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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S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폐인 용사가 너무 강함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GGS
작품등록일 :
2021.06.18 20:53
최근연재일 :
2021.07.09 22:18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6,876
추천수 :
1,495
글자수 :
113,414

작성
21.07.07 19:36
조회
2,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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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
11쪽

새 단장(1)

DUMMY

"으으음......"


기분 좋은 개운함이 몸을 감싼다.


침대가 좋아서 그런가. 엄청 편안하게 잘 잤다.


"일어났어?"


잠에서 깨니 옆에 있던 프렐리아가 미소를 지으면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달콤하게 잘 자더라?"

"응... 그런데 좀 더 자고 싶네."

""'오늘 밤은 재우지 않을 거야'라고 외치더니, 결국 먼저 자버렸네?"

"......뭐?"


5분만 더 자려고 했는데 잠이 확 깼다.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진짜?


"아침까지는 포켄몬 마스터가 될 거라고 큰소리치던 주제에."

"아하."


그 말이었구나.


놀랐던 가슴이 진정됐다. 술도 안 마셨는데 큰 일을 저지른 줄 알았네.


"미안. 요즘 잠이 좀 많아져서. 깜빡 자버렸네."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나를 프렐리아가 손으로 눌렀다.


"피곤하면 계속 자. 이런 걸 원해서 지구로 돌아왔다며? 그럼 더 즐겨야지."

"음, 그렇긴 하지."


요즘 부쩍 잠이 늘어났다.


가만히 있어도 적이 공격해오는 전장 속에서 잘 일도 없어졌고. 무엇보다 이 집에 너무 편하게 물들어 버려서이다.


물론 그게 바로 내가 원하던 것이긴 하다.


나는 프렐리아의 말대로 조금 더 자기로 했다.


"그럼 조금만 더 잘게."


프렐리아는 옅게 웃으면서 알았다고 말했다.


잠은 1시간 정도 더 잔 것 같다. 다시 일어났을 때도 프렐리아는 닌탄도를 만지고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게임이 어제 나랑 같이 시작한 포켄몬스터다.


"지금 어디까지 진행했어?"


누웠던 몸을 일으켜 앉았다. 프렐리아의 게임 화면을 보니 게임 속 목적 중 하나인 배지를 5개나 모았다.


"오, 벌써 그만큼 모았어?"

"몬스터들을 성장시키는 게 생각보다 재밌네. 집 앞에 있는 것들은 다 험악하게 생겼는데."


얘네가 진짜 몬스터 처럼 생겼으면 아무도 안 하지.


포켄몬은 우리의 친구니까!


"그런데 이 전설의 포켄몬? 이라는 건 언제 잡을 수 있는 거야?"

"배지 다 모으면 스토리상 잡을 수 있게 돼있어."


곁에서 프렐리아가 하는 게임을 구경하면서 궁금한 것들은 다 대답해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놀다가 슬쩍 내 방을 둘러보았다.


단순히 벽만 깎아낸 방에 가구만 있는 내부.


그러고 보니 프렐리아가 레어를 동물의 마을 집처럼 꾸미고 싶다고 했었지?


"프렐리아. 전에 이 레어를 동물의 마을 속 집처럼 꾸미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응, 그랬지."

"그럼 오늘 바로 작업해볼까?"

"음... 그럴까?"


잠시 고민하던 프렐리아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꾸며보고 싶어."


오늘 할 일이 결정됐다.



***



프렐리아와 함께 벽지나 바닥 시트 등을 샀다. 이거 말고도 곳곳에 놓을 조명들도 사 갈 예정이다.


게임 속 집의 풍경을 최대한 살릴 생각이라 사는 물품들은 다 프렐리아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이건 어때?"

"음... 이것 보다는 좀 더 오렌지 빛이 나는 조명이 좋을 것 같은데?"


막상 사놓고 보니 물건들이 꽤 많았다. 축소화 마법을 썼지만 에코백은 어느새 가득 차있었다.


"고블린들한테 작업을 시킬 거라고 했지? 북한산에도 고블린이 있어?"

"있긴 있더라고. 다른 강한 몬스터들이 많아서 그렇지."


물론 그 고블린들도 일반 고블린이 아니다. 다른 고블린보다 몸집도 크고 지능도 높은 홉고블린.


손재주도 다른 고블린들보다 더 뛰어나다.


다시 말해서 훌륭한 일꾼이다.


"SCV가 많이 있으면 좋지."

"그게 뭐야?"

"다음에 알려줄게."


프렐리아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도 좋아하려나? 하다가 짜증난다고 때려칠 것 같은데.


북한산으로 돌아온 우리는 에코백을 방에 놓은 후 곧바로 홉고블린 부락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고블린 부락은 산중턱보다 약간 아래에 있었다. 모든 몬스터들 중 가장 아래에 서식하는 셈이다.


몬스터가 강할 수록 위에 서식하니 이 산에서 가장 약한 몬스터겠지. 약한 만큼 굴리기에도 좋다.


몬스터의 세계에서는 힘이 곧 계급이다. 그런데 최상위 포식자인 드래곤이 작업을 하라고 시킨다?


까라면 까야지 뭐.


고블린 부락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처음 고블린들은 나를 보곤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몽둥이와 도끼를 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뒤이어 눈에 들어온 프렐리아를 보곤 곧바로 경직됐다.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내 뒤에 있는 여자가 누군지.


드래곤을 마주 본 고블린들은 바로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이 정도 수면 될 것 같은데?"


프렐리아는 고블린들을 스윽 둘러보았다.


"크르르...!"

"크륵..."


고블린들은 혹시라도 눈이 마주칠까봐 프렐리아의 눈을 피했다. 개중에는 아예 나무 뒤로 도망가 숨는 놈도 있었다.


반응이 생각보다 더 격한데?


"프렐리아."

"응."

"하나만 물어봐도 돼?"

"어떤 거?"

"혹시 얘네들한테 뭐 피해준 거라도 있어? 심심풀이로 사냥이라도 했다던가."

"그건 아닌데......"


하지만 표정을 보니 뭔가 걸리는 게 있는 것 같다.


"내가 지구에 소환된지 얼마 안 됐을 때 혼란스러웠을 거 아냐."

"응."

"그래서 여기가 어딘지 알아봐야 했겠지?"

"...그렇지?"

"그래서 산을 내려가는 도중에 몬스터들을 좀 밟거나 거슬린다고 치우고 간 적이 있긴 해."

"......"


역시 이미 한 번 데인 적이 있어서 이렇게 무서워하는 거였다.


개미들 모여 있는 곳에 덤프트럭이 지나가니 재앙일 수밖에.


"그렇게 하니 인간들도 날 보고 무서워하고 난리치니 일이 귀찮아 질까봐 얼른 레어로 돌아갔어. 나도 최대한 얌전하게 있었다고."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말하고 있지만 나는 몬스터들의 마음을 잘 알 것 같다.


"그래. 드래곤 치고는 얌전했겠지."

"그냥 앞으로는 평생 이 몸으로 있어야겠어. 그래야 잡음이 안 생기지."

"인간 상태가 편하긴 하지."


인간이 되며 침대에 편하게 누울 수도 있고 게임도 할 수 있잖아.


프렐리아도 동의했다.


"너랑 같이 있기도 좋고."


함께 사는 입장이니 내 처지도 생각해주는구나. 사실 내가 집주인인 프렐리아에게 맞춰줘야 하는데.


감동이다.


프렐리아가 미소 짓고 있으니 나도 똑같이 웃어주었다.


"어쨌든. 얘네들을 우리 레어로 데려가자. 일은 시키면 알아서 잘 할 거야. 고블린들이 맡은 일은 잘하는 편이니까."


그랬나? 내가 아는 고블린들은 오합지졸에 자기들끼리도 자주 싸우는 어린애 같은 성격인데.


그냥 드래곤이 무섭고 죽기 싫으니까 본능적으로 따르는 거 아닐까.


"자, 얘들아. 가자."


프렐리아가 따라오라고 손짓하자 홉고블린들은 군말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팔려나가는 노예 같은 표정이다.



***



"이번 작전 목표가 트롤들 심장 가져오는 거 맞지?"

"네. 이번에 길드에서 최신 장비를 만드는데, 트롤의 심장 열 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트롤 심장 안에 있는 정순한 마나는 상급 마력석에 버금간다고 하니까요."

"상금 마력석은 구하기 힘드니까 트롤 심장으로 대체하겠단 거네."

"사실 트롤 심장 하나 얻기로 힘들지만요."


A랭크 헌터 다섯 명이 달려들어도 잡기 힘들다는 트롤. 그 트롤의 심장을 10개나 얻어야 하는 어려운 임무이다 보니 유선화 팀이 나선 것이다.


"저번 오우거 임무 때보다 훨씬 어렵겠죠?"

"당연하지. 트롤 한 마리면 모를까 10마리나 잡아야 하는데. 안 그래도 수도 적은 놈이라 찾는데 고생 좀 할 거야."


애초에, 하고 이어서 말했다.


"그때 그 임무는 성공하고 자시고 할 거 없이 이미 오우거가 죽어있었잖아. 얼마나 힘든지도 몰라."

"하하, 그렇긴 하네요. 혹시 이번에도 누가 먼저 트롤들 죽이고 심장을 빼가지 않을까요?"

"......설마."


유선화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역시 가능성은 없다.


최근 하얀 오우거를 죽인 게 진영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오늘 북한산에 온 헌터는 커녕 각성자 조차 유선화 팀이 처음이라고 했다.


진영진이 아니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하얀 오우거에 이어 트롤까지 잡았다면 그냥 북한산를 들락날락 하는 수준으로 자주 찾아오는 사람일 것이다.


북한산에 눌러 붙어 살지 않고서야 여기에 뭐하러 자주 오겠어? 그것도 혼자서.


"아무리 그래도 혼자 트롤들 잡고 다닐 정도로 강하지는 않겠지."

"무슨 말입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이번 임무는 좀 길게 봐야 할 것 같아. 하루 만에 트롤 10마리를 잡을 수는 없잖아?"

"불가능하죠."


이미 유선화 팀은 이번 임무를 일주일 동안 진행할 생각으로 온 거다.


트롤들은 북한산의 최정상 근처에 있다. 그 말은 트롤을 찾으러 가는 길에 다른 몬스터들도 계속 만나게 될 거라는 뜻이다.


트롤 한 마리만 해도 쉽지 않은데 다른 몬스터까지 계속 상대하게 되면 분명 지치고 부상을 입을 것이다.


"그냥 다치지 않는 거에만 집중해. 알았지?"

"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이미 팀원들도 빨리 끝낼 생각은 없는 듯했다.


의욕이 없어서가 아니라 불가능하니까.


"빨리 임무 완수 안 하냐고 닥달하기만 해봐. 내가 진짜 그 입 아주 아작내버릴 테다."


유선화 팀은 최대한 몬스터들을 피해가는 방향으로 올라갔다.


몬스터 부락이 보이면 우회하고, 어쩔 수 없이 몬스터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만 소수로 뭉쳐 있는 놈들과 싸웠다.


물론 그 방법도 위로 올라갈수록 몬스터가 많아지고 강해지면서 힘들어졌다.


"후우, 트롤 한 마리 보기도 드럽게 힘드네."


몇 차례 전투 후 휴식을 취했다. 팀원들은 자신의 장비와 무기를 정비했다.


"얘들아, 정신 바짝 차려라. 이 위에는 와이번도 있다고 하니까."

"네? 걔네가 벌써 왜 나옵니까?"

"드래곤이랑 같이 정상에 있던 거 아니었어요?"

"예전에 배두철이 드래곤 잡으러 간 적 있었잖아. 그때 합류한 한터한테 들었는데, 정상 근처에는 어떤 몬스터도 보이지 않았데. 단 한 마리도."

"잠시만요. 그거 설마......"


박철현은 그 의미를 파악했다.


"맞아. 다른 몬스터들은 드래곤이 무서워서 밑으로 내려온 거야."

"......"

"와이번 습성상 산 정상에서만 사는 거 잘 알지? 그런 놈이 밑으로 내려오는 게 다른 이유가 있겠어? 드래곤 눈치 보여서 그렇지."


휴식이 끝났으니 일어나라고 손짓했다.


"드래곤이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정상에는 가까이 가지 않도록 주의하자.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계속 가볼...... 응?"


다시 트롤을 찾아 발길을 옮기려던 유선화는 이상한 광경을 포착했다.


"쟤네들 고블린 아니냐?"

"네. 홉고블린이네요."


박철현도 유선화가 가르킨 방향을 보았다.


"쟤네 줄줄이 어디로 가는 것 같은데? 단체로 이사라도 하나?"

"원래 제일 밑에 살던 놈인데. 갑자기 왜 저러지?"

"글쎄."


팔짱을 낀 채 홉고블린들을 바라보았다. 고블린들은 계속해서 위로 향하고 있다.


"...설마 정상까지 가는 건 아니겠지?"


작가의말

손을 다쳐서 키보드 대신 폰으로 글을 쓰는 중입니다. 그림도 못 그리고 있네요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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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계인(2) +7 21.06.23 4,149 71 13쪽
6 이계인(1) +3 21.06.22 4,178 79 12쪽
5 거지 용사(3) +2 21.06.21 4,326 73 13쪽
4 거지 용사(2) +5 21.06.20 4,407 76 12쪽
3 거지 용사(1) +5 21.06.19 4,674 78 14쪽
2 지구로 귀환한 게임폐인(2) +20 21.06.18 5,063 86 13쪽
1 지구로 귀환한 게임폐인(1) +4 21.06.18 5,301 7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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