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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S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폐인 용사가 너무 강함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GGS
작품등록일 :
2021.06.18 20:53
최근연재일 :
2021.07.09 22:18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6,873
추천수 :
1,495
글자수 :
113,414

작성
21.06.22 12:50
조회
4,177
추천
79
글자
12쪽

이계인(1)

DUMMY

“응?”


그 소리에 유선화는 뒤를 돌아보았다.


20대 초반의 청년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옷은 너덜너덜하지만 얼굴은 깔끔하게 잘생겼다는 인상의 남자.


설마 방금 훈수를 둔 건가?


“방금 그거 저한테 한 소리인가요?”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면 “뭔 개소리냐?”라고 바로 말했겠지만, 유선화는 어떻게든 성질을 참아냈다.


“네. 방금 전의 무빙도 오른쪽으로 구르는 게 아니라 앞으로 굴러야 됐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보스를 때릴 수 있는 타이밍에 왜 가만히 놔두는지 이해가 안 가요.”

“......혹시 이 게임 많이 해보셨어요?”

“아니요? 한 번도 안 해봤는데요?”

"그러면서 훈수를 두나요?"


유선화는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그녀는 이 게임의 랭킹 1위이다. 그녀보다 이 게임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게임도 별로 안 해본 놈이 훈수를 둔다고?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는 놈인가보네.'


꼭 있다. 게임은 하지도 않으면서 어줍짢게 들은 지식으로 마치 게임을 다 안다는 식으로 훈수두는 놈들이.


유선화는 진영진도 그런 놈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얘는 날 모르는 거야?'


무엇보다 거슬리는 건 진영진이 자신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었단 거다.


자신은 대한민국에 5명 밖에 없는 S랭크 헌터다. 그녀 스스로 말하기 뭐하지만 검제라고 불릴 만큼 실력도 좋고 외모도 예뻐서 인기가 많다. 성격은 조금 거칠지만.


대한민국에서 그녀를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그런 유선화에게 대뜸 다가와 게임 훈수를 둔다?


'보나마나 관심 좀 얻어내거나 얘기나 하고 싶은 거겠지.'


유선화는 진영진을 적당히 상대해주고 물러나게 하려고 했다.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랭킹을 화면에 표시하고 진영진에게 보여주었다.


"이것 보세요."

"랭킹 1위네요?"

"맞아요. 제가 이 게임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에요."

"대단하네요."


유선화는 이렇게만 해도 알아서 머쓱해하면서 물러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영진의 반응은 달랐다.


"그런데 제가 더 잘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 말이 유선화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그냥 S랭크 헌터인 자신이랑 어떻게든 더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관심종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게임으로 자존심을 건든 이상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그럼 직접 해보세요."


유선화는 곧바로 진영진에게 스마트폰을 넘겨주었다.


이런 입만 산 놈일 수록 막상 하라고 시키면 제대로 못하니까.



***



"팀장님. 커피 사왔는데 드시...... 지금 뭐하시는 건가요?"


커피를 사 온 박철현은 이상한 광경에 말을 잃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돼?!"

"말했잖아요? 이 타이밍에 약점을 치는 게 가능하다고."

"아, 아니. 난 아무리 해도 이 타이밍에 공격할 각이 안 나오던데."

"음... 그래요? 전 그냥 딱 보니까 보이던데."


유선화가 처음 보는 남자가 하는 게임을 경악하면서 보고 있다. 남자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은 유선화의 것.


유선화가 처음 보는 남자에게 폰을 건네고 게임을 시켰다는 말인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거지?"


박철현은 어쩌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고, 팀장님은 왜 자신이 1위라고 자랑하는 게임에서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고 경악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럼 이 녀석 잡는 건 어떤 식으로 하면 되는데? 이게 최근에 새로 나온 보스거든? 얘의 제일 까다로운 패턴이......"

"팀장님. 이 분은 누구신가요?"

"아 말 좀 끊지 마! 뒤질라고 확!"

"...네."


박철현은 커피를 든 채로 그들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



처음 보는 여자에게 게임을 훈수를 둔 후 2시간은 더 같이 게임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아하.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움직이면 되는구나."

"네. 그리고 지금도 보시면 빈틈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주 짧은 순간 헛점이 있잖아요. 그걸 이용하면 조금 더 빠르게 공략할 수 있을 거예요."

"와, 진짜네."


그녀는 이 게임의 랭킹 1위였지만 내가 보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였다. 그래서 게임을 조금 알려주자 처음에는 거부감을 가졌지만 점점 나와 대화가 통하기 시작했다.


아, 역시 남들이랑 하는 게임 얘기는 재밌어.


나도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유선화라고 이름을 밝힌 여자와 함께 계속 게임을 붙잡았다.


그래서일까.


"진짜 두 분 다 너무하네요."


아까부터 우리 앞에서 어색하게 커피를 들고 기다리던 남자를 신경 쓰지 못했다.


"팀장님은 그렇다 쳐도 당신도 저를 완전 무시할 줄은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게임 얘기를 한번 시작하면 완전히 빠져버려서요."

"그 마음 뭔지 알지."


유선화가 내 말을 동의해주자 남자는 더이상 뭐라고 말하려던 것을 그만두었다.


보아하니 유선화가 저 남자의 직장 상사인 모양이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경매품 내러 가야 하는데."

"경매장에 뭐 팔려고 했어?"


어느새 편하게 말을 놓게 된 유선화가 물었다.


"네, 제가 지금 돈이 없는데 괜찮은 물건을 얻게 돼서 팔아보려고요."

"그래? 얼른 가봐야겠네. 아, 가기 전에 우리 전화번호나 교환할까? 다음에도 같이 게임 하자고."

"오, 게임 친구가 늘어나는 건 환영이죠."


나는 유선화와 연락처를 교환했다. 아무도 저장되어 있지 않은 내 연락처에 처음으로 번호가 저장됐다.


"영진이라고 했지? 너는 잘 모르겠지만 내 번호는 엄청나게 귀하거든? 남들한테 자랑해도 될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유선화는 떠나갔다. 곁에 있던 남자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전화번호를 함부로 줘도 괜찮냐고 묻는 걸 들었다.


"뭐지? 유명한 사람인가?"


유명인사의 번호를 받게 된 것 같은데?


별다른 감흥은 없다. 지구와는 입지가 다르지만 이미 판도리아 대륙에서 상류층의 애원을 질리도록 많이 받아봤으니까.


내게 중요한 건 게임 친구가 더 생겼다는 거다.


"그보다 얼른 가야지."


원래의 목적을 잃고 있었다. 빨리 귀걸이 팔고 돈 벌어야지.


물론 오늘 귀걸이 아티팩트를 건네준다고 바로 팔리는 건 아니다. 경매가 다음 주에 열리는 거였지 아마.


그동안은 남은 40만원은 밥을 사 먹는 데에 쓰던지 해야겠다.


잠은 그냥 동굴 바닥에 누워서 자고.


잠시 후 나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헌터 장비를 주로 파는 엘프트리 상회. 이 상회에서는 주기적으로 헌터 장비를 놓고 경매를 진행한다.


그래서 엘프트리 상회로 들어가려던 순간.


"어? 혹시 경매장에 내놓을 물건을 가지고 오신 겁니까?"


상회 입구 근처에 서 있던 남자 세 명 중 한 명이 말을 걸었다.


"네, 맞아요."

"아하, 그렇구나.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경매품은 후문을 통해 들어간 후 받고 있습니다."

"그래요?"

"네. 최근에 좀 이상한 사람들이 많거든요. 경매품을 내놓는 사람을 협박해서 물건을 가로채는 각성자들이."

"아하."


그런 양아치들은 판도리아 대륙에도 넘쳐났다. 그런데 지구에도 힘이 쎈 각성자들이 생겨나면서 이런 범죄가 많이 는 모양이다.


"그래서 안전한 곳에서 물건을 받고 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나는 남자 세 명을 따라 후문이 있는 골목 쪽으로 들어갔다.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남자들이 나를 이끌고 간 곳은 막다른 길이었다. 후문 같은 건 보이지도 않는다.


"손님. 어서 물건을 보여주시죠."


남자들이 내 뒤로 돌아가 길을 막았다.


"그 이상한 각성자들이 너희들인가 보네?"


난 바로 이놈들의 목적이 뭔지를 알아챘다.


"크흐흐. 맞아. 설마 범죄자가 범죄자 얘기를 할 줄은 몰랐겠지?"

"아, 형님. 이 수법 너무 좋습니다. 백이면 백 다 속잖아요?"


우두둑. 형님이라고 불린 덩치가 손가락에 뼈소리를 내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런 경험은 참 오랜만이다. 판도리아 대륙에서도 가끔 용사인 날 알아보지 못하고 촌뜨기라고 착각한 양아치들이 시비를 걸어왔으니까.


"지금 순순히 물건을 내놓으면 얌전히 돌려 보내줄게. 안 그러면 팔 하나만 부서지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거야."

"얼른 내놔. 우리 형님은 A랭크 헌터도 이기시는 분이니까."


물론, 그 양아치들의 끝은 절대로 좋지 못했다.


덩치 큰 남자가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의 눈앞에서 귀걸이를 꺼내 보여주었다.


"그러니까 이걸 원한다고?"

"오오! 그래. 말귀를 잘 알아듣잖아?"


덩치가 귀걸이를 낚아채려는 순간, 나는 손을 뒤로 뺐다.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 봐."

"......말귀를 못 알아먹는 놈이었구만?"


덩치는 곧바로 험악하게 인상을 찌푸리면서 주먹을 뻗었다.


얼굴을 노리고 날아오는 주먹. 굉장히 빠른 주먹이다. 일반인은 반응도 못 하겠지.


"...어어?"


하지만 나는 가볍게 고개를 꺾어 주먹을 피했다. 그리고 바로 덩치의 손을 잡은 후


"끄아아아아아악!!!!!"


그대로 비틀었다.


괴상한 방향을 바라보는 손바닥. 덩치는 팔을 붙잡은 채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뻐억!


무릎이 바닥에 닿자마자 복부를 걷어차 축구공 차듯이 다른 두 놈에게로 날려버렸다.


"으아아악!!"

"어억?!!"


떨거지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반응하지 못해 그대로 덩치 밑에 깔렸다.


여기는 사람 하나 죽여도 그냥 넘어가는 판도리아 대륙이 아니다. 그래서 적당히 힘 조절을 했지만 내상을 입고 뼈는 부러졌을 거다.


"어, 어떻게?! 형님은 A랭크 헌터도 이기는 분인...... 히익?!"


뭐라고 떠드는 떨거지 앞에 간 나는 쭈구려 앉았다.


"야, 내 옷 보이지?"

"네, 네?"

"내 옷 보이냐고. 이 더러운 옷 좀 봐봐."


난 내가 입고 있는 옷을 가리켰다. 8일 동안 한 번도 갈아입지 않아 너덜너덜해진 옷을.


"이, 이 얼룩들은 설마! 다른 사람들의 피... 아악!"

"멀쩡한 사람 살인마로 만들지 마라."


이게 어딜 신성한 용사님을 살인마로 만들어!


바로 머리를 때려서 생각을 고치게 만들어 주었다.


"보다시피 내가 옷 한 벌 살 돈도 없이 가난해. 완전 거지야 거지. 그러니까 돈이 좀 많은 너희들이 나한테 기부를 해주는 게 어때?"

"기부요...?"

"그럼. 불우이웃한테 나눠주는 기부. 돈 정도는 좀 줄 수 있잖아? 안 그러면......"

"끄아아아아악!!!"


떨거지의 어깨에 손가락을 꾸욱 눌렀다. 손가락은 당장이라도 살을 파고 들어갈 듯 쑤욱 들어갔다.


"팔다리 잘리는 정도로는 안 끝날 것 같은데. 어때? 기부 좀 해주지 않을래?"

"드, 드리겠습니다!"

"너희는? 너희도 기부해서 덕 좀 쌓을 생각 없어?"

"저도 드리겠습니다!"

"으으윽...! 여기 있습니다."


나머지 떨거지 하나와 덩치도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덩치는 아픈 와중에도 어떻게든 멍쩡한 손을 움직여 지갑을 꺼냈다.


역시 이런 놈들한테는 매가 약이라니까.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그 역사의 출처는 나고.


그렇게 행복한 기부 타임을 즐기려던 순간.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황한 듯한 목소리.


그에 고개를 돌리자


"엘프?"


금발의 엘프가 황당한 눈빛으로 이곳을 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항상 독자님들이 재밌어하는 전개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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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계인(2) +7 21.06.23 4,149 71 13쪽
» 이계인(1) +3 21.06.22 4,178 79 12쪽
5 거지 용사(3) +2 21.06.21 4,326 73 13쪽
4 거지 용사(2) +5 21.06.20 4,407 76 12쪽
3 거지 용사(1) +5 21.06.19 4,674 78 14쪽
2 지구로 귀환한 게임폐인(2) +20 21.06.18 5,063 86 13쪽
1 지구로 귀환한 게임폐인(1) +4 21.06.18 5,301 7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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