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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스톰 님의 서재입니다.

남작가 차남이 돈을 잘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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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스톰
작품등록일 :
2022.02.25 16:11
최근연재일 :
2022.03.23 12:2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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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697

작성
22.02.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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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애버딘의 도련님 (2)

DUMMY

짤랑-짤랑-


손에 들어온 금화의 감촉을 느끼고 있으니, 거프는 밝은 표정으로 사연을 풀었다. 금화를 뜯긴 상인의 표정치고는 밝아 보였다.


무거운 금화 주머니를 털어냈더니 몸이 가벼워서 마음도 한결 편해지기라도 했나?


'표정으로 봐서는 더 자주 몸을 가볍게 만들어줘도 되겠는데?'


리처드의 속마음을 모르는 거프는 싱글벙글하며 말을 늘어놓았다.


"······ 그런 사정이 있어서 지금 소금 상인을 만나러 가는 중입니다."


상인들이 보호해줄 권력자들과 안면을 트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


덩치 큰 상단에는 저마다 후원하는 귀족이 있었고, 그렇지 못한 상단들은 온갖 트집이 잡히며 손해를 보는 게 일상이었다.


거프의 상단은 적당한 후원자를 구하지 못했고 매번 거래에서 손해를 봐왔다. 작은 마을에서나 먹힐 이름이겠지만 뒷배를 구한 거프의 얼굴이 밝았다.


"그래서, 지금 내가 협상에 같이 가달라고?"


"네. 가서 그 위엄있는 얼굴을 보이시기만 하면 비열한 소금 상인 놈도 수를 쓰지 못할 겁니다."


"그자도 바보가 아닌데 그렇게 쉽게 넘어가겠나?"


"헤헤, 제 놈이 아무리 소금을 쥐고 있다지만 영주님이 계시면 감히 뻔뻔하게 나오지 못할 겁니다."


"일단 자네가 협상을 진행해보게. 만약 문제가 생기면 내가 적당히 끼어들도록 하지."


"물론입죠. 제 손에서 깔끔하게 끝내겠습니다."


품속의 금화 주머니를 매만진 리처드가 고개를 끄덕이자, 거프가 앞장서 길을 안내했다.

얼마나 서둘러 걷는지 앞서 걷는 상인의 발만 봐도 급한 마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



자신감 있게 말하던 거프였지만, 협상은 장담처럼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애버딘의 영주가 참석한 사실을 알게 된 소금 상인은 적극적으로 협박해오지는 못했다.


"왜 그러시나, 가격이 마음에 안 드쇼?"


대신 소금 상인은 손에 낀 반지들을 요란하게 부딪치며 거프의 신경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오히려 싫으면 물건을 사지 말라는 태도로.


"잠깐만 기다려봐. 생각 좀 하게."


'당장 물량을 구해야지 급한 불이라도 끌 수 있는데.'


거프의 이마에 땀이 흘러 내렸다. 소금 상인들이 가격을 후려치는 일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었고, 이미 예상하던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도적 떼가 생겨 길이 막히는 등, 여러 이유로 소금 공급이 줄어든 게 문제가 됐다.

아무리 소금이 급하다고 해도 이 가격에 팔겠다니 제정신인가?


'이걸 그냥 확!'


평소 성질대로라면 이미 자리를 엎고 테이블을 넘어가 멱살을 쥐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도 소금을 사지 못하면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내가 뭐라고 할지 모른다.


-여보!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소금 꼭 사와! 이번에도 멱살 잡고 싸우기만 해봐, 그냥 집에 못 들어올 줄 알아!

-으, 응. 걱정하지마.


등짝에 붉은 손자국이 생기는 상상을 한 거프가 몸을 떨었다.

당장 썩어가기 시작한 청어도 문제였지만, 소금 없이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는 게 더 끔찍했다.


한숨을 내쉰 거프가 품속에서 금화 주머니를 꺼내 테이블에 올렸다.

그로서는 손발이 묶인 상태였다.


소금을 비싸게 산 만큼 벌이가 줄어들겠지만, 당장 사지 않으면 더 큰 돈을 날리게 생겼다.


"그래! 내가 산다. 사! 너 앞으로 두고 봐!"


소금 상인이 얼굴 가득 웃음을 지으며 금화 주머니를 잡으니, 뒤에서 지켜보던 영주님이 끼어드셨다.


"잠깐. 지나치게 비싸구나. 소금을 이런 가격에 내 영지에 풀겠다고?"


거프는 영주님의 말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에 물건 가격을 봐두신 모양이었지만, 상인들의 일은 상인이 더 잘 아는 법이었다.

귀족이 끼어들어서야 일이 골치 아파질 뿐이었다.


어떻게 말해야 이 세상 물정 모르는 귀족 나리가 받아들일까. 고민하던 거프가 겨우 입을 뗐다.


"요즘 물건이 귀해서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도련님. 특히 도적 떼가 생기는 바람에···."


"그건 나도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지나쳐. 이 가격에 거래하지 마라."


리처드가 딱 잘라 말하자, 소금 상인과 거프 모두 당황했다.

거프는 썩어가는 청어들과 집에서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리는 아내를 생각하고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도련님과 같이 오는 게 아니었는데.'


당황한 건 소금 상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장 전 재산을 털어 소금을 사고 호위를 구할 돈을 마련했다. 여기서 거래가 날아가면 돌아갈 길이 막막했다.

저 소금을 대체 누가 옮긴단 말인가!


-흠, 나도 마침 애버딘에 가는 길이니 돕겠다만. 돌아가는 길은 스스로 해결하거라. 설마 거기까지 바라는 건 아니겠지?

-네, 나으리. 가는 길만 동행해 주시면 됩니다.


동행해온 기사와 나눈 대화를 기억하는 소금 상인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돌아갈 돈을 구하려면 반드시 이 마을에서 소금을 팔아야 했다.

촌구석 상인에게 호구를 잡는 일은 전혀 어려울 게 없었는데, 여기서 영주가 끼어들다니!


리처드는 상인들이 모두 울상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청어가 썩어가고 있으니 거프의 마음이 급한 건 당연했다.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고, 마음이 급하고 시야가 좁아져 상대방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거래에서 제일 중요한건 항상 상대였다.


한발자국 물러나서 보고 있는 리처드에게 두 상인 모두 너무 급해 보였다.


소금을 비싼 값에 사는 일은 일단 막았으니, 나머지는 거프에게 달렸다.

이렇게까지 도와줬으면 충분히 받은 만큼은 베풀어줬으니까.


리처드는 소금 상인과 동행한 기사에게 다가갔다.


"경. 아직 소개를 받지 못한 것 같소. 나는 애버딘을 다스리는 리처드요."


"반갑습니다. 저는 편력 기사, 발리안입니다."



***



기사와 영주가 인사를 나누며 밖으로 나가버리자, 둘만 남은 상인들이 서로를 쳐다봤다.


"흠, 흠. 거프. 내가 제시한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그랬나. 우리 일은 우리 사이에서 정리해야지. 영주님이 끼어드실 줄은 몰랐어."


"잠시 기다려 보쇼. 영주님이 오시길 기다려야지."


금세 태도가 변한 소금 상인을 본 거프의 머릿속에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영주님이 아까 말하셨던게···.'


영주님은 문제가 생기면 끼어들겠다고 하셨었다. 지금이 그런 상황이었나?


주위를 되돌아보자, 거프에게도 급해져 있어서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금 상인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과 흔들리는 눈. 테이블 아래로 떨리는 다리.


'설마 이 친구가···?'


당장이라도 소금을 사갈 듯하던 거프가 몸을 사리자, 급해진건 소금 상인이었다.

당장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곤란해지는 건 소금 상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지 말고, 이 가격은 어떤가. 내가 많이 싸게 해 드리지."


소금 상인이 내민 손가락을 본 거프가 몸을 비스듬히 뒤로 기대고 앉았다. 완전히 반전된 상황에 그의 얼굴에서도 여유를 되찾았다.


소금 상인의 반지가 부딪히는 소리도 이제는 거슬리는 소음이 아니라 기분 좋은 음악 소리처럼 들렸다.


'내가 저런 모습이었구먼. 이래서야 영주님이 보시기에 영 믿음직스럽지 못했겠어.'


상인으로 일하면서 제일 즐거운 시간. 바로 약점을 보인 상대를 뜯어먹는 일이었다.

이 재미있는 걸 방금까지 너만 즐겼다 이거지?


거프의 웃음을 본 소금 상인이 얼굴을 구겼지만, 이미 상황이 변해버렸다. 이젠 거프가 뜯어먹을 차례였다.


***


협상을 마무리한 거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웃으며 밖으로 나오니 아직도 리처드는 기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협상이 끝났습니다, 영주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제없이 끝났다니 다행이다. 가격은 얼마나 쳐줬나?"


귀잇말로 가격을 말해주자 리처드도 고개를 끄덕였다.


거프의 품속에 넣어온 금화 주머니는 아직도 두둑했다.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생각한 가격보다 훨씬 싸게 거래했으니, 영주님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처음 제시한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하기로 했습니다. 하마터면 저 친구에게 감쪽같이 속을 뻔했는데 영주님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이렇게 큰 도움을 주시다니 어떻게 갚아야 할지···."


"그거야 신경 쓰지 말게. 자네가 애버든을 위해서 '무거운 성의'를 표시하면 되는 게 아니겠나?"


거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같은 상인들에게 금화를 바치라는 말은 반가운 소리였다. 금화를 더 많이 벌 기회와 마찬가지니까.


'덕분에 오늘은 집에 들어가서 좀 발 뻗고 자겠구먼.'


집에서 소금을 기다리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며 싱글벙글한 거프가 물러났다. 그는 소금 수레를 끌고 올 인부들을 부르러 광장으로 갔다.


매번 자신을 털어먹던 소금 상인을 역으로 털어먹었다는 기쁨에, 광장으로 가는 내내 거프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눈뜨고 코를 베일 뻔했는데 오히려 이렇게 될 줄이야.


'그나저나 영주님은 이런 걸 어떻게 아셨지?'


고민하던 거프는 간단하게 결론 내리고 다시 광장으로 걸었다.


'귀한 피를 타고 나신 분이라, 역시 뭔가 다르셔!'



***



거프를 떠나보내고, 리처드는 발리안과 대화를 이었다. 기사는 리처드의 말에서 귀를 떼지 못하고 있었다.


"경이 기사가 된 이유는 뭐요. 이름 모를 상인을 따라다니며 금화를 만지기 위해서?"


발리안은 그 말에 발끈해서 이를 깨물었다. 지나치게 솔직한 모습이었지만, 리처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꽤 자존심이 있어. 금화나 뜯으러 다니는 도적 기사들이랑은 다르군.'


리처드가 경험한바로 편력 기사라고 자칭하며 돌아다니는 떠돌이 중, 적어도 절반은 도적 기사였다.

계약과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기고, 주인의 등에 칼을 꽂는 일을 꺼리지 않는 무법자들.


눈앞에 보이는 발리안은 노련하지는 않았지만,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다른 말로는 싹수가 보였다.


"경도 아마 내 아버지, 용감한 헨리 경에 대해 들어 봤을 거요. 지난 전쟁에서 아주 크게 활약하셨었지."


"물론입니다. 아주 큰 공을 세워서 에든버러 공작님께 직접 치하하시고 심지어 영지를 하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용맹한 활약상이 아직도···."


리처드는 뒷사정을 모르고 순진하게 헨리 경을 찬양하듯 말하는 기사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실제로는 정 반대에 가깝지.'


전쟁이 끝나자 쓰임새가 다한 개를 버리는 것과 다름없었다.

돈이 안 되는 구석탱이의 영지를 던져준 것, 하지만 그마저도 발리안같은 편력 기사에게는 부러운 모양이었다.


"잘 알고 계셨군. 지금은 아픈 아버지를 대신에 애버딘의 영주를 대리하고 있지만, 나는 결코 작은 영지에 만족할 생각이 없소."


"그러시다면. 혹시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시는지···."


쿵-


리처드는 탁자를 내리치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현대와 중세를 거치며 한가지 배운 점이 있다면, 구라를 칠 때는 스스로 속일 정도로 당당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런 긴밀한 대화를 나누기에는 내가 자네에 대해 너무 모르는군."


리처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발리안이 옷깃을 잡으며 매달렸다. 얼마나 급하게 잡았던지, 옷 소매가 찢어질 정도였다.


"영주님! 친분이야 지금부터 쌓으면 될 일입니다. 제가 애버딘에 머물면서 일을 돕는 게 어떻겠습니까? 아니, 꼭 도움이 되겠습니다!"


아무리 순진한 기사라지만, 너무 쉽게 넘어와서 오히려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오히려 의심이 생긴 리처드가 고민하듯 고개를 저었다.


"나는 애버딘 남작 위도 받지 못하는 차남일 뿐이고 경처럼 유망한 기사가 충성을 바칠만한 사람이 아니요."


그렇게 리처드가 몇 번 뜸을 들이자, 발리안은 먹기 좋게 잘 익은 쌀처럼 뜨거워졌다.


"저, 발리안 이벨린에게도 기회를 주십시오! 절대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군."


리처드는 기뻐하는 발리안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당분간은 무급으로 써도 불만이 없을 귀한 인재를 얻었다. 열정이 넘쳐 페이도 열정으로 받겠다는 직원은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법이었다.


웃는 얼굴로 발리안의 어깨를 두드려주면서도, 리처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 성인식을 치르기 전까지 조용히 지내기만 하면 되려나.'


이제 애버딘에서 남은 일은 성인식뿐이다. 기사 서임이라도 받아서 떠나면 좋겠지만, 헨리 경은 매일 같이 술에 취해서 얼굴만 보이면 욕을 해댔다. 쉽게 서임을 내려줄 리 없었다.


그러면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혼자서 돌아다니다가는 잠자는 사이에 목을 잘리는 게 일상인 세상이니, 혼자 다닐 수도 없었다.


상단을 따라다니거나, 이 땅에서 가장 신용 있는 기관의 보증을 받거나.


교회. 리처드가 노리는건 교회에서 뿌리는 서임장이었다.


'성직자들은 이런 쪽으로는 경험이 많아서 쉽게 도장을 찍어주지 않을 텐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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