나가는 거야. 그냥 평소에 쌓은 업보가 드디어 터졌구나~ 라고 생각해."


중지를 접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몬스터들의 먹이가 되어 산 채로 먹히는 거야. 이건 내 개인적인 복수를 받는 거라고 생각해."


내가 굳이 북한산까지 온 이유다. 진사훈이 두 번째 선택을 하면 바로 처리할 수 있게.


다시 중지와 검지를 들어 까딱거렸다. 진사훈 부부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뭘 선택할래?"



***



[최근 디벨론 길드의 길드장, 진사훈의 탈세 및 계약 사기 범죄 행위가 발각됨에 따라......]


진사훈 부부는 첫 번째 선택지를 골랐다.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좋았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도 나 좋은 일 한 거 아니냐?"


진사훈 부부의 악행들을 고발하고 정정당당하게 법의 심판을 받게 했다.


용사다운 정의로운 일이야!


"음, 그래 뭐...... 결과만 보면 그렇긴 하지?"


내 물음에 프렐리아는 차마 아니라고는 하지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반응은 뭐야? 그래도 최대한 배려해서 상냥하게 대응해준 건데.


나도 성격 많이 죽였다고.


뉴스에는 진사훈 부부가 검찰에 소환되는 모습이 중계되고 있었다.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던 그때 레비앙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은 잘 풀렸어요. 진사훈 부부의 범죄 증거도 다 확보했고요.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길드를 아주 뒤짚어 놓아서 방해 없이 증거들을 수집할 수 있었거든요.]

"아, 그래요? 누가 그랬을까요. 일단 저는 아니에요."

[후훗. 그런 샘 치죠 뭐.]


난 정말 아니다. 내가 직접 길드를 턴 건 아니잖아?


"잘 돼서 다행이네요. 역시 S랭크 헌터라 그런지 여러 귀찮은 일들도 잘 해내네요?"


내가 추가로 부탁한 건 진사훈 부부를 검찰에 잘 넘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형량을 최대한 무겁게 하는 방향으로.


레이논과 프렐리아에게 당한 디벨론 길드 헌터들의 입막음도 덤으로.


사람들은 디벨론 길드가 레이논과 프렐리아에게 박살난 사실을 모른다. 그냥 디벨론 길드장이 여러 범죄를 저질렀구나~ 하는 정도만 알 뿐이다.


[S랭크 헌터라고 다 되는 게 아니에요. 저니까 가능한 거죠.]

"레비앙 씨랑 친해서 다행이네요."

[이번 일로 구멍낸 손해는 다음에 제대로 매꾸게 만들 거에요. 헌터들한테 적당한 보상을 주다 보니 돈이 꽤 들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내 부탁을 들어주는 조건으로 레비앙이 원하는 거 하나를 뭐든 들어주기로 했었지.


[다음번에 손해를 다 매꿀 의뢰를 준비할 테니 기대해주세요.]


휴대폰 너머로도 레비앙이 후훗, 하고 웃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무섭네요."

[전 하루 만에 길드를 없애버린 영진 씨가 더 무서운데요?]

"에이, 전 그 부부의 범죄 행위를 폭로한 것 밖에 없는 걸요. 나쁜 짓을 한 진사훈 부부가 더 무섭죠!"


네에~ 하고 레비앙은 내 말을 대충 흘려 들었다.


[그래도 덕분에 재밌는 구경했네요. 상대가 중소 길드라 일처리도 쉬웠고요.]


간단한 잡담을 나눈 후 레비앙과 통화를 마쳤다.


개운하다. 어린 시절의 나의 복수를 드디어 이룬 것 같아.


어머니의 유품도 잘 챙겨뒀다.


이렇게 기분 좋은 날에는 역시 게임을 해야지.


"프렐리아, 얼른 들어가자."


나는 신이 나서 프렐리아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밤새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포켄몬스터를 하자. 같이 챔피언이 되자!


작가의말

장마랑 모기 때문에 죽을 맛입니다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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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계인(1) +3 21.06.22 4,178 79 12쪽
5 거지 용사(3) +2 21.06.21 4,326 73 13쪽
4 거지 용사(2) +5 21.06.20 4,407 76 12쪽
3 거지 용사(1) +5 21.06.19 4,674 78 14쪽
2 지구로 귀환한 게임폐인(2) +20 21.06.18 5,063 86 13쪽
1 지구로 귀환한 게임폐인(1) +4 21.06.18 5,301 7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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