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뺘삐 님의 서재입니다.

퇴역한 연금술사는 우주권력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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뺘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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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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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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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황금 고블린 추격전(2)

DUMMY

던전의 사건이라는 건 구조물에서 맞이하는 분기점을 통해서 발생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희귀 사건이라 하여 극히 희박한 확률로, 아예 던전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종류가 있다.

황금 고블린 추격전이 바로 그러한 것이었다.

본래는 100번 들어가서 한 번 나올까 말까, 극히 희박한 확률로 발생하는 사건일 테지만.


『던전 진행 시 희귀 사건이 일어난 확률이 보통 증가』


화이트의 소환 효과가 그 확률을 상당히 끌어 올린 듯하다.


“이, 인간!”


다급한 음성.

그리 멀지 않은 곳, 볼썽사납게 쓰러져 있던 양초쟁이가 손짓하고 있었다.


“···.”


녀석에게서 시선을 떼 황금 고블린이 도주한 곳을 바라봤다.

쫓아야 하나?

하지만 이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공략집의 문구.


『사건의 시작은 양초쟁이와 대화한 이후부터다』


아직 사건이 시작되지 않았다.

새삼 공략집의 중요성을 느끼며 양초쟁이에게 다가갔다.

어두워 보이지 않던 생김새가 드러난다.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 되는 작은 체구에 비정상적으로 큰 눈.

거의 눈에 닿을 정도로 길게 찢어진 입과 부숭부숭한 털.

붉은색 고깔모자와 마찬가지로 촌스러운 붉은 조끼를 걸친 녀석은 분명 인간과는 다르다.


‘코볼트.’


흔히 던전의 요정이라 불리는 종족.

물론 직접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내겐 공략집이라는 간접 경험이 있다.

덕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코볼트라는 종에 대한 기본상식을 갖출 수 있었다.

이 코볼트라는 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집착증일 것이다.

누구는 광물을.

누구는 보석을.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광물과 보석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그것을 모으는 재미로 살아간다.

하지만 양초쟁이는 일반적인 코볼트와는 다른, 변종이라 부를만한 집착증이 있었다.

그건 바로 양초.

그것도 던전을 밝힐 수 있는 어둠을 밝히는 양초를 모으며 살아가는 변종이었다.


“···양초, 가져갔다.”


그리고 녀석은 목숨보다 소중한 양초를 도둑맞았다.


“내 양초, 소중한 양초 몽땅 가져갔다.”


얼마나 억울하고 분한지 눈물과 콧물을 질질 짜며 힘겹게 말을 이어간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한국어?’


보통 던전에서 마주치는 존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한 언어를 사용했다.

그것이 시스템에 의해 강제로 번역되어 머리에 주입되는 형식이었는데, 놀라게도 양초쟁이는 정확한 한국어를 말하고 있었다.

조금 어눌하긴 하지만 낯선 종족이 구사하는 한국어라니.

그렇게 잠깐 의문에 빠져 있을 무렵.


“찾는다, 양초. 나쁜 고블린에게서 되찾는다!”


도주한 황금 고블린을 떠올린 양초쟁이의 얼굴이 형편없이 일그러진다.

그 순간 떠오르는 것.


『코볼트와 고블린은 원수지간이다.』


물론 앙숙이 된 계기와 역사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이 두 종족을 오랜 시간 동안 관찰 추적한 공략집은 앙숙이라는 명쾌한 결론을 내렸다.

그건 극명히 다른 두 종족의 성향만 봐도 확연히 알 수 있는 것.


『코볼트는 종종 던전에서 마주치면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광물이나 보석을 주는), 유익한 행동을 하지만 고블린은 다르다. 이 사악한 꼬맹이 녀석들은 어둠 속에서 느닷없이 찾아와 던전을 탐험하는 이들의 주머니를 털어간다.』


정리해 보자면 코볼트는 도움을 주는 익종(益種), 고블린은 나타나는 걸 경계해야 하는 해종(害種).

특히 고블린의 해악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

어렵사리 손에 넣은 아티팩트를 비롯하여 중요한 도구를 털렸을 때의 심정에 대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인간. 소중한 양초 찾아와라. 양초 찾으면 인간 준다. 양초쟁이 약속한다.”


보상을 약속하는 양초쟁이의 말과 함께.


[잃어버린 양초를 찾는 황금 고블린 추격전을 시작합니다]

[제한 시간 내 황금 고블린을 추격하여 도둑맞은 양초를 되찾으십시오]

[황금 고블린은 모든 물리, 마법 공격에 대해 면역에 가까운 저항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황금 고블린에게 유효한 타격을 가하게 되면 겁이 많은 이 고블린은 보따리 속에 있는 양초를 떨굴 것입니다]


변경된 사건에 대한 시스템의 설명이 이어졌다.

룰은 간단하다.

도주한 황금 고블린을 추격하여 놈을 공격한다.

비록 반격을 가하는 등의 공격 행위는 없지만 놈은 엄청난 물리, 마법 면역력을 자랑하는 괴물.

그렇기에 유효타를 먹여 놀라게 하는, 그리하여 보따리에 가득한 양초를 떨구게 하는 형식.

그리고 그걸 실행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조건은.


‘놈을 찾아내는 것.’


벌써 꽤 멀리 도주한 황금 고블린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가자!”


이에 호문쿨루스를 재촉했고.


「ㅇㄱㅅㄴㄷ」

「뚜루- 뚜루루루루-」

「GJ MHOSJ!」


양초쟁이를 던전을 나아갔다.

어둠이 지배한 공간.

본래는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 횃불의 영역에 의존하여 걸어갔을 테지만.

화르륵!

레드가 함께하고 있었다.

마치 양초처럼 머리 위에 붙은 불꽃이 주변을 밝힌다.

던전에 설치된 횃불보다 더욱더 넓은 영역을 비추는 불빛으로 인해 한결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아무런 제지나 함정 없이 나아가던 내 앞을 막은 건.


“···갈림길?”


선택을 강요하는 갈림길, 어둠을 품은 길이 2개 나왔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시련은 갈림길이다. 주어진 시간은 1시간. 하지만 계속해서 나오는 갈림길은, 계속 선택을 강요하는 그 시련에 나는 굴복하고 말았다.」


황금 고블린을 만나 강제로 은퇴하게 된 각성자.

사실 그는 이 최초의 관문조차도 넘지 못했다.

그것도 그럴 게 로또에 당첨될 정도로 운이 좋아 계속 황금 고블린이 도주한 길을 찾을 수 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상당히 난해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주의하십시오! 일부 제한을 벗겨낸 광기가 당신을 침식하는 중입니다]

[정신력 수치가 빠르게 소모됩니다]

[현재 정신력 수치는 95입니다. 지속적인 광기의 침식으로 인해 정신력이 하락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더욱더 빨라진 광기의 침식.

제한 시간 1시간이 아니라 광기의 침식으로 인해 그 전에 포기해야 할 판이다.

물론 나는 다르지만.

꿀꺽.

미리 준비한 물약을 마셨다.


[순도 100%의 완벽한 평정의 물약을 복용했습니다]

[연금술 10레벨의 특수 효과가 발생합니다]

[정신력이 50 회복됩니다]

[앞으로 10분 동안 광기의 침식으로 인한 정신력 소모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연금술 대가 효과가 적용되어 앞으로 2시간 동안 광기의 침식이 매우 더디게 진행됩니다]


연금술 능력이 10레벨이 된 덕분에 더욱더 강력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광기의 침식은 이것으로 해결.

물론 선택장애를 불러일으키는 갈림길에 대한 해결책도 있다.


“화이트.”

「뚜, 뚜르르, 뚜뚜-」


고개를 끄덕인 화이트의 주변으로.

스으으으-

하얀 연기와 같은 기운이 일어나 주변을 한차례 휩쓸었다.


『단서 발견(Lv 5)』


그건 화이트의 능력 중 하나인 단서 발견이었다.

스슥!

그 기운이 휩쓸고 간 지면, 그곳에 무언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건 발자국.

그것도 약간의 황금색이 깃든, 어딜 봐도 황금 고블린이 지나친 흔적이었다.


“오른쪽!”


흔적이 이어진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그러한 선택의 갈림길은 계속 이어졌다.

처음에는 2개였다.

하지만 나아갈수록 3개, 4개, 심지어 5개까지 갈림길이 나왔다.

어딜 봐도 악의적인, 황금 고블린을 쫓지 못하도록 방해하겠다는 의도가 가득한 관문.


「뚜뚜, 뚜루루루-」


하지만 생전에 탐색 능력을 지니고 있었던 화이트 덕분에 그 악의적인 관문을 쉽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제한 시간 1시간 중 5분이 지났을 때.

지이잉!

차원을 넘는 듯한 현기증과 함께 드러나는 광경.


“···.”


어둠이 지배한 곳.

물론 던전은 온통 어둠만이 가득한 공간이었지만, 이번은 특별했다.

횃불도, 그리고 레드의 소환 효과도 소용없다.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심지어 근처에 있는 호문쿨루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없는 칠흑과 같은 어둠에 잠긴 공간이었다.

휘이이잉!

그리고 들려오는 바람 소리.


‘낭떠러지?’


순간 머릿속에 그려지는 광경이 있었다.

아슬아슬한 외길, 그 주변은 높이를 짐작할 수 없는 낭떠러지.

무턱대고 길을 나아간다면 죽을 떨어져 죽을 수밖에 없는 함정.

미지라는 건 인간에게 굉장한 두려움을 선사한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레드.”


미지를 더는 미지가 아니게 만들면 그만 아닐까?

그리고 레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광명의 불꽃(Lv 8)』


그 순간.

화아아아악!

엄청난 빛을 발산하는 거대한 불꽃이, 마치 태양과도 같은 둥근 불꽃이 주변을 환히 비추었다.

모든 어둠을 몰아내는 아주 특별한 능력.


“···하!”


그 순간 드러난 광경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속임수로군.’


칠흑으로 물든 공간의 실체는 그냥 평범한 곳이었다.

낭떠러지?

불안감을 일으키는 바람 소리의 근원은 소라였다.

휘잉, 휘이이잉-

바닥에 놓인 작은 소라에서 인위적인 바람의 소리가 일어나고 있었다.

콰직!

황금 고블린의 함정이라는 것을 깨닫곤 그것을 발로 밟아 부쉈다.


‘광명의 불꽃이 아니었다면 한참 동안 이곳에서 서성였을 테지.’


황금 고블린.

과연 지성을 가진 종족답게 생각보다 잔머리를 많이 쓴다.

그 얄팍한 수에 감탄하며 다음 길로 접어들었을 때였다.


「키익?!」


지금껏 들을 수 없었던 날카로운 쇳소릴 들을 수 있었다.

그와 함께.

슈우우욱!

어둠 속에서 황금빛 궤적이 피어난다.


‘빨라!’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확인한 황금 고블린의 속도는 장난이 아니었다.

설마 여기서 놈을 마주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지만, 당황한 건 순간에 불과했다.


『연성(★)』


12레벨에 도달하여 초월의 영역에 이른 연금술사의 기초 기술 중 하나.

본래는 상당히 긴 대기 시간으로 인해 활용법이 제한되었으나 초월에 이르게 된 순간 그 모든 게 달라졌다.


『초월효과(★) : 대기 시간이 사라집니다』


연성의 대기 시간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 말이 무엇이냐?

쾅!

지면에 팔을 대어 물질의 변형을 시도, 황금 고블린이 지나가려는 길에 거대한 기둥을 세웠다.


「케엑!」


빠른 속도만큼 제동이 힘든지 기둥에 부딪힌 녀석이 쓰러진다.

그리고 그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절호의 기회.

쾅, 콰콰콰쾅!

연이은 연성을 통해 놈이 빠져나갈 수 없는, 놈의 주변을 감싸는 빼곡한 기둥을 쌓아 올렸다.

그리고.


“레드!”

「GJ BDOMS!」


정신이 연결된 녀석은 곧장 그 뜻을 깨닫곤.


『불의 길(Lv 6)』


기둥에 세워진 공간 안, 황금 고블린이 갇힌 그곳에 불의 길을 깔았다.

화르르륵!

지속적인 피해를 주는 불의 길이 깔리자.


「킥, 키익!」


황금 고블린의 비명이 울려 퍼진다.

물론 면역에 가까운 물리, 마법 저항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통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미약하게나마 타격을 주고 있었고.

후둑, 후두두둑!

보따리에선 쉴 새 없이 양초가 튀어나오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불의 길은 일정 영역의 적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주는, 일종의 다단 히트 능력이었으니까.

쾅!

튀어 오르지 못하게 뚜껑마저 연성하여 닫았고.


『불의 길(Lv 6)』

『불의 길(Lv 6)』

『불의 길(Lv 6)』


레드는 계속해서 그곳에 불의 길 중첩하여 깔았다.

안 그래도 지속적인 피해를 주는 영역인데 그곳에 계속 마법이 중첩되자.


「키이이이익-」


어느 순간 황금 고블린은 단말마와 같은 비명을 토해냈고.


[황금 고블린 추격전으로 대체된 던전 제2관의 공략 달성도 100%를 이루었습니다]


20년 동안 그 누구도 통과하지 못했던 희귀 사건.

하지만 나는 그것을 통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황금 고블린마저 처치하면서 1관에 이어 이번에도 던전 공략 달성도 100%라는 놀라운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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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 고블린 추격전(2) +8 24.05.08 7,192 1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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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동전이 불러온 행운? +12 24.05.02 9,020 156 13쪽
5 던전 공략 준비 +7 24.05.02 9,468 176 12쪽
4 호문쿨루스 창조 +7 24.05.01 9,662 187 12쪽
3 환골탈태(換骨奪胎) +7 24.04.30 9,855 20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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