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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빵S

AI 에이전트와 시작하는 던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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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튼
작품등록일 :
2022.05.10 15:01
최근연재일 :
2022.05.16 16:55
연재수 :
4 회
조회수 :
192
추천수 :
4
글자수 :
23,132

작성
22.05.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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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화

DUMMY

[계승이 마무리되었으니, 지금부터 실전훈련에 돌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적을 깨는 슈의 음성이 들려왔다.


"뭐라고? 실전훈련?"

[그렇습니다. 마수와의 실전을 통한 전투력 향상 훈련입니다.]


당황한 강철인의 소리가 높아졌다.


"이봐 슈, 난 아직 마력을 어떻게 다루는지도 몰라. 그런데 어떻게···?"

[걱정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상황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알 수 없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철인 주변의 공기가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아득해지는 주변 소리와 함께 시커먼 원형 공간이 생겨나서는 강철인과 주변에 있는 집기와 옷가지를 모조리 흡수해버렸다.`


* * *


[치악산 마수 서식지에 도착했습니다]

“허···, 허허.”


헛웃음만 나오는 상황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강철인은 치악산 한복판에 덩그러니 떨궈져 있었다.

허공에는 반투명한 미션 창이 떠올라 있었다.


[튜토리얼 미션(F등급)]

[Type - 생존]

[내용 - 거대 바퀴벌레 서식지에서 1시간 생존하시오]

[보상 - 1. 랜덤 박스 / 2. 생명 수당 30만 원 / 3. 폭식.전사 클래스 특전]


"거대 바퀴벌레?"


그 순간.

지면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무엇인가가 산비탈의 나무를 쓰러트리며 강철인이 있는 쪽으로 전속력으로 접근해오고 있었다.


— 두두두.

"뭐, 뭐야?"


점점 다가오는 진동과 발소리는 가히 위협적이었다. 강철인은 본능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뒤편에 있던 무성한 억새밭이 이리저리 쓰러지면서 놈의 모습이 육안에 잡히기 시작했다.

놈은 족히 길이가 2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바퀴벌레였다.


“퀴퀴퀴퀵!”


그 뒤로 얼마 안 되는 거리에는 더 많은 거대 바퀴벌레 무리가 먼지를 휘날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심지어 날개를 펼치고 공중을 날아서 빠르게 접근해오는 놈도 있었다.


“하악, 하악, 젠장!"


달리기 시작한 지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서 강철인의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제기랄, 평소에 체력관리 좀 해두는 건데.'

뒤에서 쫓아오던 놈 중 일부는 강철인과 함께 전이된 옷가지와 침대를 찢어발기느라 추격을 멈췄지만, 아직도 제법 많은 숫자가 강철인을 뒤쫓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도망만 다니다가는 결국 놈들에게 따라잡힐 것만 같았다.


“슈!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마력을 손과 발에 주입하시고 가격하면 충분히 싸울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마력을 주입하는 건데!”

[손에 마력을 모은다고 생각하시고 모든 신경을 집중해 보세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의심할 시간도 없다.

무조건 전력을 다해서 해보는 수밖에.

강철인은 달리면서 필사적으로 온 정신을 오른손에 집중했다.

-우웅!

순간적으로 솟아오르는 푸른 오러의 빛이 오른손을 감싸고 돌았다.

강철인이 오러에 놀라 주춤거리는 사이 바로 뒤에서 뒤쫓던 바퀴가 강철인을 향해 날아올랐다.


“으악!”


하늘에서 낙하하는 바퀴를 발견한 강철인은 반사적으로 바퀴의 복부를 오러가 피어오른 오른손으로 가격했다.


- 콰직!


딱딱한 껍데기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강철인의 손에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놈의 속살이 느껴졌다.


“어? 어!”


충격에 뒤로 나자빠진 거대 바퀴는 허우적거리며 다시 몸을 뒤집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였어?!"


오러가 일렁이는 오른손을 보던 강철인이 이번에는 왼손에도 온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왼손에도 오러가 일렁이며 솟아올랐다.

— 화르륵!

양손에 피어오르는 푸른 오러.

강철인은 왠지 모를 고양감에 휩싸이며 놈을 향해 주먹질을 퍼부었다.

— 파바박!

인정사정없이 복부를 두들겨 패자 놈의 껍질이 박살이 나면서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퀴이익!!"


놈은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강철인을 떨쳐내기 위해 날카로운 갈퀴가 달린 발을 허공에 휘둘러 댔다.

강철인은 가볍게 공격을 피하고는 다시 놈을 집중 공격하기를 반복했다.


— 퍼버벅! 퍽! 퍽!


배 껍질이 완전히 뭉개져 버리자 놈의 움직임은 급격히 둔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허우적거리며 바들바들 떨 뿐, 더는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바퀴벌레 새끼야! 이게 마지막 선물이다. 잘 처먹어라!”


— 퍼걱!


회심의 한 방.

놈은 경련을 일으킨 후 그대로 땅바닥에 축 늘어져 버렸다.


[거대 바퀴벌레 1마리를 제거하셨습니다.]


게임의 성취감을 고스란히 현실 세계에 반영해주는 느낌이랄까. 마치 VR 게임을 즐기는 느낌마저 들었다.


[좌측 800m 지점에 다수의 거대 바퀴벌레가 접근 중입니다.]


슈의 경고에 재빠르게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먼지를 휘날리며 달려오는 한 무더기의 거대 바퀴가 눈에 들어왔다.

`이건 아니지! 너무 많잖아!`

강철인은 지체없이 몸을 틀어서 계곡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없이 도망가다 문뜩 뒤를 돌아보니, 계곡 건너편에는 수많은 바퀴벌레 떼가 쓰러져있는 동족을 물어뜯으며 만찬을 벌이고 있었다.

껍질이고 뭐고 남김없이 먹어 치우는 놈들을 보고는 나지막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저런 것들과 한 시간을 같이 보내라고?!"


* * *


강철인이 돌아온 것은 1시간이 지난 후였다.

—쿵!

공중에서 갑자기 나타나 방바닥에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강철인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더니 이내 방바닥에 토약질을하고 말았다.


“우웨엑!”


온몸에는 벌레의 살점과 껍데기 파편, 그리고 오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켁, 켁, 으웩···퉤!”


입안에 끓어오르는 역한 냄새를 몰아내려는 듯 연신 방바닥에 쏟아낸 노란 파전을 보면서 강철인은 한참을 신음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남지 않은 강철인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말을 하려고 애를 썼다.


"··· 하악! 하악! 이건 정말."


가쁜 숨을 몰아쉬는 강철인의 머릿속으로 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고하셨습니다. 월등한 피지컬에 마력을 더하시니 파괴력이 생각보다 좋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누가 인공지능 아니랄까 봐 감정이라곤 일도 안 느껴지는 건조 하고 무심한 톤의 칭찬에 허탈한 느낌마저 들었다.


[대형 바퀴벌레 4마리를 맨손으로 때려잡으셨습니다. 처음 실전을 치르신 것 치고는 매우 준수한 결과입니다]


강철인은 엷은 미소만 보일 뿐.

말할 여력도 없었다.


[그럼, 미션 클리어 보상을 지급하겠습니다.]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강철인 앞에는 네 개의 검은 박스가 나타났다.

각각의 박스 위에는 `?`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박스 안에는 레어템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재화들이 랜덤하게 보상으로 주어집니다. 신중하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강철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첫 번째 것을 선택했다. 갬블적 요소가 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무조건 첫 번째 것을 선택하는 직진 성향이 강철인의 스타일이었다.


첫 번째 상자를 손으로 잡자 나머지 상자들은 마치 픽셀이 터져나가는 것처럼 사라졌다.

상자 안의 내용물을 확인한 강철인의 얼굴은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쇠 파이프?"


상자 안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쇠 파이프 하나가 덩그러니 들어 있었다.

손으로 쇠 파이프를 들어 올리자 작은 메시지창 하나가 쇠 파이프 옆으로 떠올랐다.


—————————————————

[평범한 쇠 파이프(F)]

타입 - 둔기

상세 - 공사장에서 주워 온 쇠 파이프. 마력을 주입해서 사용하면 꽤 쓸만하다.

공격력: 8

—————————————————


조금은 무기다운 것이 나올 줄 알았는데, 설마 아무 데나 굴러다니는 쇠 파이프가 나올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런대로 초보 때 사용하기 좋은 무기입니다.]

"이런 걸로 마수를 상대한다고? 총으로도 안 되는데 어떻게···?"

[마력만 잘 주입하시면 휘거나 날이 나갈 걱정도 없고, 망가지면 버리고 새로 주우면 그만이니 초보에게는 가성비 최강의 무기라 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냉철한 판단.

하꼬에게 좋은 칼 쥐여 줘봐야 제대로 사용할 수도 없을뿐더러 망가트리면 수선 비용만 어마어마하다.

그러느니 차라리 손쉽게 대체품을 찾을 수 있는 둔기를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뜻일 터.


강철인이 쓴웃음을 짓고 있는데 그의 앞에 은행 통장 하나가 떨어졌다.

통장에는 30만 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이건?"

[생명 수당입니다.

앞으로 미션을 완수하시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그 통장으로 자동 입금될 것입니다.]


생명 수당이라기보다는 용역비용을 받은 느낌이다만.


[질문이 더 없으시면 두 시간 뒤에 훈련을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옥행을 경험하고 돌아온 뒤 두 시간의 여유.

하지만 강철인 앞에 펼쳐진 숙소의 상황은 암담한 그 자체였다.

너무나도 지친 몸을 누워서 쉬고 싶었으나 아무리 살펴봐도 침대가 보이질 않았다.


"······아!"


그제야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거대 바퀴벌레의 놀이터가 돼버린 자신의 침대가 나뒹굴던 모습을.


* * *


오후 시간에도 어김없이 강철인은 또 다른 숲으로 워프 되었다.


[지금부터 마력 운영 능력 심화 훈련을 진행하겠습니다.

우선 쇠 파이프에 마력을 잡고 마력을 발산해 주세요]


강철인은 치악산에서 경험했던 몸의 감각을 바탕으로 온 정신을 쇠 파이프가 들려있는 오른손에 집중했다.

— 우우웅!

마력 오러가 오른손 타고 쇠 파이프로 넘어가 옅게 일렁거리자 곧바로 슈의 채근이 들어왔다.


[손에 응집한 마력을 쇠 파이프에 주입하는 데 정신을 집중해 주세요!]

"— 크헙!"


다시 한번 온 정신을 오른손에 집중하자 몸속에서 꿈틀거리던 마력이 마력 회로를 타고 손으로 몰려들었다.

— 화악!

비약적으로 커지던 푸른 오러가 쇠 파이프를 휘감고 장검 하나 정도의 길이로 하늘 위로 솟구쳤다.

[이번에는 마력을 1/3로 줄인다는 느낌으로 주입해보세요!]


강철인은 어렴풋이 슈가 지금 무엇을 훈련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한 지점에 원하는 만큼의 마력을 공급해서 발산하는 훈련.


이것이 얼마큼 숙달되어 있느냐가 모든 전투의 승패를 가를 것이다.

마치 반사신경이 작동하듯 무의식적으로 마력을 다룰 수 있을 정도가 되게 만드는 것이 훈련의 목적이었다.


[마력 회로도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력을 최대치로 유지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무기에 주입하려고 노력하셔야 합니다]


작은 수도관이 감당할 수 없는 물의 수요가 지속되면 더 큰 수도관으로 교체하는 것과 같은 맥락.


슈의 훈련은 마력 운영 능력과 마력 회로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전투센스 수치가 높으셔서 그런지 금방 이해하시는군요]

“전투센스라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 거지?”

[전투 시 전술적 판단 능력. 무구와 스킬의 효과적인 사용 능력, 마력 운영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 상승을 관장하는 스탯입니다]


강철인은 슈의 설명에 이해하고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제부터 실전훈련을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철인은 순간적으로 인상을 구겼다.


"오후에도 실전 훈련이라고?"

[물론입니다. 오전에도 겪어 보셨겠지만, 실전만큼 확실한 훈련은 없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으로 미션 알림음이 울렸다.


[튜토리얼 미션(E등급)]

[Type - 퇴치]

[내용 - 거대 장수말벌을 3시간 이내에 모두 퇴치하시오]

[보상 - 1. 랜덤 박스 / 2. 생명 수당 50만 원/3. 폭식·전사 클래스 특전]


"뭐?, 말벌? 그건 비행체이잖아!"


입에서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귓가에 말벌이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려왔다.


— 부우웅.


식겁한 강철인이 본능적으로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쇠 파이프를 휘둘렀다.

— 퍽!

강철인의 귀 근처까지 날아든 말벌 한 놈이 휘두른 쇠 파이프에 맞아 즉사해서 떨어졌다.

'젠장 족히 1m는 되어 보이는데.'

그 어마어마한 크기와 끔찍한 외모에 놀란 강철인의 머릿속으로 슈의 불길한 멘트가 전달되었다.


[경고! 거대 장수말벌의 척후병을 즉사시켰습니다. 척후병의 페로몬으로 인해 거대 장수말벌의 학살조가 이곳으로 향해 날아오고 있습니다. 전투 준비에 돌입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쌍!"


강철인의 두 눈에는 불길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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