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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초월적 먼치킨 슈퍼히어로의 이세계 완전정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부료자
작품등록일 :
2018.12.26 19:39
최근연재일 :
2019.01.20 17: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5,553
추천수 :
41
글자수 :
133,541

작성
19.01.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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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그의 이름은 (완결)

DUMMY

투투투투투-


아침부터 폴리의 부둣가 주변에선 각종 건설장비 소리로 어수선했다.

그곳은 수심이 얇고 규모도 좁아 도저히 큰 배가 정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야심차게 출발했던 성지의 함대 중 절반가량은 다시 원대로 복귀해야만 했다.

성지군은 부랴부랴 추방자들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확장공사를 시작했다.

그 공사현장의 책임자는 마르티나였다.

JJ는 현장 시찰을 온 김에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그녀를 만나 안부를 물었다.


“몸은 좀 어떠십니까.”

“괘, 괜찮습니다.”


둘 사이에선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JJ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마르티나에게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혹시 그때 일이 기억나십니까?”


마르티나는 땀을 삐질 흘리며 답했다.


“아, 안 납니다.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구요.”

“정말입니까? 제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하십시오.”


마르티나는 체념하듯 진실을 털어놓았다.


“실은 조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는 저의 또 다른 인격이라···.”


JJ는 그 말에 미간을 찡그렸다.


“또 다른 인격이라고요?”

“네, 어렸을 적부터 가끔씩 그런 인격이 나올 때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제 발명품에 영감을 주는 정도였는데, 설마 그런 짓을 할 줄은···.”


JJ는 골똘히 생각해봤다.


설마 그녀의 기억을 조작한 건가?

아니, 그런 조짐은 없다.

단지 그가 그렇게 믿게 만든 것 같군.


JJ는 마르티나에게 더 이상 따져 묻지 않았다.

어차피 호스트와 연결되는 라인을 소거했기 때문에, 앞으로 그가 그녀의 몸을 빌려 이 세상에 등장할 일은 없었다.

JJ는 어려운 이야기는 이만 접어두고 화제를 전환시켰다.


“그나저나 공사는 언제 끝나겠습니까.”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이런 큰 공사는 이쪽도 처음 해보는 거라···.”

“그럼 성지에 연락해 이쪽에서도 인원을 붙여주겠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혹시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 아직 안했습니다.”

“그럼 이번 기회에···.”


그 순간, 필리오케가 가건물 문을 박차며 소리쳤다.


“큰일 났습니다. 술탄국에 파견된 헤로데스와의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


동 폴리 동남부의 히틴 언덕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성지와 술탄국의 첫 번째 교섭은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

그 이유인즉 JJ가 직접 작성한 외교 공문의 내용 때문이었다.


1.술탄국은 왕세자와 공주를 인질로 바칠 것

2.성지의 감찰관과 대사를 국정에 참여시킬 것

3.주요 요새와 거점을 성지와 공동 관리할 것


위의 조건에 단서를 붙인다면 적대행위로 간주하겠음.


당연히 술탄국 조정은 미친 듯이 들끓었고, 그 즉시 3만 명의 정예를 동원했다.

JJ는 호기롭게 그들의 진영에 공문을 보내 히틴에서 맞붙어보자는 의사를 타진했다.

술탄국 총지휘관 알 도사리는 기마돌격전에 능한 인물이라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몰래 군을 나눠 히틴의 양 측면에 별동대를 보냈다.

양측이 서로를 대면하게 된 시점은 점심을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술탄국의 진영을 쭉 훑어본 필리오케가 JJ에게 말했다.


“좋은데요. 굉장히 훈련이 잘된 모양새입니다.”

“제가 봐도 그렇군요. 아마 저들이 술탄국의 정예겠죠. 그렇다면 저들을 전멸시켜야 우리의 요구가 전부 수용되겠군요.”


필리오케는 잠시 눈물을 찔끔거렸다.


“그나저나 우리 불쌍한 헤로데스는 어쩝니까. 간만에 자신이 공을 세울 기회가 생겼다고 좋아 날뛰던데···.”

“제 슈퍼감각에 의하면 아직 살아있습니다. 다만 고문을 받은 건지 생명반응이 점점 희미해지는군요. 이번 전쟁만 이기면 다 해결될 겁니다.”

“그 반대로 녀석들이 복수를 한답시고 목을 자르면요?”

“그럼 제가 다시 살려드려야죠. 저 때문에 죽은 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때, 술탄국의 진영에서 말 위에 올라탄 알 도사리가 앞으로 나와 일장 연설을 외쳤다.


“신을 능멸하는 불멸자 무리들아! 네놈들의 악행은 신을 대신해 우리들이 처단할 것이다! 모두들 들어라! 그리고 보라! 누가 진정한 신의 대행자인가! 누가 평화를 위협하는 침략자인가! 역사는 우리를···.”


탕!


그 순간, 성지군의 진영에서 발포된 총탄이 알 도사리의 어깨를 꿰뚫었다.

술탄국의 병사들이 급히 알 도사리를 에워싸며 그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필리오케는 옆에서 저격소총을 만지작거리던 윤동식을 째려보았다.


“이 새끼야, 누가 명령 없이 함부로 발포하라고 했냐!”

“적의 지휘관을 저격하면 좀 더 쉽게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래서 근본이 없는 놈들은 안 된다니까! 저놈들을 이쪽으로 유인해야하는데, 너 때문에 다 도망하게 생겼다!”


그때, 술탄국 진영에서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이런 씹할 놈들!”

“이 비겁한 새끼들!”

“당장 모가지를 따주마!”


윤동식의 무리수가 결과적으로 술탄국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알 도사리의 지휘권은 부관 알 아딜이 이어받아 다시금 전열을 정비했다.

술탄국 병사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진군을 준비했다.

이를 쭉 지켜본 JJ가 윤동식을 칭찬했다.


“훌륭합니다. 역시 지위가 사람을 만드는 거였군요.”

“하하하, 이런 건 원스타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요.”


필리오케가 불만스럽다는 듯이 구시렁거렸다.


“이건 뭐 완전히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격이구먼···.”

“쓸데없는 감정싸움은 그만 하시지요. 진짜 싸움이 시작됩니다.”


탕! 탕! 탕!


술탄국의 전열보병대가 발포를 개시했다.

뒤쪽에선 기마 포병들이 상대가 방진을 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마대는 양 옆으로 우회해 성지군의 측면을 노렸다.

술탄국 정예병의 움직임을 지켜본 JJ가 감탄했다.


“저렇게까지 병사를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게 놀랍군요. 다만, 상대가 너무 나빴습니다.”


드르르르-

언덕 뒤쪽에 감춰뒀던 전차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게 뭐야?”

“나도 몰라.”

“별거 아니다! 계속 발포하라!”


생전 처음 전차를 본 술탄국 병사들은 약간 동요하면서도, 훈련 받은 대로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섰다.


쾅! 쾅! 쾅!


전차 주포에서 발사된 포탄이 술탄국 병사들 진영에 떨어졌다.

그 위력에 사지가 떨어져나가며 몸이 갈렸다.

이제는 그들 사이에서도 공포의 감정이 싹텄다.


“저, 저건 괴물이다!”

“총알이 안 먹혀!”


몇몇 병사들이 달아나려하자 분대장들이 이를 막아섰다.


“달아나는 놈들은 죽이겠다! 물러서지 마라!”

“포병들은 즉각 저 철괴물에게 발포하라!”


뒤늦게 후열의 기마포병들이 발포를 시작했다.


쾅! 쾅! 쾅!


허나 그들의 포탄은 전차의 장갑을 뚫어내지 못했다.

전차부대가 전열보병대의 바로 앞까지 도착한 순간, 이젠 그들도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도, 도망쳐!”

“으악!!!


탕! 탕! 탕!


전차 뒤에 숨어있던 성지의 보병들이 달아나는 술탄국 보병대를 쓸어버렸다.

술탄국의 패색이 짙어지던 그때, 마지막 희망인 기병대가 성지 진영에 도달했다.


탕탕탕탕탕탕탕-


허나 그것도 부질없는 짓이었다.

촘촘하게 배치된 기관총 부대가 돌격해오던 기병대를 무참히 무너뜨렸다.

순식간에 모든 전력이 박살나자, 술탄국 병사들은 패닉 상태에 빠져 도망가기 급급했다.

성지군은 그런 그들을 끝까지 추격해 한명도 남김없이 사살했다.

그 광경을 안쓰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던 필리오케가 말했다.


“이건 말이 전쟁이지 일방적인 학살에 가깝군요.”

“어쩔 수 없지요. 그들에게 우리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여줄 방법은 이것뿐이니까요.”

“이럴 바에야 차라리 원수님이 직접 나서서 협상을 하는 게···.”

“그랬다간 성지는 앞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겁니다. 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게 성지에겐 이득이지요.”

“왜 언젠가 떠날 사람처럼 말씀하십니까.”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당연히 떠나야하지 않겠습니까. 무엇보다 이쪽 세계에선 절 싫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 순간, 더 이상 아무런 총성과 포성이 들리지 않았다.

술탄국의 병사들은 이미 단 한명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 3만 명이 쏟아낸 피가 히틴의 푸른 초원을 빨갛게 물들였다.


***


다시 폴리로 돌아온 JJ는 별다른 승전행사 없이 집무실에서 소식을 기다렸다.

필리오케의 의견을 수용해 이날 하루만 금주령을 내렸다.

이는 히틴에서 무참히 전사한 3만 명의 넋을 기리자는 의미였다.

큰 승리를 거두고도 엄숙한 분위기이던 그때, 필리오케가 허겁지겁 집무실에 들어왔다.


“원수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일단 좋은 소식부터 들어봅시다.”

“히틴에서의 패전을 보고받은 술탄국이 우리의 요구를 전부 수용했습니다. 당장 헤로데스도 돌려보내주겠다고 합니다.”

“다행이군요. 그럼 나쁜 소식은 뭡니까?”


필리오케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원대로 복귀하던 함대가 궤멸 당했습니다.”


JJ는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이쪽 세계에서 성지의 함대를 궤멸시킬 수 있는 전력이 존재할 리가···.”

“믿기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하늘에서 커다란 빛이 쏟아져 함대를 덮쳤다고 합니다.”

“하늘에서요? 그럼 적들이 공군을 보유하고 있단 말씀입니까?”

“증언에 비행기나 비행물체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JJ는 머리를 감쌌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단 말인가.

혹시 엔지니어스가?

아니다. 그자는 나를 직접 노리면 노렸지, 이곳의 정식손님까지 손을 대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JJ의 의문은 부리나케 집무실로 달려온 전령이 풀어주었다.


“큰일 났습니다! 지금 성지 인근에 어마어마한 대병력이 몰려왔다고 합니다! 적들의 수는 대략 백만!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JJ는 허탈하게 웃으며 무릎을 탁 쳤다.


“하하하, 설마가 사람 잡는군요. 역시 제 필생의 숙적답습니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혹시 저들이 누군지 알고 계십니까?”


JJ는 필리오케의 질문에 담담히 답했다.


“알고말고요. 제가 지속적으로 언급하던 ‘그’가 확실합니다.”

“그 마법사 말입니까? 그런데 도대체 그놈은 이름이 뭡니까? 자꾸 그라고만 부르니 궁금해죽겠습니다.”


JJ는 살짝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의 이름은···.”


작가의말

지금까지 이 부족한 글을 봐주시던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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